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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학교, AI 환경

클로드는 가게를 운영할 수 있을까?

by 격암(강국진) 2025. 6. 30.

얼마전에는 클로드를 만든 앤스로픽에서 클로드 소넷3.7로 수행했다고 하는 실험을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그들은 한 가게의 운영을 클로드에게 맡겼다고 하며 유의미한 결과를 남겼다고 한다. 이에 대한 기사 댓글의 비판에서도 나오듯이 클로드가 가게를 운영할 수 있는가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 문제는 있지만 가능성을 보였다는 말은 애매하다. 겨우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월드컵에서 우승한 팀의 스트라이커의 몸동작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이 둘을 구분하지 않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즉 실험이 얼마나 실패했든 우리는 개선하기는 해야 하지만 가능성을 보였다고 말할 수 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길에 나가서 사고를 일으켰어도 우리는 똑같이 가능성을 보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이 실험에서 사람들이 무시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AI를 사람처럼 만들거나 사람을 대체하는 것에 몰두하는 나머지 사람과 같지 않으면 실패거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마치 도로에서 사람 운전자를 능가하거나 대체하지 못하면 자율주행은 실패라고 생각하는 태도와 같다.

 

하지만 상황을 보다 분명하게 정의하고 단순하게 만들면 이미 지금의 AI도 상당히 일을 잘한다. 예를 들어 이런 가게를 생각해 보자. 그 가게는 몇개의 비지니스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다. 예를 들어 팔아요 카테고리와 나눔 카테고리가 있다고 해보자. 그리고 각각의 비지니스 카테고리는 비지니스 아이템을 가진다. 이 가게를 운영하는 일은 이렇게 비지니스 카테고리와 비지니스 아이템이 주어져 있을 때 문자메시지로 들어오는 비지니스 상담에 대해서 적절히 응답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챗GPT나 클로드 같은 최신의 거대언어모델들에게 설명해 주면 된다. 즉 이런 AI에게 들어온 메시지라는 입력이전에 어떤 문맥에서 일을 해야 할까를 설명해 주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클로드에 대한 입력은 이렇게 될 것이다.

 

너는 주인을 대신해서 회사를 관리하는 사람이다. 이 회사는 여러가지 비지니스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다. 그 비지니스가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은 그 비지니스의 이름에서 추측하라. 각 비지니스는 비지니스 아이템을 가진다. 너는 들어오는 메시지가 회사의 비지니스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할 경우 적절히 응답해야 한다.

 

열린 비지니스 문서

판매 비지니스. : 자전거, 컴퓨터.

나눔 비지니스 : 테이블, 밥솥, 망치.

 

들어온 메시지

안녕하세요. 물건을 나눠주신다는 말을 듣고 연락드렸습니다. 혹시 나눠주시는 물건 중에 아이들 자전거가 있을까요? 있다면 연락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꼭 필요해서요. 그럼 수고하십시요.

강국진.

 

위에 내가 쓴 걸 전부 클로드에게 넣으면 어떤 답을 줄 까? 다음은 클로드 소넷 4.0의 답이다.

 

안녕하세요 강국진님,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저희 나눔 비지니스에서 나눠드리고 있는 물건은 테이블, 밥솥, 망치입니다. 아쉽게도 아이들 자전거는 나눔 목록에 없습니다.

다만, 저희 판매 비지니스에서는 자전거를 취급하고 있어서, 혹시 구매를 원하신다면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나눔 물건 중에서 필요하신 것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테이블, 밥솥, 망치 중 필요한 것이 있으시다면 기꺼이 나눠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떤가. 클로드가 훌륭하게 가게를 운영하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인간 대신에 가게를 운영하는 AI를 우리는 AI 에이전트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은 실험해서 우리는 두가지를 알 수가 있다. 하나는 AI 에이전트는 말로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AI의 대답에 문맥을 주는 설명을 인간의 자연어로 작성하면 그것이 마치 프로그램처럼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낸다. 또 하나는 AI가 수행해야 하는 일이 간단하고 명료하면 이미 지금의 AI는 훌륭하게 인간처럼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작은 실험이라고 표현하기는 했지만 위에서 말한 회사내지 가게는 결코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다. AI가 인간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가게를 운영하는 것은 아주 복잡하고 많은 판단을 요구하지만 온라인으로 일을 처리하는 거라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비지니스 카테고리와 비지니스 아이템으로 이뤄진 비지니스로 처리할 수 있는 일만 해도 아주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비지니스 이름을 호텔 예약이라고 만들고 방이 비어있는 상황을 데이터 베이스로 만들면 AI는 빈방을 묻는 질문에 훌륭히 응답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핵심은 그러한 훌륭한 AI 에이전트를 우리는 그저 그 비지니스가 어떤 것인지를 설명하는 몇줄의 글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메시지와 답이라는 이 게임의 규칙은 자동 응답과 자동 문의가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현실적이다. 그러니까 위에서 말한 온라인 가게들을 여러 사람들이 열었다면 우리는 지금 우리의 AI에게 호텔들에게 메시지를보내서 아이들용 자전거를 나눠주는 곳이 있는가를 물어봐라고만 해도 그런 자전거를 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AI가 적당한 곳에 메시지들을 보낼 것이고 그 메시지는 다시 그쪽의 AI에게 처리되어 어디에 나줘주는 자전거가 있는 지를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은 에어비앤비나 아마존같은 중앙 플랫폼이 없는 상태에서도 사람들이 여러가지 비지니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사내에서 혹은 가족 간에 서로 가 나누거나 빌려줄 수 있는 물품을 만들어서 비지니스를 운영한다면 사람들은 쉽게 많은 편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가족이나 같은 회사사람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사람들로 네트웍을 만든다면 우리는 중앙 플랫폼에 의지하지 않고 원하는 정보나 물건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건 마치 내가 자전거를 구한다고 어머니에게 말했더니 어머니가 내가 아는 사람이 자전거를 나눠준다고 하더라는 정보를 주는 것과 같다. 다만 AI 에이전트가 이런 연락들을 대신해 주기 때문에 그런 사적인 네트웍의 능력을 크게 증강시켜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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