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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공 대학입학이란 바보같은 생각이다. 요즘 교육부가 대학생 입학자의 25%를 무전공으로 받게 하겠다고 해서 화제다. 반대에 부딪혀서 잠깐 물러서기도 하지만 포기는 하지 않는 모양이고 명분은 융합 인재를 육성한다고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무전공 대학 입학이란 건 비인기학과를 죽이는 일이 아니라도 바보같은 생각이다. 사람들이 대학에 가서 뭘 배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내가 젊었던 30년전에도 흔했다. 그때도 벌써 대학교수들이 어떤 컬리큘럼을 짜서 뭘 가르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서 확신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뭘 가르치던 대학이라는 곳이 제공할 수 있는 한가지는 있었다. 그건 바로 고등학교때까지 만날 수 없거나 만나기 힘들었던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다. 우선 학생은 특정한 전공을 가진 교수를 만난다. 그게 아니더라도 공통의 전공을.. 2024. 2. 7.
매국노가 되지 않는 것은 처벌때문인가? 우리 막내는 내가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있던 시절에 태어났다. 그래서 한국 국적은 물론 미국 국적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아이가 군대에 갈 나이가 되어 감에 따라 나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왜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군대를 가냐는 식의 말을 들었던 것같다. 나는 그들중 대부분이 진지하지 않으리라고 믿는다. 즉 남의 일이니까 그렇게 쉽게 말하지 그들도 같은 입장에 있다면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외국을 떠도는 삶을 택하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국적을 포기함으로 해서 생기는 불편함이나 법적인 처벌을 떠나 혹은 군대에 간다는 것 자체에 대한 개인적인 가치관의 문제를 떠나서 생각해 보자. 우리가 매국노가 되지 않는 것은 처벌때문인가? 그러니까 예를 들어 외국군이 한국을 침략하면 나가서 싸우다.. 2024. 2. 5.
결국 문제는 사람이다. 인간이 지금정도 사는 이유를 대라고 한다면 여러가지를 댈 수 있겠지만 그 이유들은 결국에는 사람과 사람이 같이 살 수 있다는 사실로 이어진다. 문명이란 결국 협동과 공동체에 대한 것이지 누군가 개인이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실 내가 아는 한 가장 유약한 동물이다. 성인을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대 사회에서 성인은 보통 20세 이상을 의미하는데 유년기가 20년이나 되는 동물이 지구상에 어디 따로 있겠는가. 유년기가 길다는 것은 혼자서는 제대로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인데 무려 10년 20년을 무력하게 성장하는 동물이라는 것은 생각해 보면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다. 어떤 의미로 뱃속에서 10여년을 임신상태로 지내는 동물이랄까. 이 사실은 다른 동물들도 어느 정도 그렇.. 2024. 2. 1.
AI 대학이라는 생각의 위험성 나는 항상 인공지능이라는 말과 대학이라는 말은 서로 다른 패러다임을 전제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AI를 대학이 교육하려는 것은 마치 교회가 과학교육기관이 되려고 하는 것과 같아서 근본적인 믿음의 충돌로 제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인공지능 열풍이 불자 인공지능학과를 넘어 인공지능 대학을 만들겠다는 선전까지 나오고 있다. 생성형 AI 열풍이 만든 결과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일까? 그 문제의 선전을 들여다 보니 문제점은 그대로 들어났다. 그 인공지능 대학은 사실상 지금 존재하는 모든 학과들의 이름앞에 AI를 붙이는 거나 마찬가지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AI 부동산학과라면 부동산 분야에서 AI를 적용하게 할 수 있게 교육한다는 것이고, AI 마케팅이라면 마켓팅 분야에서 그렇게 하려는.. 2024. 1. 30.
쓸쓸한 사람들 나이가 들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주변에 쓸쓸해 보이는 사람들이 더 많이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일단 젊다는 것은 무지하다는 뜻이기도 하고 생활이 뭔가로 저절로 가득 차는 시기다. 부모의 간섭만 해도 귀찮기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년을 넘어서면 내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되고 부모님 세대는 이제 돌아가시거나 매우 노년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 정도 나이가 되면 삶이란 저절로 굴러가는 것이라기 보다는 하루 하루 버텨내는 것같을 때가 많다. 물론 개인차는 크다. 예를 들어 요즘의 나를 보면 상대적이지만 나는 그래도 상당히 낙천적이고 독립적이며 과거에 대해 후회를 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내가 보는 가깝고 먼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다. 친구가 없으면 외로워 하고 친구가 있으면 괴로워 하며 자기만의 시간을 쓸 .. 2024. 1. 28.
소비자의 AI, 기업의 AI 올해의 화두는 인공지능 그중에서도 온디바이스 인공지능이 될거라고 한다. 온디바이스란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기계에서 인터넷연결로의 데이터 흐름없이도 작동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구글이나 삼성에서는 이미 이런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폰을 발표했고 애플도 올해안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 S24모델을 보고 인공지능 기능에 감탄하는 사람들보다는 여전히 카메라나 모양새에 주목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번역기술같은 것이 신기하기는 하지만 매일같이 쓸 것이 아니라서 아직 소위 말하는 킬러 앱이 없는 느낌이다. 나는 이것이 삼성이나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이 아직 챗GPT 수준에 도달 달성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여전히 AI를 왜 소비자들이 써야 하는가에 대한 개념 확립이 부족한 탓이 크다고 생각한다. 뭔.. 2024. 1. 27.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시대 5 : 철학적 답변들 5. 철학적 답변들 철학과 자연의 거울을 쓴 리처드 로티는 철학자들이 자신의 문제를 영속적인 것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그의 결론은 그것이 틀렸다는 것이다. 구술 문화와 문자 문화를 쓴 월터 옹은 문자 문화가 번성하기 시작한 후에 사람들이 가지게 된 철학의 과업은 구술 문화에서부터 내려온 기존의 사람들의 믿음을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그들의 철학적 과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살게 된 사람들이 기존의 방식의 삶과 조화를 이뤄낼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고 봐야 한다. 이런 과거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적어도 철학의 과제중의 하나는 기술적 발전으로 인해 생긴 변화를 사회적으로 수용가능하며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없이는 기술적 발전은 계속 일어날 수.. 2024. 1. 23.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시대 4 : 대안적 삶 4. 대안적 삶 현대인들은 과학적이고 기계적인 문명에 대한 비판에 익숙하다. 경쟁이나 책임이 만들어 내는 높은 노동량 그리고 비인간적으로 단순반복적인 시스템이 만들어 내는 정신적인 피로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비판들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세상은 점점 더 빨리 변하고 더 복잡해지기 때문에 대학생이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몇년간의 시간동안에도 세상은 변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20년에 가까운 교육을 거치고 직장을 구한다고 해도 공부는 끝나지 않는다. 취업도 점점 힘들어 진다. 더 거대하고 복잡해진 시스템의 부속품이 된 사람들은 더 강한 압박을 받기 때문에 많은 금전적 보상을 받는 경우에도 정신적 육체적 피로의 누적이 엄청나서 같은 직장에서 일을 오래하기도 힘.. 2024. 1. 22.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시대 3 : 대안적 패러다임의 출현 3. 대안적 패러다임의 출현 지난 글에서 나는 사람들이 주목하는 분야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쏠림에 따라 우리의 인식세계는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채워질거라고 말했다. 이 변화는 과학 패러다임에서 인공지능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것은 단순히 미래에는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많이 써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뜻이 아니라 인공지능 패러다임이라는 형식에 따라 세상을 보고 생각하고 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계가 사람들의 주목을 끌던 시대에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기계로 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뇌를 컴퓨터로 보거나 사회를 하나의 거대한 기계로 보는 시각이 이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이 시대의 중심에 설 수록 사람들은 모든 것을 인공지능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2024. 1. 20.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시대 2 : 존재한다고 다 보이는 것이 아니다. 2. 존재한다고 다 보이는 것이 아니다. 세상이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점점 더 채워질 것이며 그 이유는 무엇보다 설명만들기의 어려움과 복잡성의 증가에 있다. 이것이 지난 번 글에서 말했던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의 생활과 인식의 변화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세상에는 물론 이해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과학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지금 유독 이해할 수 있는 것에만 주목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과소평가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가 정복한 문제들, 우리가 이해한 것들이 신문 방송과 책을 채우고 있다. 이런 현실은 역전될 것이다. 즉 지식의 생산이 쉬워지면서 우리의 관심은 앞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더 쏠릴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크게 바꿀 수 .. 2024. 1. 18.
민주주의의 위기 이재명 암살 기도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단순히 암살기도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 시기와 그것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가 더 큰 문제다. 암살기도는 한 명의 미친 사람이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가 그것을 부추키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나는 이 암살 기도가 참으로 뜬금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정국은 대통령이 독재를 하는 상황이라고 보는 것이 옳기 때문이다. 독재는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도 전부 자기가 져야 한다. 그러니까 이 나라에 생기는 일은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윤석렬 대통령에게 물어야 옳은 것이지 지금 와서 이재명에게 뭔가 책임을 물으면서 살인을 기획할 때 일 수 없다는 것이다. 윤석렬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야당을 .. 2024. 1. 17.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시대 1 : 이해는 어렵다. 1. 이해는 어렵다.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먼저 그 이해라는 것을 만들어 내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론 그것은 이해의 대상이 되는 것이 더 복잡하면 할 수록 그렇다. 그래서 점점 더 복잡해 지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넘쳐나게 가지게 된다. 게다가 정보화시대를 살고 있다고 우리는 자부하지만 기껏 있는 지식들도 충분히 잘 퍼지지 않고 있어서 사이비종교나 평평한 땅따위의 것을 믿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고 언론들은 가짜 뉴스를 억누르는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시대에서 인공지능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정확한 지식이 보다 널리 퍼지게 하는 일에 도움을 주어 대중을 바꿀 수 있고, 그들이 세상을 보는 것에 도움을 .. 2024. 1. 13.
다시 AI의 시대의 진짜 교육 한 시대의 교육은 그 시대를 지배하는 시대정신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 왜냐면 교육기관은 바로 그 시대를 살아갈 인간을 키워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육 개혁은 AI 시대가 불러올 가장 큰 변화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그 변화가 무엇이 되어야 할까? 우리가 단순히 창의적이 되자는 말보다 더 구체적이 될 수는 있을까? 왜 지금의 학교는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AI 시대의 교육중심에 서기에 부적당할까? 나는 이 질문의 답을 다음의 문장으로 해보고자 한다. AI 시대는 작가를 키우는 교육을 원한다. 그리고 현 시대의 교육은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면 나는 내가 대학원 시절에 연구를 시작하면서 겪었던 문화적 변화를 떠올리게 된다. 벌써 30여년 전의 일이지만 물리학과 석박.. 2024. 1. 7.
보편복지는 누가 반대하는 것일까? 생각해 보면 한국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반복되는 논쟁이 있다. 그건 바로 보편복지에 대한 것이다. 내가 말하는 보편복지란 국민 모든 사람에게 같은 복지 혜택을 주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서 대표적으로 유명한 사건은 현 서울시장인 오세훈이 이전에 서울시장이었던 시절에 벌어졌던 무상급식 논쟁이었다. 우리는 모든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급식을 제공해야 할까 아니면 급식비를 낼 가난한 학생들을 찾아서 그 아이들에게 보조금을 줘야 할까? 그도 아니면 충분히 부자인 사람들을 골라내서 그들을 빼고 나머지만 무상으로 급식을 제공받아야 할까? 이미 무상급식이 주어지고 낮은 출산률로 나라가 망한다는 이야기도 식상해진 오늘의 시각으로 보면 무상급식하면 나라가 망한다면서 직을 걸고까지 투표를 진행했던 오세훈의 행동은.. 2024. 1. 6.
낙관론자(부머)와 비관론자(두머) 속의 편견 AI에 대해서는 낙관론자와 비관론자로 나뉘어 의견을 낸다는 식으로 언론이 보도하는 일이 많다. 그러니까 무슨 공산주의자 사상검증하듯이 이 분은 낙관론자입니다라던가 비관론자라는 식으로 사람들에게 낙인을 찍는 일이 많은 것이다. 학자들도 스스로 낙관론은 다른 사람이 말하고 있으므로 나는 경고를 위해 비관론의 목소리를 냅니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런데 이런 관행은 중요한 질문에서 눈을 돌리고 있으며 그것은 기득권자들의 시각이 세상을 지배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일 가능성이 크다. 우선 한가지 문장에서 시작해 보도록 하자. 기술적 세부 사항을 이해하는 것과는 별도로 우리는 AI를 이렇게 말할 수 있다. AI는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여기서 문제와 새로운 이라는 단어에 따옴표를 친 .. 2024. 1. 5.
AI와 내적 문화적 정치적 변화. 나는 AI가 만드는 변화중 진짜로 중요한 것은 내적인 변화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이걸 설명하는 일은 쉽지가 않아서 그다지 사람들을 설득하지는 못한 것같다. 사실 예측이란 어렵고, 구체적이기는 더 어려운데 이건 기술에 관한 것이든 정신에 관한 것이든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여전히 언론을 포함해서 사람들은 AI가 만드는 변화라고 하면 그저 자동 번역기가 나온다더라, 자율운전자동차가 나온다더라, AI가 작곡도 하고 로봇도 조종한다더라 같은 이야기만 하고 있다. 이런 예측들도 꼭 맞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는 물질적이고 외향적인 것만 신경쓰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 보자. 여러분에게 두 개의 선택지가 주어지는 것이다. 하나의 선택지는 여러분이 자신의 기억과 성격을 모두 포기하면 100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2024.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