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제별 글모음/교육에 대하여41

독서와 글쓰기는 죽지 않는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은 같은 착각을 반복하는 듯 하다. 그것은 자동차가 확산되어지던 100여년전에 했을 법한 착각으로 그 내용은 이렇다.  자동차가 흔해지는 미래에는 두 발로 걸어다니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 예측을 했던 과거의 사람들이 있다면 21세기 영화를 보고 그들은 놀랄 것이다. 거기에는 그들의 기준으로는 괴물 수준의 몸집을 한 근육질의 남자와 여자들이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계가 편리해지면 질 수록 오히려 육체의 소중함을 깨닫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고 육체를 관리할 수 있는 조건도 좋아졌기 때문이다. 시설도 지식도 영양면에서도 지금이 옛날보다 몸을 가꾸기가 더 효율적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몸의 중요함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요즘의 몇몇 사람들은 전자 기기가 흔.. 2024. 11. 18.
유태인의 교육과 말하기 말하기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이 당연한 지적을 말하는 책에 대한 소개를 듣다가 내가 이스라엘에서 살던 시절이 떠올랐다. 나는 1999년에서 2001년까지 이슬라엘의 히브루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데 그때 유태인 학부생이나 대학원생들이 공부하는 방법이라던가, 유태인 학생들이 발표하는 태도같은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이다. 그 인상의 핵심에는 말하기가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시험기간이면 캠퍼스가 아주 시끄럽다. 그 이유는 학생들이 모여서 서로 질문하고 떠들면서 공부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국 학생과는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이었는데 한국학생들은 대개 시험기간이면 교과서를 외우거나 문제푸는 법을 혼자 연습하느라 시끄러운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유태인 학생들은 말한다. 도대체 혼자 어떻게 공부하냐.. 2024. 3. 3.
교권이란 무엇인가? 23.7.21 자살한 선생님, 폭행당한 선생님 문제로 안 그래도 시끄러운 세상이 더욱 시끄럽다. 이 사건들로 부각된 문제는 내가 아는 한 이미 20년 정도 이상 전부터 이야기 되던 것이다. 그것은 피상적으로 보았을 때 권위적이고 체벌도 가할 수 있었던 선생님들의 시대가 끝나면서 생겨났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무슨 짓을 해도 그러려니 했던 과거와는 달리 점차로 선생님의 행동은 규칙으로 묶였고 그에 맞춰서 학생들의 행동은 거칠어 졌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도 선생님이 뭘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체벌의 시대로 역행할 수도 없지만 학생들을 교칙에 의거해서 처벌하는 것도 여러가지 이유들로 인해 회피되어졌다. 그 한가지 이유는 처벌하면 할 수록 학교의 평가가 나빠진다는 것이겠지만 다른 이유는 선생님의 권위를 .. 2023. 7. 21.
수학 시험을 잘보는 방법 23.1.28 수학은 많은 사람들이 질색하는 과목이지만 오늘날 어쩌면 가장 중요한 과목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한때 과외선생도 많이하고 학원 수학강사도 한 적이 있습니다. 대학입시에서 수학만점을 받았으며 물리학 박사이기 때문에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도 수학을 많이 배워야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수학공부를 했던 기억을 살려 수학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해 보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수학은 학문으로서의 수학은 아닙니다. 그냥 중고등학교 수준에서 수학시험을 잘보는 방법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 방법은 간단합니다. 참고서를 잘 고르고 그걸 열심히 풀 것. 너무 쉽죠? 수학을 잘 하기 위해서는 참고서를 잘 고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참고서가 좋은가. 수학의 정석이나 그와 비슷하게 좀 역사있는 참.. 2023. 1. 28.
교육과 놀이 23.1.3 우리는 여러가지 일들을 여러가지 이유로 한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학교나 회사에 가서 뭔가를 한다면 그것은 그 장소에 걸맞는 행동을 하러 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그 환경이 우리의 행동을 거의 대부분 결정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여가시간이라는 것은 우리가 누구인가를 알아 보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여러분이 시간이 있을 때마다 뭔가를 계속 하고 있다면 그것이 여러분이 원하는 것이다. 외부로부터의 압력이 사라지고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때 우리가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내부에서 나오는 무언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과 오늘날의 교육이라는 것을 합쳐서 생각하면 우리는 한가지 질문을 하게 된다. 과연 오늘날의 교육은 우리의 여가시간을 즉 우리 자신을 바꿀까 하는.. 2023. 1. 3.
한국교육의 본질적 문제 한국 교육에 대한 논의의 대부분은 본질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피하면서 대증적인 처방에만 집중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사고가 있어야 하는가 아닌가라던가 대학입시 개선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야간 자율학습을 허용해야 하는가 같은 문제는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문제지만 그것들은 근원적이지 않다. 물론 현실에 대한 대증적 대처도 필요하겠지만 이런 대증적 처방은 애초에 정답이 없다. 야간자율학습을 해도 교육은 망쳐질 수 있고 야간 자율학습을 안해도 교육은 망쳐질 수 있다.  자사고가 없어도 있어도 교육은 좋을 수도 엉망일 수도 있다. 교육은 부품들의 조합처럼 분석적으로 이해 할 수 없으며 따라서 우리는 교육의 현실을 보다 넓고 전일한 시야로 조망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의 발목을 잡고 있는 본질적.. 2019. 7. 29.
교육에 있어서 절대란 없다. 얼마전에 언급한 적이 있지만 올해는 우리 큰 아이가 대학에 입학한 해였다. 그런데 나는 큰 아이의 입시를 보면서 다시 한번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말이 이것이라는 점을 느꼈다. 그 말이란 바로 우리는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뭔가를 알고 있지만 아는 것 이상으로 모르는 것이 존.. 2019. 3. 14.
우리가 아이들에게 잘못 가르치고 있는 한가지 18.11.30교육에 있어서는 중요하지만 잘못되기 쉬운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안다고 해도 피하기가 어려운데 특히 오늘날의 한국교육의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것을 짧게 쓴다면 이렇게 된다. 현실적인 인생의 문제는 대개 규칙을 지키는 문제가 아니라 최적화의 문제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없다. 우리는 거의 항상 뭔가를 얻기 위해서는 뭔가를 포기해야만 한다.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노는 즐거움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만큼은 한국에서 매우 강조되고 있는 말이지만 우리가 타협하고 조정해야 하는 것은 그런 것에 멈추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학생은 지각을 하면 좋지 않다. 하지만 학교에 오는 길에 누군가가 길에 쓰러져 있었다고 해보자. 그 사람은 사실 내버려둬도 아무렇지도.. 2018. 11. 30.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사노동을 가르쳐야 할 세가지 이유 18.11.26일찌기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자 존 듀이는 부엌일을 아이들에게 가르 치는 것을 교육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나도 내가 그런 걸 더 가르쳤으면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아이들에게 청소하고 빨래하고 요리하고 설거지 하는 것을 더 많이 가르칠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다만 내게도 변명거리가 있다. 노력도 부족했지만 그걸 자연히 가르치게 되는 환경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세탁기는 가사일을 줄이지 못한다는 주장이 있다. 물론 빨래를 세탁기가 해주기는 하지만 그 결과 우리는 할 필요가 없는 빨래를 전보다 훨씬 더 자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신기술이 만들어 낸 도구들에는 모두 이런 역설이 있다. 우리는 물마시고 집에서 칼국수를 밀어서 먹으면 그것으로 행복했었는데 외식을 하.. 2018. 11. 26.
다시 생각해야 할 고등학교의 역할 오늘은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봤다. 그것은 대학입시중 정시의 확대를 두고 교사와 시민들간에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기사였다. 이에 따르면 교사들은 정시의 확대에 반대하는데 그 이유는 정시가 확대되고 수능위주의 문제풀이 입시로 돌아가면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EBS 문제집이나 풀고 학교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반면에 정시의 확대를 원하는 시민들은 학생부 종합전형의 축소를 요구하면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하기도 했다고 한다.   정시의 확대를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는 이 기사의 단어 하나 하나가 눈이 확 떠지는 말들이었다. 나는 교사들의 주장이 가지는 행간의 의미와 배경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학생들이 학교에 집중하게 하기 위해서는 문제풀이에 집중하는 .. 2018. 4. 26.
창의력 테스트라는 모순 17.7.26창의라는 말이 한국을 배회하기 시작한 것도 아주 오래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창의력을 교육시키기 위해 그리고 창의력있는 인재를 뽑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은 오히려 세상을 더 나쁘게 만들고 있는 것같다. 그 대표적인 것이 선행학습의 만연을 불러온 것이다. 왜 창의력이 선행학습을 만들어 낼까? 사람들은 흔히 아주 잘못된 가정을 하고 그 잘못된 가정은 반박되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정이란 이런 것이다. 교사나 교수는 창의력이 있는 인재를 골라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그것도 특히 다수의 학생들이 응시하는 시험이라는 형태를 통해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창의력은 달리기 기록이나 키 혹은 몸무게처럼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측정되어 질 수 있는 것일까? 예를 .. 2017. 7. 26.
공부 그리고 낭만의 가치. 17.1.19이번에 막내가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그래서 학교 소집일에 같이 가서 학교의 선생님들이 앞으로 그 아이가 다닐 학교에 대해, 또 앞으로 할 공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들었다. 나는 전반적으로 교장선생님에서 일반선생님에 이르기까지 솔직하고 선량한 분들이라는 좋은 인상을 받았지만 한국에 가득한 하나의 현실을 거기서 또다시 확인한 기분이었다. 그것은 바로 낭만의 실종이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말하는 낭만이라는 것이 뭔지, 그것의 가치가 뭔지 써보고 싶다. 지식이나 우리의 관점이란 미래에 대한 예측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비를 맞으면 몸이 젖고 그러면 감기에 걸릴 수 있다라는 것은 바보가 아니면 안다. 이렇게 아는 것이 지식이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이 비를 맞으면서 감기에 걸려서 고생하는 .. 2017. 1. 19.
존경받지 못하는 선생님이라는 모순 16.8.25모든 일이 그렇지만 배우는 길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그리고 그 길에는 각각의 위험과 장점이 존재한다. 배움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 특히 요즘 문제가 되는 것은 스승의 권위 문제일 것이다. 요즘은 스승이란 말 자체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이 문제가 심각하다.  문제의 한 원인은 이렇다. 독립적 인간을 강조하는 서구의 문화가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그 껍데기만 혹은 그 반절만 들어왔다. 사실 남의 것은 완전히 다 들어오는 법이 없다. 내가 다른 사람이 될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는 남의 것을 배울 때 항상 그 일부만 배운다. 흉내내는 사람은 항상 원본과 다르다. 독립적 인간을 강조하는 서구 교육이라는 것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사실 미국을 포함한 서구에서는 독립적 인간을 강조하기 .. 2016. 8. 25.
중학생에게 영어가르치기 우리 아이들은 학원에 가질 않고 집에서 내가 직접 공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인 큰 아이에게는 주로 수학을 그리고 중학생인 막내에게 수학과 영어를 가르쳤는데 그밖에도 주제가 등장하는대로 여러가지를 다 가르칩니다. 과학도 고등학교 영어도 가르치는 것이고 시험때에는.. 2016. 1. 25.
우등생의 조건과 악의 탄생 요즘은 우리 두 아이밖에는 안 가르치지만 나는 한때 여러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외선생이었고 학원선생도 한 때 해본 적이 있다. 그러다보니 누가 우등생이 될 수 있을지 누구는 어려운지를 느끼게 되는 때가 있었다. 우등생이 될 조건은 신기한게 없다. 끈기가 있고 재능이 있으면 된다... 2016. 1. 7.
형제없고 선배없는 아이 문제없을까? 교육의 한가지 원칙 아이를 키울 때 우리가 알아둬야 하는 일은 많겠지만 그래도 아주 근본적인 원리가 있다. 그 중의 하나는 인간은 단계를 거쳐 성장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모두 처음에는 원시인으로 태어난다. 현대인이라고, 아주 똑똑한 지식인이라고 그들의 아이가 원시인의 아기.. 2013.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