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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과 자존감 사람들은 모두 한가지 비슷한 과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인생이라고 부를만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순간, 매일 그리고 매주를 보내지만 그것들이 모여서 유년기가 되고 청년기가되고 중년기가 되며 이윽고는 인생이 된다. 우리는 이따금씩 뒤를 돌아보면서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의 삶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런 평가가 반영되는 것이 바로 자존감이다. 나는 누구인가라고 질문했을 때 다른 사람이 부럽기만 한 사람은 결코 자신의 인생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자존감이 높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특징이 있다. 그들은 무엇보다 남의 의견에 민감하다. 즉 남들에게 비판받기 싫어하고 남들에게 칭찬받고 싶다. 이건 누구나 이렇다고 할 수 있지만 가만히 보면.. 2024. 3. 12.
AI가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 세상에는 AI에 대한 책이 많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AI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왜 AI는 이해하기 어려울까? 그것은 AI가 새로운 것이며 따라서 개념적인 혼동이 많이 존재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우리가 이해하려고 하는 대상을 자신이 익숙한 것을 통해서 이해하려고 한다. AI와 관련해서 말해지는 이 익숙한 대상이란 대개 인간과 기계인데 그래서 우리는 AI를 어떤 때는 마치 성장하는 아이처럼 묘사하며 어떤 때는 우리가 가진 기계중의 하나를 설명하는 것처럼 설명한다. 말하자면 우리는 AI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동차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처럼 던지고 답하는 일이 많은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 왜 AI가 이해하기 어려운가 하는 가장 흔한 이유다. 그렇게 질문하고 답할 때 그 답은 .. 2024. 3. 10.
객관과 현실 일찌기 물리학자 슈뢰딩거는 그의 책 마음과 물질에서 현재의 과학은 자아를 포함하지 않으므로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자역학을 포함해서 오늘날의 과학이란 관찰자를 그 세계상에서 제거하고 만들어 지는 것인데 그 결과 우리는 우리 자신을 우리의 세계속에서 찾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객관성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객관적인 것을 현실이나 실체로 여긴다. 그리고 과학은 객관적인 것을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자신이라고 하는 것은 그것을 어떻게 파악하던 적어도 일정부분이 주관적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의식에 대해 말해 보자. 의식은 주관적인 체험이다. 잠을 자지 않는 동안 우리는 우리가 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확실히 안다. 나도 알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자신이 .. 2024. 3. 5.
유태인의 교육과 말하기 말하기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이 당연한 지적을 말하는 책에 대한 소개를 듣다가 내가 이스라엘에서 살던 시절이 떠올랐다. 나는 1999년에서 2001년까지 이슬라엘의 히브루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데 그때 유태인 학부생이나 대학원생들이 공부하는 방법이라던가, 유태인 학생들이 발표하는 태도같은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이다. 그 인상의 핵심에는 말하기가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시험기간이면 캠퍼스가 아주 시끄럽다. 그 이유는 학생들이 모여서 서로 질문하고 떠들면서 공부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국 학생과는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이었는데 한국학생들은 대개 시험기간이면 교과서를 외우거나 문제푸는 법을 혼자 연습하느라 시끄러운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유태인 학생들은 말한다. 도대체 혼자 어떻게 공부하냐.. 2024. 3. 3.
꼭 이승만을 존경해야 하는가? 최근 이승만을 미화했다는 말을 듣는 건국전쟁이라는 영화가 작은 다큐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소식은 나를 슬프게 만드는데 아직도 한국의 역사에 대해서 너무나 당연한 상식이 부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 상식이란 살인이나 불법적인 독재란 나쁘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적 수단으로 절대 인정될 수 없다. 이승만 미화영화가 나오자 유튜브에서는 황현필같은 역사 교사가 이승만이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를 다시 설명한다. 하지만 나는 이승만의 놀라운 악행이나 이승만의 숨겨진 뒷사정내지 업적을 따져서 일종의 공과 과의 대차대조표를 만들기 전에 한가지를 짚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건 살인이나 불법적인 독재를 한 정치가는 어떤 이유로든 미화되서는 안되고 그런 것들이 다른 어떤 목적.. 2024. 2. 27.
개인주의와 의사 나는 한국의 의료현실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고마워 하는 편이다. 외국에서 15년 이상 살았던 내 경험에 따르면 어느 외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의료보험과 한국의 의료가 뒤지지않거나 더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의 현실에 대해서는 나같은 비의료인 혹은 시민들의 자부심과 감사함만큼이나 의료인의 자부심과 감사함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 자부심과 감사함이란 의료인 스스로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이 나라와 대한민국의 시민들에 대한 것이 되어야 한다. 행여나 몇몇 의사들이 무식한 한국시민들 때문에 내가 고생하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내가 겪은 외국의 현실을 생각하면 사실이 아니다.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다른 나라의 의사들이 한국 의사들보다 더 잘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건 오해다. .. 2024. 2. 22.
한국 대학은 인기때문에 망한다. 살다보면 인기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때 지금 AI가 그런 것처럼 카오스연구가 인기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에 관련한 논문을 썼지요. 그런데 이런 인기는 카오스 연구 그룹의 건강성을 해칩니다. 뜨네기들의 환장파티처럼 변하면서 장기적으로 그 분야를 건강하게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연구그룹이 와해되는 겁니다. 이런건 티비에 나와서 인기가 많아진 동네 맛집이 초심을 잃고 망하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지금의 AI 인기도 그래서 AI의 건전한 발전에 위협이 될 수 있으며 한류열풍이라는 것도 중국의 한한령에 힘입은 바 큽니다. 중국이 한국 컨텐츠를 계속 소비해 줬더라면 중국자본때문에 한국 컨텐츠 시장이 왜곡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넷플릭스의 자본에 기대어 .. 2024. 2. 21.
시인과 과학자는 왜 이해하기 어려운가? 나는 물리학을 전공했던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인문학이나 철학자들에 대한 글들을 읽을 때면 종종 곤란함을 느낀다.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게는 그들의 말들이 종종 이해하기 어려운 시처럼 들린다. 예를 들어 나는 들뢰즈의 천개의 고원이라는 책을 가지고 있는데 가끔 책을 들어 읽어봐도 내게 별 의미가 있게 읽히지 않아서 그만두고는 한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의 철학자라는 사람들의 인터뷰나 말들도 그렇게 들릴 때가 많다. 솔직히 말하면 그들은 지나치게 언어를 남용한다는 느낌이다. 이런 언어적 혼란 속에서 어떤 직관과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인지, 그것에 도달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은 한 것이며 그것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이는 내 공부와 관심과 경험이 그.. 2024. 2. 20.
참을 수 없는 인생의 낭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는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하루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던가 매순간 순간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리고 있는가하는 것으로 표현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해파리나 고양이처럼 그저 순간 순간을 본능에 따라 살아가면 모르지만 우리의 삶에 의미와 가치가 있기를 바랄 때 우리는 짐승이 느낄 법한 것보다 더 큰 생각에 빠져 들게 된다. 그러니까 그냥 순간 순간을 사는게 아니라 하루를 한주를 한해를 한평생을 살게 되는 것이고, 내 몸만 보는게 아니라 우리 동네를 우리 나라를 세계를 보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더 큰 문맥과 배경속에서 우리의 판단과 우리의 시간을 바라보게 된다. 그렇지 않을 때 모든 행동과 선택은 일관성을 잃어버리고 오늘은 사과를 만원주고 사고 내일은 천원을 주.. 2024. 2. 19.
돈 아이디의 테크놀로지의 몸을 읽고 미국의 철학자 돈 아이디가 2001년에 쓴 테크놀로지의 몸을 읽었다. 한국에서는 2015년에 출간된 이 책의 영어 제목은 bodies in technology로 테크놀로지에 있어서의 몸들 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적합했을 것같지만 지금의 제목도 틀리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이 책이 답하고자 하는 질문은 테크놀로지 (이하 그냥 기술이라고 하겠다.)를 통해 체현된 자아에 대한 감각이 어떻게 변형되었는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우리의 자아 감각을 바꿀 때 그 기술은 이미 우리의 자아의 일부로 통합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이런 의미에서 이 몸이란 기술이 만들거나 확장한 몸이니 기술의 몸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나는 혹은 우리는 누구인가? 가장 중요한 질문들 중의 하나인 이것은 우리가 우리를 어.. 2024. 2. 17.
한국과 개인의 미래에 대한 보편론과 특수론 한국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다보면 비관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 자신도 한국을 비판하는 글을 쓸 때가 있는데 그렇게 하다보면 그 글을 한국의 미래가 절망적이라는 결론을 말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 점은 보편론과 특수론을 구분하지 않는데에서 나오는 것이며 이것은 한국의 미래가 아니라 우리 개인의 미래를 생각할 때도 등장하는 문제이므로 우리는 이 점을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이며 우리의 선택에 달린 것이다. 비판은 미래예측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옳은 선택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보편론이란 말 그대로 어떤 규칙이나 이론이 하나 이상의 여러 대상에서 혹은 시공간적으로 넓은 영역에서 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4. 2. 15.
AI 시대와 인문학의 과제 최근에 기술철학에 대한 한 세미나를 들은 적이 있다. 예전에 한 국내연구자가 과학철학에 대해 쓴 책을 읽을 때도 그랬는데 기술철학내지 과학철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공계 출신인 나로서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그들이 기술적인 세부사항에 대해 지나치게 둔감해서 기술이나 과학이라고 했을 때 그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이 미분방정식에 대해 말하거나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적 세부사항을 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기술이나 과학이라도 해도 여러가지의 것이 있을 수 있는데 그들이 그걸 구분하지 않고 그냥 기술이라면 다 이렇다는 식으로 말하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기술철학은 아마도 기술이란 무엇인가, 철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 2024. 2. 15.
혼자 노는 법 혼자서 노는 법은 중요하다. 첫째로 노는 법이 중요한데 왜냐면 놀지 못하는 사람은 시간을 채우지 못해서 일을 하려고 들기 때문이다. 일을 하는 것이 반드시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놀지 못하기 때문에 일해야만 하는 것은 나쁘다. 그것은 일종의 일중독이고 게다가 놀지 못하기 때문에 억지로 만들어 낸 일거리는 대개 길게 보면 좋지 못하다. 건강에도 좋지 못하고, 백해 무익한 일을 자꾸 하려고 들다가 문제가 생기기 쉽다. 쉬기 때문에, 놀기 때문에 일도 할 수 있는 것인데 쉬는 시간, 노는 시간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하는 행동 중의 하나가 억지로 없는 일을 만들어 계속 일을 하는 것이다. 이런 식이면 그 사람이 하는 일의 품질이 좋을 리가 없다. 그저 매일 같이 어쩔 수 없이 일하고, 일이 너무.. 2024. 2. 13.
한국병에 진단과 처방이 없는 게 아니었다. 지금 한국이 가진 문제중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들 중의 두 가지는 낮은 출산률과 높은 부동산 가격이다. 그런데 이걸 생각하면 이게 단순히 문제라고 불릴 일인지 알 수 없는 면이 있다. 차라리 그건 우리의 선택이라고 불려야 하는 면이 있다는 생각때문이다. 중국집에 들어가서 짜장면을 주문하고 짜장면이 나왔는데 짜장면이 나온건 문제라고 하는 건 옳지 않지 않은가? 그건 그냥 우리가 선택한 결과가 아닐까? 낮은 출산률과 높은 부동산 가격과 관련해서는 나로서는 잊을 수 없는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선택이 있다. 그 선택이란 바로 노무현 정권 시절에 있었던 세종시로의 수도이전이었다. 그 수도 이전은 결국 경국대전 운운하는 말도 안되는 위헌 판정으로 좌절되었다. 그리고 그 일은 그대로 넘어갔다. 그런 일을 주도했던 사람.. 2024. 2. 12.
여유와 허세 명절이라 여러 친인척을 보다보니 왠지 여유와 허세라는 말이 생각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여러사람이 모이면 허풍섞인 말들이 농담으로 오가고 자연스레 비교가 일어나고 누군가는 초라해지는 일이 있기 쉽기 때문일 것입니다.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취직을 하고 재산을 모으고 새 차를 사고 비싼 장신구를 차고 오며 해외의 여행지에 오고 간 것을 자랑하게 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진짜로 여유가 많은 사람은 세상에 참 드믑니다. 여유라는 말은 자연히 돈과 관련될 일이 많기 마련인데 돈의 문제만 보더라도 돈이 많다는 것과 여유가 있는 것은 서로 다른 것이라는 점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돈을 더 원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여유가 없습니다. 지금 가진 것은 충분치 못하다고.. 2024. 2. 11.
기억, 문자, 과학, AI 그리고 자아 우리는 세상을 보고 듣는다. 이런 감각 신호는 우리의 지식의 기반이 된다. 이것은 널리 받아들여진 지식론의 기본이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 보면 이것이 설혹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뭔가를 안다는 것에는 그것이상의 매개체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감각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억력이 전혀 없다면 안다는 상태에 도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문자를 사용하기 이전의 수렵채집인의 상태에서도 나라는 자각이 있고, 곰이나 나무같은 것을 말하고 인식했다면 그것은 우리가 기억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리고 그 기억이란 바로 감각신호의 기억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문자 문화 이전의 구술문화에서 뭔가를 안다고 하는 것 즉 지식의 본질은 주로 시각이나 청각, 촉각등의 감각신호를 기억.. 2024.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