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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1685

철학의 부재 그 자체가 위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서 지금의 삶의 방식 즉 근대적 삶의 방식이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은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지적들은 대개 뭔가 잘못되어있다는 것에 멈출 뿐 대안을 제시하는 것에는 이르지 못했다. 예를 들어 생태주의라던가 포스트모더니즘이라던가 실존주의라던가 하는 20세기이래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던 사상들은 근대적 삶의 방식이 문제를 가졌다는 지적을 하기는 하지만 근대 사회를 대체할 대안적 사회를 제시하는 것에는 실패하고 있다. 이런 사상들은 대개 개인들의 내적 성찰과 윤리적 반성을 촉구하는데 그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새로운 사회가 올 것인가? 그럴 리가 없다.  예를 들어 문명 사회 이전에 존재했던 수렵 채집 사회를 생각해 보자. 인구가 증가하고 수렵 채.. 2025. 1. 27.
거대 AI의 개발이 가장 급한 일일까? 챗GPT3.5의 등장이래 세계는 핵경쟁을 이야기할 정도로 AI에 대한 치열한 경쟁에 들어섰다. 그야말로 가장 먼저 AGI라고 불리고는 하는 슈퍼 AI의 개발에 도달하는 나라나 회사가 지구 정복이라도 할 것같고 나머지는 식민지가 될 것같은 분위기다. 몇백조의 투자를 발표하는 일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제 규모가 작은 회사나 나라는 이런 경쟁에서 가망이 없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AI 투자에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많이 있는데 이런 주장이 꼭 틀린 것은 아니겠지만 나는 지금 세계가 좀 잘못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는 조만간 AI에 투자한 사람들이 큰 낭패를 보는 걸 보게 될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AI 개발을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회사의 성공 사례와 혼동하는 것같다. 즉 AI를 개발한 선점.. 2025. 1. 25.
사상은 옳거나 그른게 아니다. 식당에서 줄을 서면 당연히 집단적으로 말해 가장 효율적으로 일이 이뤄진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건 내가 줄을 서도 다른 사람도 줄을 설 것인가하는 것이다. 내가 줄을 섰는데 다른 사람들은 줄은 안서면 나만 손해볼 것이다. 이같은 문제는 일찌기  죄수의 딜레마라는 문제로도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이 협력하면 두 사람 다 좋은 결과를 얻지만 한 사람이 배신하면 나는 나쁜 결과를 얻는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서로를 믿을 수 없어 서로 배신하게 되기 쉽다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경험이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던 정보를 모으고 그 정보에 기반해서 우리의 판단을 결정하므로 과거에 어떤 경험을 했는가 하는 것이 우리의 판단을 결정할 근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종의 학습모델을 상상할 수.. 2025. 1. 25.
일본의 근대화, 한국의 근대화 한국과 일본의 역사에 있어서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하고 조선을 식민지로 삼은 사건만큼 크고 무겁게 느껴지는 일도 없다. 그런데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 이유는 당연히 복잡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우리가 찾는 방향과 규모에 따라 답도 다를 것이다. 나는 일본과 한국의 근대화라는 주제로 몇가지 생각을 했는데 그것을 여기에 기록할까 한다.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한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은 에도시대에도 상업이 번성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에도시대란 도쿠가와 막부 성립때인 1603년부터 메이지 유신이 일어난 1863년까지의 시대를 말한다. 일본의 진정한 근대화는 미국의 페리제독이 일본에게 통상조약을 강요하기 시작했던 1853년정도부터 시작되지만 일본의 근대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던 바탕은 일본은 .. 2025. 1. 25.
가부장제와 남자들의 좌절 가부장제는 대가족 제도에서 가장 연장자인 남성이 가족을 이끌고 대표하는 관습을 말한다. 이제는 가부장적이다라는 말이 쓸데없는 권위를 부리려고 한다는 말의 대표가 될 정도로 가부장제는 시대에 뒤진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 가부장제의 흔적속에서 고통받는 것은 결코 여성뿐만이 아니다. 가부장제가 낡은 것이 된 시대에 남자도 이때문에 크게 고통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남자는 대표이고 책임지는 사람이 되라고 교육받았다. 그러니까 남자와 여자 한쌍이 있으면 나서서 일을 처리하고 책임지는 사람은 남자가 되어야 할 때가 있다는 선입견이 있달까. 이러한 선입견이나 관습으로 인해 여성들이 기분이 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제는 거의 그런 것이 사라졌기는 하지만 여전히 남자가 대표 여자는 보조라는 식의 관습은 많이 남아.. 2025. 1. 23.
안다는 것의 구조 일찌기 미국의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껍질을 깨고 성장하는 유기체처럼 교육을 파악하면서 교육을 로맨스-세밀화-일반화의 3단계가 반복되는 과정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로맨스의 단계는 어떤 새로운 분야에 눈뜨고 관심을 가지게 된 단계다. 세밀화의 단계는 그렇게 눈 뜬 새로운 분야에 대한 구체적 지식들을 빠르게 쌓아가는 단계다 그리고 마지막 일반화의 단계에서 사람은 잔뜩 쌓아올려진 지식들을 일반화과정을 통해서 압축하는데 그렇게 되면 수많은 지식들은 어떤 일반화된 규칙의 여러 예들에 불과하게 되므로 새로운 지식들은 더이상 신기하거나 새롭지 않게 된다.  예를 든다면 우리는 살다가 어떤 새로운 것에 눈을 뜬다. 그것이 과학일 수도 있고, 이성교제일 수도 있으며, 요리일 수도 있다. 아니면 야구나 문학일 수도 있다. .. 2025. 1. 22.
나의 나라, 그들의 나라 서부지법이 폭도들에게 공격당했다. 유튜브 영상이며 공중파 뉴스에서 나오는 그 공격의 장면들은 영화속 장면같았다. 유리창을 깨고 난입한 폭도들은 서버를 부시고 문을 부시고 영장을 내준 판사의 이름을 부르며 죽이겠다고 서부지법 내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직원들은 공포를 느끼고 옥상으로 피신했었다던가? 윤석렬계엄내지 내란으로 시작된 지금의 사태는 결국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헌법에 비추어 보면 이 일은 분명히 윤석렬의 잘못이다. 이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공화국의 근간인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건 단순히 누가 법을 어겼다의 문제가 아니다. 나라가 둘로 쪼개져서 서로의 법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렬은 오히려 자신을 처벌하는 것이 법치주의가 망한 증거라고 주장한다. 그.. 2025. 1. 20.
취업학교가 된 대학과 시대의 희생자 요즘 대학은 취업학교가 된지 오래라고 합니다. 물론 정도의 문제이기는 하겠으며 40년전이라고 해서 대학진학에 있어서 취업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점차로 심해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먼저 대학의 이름보다는 과가 중요해졌습니다. 예전에는 과에 상관없이 서울대고 그 다음이 고대 연대라는 식으로 서열이 있어서 고등학생들은 정말 전혀 관심없는 과인데도 서울대라는 이유로 진학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요.  취업율이 좋으면 대학이름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대표적인 것이 의대입니다.  이같은 변화는 사회적 변화가 빨라진 때문이기도 합니다. 즉 비지니스 환경이 워낙 빨리 변하니까 예전처럼 회사가 인재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전공과 상관없이 뽑아 놓고 천천히 일을 가르치면.. 2025. 1. 17.
한국이 AI 선진국이 될 수 있을까? 소버린 AI라는 단어와 함께 한국이 AI 분야에서 뒤쳐지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있다. 이같은 주장은 당연히 부정하기 어려운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1990년정도부터 AI를 공부했던 나로서는 그러므로 우리도 열심히 하자, 미국처럼, 중국처럼 하자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이런 주장을 너무 쉽게 받아들이면 AI 분야에서 한국이 선두를 차지하게 되는게 아니라 한국이 가진 작은 희망마저 불태우게 되기 쉽다.  일단 부정적인 입장에서 말해보자면 사실 한국이 AI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나같은 오래된 AI 연구자 세대로서는 쓴웃음이 나오는 이야기다. 도대체 한국이 이제까지 AI 분야에서 뭘 했길래 AI 분야에서 선진국이 된다는 것인가? 20년 정도 전의 일이기는 하지만 AI와 관련된 해외학회에서 나는 한.. 2025. 1. 14.
내란 우울증에 대한 생각 2 지금의 한국에 대해 생각하면서 노인교육 나아가 공부의 목적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저는 도달했었습니다. 그것이 내란 우울증에 대한 생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내가 쓴 것이었죠. 오늘은 그것의 연장선상에서 AI 대중화에 대해 생각해 볼까 합니다.  우리 역사상 최고의 인물은 세종대왕입니다. 그리고 그는 다른 어떤 업적보다도 한글창제라는 업적때문에 빛납니다. 모두들 알듯이 훈민정음해례는 나랏말쌈이 중국과 달라라는 말로 시작하는데 이는 한글 창제의 목적이 명백히 대중 계몽에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세종대왕은 이외에도 농사직설이나 향약집성방같은 농업책, 의학책을 만들고 측우기를 만들어 농사일에 참고하게 했습니다. 즉 다양하게 대중 계몽에 힘쓴 것입니다. 이같은 건 누구나 알지만 그.. 2025. 1. 12.
내란 우울증에 대한 생각 지난 한달간은 요즘 유행하는 내란 우울증에 걸렸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정상은 아닙니다. 모르지는 않았지만 내란과 내란 이후 들어나는 내란 옹호자들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다보면 우울해 집니다. 그리고 아직도 윤석렬의 지지율이 15니 30이니 하는 숫자가 나오는 이야기를 들어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해묵은 질문이 돌아오는 것을 느낍니다. 그것은 저들은 언제 변할까하는 질문입니다. 20세기의 군사독재를 겪고도 김대중 노무현이 부족하다며 이명박을 뽑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명박을 겪고도 박근혜를 뽑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박근혜를 겪고도 윤석렬을 뽑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있는 정도가 아니죠. 대선에서 이길 정도로 그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사람들이 이 윤석렬 내란을 보고 얼마나 반성을 할지는 모르지만 그들.. 2025. 1. 12.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만은 반드시 옳지 않다. 현재의 AI 붐은 챗GPT3.5가 가져온 혁신적 충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AI 발전의 방향이 다소 편향되어 있습니다. 더 똑똑한 LLM을 만들고, 텍스트뿐만 아니라 음성과 이미지까지 이해하는 멀티모달 모델을 개발하는 데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GPT-4V(Vision)나 Claude 3와 같은 최신 모델들은 이미지 인식과 자연어 처리를 결합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것이 과연 우리가 가장 시급하게 필요로 하는 발전 방향인지는 재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많은 기업들이 더 큰 규모의 GPU 클러스터와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AGI(인공일반지능)를 개발하려 하고 있습니다. 메타는 2024년까지 35만 개의 H100 GPU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고, Microsoft는 수백만 개의.. 2025. 1. 7.
가벼움의 시대, 혁명의 시대 오늘날에는 수 많은 책과 동영상등 여러 컨텐츠들이 세상을 뒤덮고 있다. 그리고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트위터나 게시판의 짧은 글이나 동영상에 익숙해 져서 말하자면 짧게 요약되어 치열하게 이유를 따지지 않는 글을 좋아하기도 하는 것같다. 사람들은 아주 세부화된 작은 주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좋아하거나 아니면 그럴듯한 추상적인 단어를 몇개 나열하는 간단한 조언을 좋아한다. 나는 이런 걸 가벼움의 경향이라고 이 글에서 부르려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은 이런 가벼움의 경향과 동시에 혁명의 경향도 있다. 즉 변화가 크고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디선가 내가 별로 주목하지 않은 분야가 있는데 그 분야는 미친듯이 성장하는 그런 경우가 많이 있다. 요근래에는 양자계산에 대한 뉴스를 많이 봤다. 몇년전만 .. 2025. 1. 6.
정말 복지확대나 민주화는 기업인에게 나쁜 것일까? 이 나라에는 많은 사람들이 믿는 신화가 있는 것같다. 이걸 신화라고 하는 것은 내가 보기에는 너무나 명백한 반대되는 역사적 증거들이 넘치는데도 많은 사람들은 그걸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신화는 이렇다. 돈 많은 기업에게는 독재국가, 복지가 없는 국가가 좋다는 것이다. 이걸 뒤집으면 민주화나 인권보장 그리고 복지보장같은 것은 돈 많아지면 마치 상주듯이 줄 수 있는 혜택같은 것이지 돈을 벌기위해서 민주화를 하거나 인권을 보장하고 복지를 늘려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게 옳다면 전세계의 가장 부자국가들은 전부 독재국가여야 하고 그게 아니더라도 가장 부유한 회사들은 전부 독재 국가에 있어야 한다. 미국에 있는 부유한 회사들은 미친 회사들인가? 사실 우리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사례가 두 개나 있다. 북한.. 2024. 12. 20.
한국에 존재하는 정신적 공백 한국은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이유로 아주 세계에 드문 기이한 나라다. 국민들의 수준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데 엘리트의 수준은 떨어지는 나라라는 점에서 그렇다. 여러분이 내가 자주 하는 이 말에 동의할지 안할지 모르지만 나는 이건 한국사회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다시 한번 정리해 볼 까한다.   이걸 생각해 보라. 우리가 아는 선진국이란 서유럽, 미국 그리고 일본 정도였다. 한국이 자타가 공인하는 선진국이 된게 사실이라면 한국은 제국주의를 거치지 않고, 식민지였던 곳이 선진국이 된 경우다. 우리는 우리가 이렇게 제국주의없이 식민지 시대를 겪고 불과 반세기 정도만에 후진국에서 선진국에 도달했다는 것의 특이함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앞에서 말하는 선진국들은 근대화에.. 2024. 12. 19.
윤석렬과 민주주의의 한계 요즘 시국을 보면 민주주의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민주주의라는 것이 시민들의 뜻대로 나라를 운영하는 거라고 했을 때 만약 그 뜻이 나라에, 시민들에게 해로운 거라면 어떻게 하는가?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깨어있고 단합을 가능하게 하는 상식을 공유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런데 현실이 그와 같지 않아서 때로는 민주주의를 믿는 사람은 스스로 아프고자 하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입장과 비슷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입으로는 안 아프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스스로 몸이 아파질 일을 하는 환자를 의사는 어떻게 치료하는가? 사람들마다 생각도 다르지만 설사 모든 사람들이 물질적 풍요처럼 동의하기 쉬운 같은 목적과 가치관을 가진다고 가정해도 민주주의제도하에서 사회는 결코 그걸 위해 직진하지 .. 2024.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