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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 에세이들/공동체를 꿈꾸며

공동체를 꿈꾸며 3 : 보람에 대하여

by 격암(강국진) 2016. 1. 4.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슈마허는 경제학을 위해서는 먼저 메타경제학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점은 모든 종류의 생각이나 학문에도 마찬가지이다. 물리학에는 메타물리학이 필요하고 공동체에 대한 생각에는 이런 생각에 대한 메타적 생각이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보고 있는 것의 너머에도 뭔가가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못하고 비록 그것이 대단히 일반론적으로 보이고 기초적으로 보여도 우리가 알고 보고 생각한 것이 전부라고 생각할 우리는 한계와 문제를 가지게 된다. 이때문에 심지어 전지전능한 신을 주장하는 종교에서도 세상에는 악이 존재한다고 말하게 된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세상에 대한 일관성있는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유토피아를 상상한다고 하더라도 유토피아가 우주에서 홀로 존재하고 완전히 자급자족하는 것으로 여긴다면 유토피아는 잠시 실현되기도 대단히 어려울 뿐더러 금방 망가질 것이다. 더구나 실현된다고 하더라도 생각만큼 행복을 주지 못할 것이다.

 

현실에서는 항상 어떤 지역이나 어떤 공동체에는 바깥쪽이 존재한다. 동네공동체는 지역사회를 바깥으로 가지고 국가공동체도 세계 시민사회를 바깥으로 가지며 인류공동체도 생명집단이나 자연을 바깥으로 가진다. 오늘은 내일과 어제 라는 시간적 외부를 가지기도 한다. 농업은 다른 산업이나 학문을 외부에 가진다. 바깥이 없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은 마치 신이란 어떤 존재인가 처럼 끝없이 추상적인 질문이며 우리 눈앞에 존재하는 우리의 일상에서는 뭔가에는 항상 바깥이 존재하고 지식에 대해서는 무지가 존재한다. 문제는 그것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엄연히 바깥쪽이 존재하는데 마치 바깥쪽은 아무 것도 안하는 것처럼 혼자만의 유토피아를 꿈꿔봐야 생각처럼 리가 없다. 종교의 세계에서 말하자면 전도를 하지 않으면 전도를 당하는 것이다. 산속이나 바닷가에 행복한 작은 공동체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다른 문화적 생각을 가진 주류와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해 생각이 없다면 그것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지금 이순간에도 재개발로 오래된 가게며 지역공동체가 파괴되는 것은 바로 이때문이다. 세상에는 프랜차이즈 열풍이 부는데 변하지 않겠다는 생각만으로는 변화에 적응할 수가 없다. 동풍이 불때 나무가 곧바로 서있기 위해서는 동쪽으로부터의 압력에 저항할 있어야 한다. 변화하니까 진짜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은 오히려 변하지 않을 있는 것이다. 바깥에 둔감하고 대응하지 않아서는 변화를 강제 당하게 된다.

 

더구나 바깥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안쪽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된다. 높은 것이 없으면 낮은 것이 없다. 어리석은 일일지 몰라도 우리는 비교하여 다른 것을 보지 않는한 자신이 어떤지 알지 못한다. 그러니까 유토피아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쉽게 거기에 적응하고 그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된다. 인간이 매일 매일에 감사하고 행복하게 있는 것은 오직 사람이 바깥을 느끼고 보는 능력을 가져서 자신이 가진 것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을 때만 가능하다. 악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선한 사람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람이란 무엇 인가에 대해 생각하다가 항상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해도 보람이란 어떤 바깥쪽, 외부와 연관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좋게만든다는 생각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언가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하고 좋게 한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서는 이것과 저것을 비교해야 한다. 그것은 모두 바깥에 대한 생각, 바깥과 연결되는 것에 대한 생각이다.

 

이런 말은 물론 추상적인 말들이지만 사실 대단히 그렇지도 않다. 지금 객관적인 상황이 나빠도 우리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을 우리는 힘든 하루를 견뎌낼 있으며 심지어 행복하기도 하다. 보람있는 삶이니까 그렇다. 우리에게 희망과 미래에 대한 전망이 있기 때문이다. 가난해도 저금을 하고 있으면 삶이 행복할 있고 아주 부자지만 자신이 그렇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인생의 허무함 속에 빠져서 자살을 선택할 수도 있다. 작고 어설픈 공동체라서 공동체가 해주는 것도 별로 없지만 미래를 꿈꿀 있는 공동체는 구성원들에게 행복을 것이다. 그러나 바깥은 모두 잊어버린 공동체라면 곳이 제아무리 좋은 곳이라고 해도 구성원들은 오히려 불행할 것이다. 우리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크고 넓은 것에 대한 꿈꾸기를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도달하는 이상으로 그렇게 하는 자체가 행복과 보람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나는 공동체에 있었으면 하고 꿈 꾸는 것으로 자유와 솔직함 그리고 보람을 꼽았다. 그리고 그것들에 대해 몇가지 말을 했었는데 이제 나는 내가 써온 것들이 적용되는 테두리들에 대해 몇마디 말을 더하고 이 글을 마칠까 한다. 어쩌면 느낀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자유와 솔직함 그리고 보람에 대해 말할 내가 말한 공동체는 지역공동체라던가 국가 공동체차원의 것만을 말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또한 하나의 개인이기도 하다. 내가 것은 하나의 개인으로서 자유로워지고 솔직해지고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말로서도 해석될 있다. 그리고 물론 그것은 동시에 가족단위의 작은 공동체나 공동체에서도 적용될 있다고 나는 믿는다. 이는 개인이라고 우리가 생각하는 나라는 존재도 실은 공동체로 생각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를 그저 나라는 단일한 존재로 통상 생각하지만 그것은 여러가지 것들이 합쳐지고 내부적으로 조절되고 통제되어 움직이는 존재이기도 하다. 우리 안에 존재하는 다른 기억, 다른 자아들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며 우리가 개인으로 인식하는 나라는 존재를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 모두는 나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집단 수장으로 살고 있는거 아닐까?

 

개인적 차원에서 말할 자유란 우리가 통상 말하는 내적인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 된다. 우리는 뭔가에 대한 집착과 확신때문에 부자유스럽지 않은가라고 말하는 것이다. 솔직함이란 개인적 차원에서의 합리성과 관련이 있다. 우리의 자아는 분열되어 있고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가? 보람은 타인에 대한 인식과 스스로를 타자로 보고 객관적으로 보는 일에 대한 것이다. 나를 타인과 연결된 존재로 우리는 타인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뿐만 아니라 자기 스스로를 소중하게 생각하게 것이다. 외로운 사람들이 자신을 무가치하게 생각하여 자살하기도 하는 것은 이때문이다. 나는 그냥 나일 없다. 나라는 테두리의 안 쪽 뿐만 아니라 바깥쪽이 행한 것의 결과가 나이며 내가 어떤 사람인가가 세상이 어떤 곳인지를 어느정도 결정한다. 나는 세상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 사람들없이 없다. 그리고 세상에는 나없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소중한 존재다. 

 

보다 사회적 공동체의 수준에서 말할 자유란 개인들의 공존에 대한 것이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한다. 되도록 서로가 서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일없이 말이다. 솔직함이란 집단적 합리성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서로에게 위선적이 됨으로해서 집단적으로 어리석어지는 일을 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솔직함이 필요하다. 솔직해 지려고 노력도 해야 하지만 모두가 솔직해 있는 기회도 줘야 한다. 인간은 유혹에 약하고 오해도 한다. 그것과 싸울 힘과 환경을 주지 않으면 그들은 결국 거짓말을 하고야 것이다. 보람이란 공동체가 가지는 가치나 문화의 확산에 대한 것이다.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살고 있다. 살아보니 이것도 쓸만하니 이런 식으로 살아보자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보다 합리적이고 행복하게 방법을 고민하고 전파한다는 생각이 결국은  공동체가 내부적으로 가지는 여러가지 문제와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이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한국사회는 자유가 있는지, 솔직함이 있는지 그리고 보람이 있는지 물을 있다. 물론 답은 어디에 비교하냐에 따라 다르다. 있다고도 있고 없다고도 말할 있다. 나는 21세기의 한국에 서서 공동체를 꿈꾸고 있으므로 문맥에서 내가 말하는 것은 우리에게 없는 자유와 솔직함과 보람일 것이다. 우리는 다양하게 사는 사람들을 포용할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합리적으로 필요가 있다. 우리는 보람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는 나라를 가지고 싶다. 외국에 나가서 한국이 행복한 나라다 너희도 한국사람들처럼 살라고 추천하고 싶은 나라가 되고 싶다. 우리에게 특히 부족한 것이 마지막이 아닐까 한다. 한국은 물질적으로 전보다 풍요로워졌지만 오히려 그렇게 되고보니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느낌이다. 


우리는 우선 개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것인가, 어떤 것이 아름답고 가치있으며 재미있고 보람있는 삶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뒤집어 말하면 어떤 것이 시간과 에너지 낭비일 뿐인 삶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우리 모두의 고민의 끝에서 우리는 자랑스런 한국도 만나게 것이다.  그 안에서 사는 것에 대해 보람을 느끼게 하는 나라에서 살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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