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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함이 실종된 시대 23.8.16 사려깊음이나 조심스러움은 물론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누군가의 모범이 되거나 어떤 이상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은 요즘 낡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든 이상을 제시하고,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는 일 자체가 포기되고 비웃음을 받아서는 안된다. 그렇게 하고 나면 남는 것은 변화하지 않고 썩어가는 그래서 결국은 짐승처럼 변해가는 사람들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살아보면 인생에 제자리란 없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제자리에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의식은 흐릿해 진다. 그저 매일 매일 하던 일을 반복하면서 점차로 왜 그걸 하고 있는지를 잊어가게 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난 후 되돌아 보면 도대체 지난 몇년간 혹은 몇십년간 내가 뭘 했던건가 하는 생각이 들거나 .. 2023. 8. 16.
물리학자와 철학자의 차이 23.8.14 최근 미국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책과 한국 철학자 김성환의 책을 연달아 참고할 일이 있었다. 두 책의 이름은 물리학 법칙의 성격과 17세기 자연철학이라는 책이었는데 두 책을 연달아 참고하다보니 물리학자와 철학자의 입장이 너무 극명하게 갈려서 그것에 대해 몇자 써보기로 한다. 이건 두 사람중의 누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현대과학의 핵심이 뭔가하는 것이고, 그것에 대해서 물리학자와 철학자가 느끼는 것, 정확히 말하면 강조하는 것이 다르다는 점이다. 물리학자가 강조하는 것은 정확성이다. 예를 들어 뉴튼의 중력법칙은 그냥 무거운게 다른 걸 더 세게 잡아당긴다라는 것이 아니다. 이 중력법칙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고 무게에 비례한다는 정확한 수식으로 써질 수 있고 과학자들은 이걸.. 2023. 8. 14.
지식과 비교 23.8.12 우리는 언제나 비교에 의해서만 무언가에 대해서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여기 강국진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여러분이 강국진을 여자와 비교할 때면 우리는 그에 대해 남자란 어떤 것인가를 중심으로 알게 될 것이다. 강국진을 고릴라와 비교한다면 우리는 인간이라는 종을 중심으로 그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강국진을 돌멩이와 비교한다면 우리는 생명이라는 것을 중심으로 그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대개 지식을 이러한 비교를 통해서 얻어낸다는 것을 잊는다. 그것도 아주 자주 그렇다. 그 이유는 우리가 그것을 무엇과 비교하고 있는지가 무의식의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모른다고 할 때에도 이미 그것이 뭔지를 거의 정확히 알고 있다는 가정속에서 시작한다. 그.. 2023. 8. 12.
법과 현실 23.8.11 세상에는 시스템이 있고 법이 있고 조직이 있다. 예를 들어 수사는 형사가 하고, 기소는 검사가 하고, 변호는 변호인이 하며, 판결은 판사가 내린다는 식의 시스템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 경험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시스템이란게 형식적인 구조대로만 움직인다고 믿지 않는다. 여기에는 몇가지 모순적인 현실이 있다. 형식만 강조하면 세상에 되는 일이 없고, 형식을 무시하면 그것 나름대로 되는 일이 없다. 그 형식이란 건 말하자면 기계의 설계도 같은 것이다. 조직은 수학 정리를 증명하는 논리적인 단계처럼 혹은 기계를 구성하는 부품들처럼 이런 저런 명분과 논리속에서 형식적 구조를 가지며 당연히 이 구조는 매우 뛰어난 사람의 사상을 반영하고, 많은 경험이 누적되어 만들어 진 결과다. 그러.. 2023. 8. 11.
AI 패러다임 1 : 인공지능 패러다임 서문 이 책은 다른 무엇보다 비교에 대한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문화적 비교를 시도하는 것이랄까. 세상에는 인공지능에 대한 책이 이미 아주 많이 있다. 하지만 그 책들은 아주 중요한 것을 대개 빼놓고 있다. 그것은 비교다. 그 책들은 인공지능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뿐 인공지능을 인공지능이 아닌 다른 것과 비교하지 않는다. 그런데 비교가 없이는 우리는 인공지능이 정말 무엇이고, 뭘 할 수 있는 지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전혀 모르는 세상에 사는 어떤 사람에 대해서 말하면서 그 사람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과 같아서 그래서는 그 사람이 그 세상에서 잘생긴 건지, 부자인건지, 공부를 잘 하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그 사람이 어떤 세상에 있다는 건지를 모르면 이런 판단에 대한 기준이 없.. 2023. 8. 11.
세월호와 잼보리의 꼭닮음 23.8.10 윤석렬 정권을 보내기가 참 힘들다. 무엇보다 무능력과 무공감한 그들을 보고 있자면 화가 자꾸 치밀어 오른다. 나는 아내에게 이건 마치 굳이 자기가 운전하겠다고 운전대를 잡고서는 운전을 안하는 사람을 보는 느낌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차는 절벽으로 뛰어 내리고 있는데 굳이 운전대는 양보하지 않고, 절벽도 보지 않는 것이다. 그들도 잼보리를 망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굳이 그걸 망쳐서 뭐 그리 대단한 이익을 보겠는가. 하지만 그들이 잼보리를 망치는 것을 보고 그 이후에 터져나오는 그들의 대처를 보면 세월호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이전에는 이미 이태원 참사가 있었기는 하지만 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어떤 비극이 생기고 뭔가에 실패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다. 임진왜란때 조선인들이.. 2023. 8. 10.
인공지능은 무엇과 비교되어야 하는가. 23.8.9. 우리는 모든 것을 비교를 통해 파악한다. 외국을 모르는데 한국을 알 수 없고, 짐승을 모르는데 인간을 알 수 없으며, 뜨거운 것을 모르는 데 차가운 것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뭔가를 파악하려고 할 때 그것과 비교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의식적으로 파악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암묵적으로 뭔가를 마음속에 가지고 있게 된다. 그리고 그 비교상대가 잘못되었을 때 우리는 그것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지식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남자의 반대를 여자로 생각할 때와 남자의 반대를 고릴라로 파악할 때 그리고 남자의 반대를 생명이 없는 바위로 생각할 때 우리는 서로 다른 것을 남자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무엇인가를 물을 때 우리는 마음속에 뭘 가지고 있는가? 인공지능은 이런 걸하.. 2023. 8. 9.
옳은 것과 가치있음의 정도 23.7.24 세상에서는 옳은가 그른가를 따지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그것은 당연한 것이고 중요한 일이지만 이런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것이 망각되기도 한다. 이 점 을 보여주는 한가지 이야기는 이렇다. 여기 유리병이 하나 있다. 그 병에 골프공을 가득 집어넣는다. 이제 골프공이 가득 한 병에 우리는 다시 모래를 넣는다. 그러면 가득 차 보이는 유리병에는 다시 모래가 들어간다. 공프공과 모래로 찬 병에 우리는 물을 붓는다. 그러면 가득 차 보였던 병에 다시 물이 들어간다. 이 이야기는 보통 중요한 것을 먼저하라는 교훈을 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생각해 보면 이 이야기의 의미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뭔가가 옳은가 그른가를 따지는데 있어서 우리가 망각하는 첫번째 사실은 우리의 인생을 포함해서 세상의 것들은 유.. 2023. 7. 24.
교권이란 무엇인가? 23.7.21 자살한 선생님, 폭행당한 선생님 문제로 안 그래도 시끄러운 세상이 더욱 시끄럽다. 이 사건들로 부각된 문제는 내가 아는 한 이미 20년 정도 이상 전부터 이야기 되던 것이다. 그것은 피상적으로 보았을 때 권위적이고 체벌도 가할 수 있었던 선생님들의 시대가 끝나면서 생겨났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무슨 짓을 해도 그러려니 했던 과거와는 달리 점차로 선생님의 행동은 규칙으로 묶였고 그에 맞춰서 학생들의 행동은 거칠어 졌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도 선생님이 뭘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체벌의 시대로 역행할 수도 없지만 학생들을 교칙에 의거해서 처벌하는 것도 여러가지 이유들로 인해 회피되어졌다. 그 한가지 이유는 처벌하면 할 수록 학교의 평가가 나빠진다는 것이겠지만 다른 이유는 선생님의 권위를 .. 2023. 7. 21.
뛰어난 대중과 한국 23.7.19 플라톤이 전체주의의 기원이라고 말하는 칼 포퍼가 아니더라도 잘 쌓아올린 건축물을 연상하게 하는 논리적 사고방식은 반드시 옳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다. 예를 들어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에서 환원주의적 태도를 비판하는 화학자 로얼드 호프만이나 '낭만주의의 뿌리'에서 이사야 벌린이 소개하는 낭만주의 철학자들은 모두 이런 태도를 취하고 있다. 과학은 위대한 인류의 결과물이지만 과학과 같은 논리적 구조물로 이데올로기를 만들고 그것을 맹신하는 태도는 전체주의를 만들고, 사이비 과학을 만들어 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계몽주의를 꿈꾸는 사람은 아직도 세상에 많다. 그 사람들은 궁극적으로는 어떤 규칙들에 반영되어지는 잘짜여진 이데올로기를 만들고 그것을 모두가 배우고 익히면 국가같.. 2023. 7. 19.
인공지능과 새로운 인간 23.7.18 엔진이 없으면 차가 달릴 수 없지만 바퀴가 없어도 마찬가지이듯이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서 수많은 것들이 모두 필요하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경제와 사회를 주도하게 만들어 주는 보다 희귀한 자원은 존재해 왔다. 다른 것들은 상대적으로 구하기 더 쉽기 때문에 가장 크게 생산성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는 것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시대마다 달랐는데 예를 들어 직업의 종말을 쓴 테일러 피어슨은 시대별로 그 희귀자원들은 다음과 같았다고 말한다. 오늘날처럼 복잡한 세상에서는 기술이나 서비스를 올바르게 결합하고 대중화시키는 능력이 중요해 졌다. 그리고 그 대중화를 위한 비전을 테일러 피터슨은 창업가 정신이라고 말하고 있다. 토지나 자본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이제까지 경제와 사회를 주도했다면 기술의 대중.. 2023. 7. 18.
피프티 피프티 사태 왜 사람들은 화를 내는가? 23.7.12 최근 피프티 피프티의 소송에 대해서 기사와 유튜브 컨텐츠가 많이 올라 오고 있습니다. 오늘 문득 생각해 보니 저도 그런 컨텐츠들을 계속 보고 있더군요. 저도 화가 난 모양입니다. 그래서 생각해 봤습니다. 나는 왜 피프티 피프티 사태에 화가 나는가? 이유의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소개 했습니다. 저는 그 이유를 좀 더 크게 보면 한국음악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때문인 것같습니다. 사실 경제건 외교건 최근 좋은 소식을 들어 본 적이 정말 적습니다. 물가는 말도 안되게 오르는 일이 많아서 몇년전 가격과 비교하면 40%쯤 오른 것들도 있어 보입니다. 정부는 이게 한국 정부인지 조선 총독부인지 모르게 자기 파악이 안되는 일에 매진하고 있지요. 일본이 방사능수를 배출한다는 데 그걸 변명해.. 2023. 7. 12.
명백한 글쓰기와 장자의 문제 23.7.7 이제껏 글을 쓰면서 자주 부딪히는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글을 명백하게 쓰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어떤 스타일의 글쓰기가 더 좋은지에 대해 조언을 받은 적도 여러번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쉽지 않았던 것은 내 글쓰기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의식때문이다. 내가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성찰을 통해 더 큰 정신적 세계로 나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서 그것을 장자의 문제라고 부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장자를 읽어보면 기본적 문제의식이 이것이라는 점이 분명히 들어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장자에는 도를 이야기하거나 작은 세계에서 큰 세계를 바라보는 이야기를 하는 일이 반복된다. 언어로 다 전할 수 없는 가르침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이야기들은 얼핏 들으면 신비주의적인 것으로 들리고 그렇.. 2023. 7. 7.
관용이란 무엇인가? 23.7.6 관용이란 무엇일까? 그것에 대한 원칙같은게 있을 수 있을까? 정의와 관용은 종종 임의적으로 뒤섞여서는 부패한 사회를 만드는 것같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이나 자신이 봐주고 싶은 사람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매우 관용적이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서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갑자기 무한히 선택적으로 정의감을 드높인다. 그런 사람들도 스스로를 관용적이고 정의로운 사람으로 말할지 모르지만 이건 그냥 부패한 사람들에 지나지 않은 것이 아닐까? 관용은 영어로 톨러런스고 프랑스어로는 똘레랑스다. 한때 프랑스의 똘레랑스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목소리 드높이던 사람이 한국에 있었는데 물론 그 사람이 선의로 그랬을거라는 점은 의심하지 않지만 요즘의 프랑스 뉴스를 보면 그건 그냥 남의 .. 2023. 7. 6.
인공지능은 다른 도구와 뭐가 다른가? 23.7.2 마셜 맥클루언의 책 미디어의 이해는 인간의 확장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그가 말하는 미디어란 도구와 같은 말이며 그는 도구와 인간의 관계가 결코 일방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즉 인간이 도구를 일방적으로 쓰는것이 아니라 도구가 그것을 쓰는 인간의 정신을 바꾼다는 것이다. 인간은 도구를 만들고 도구가 인간을 만든다. 도구가 그걸 사용하는 사람의 정신을 바꾼다고 하면 그것은 한쪽이 한쪽을 쓴다기 보다는 양쪽이 서로 융합되는 관계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래서 도구의 사용은 인간의 확장인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돈을 쓰게 되면 우리는 돈과 융합된다. 우리가 자동차를 쓰게 되면 우리는 자동차와 융합한다. 그리고 그렇게 융합된 우리는 세상과 스스로를 이전과는 다르게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2023. 7. 2.
유시민의 시대정신 그리고 지금의 시대정신 23.6.28 유시민은 최근 매불쇼에 나와서 지금 한국에 시대정신이 없어서 윤석렬같은 대통령이 뽑혔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말을 한 요지는 한마디로 오늘날의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그냥 자기 개인의 욕망에 따라서만 살고 있다는 것이다. 유시민이 말했듯이 사람이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것은 그 자체가 잘못되거나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여서는 안된다. 사회적 공동체의 입장에서 보면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자신의 욕망을 포기해야 우리의 욕망이 채워지는 면이 크며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전체주의 옹호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공공의식이란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것같지만 결국 사회가 잘 돌아가야 자신의 욕망도 채워지는 것이다. 유시민이 하는 말은 사회라는 공동체의 테두리가 무너지면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되는데 그것이.. 2023. 6.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