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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쓰기/고전 읽기43

쉬뢰딩거의 나의 세계관 : 길을 찾아서 (3) 2012.10.24 인식론적인 논의를 통해서 통상의 상식적 세계관도 사실은 추상적인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연후에 쉬뢰딩거는 이 세계의 통일성에 대한 이야기 즉 이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의식만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그가 말하는 것이 어느 정도의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던지 간에 여러가지 의미에서 우리는 비트켄슈타인의 오리라고 알려진 아래의 그림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같은 그림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그림은 토끼 그림으로도 보이고 오리 그림으로도 보입니다. 이 경우 이것이 오리인가 토끼인가 하는 질문에는 물론 정답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과학적이고 환원론적이고 논리적인 분석의 시각과는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고 해서 그것을 반드시 과학의 패배라던가 실패로만 생각하는 것은 오.. 2012. 10. 24.
쉬뢰딩거의 나의 세계관 : 길을 찾아서 (2) 원자적 세계관에서의 탈출 우리가 어떤 종류의 상황에 있는가를 1-3장에서 지적한 후에 쉬뢰딩거는 4장에서 형이상학적 전환을 촉구하기 위해 통상의 세계관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를 지적하는데 그 지적이 종국적으로 도달하는 곳은 통상의 세계관은 분리, 분열되는 세계를 말하는 것에 비하여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지고 뭉쳐진 세계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런 점이 에세이의 마지막에 가서 설명되어지는 윤리적인 측면에 있어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쉬뢰딩거는 말하고 있습니다. 쉬뢰딩거의 지적은 먼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것에서 시작합니다. 우리는 대개 세계를 논하는데 있어서 나를 논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세계에서 나는 분리되어 있습니다. 이 세계가 미국과 한국과 중국과 유럽등 여러 나라.. 2012. 10. 23.
쉬뢰딩거의 나의 세계관 : 길을 찾아서 (1) 2012.10.23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어윈 쉬뢰딩거는 양자역학의 아버지이며 무엇보다 쉬뢰딩거방정식으로 과학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익숙한 사람입니다. 그는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통해 유전자 혁명을 예견하기도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 그가 쓴 나의 세계관 (my view of the world)를 구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아직 한국에 번역판이 없는 책인 것같습니다. 두개의 다른 시기 (1925년과 1960년)에 씌여진 두개의 다른 에세이를 싣고 있는 이 책에서 앞에 나오는 길을 찾아서 (seek for the road) 부분을 얼마간의 해설과 함께 소개해 볼까 합니다. 형이상학적 문제와 서구적 사고의 비판 10개의 작은 글들로 이뤄진 이 에세이의 서두를 장식하는 두개의 글.. 2012. 10. 23.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를 읽고 12.9.21 헤르만 헤세는 1943년에 발표한 유리알유희로 1946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이 책은 1930년부터 집필했다고 하니까 무려 13년간 집필한 헤르만 헤세의 마지막 장편소설이다. 유리알 유희는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21세기보다 몇백년뒤의 필자가 요제프 크네히트라는 유리알 유희의 명인에 대한 전기를 쓰는 형식의 소설인데 요제프 크네히트라는 인물자체가 작가가 글을 쓰던 20세기 초반을 한참 지나 출현하는 인물이므로 미래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미래소설이라고는 해도 비슷한 시대에 발표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1932)나 조지 오월의 1984 (1948)과는 달리 기술적 미래 발전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기계라고는 가끔 라디오와 자동차가 언급되는 것에 그칠뿐이다. 이것은 .. 2012. 9. 21.
플라톤의 프로타고라스를 읽고 2012.9.13 최근 몇일간 틈틈히 플라톤의 프로타고라스를 읽었습니다. 읽게 된 동기는 부분적으로 소크라테스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고 부분적으로는 이 책이 공짜로 다운받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영어본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영어권에는 고금의 고전중에 스마트기기에 받아서 그냥 볼수 있는 책이 많이 있습니다. 일본도 영어권같진 않지만 많이 있더군요. 이런 것은 한국어를 쓰는 사람에게는 매우 부러운 것이죠. 개선이 있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프로타고라스 번역본은 여러개가 있으므로 꼭 영어로 읽으실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을 흥미롭게 하는 것은 이것이 저 소크라테스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책이라는 점이며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서 많은 현대인에게 생각해 볼거리를 준다는 점입니다. 이 책의 흥미를 .. 2012. 9. 13.
장자를 읽고 2012.6.9 노자나 바가바드기타에 대한 소개글을 쓸때도 말했지만 이런 종류의 책을 읽고 소감문을 쓰는 것은 마치 시같은 문학작품을 읽고 그것의 줄거리를 소개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주저가 되는 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주 읽고 좋아하면서도 정작 소개의 글을 쓰게 되지는 않게 된다. 따라서 장자의 소개를 읽고 장자를 읽은 것과 혼돈을 일으켜서는 안되겠다. 장자의 소개를 읽은 사람은 장자의 소개를 읽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소개의 글을 쓰는 것에는 적어도 두가지의 의미가 있는것같다. 하나는 장자가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것이다. 오늘날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서양교육을 받고 있으며 지식을 채우는 것에 열중한다. 그래서 그 해독으로서 장자나 노자를 읽고 이해하는 것은 더더욱 필요한 일이 되지 않았나.. 2012. 6. 9.
칼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1 을 읽고 2012.5.16 과학철학자로 알려진 칼포퍼의 책 열린사회와 그 적들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민음사에서 1권만 2006년에 각주와 함께 새로 출간하고 2권이 새로 출간되지 않은 이유로 2권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2권은 다른 역자가 출판한 옛날 책을 읽어야 할것같습니다. 여기 그 책에 대한 소감을 정리해 봅니다. 이 책은 왜 씌여졌고 무엇에 대한 것인가 이 책은 20세기 중반에 씌여진 것으로 서구사람들을 독자로 생각하고 쓴 전체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기본적 주제는 무엇이 열린사회를 닫힌사회로 역행시키려고 하는가입니다. 그 답을 어떤 심성나쁜 사람들이 있어서라던가 전체주의, 독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라고 답하는 거라면 책을 쓸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왜 우.. 2012. 5. 16.
어윈 쉬뢰딩거의 정신과 물질을 읽고 정신과 물질을 읽고 쉬뢰딩거의 더 유명한 책 생명이란 무엇인가와 함께 출판된 정신과 물질이라는 책을 최근에 다시 읽었다. 사실 두 책은 한 책으로 묶여져 나와 번역되었으나 독후감은 각자 쓰기로 한다. 나는 이 책을 몇 년 전에 읽은 바있다. 그러나 이번에 읽으면서 매우 큰 흥미를 느꼈으며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책보다 이 책이 더욱 의미있고 중요한 책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중심적 질문 이 책은 하나의 질문에 답하기 위한 쉬뢰딩거의 지적인 탐구라고 할 수 있다. 그 질문은 이 세계는 통상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객관적 세계가 아닌데 그럼 그 세계는 어떤 곳인가 하는 것이다. 이 질문은 매우 근본적인 것이라서 많은 근원적 질문이 그러하듯 사실 질문에 대한 답보다도 이 질문 자체를 왜 해야 하는가, .. 2012. 4. 30.
어윈 쉬뤼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쉬뢰딩거는 양자역학의 파동방정식으로 물리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물리학자였습니다. 그가 쓴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은 DNA의 이중나선구조가 알려지기 전에 씌여진 것으로 고전의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는 책입니다. 나는 최근에 이 책을 다시 읽었기에 그 책소개를 .. 2012. 4. 26.
화이트헤드의 교육의 목적을 읽고 화이트헤드는 하버드대학의 철학교수이자 저명한 수학자로 버틀런트 러셀과 함께 수학의 원리를 저술하기도 했다. 이 책의 처음에는 화이트헤드 사후에 그에 대해 전미국대법관이었던 펠릭스 프랭크 피터가 쓴 소개글이 있는데 그는 화이트헤드를 그가 알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대학교육에, 특히 하버드대학의 교육에 가장 깊은 영향을 준 인물로 기억한다고 말하고 있다. 화이트 헤드는 과정철학으로 20세기에 가장 저명한 철학자중의 하나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 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 화이트헤드가 이 강연들을 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거의 90년에서 백년전쯤의 일로 그 내용을 보면 주로 미국에 대해서다. 그렇다고 할 때 우리는 먼저 이렇게 낡은 옛날의 이야기를, 그것도 남의 나라의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 2012. 4. 5.
존 듀이의 철학의 재구성을 읽고 일전에 나는 듀이가 쓴 교육에 대한 논문하나를 읽어본 적이 있다. 그 깊이 공감이 가는 그 논문은 듀이의 통찰력있는 지적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나는 이번에는 그가쓴 철학의 재구성을 읽게 되었다. 존듀이는 프래그머티즘을 대표하는 철학자이다. 그는 1919년 일본을 방문해 연설을 하면서 철학을 다시말해 우리가 가지는 사고방식의 전적인 재구성을 요청하는 연설을 한다. 이것이 책으로 나온것이 2010년에 이유선에 의해 번역된 철학의 재구성이다. 여기에는 책이 출간된 지 25년후에 씌여진 듀이의 긴 서문도 붙어 있다. 듀이가 철학의 재구성에서 핵심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은 절대적 진리 혹은 객관적 진리를 추구하던 과거의 철학 내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듀이는 베이컨 이래 우리는 권위주의적이고 복잡한 .. 2011. 11. 29.
노자를 읽고 : 합치는 힘의 소중함 바가바드기타에 대해 어제 썼는데 이번에는 노자에 대해 말해보도록 하자. 물론 바가바드기타처럼 그 내용을 전부 말한다기보다는 노자에 대해 한자락의 말을 해서 노자에 대한 감상을 한줄기 남기는 정도가 될것이다. 나는 노자를 상당히 여러번 읽었다. 노자를 좋아해서 노자의 번역본을 여러권가지고 있기도 하다. 도를 도라고 하면 도가 아니다로 시작하는 노장 1장에서 노자 81장까지를 틈틈이 여러번 읽었던 나는 이 글을 쓰기 전에 잠시 생각을 해봤다. 내가 노자에 대해서 한마디만 하자면 그것은 무엇에 대한 것일까. 그것은 노자는 합치는 것에 대한 것이라는 것이다. 과학을 포함한 서구의 환원주의 지식이 잘 보여주듯이 모든 지식은 그 본질이 나누고 분류하는 것에 있다. 실제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곳에서도 구체적으로 뭘하는.. 2011. 11. 9.
바가바드 기타를 읽고 책들중에는 독후감을 적는게 부적절한 형식으로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노자를 읽고'라던가 '성경을 읽고'같은 독후감 제목처럼 '바가바드기타를 읽고'라는 제목의 글은 아무래도 어색하다. 그러나 그래도 이런 독후감을 적을 가치는 있다고 생각하여 수년전부터 읽어온 바가바트기타에 대해 여기 몇 자를 적어본다. 바가바드기타는 힌두교의 성전으로 본래는 이 세상에서 가장 긴 서사시라는 마하바라타는 시의 일부다. 마하바라타는 인도의 고대왕국에서 벌어지는 왕자들의 모험을 그리고 있으며 바가바드기타는 그 내용 중에서도 하나의 전쟁이 시작하기 직전에 벌어지는 대화부분을 말한다. 바가바드기타는 아르주나가 전쟁을 하기 싫다고 말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는 이기려면 자신의 스승과 친인척을 죽여야 하는데 죽기도 싫지만 죽이기도 싫.. 2011. 11. 9.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 2011.10.31 부분과 전체는 양자역학의 아버지들 중의 하나인 하이젠베르크의 회고록내지 자서전의 형태를 지닌 책이다. 이 책은 김용옥교수의 형인 김용준교수가 번역한 책으로 서울대의 권장도서가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나 자신에게 매우 깊은 감명을 준 책이기도 해서 많은 사람에게 나는 이 책을 권하곤 했다. 이 때문에 나는 내가 대학에 들어가던 무렵에는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하이젠베르크를 말하곤 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러나 이 책은 매우 좋은 책이면서도 매우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책중의 하나다. 그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로 이 책에 나오는 지식이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하이젠베르크가 양자역학의 아버지인 관계로 양자역학적인 사실들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물리학적인 배경.. 2011. 10. 31.
프리고진의 혼돈으로부터의 질서를 읽고 이번 휴가기간동안에는 일리야 프리고진의 혼돈으로부터의 질서를 읽었습니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프리고진은 복잡계, 비평형계의 연구로 유명하며 일찌기 많은 사람에게 지적인 충격을 주었다고 말해지는 이 혼돈으로부터의 질서를 30년쯤 전에 집필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말.. 2011. 8. 3.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읽고 2011.7.14 머릿말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는 1962년에 초판이 나왔으며 이 책에서 논의한 패러다임이라는 말은 이제 왠만하면 안들어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말이 되었다.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시점은 그만큼 세상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과학혁명의 구조를 지금 다시 읽어보면 사람에 따라서는 -내가 이번에 그렇게 느꼈듯이- 상당히 같은 말을 반복하는 듯이 느껴질 것인데 이는 출간당시의 시각으로는 이러한 점들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고 이제 우리는 그러한 시점이 받아들여진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말하자면 이 책이 씌여졌을때는 과학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른 패러다임이 지배하던 시대였다고 하면 이 책때문만은 아니라고 해도 오늘날의 우리는 이 책에서 말하는 과학에 대한 .. 2011.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