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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 에세이들/철학하는 기계16

인공지능과 자기가 살고 싶은 나라 20.8.21 주식투자에서 자주 발견되는 일입니다만 우리는 아주 쉽게 뭔가에 규칙이 있다고 믿습니다. 금요일에 주가가 몇번 떨어지면 그걸 규칙으로 알고 오전장과 오후장에 특색이 보이면 그게 규칙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동산이 계속 올랐던 세대에 태어난 사람은 부동산 불패를 규칙으로 압니다. 주먹을 써서 문제를 해결해 온 사람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역시 주먹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종종 믿는 규칙은 또 있습니다. 그것은 더 큰 것이 더 좋다라는 규칙입니다. 그러니까 회사는 더 큰 회사가 좋고 나라도 더 큰 나라가 좋다는 거죠. 가문도 더 큰 가문이 좋다는 겁니다. 이에는 설명도 따라 붙습니다. 이른바 규모의 경제라고 불리는 이 설명은 어떤 집단의 크기가 어떤 임계점 미만이면 그 집단의 능력은 제한을 받는다.. 2020. 8. 21.
문명의 붕괴와 부족의 시대 그리고 한국 20.8.11 1988년에는 두 권의 책이 출판 되었다. 한권은 조지프 테인터가 쓴 문명의 붕괴다. 조지프 테이터는 문명의 복잡성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그것의 비용은 점점 증가해서 투자대비 효율이 안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만약 주변에 경쟁이 되는 다른 체제가 있다면 갑작스런 붕괴는 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없다면 누적된 모순은 복잡성의 갑작스런 감소인 붕괴를 만들게 된다. 즉 문명과 제국이 짧은 시간안에 사라지는 것이다. 또다른 책 한권은 미셀 마페졸리가 쓴 부족의 시대다. 포스트 모던 사회에서 개인주의의 쇠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은 사람들이 점차로 중앙적 보편적 질서에서 떨어져 나와서 작은 집단으로 뭉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다.. 2020. 8. 11.
합리적 사이보그 1의 모험 우리가 하나의 세계 혹은 하나의 게임안에 있다고 하자. 공평한 게임이라면 우리는 그 게임의 규칙을 그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제공받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인생은 언제나 공평하지는 않다. 그래서 우리가 그 게임의 규칙을 모르며 오직 관찰과 경험을 통해 그 게임의 규칙을 찾아내야 한다고 하자. 예를 들어 우리가 외계인인데 농구를 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공이 링을 통과하면 점수가 증가한다던가, 공을 들고 뛰어서는 안된다던가 하는 규칙을 미리 알고 있지 못하더라도 관찰을 통해 그걸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은 그다지 드물지 않다. 예를 들어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은 대개 새로운 집단에 합류했을 때 모든 규칙을 다 설명듣지 못한다. 사실 대부분의 규칙들은 상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따로 설명이 .. 2020. 8. 4.
방황하는 사이보그 1들에게 시간은 이미 현대과학이 발전하던 17세기부터 빠르게 흐르기 시작했다. 수학에 기반해서 더 많은 데이터를 압축할 수 있었던 사이보그 1은 이미 불완전하게 나마 문자에 기반한 사이보그 1을 능가해서 데이터에 기반한 사이보그 2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분명해 진 것은 물론 컴퓨터가 발명된 20세기다. 돌아보면 20세기는 전자제품의 시대였다. 사람들은 라디오에서 텔레비전으로 냉장고며 전자렌지 같은 각종 전자제품을 구경하면서 한세기를 보냈다. 그리고 많은 것들이 자동화되고 더 빠르게 정보를 주고 받는 20세기에는 차츰 문자의 시대, 지식의 시대가 끝장나는 추세를 보여주었다. 지식은 그저 지식으로 홀로 존재하기에는 그 양이 너무 많아졌다. 전문화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지식이 늘어날 수록 연결은 더 중요해.. 2020. 8. 3.
철학하는 기계 : 11. 에필로그, 사이보그 2의 행방 문자에 기반한 인간, 사이보그 1과 데이터에 기반한 인간인 사이보그 2는 우리시대에 필연적으로 부딪히게 된다. 그리고 승리는 결단코 사이보그 2다. 사이보그 1이 문자 시대 이전의 수렵채집인에게 이겼듯이 사이보그 2는 사이보그 1을 원시인으로 만들며 승리할 것이고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재정의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표면적으로 이 차이를 무슨 산업발전이 늦었다던가, 어떤 기술개발이 늦었다던가 하는 식으로 판단하기 쉬울 것이다.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집단지능의 차이 혹은 합리성의 차이다. 사이보그 1의 합리성과 사이보그 2의 합리성은 서로 다르다. 그래서 그 차이가 벌어지면 이단이나 윤리 싸움이 벌어지게 된다. 그리고 사이보그 1의 집단적 판단은 스스.. 2020. 7. 27.
철학하는 기계 : 10. 인간과 기계의 공존 (끝) 지금 펼쳐지고 있는 시대는 어떤 시대인가? 우리는 그 시대에 어떤 재능이 필요하고 어떤 위험을 조심해야 할까? 나는 이제까지 생각을 정리하면서 두가지 지침을 따랐다. 첫째로 우리는 이것을 주로 사이보그 1의 경우를 통해 추측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류의 역사에서 문자란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인간은 문자와 어떻게 공존하고 있는가? 이같은 질문을 사이보그 1에게 던져보고 다시 이것이 미래에 대해 말해주는 것을 찾는 것이다. 두번째로 나는 이 문제의 외적인 면보다 내적인 면에 보다 집중하려고 했다. 물론 기술이나 학문의 발달, 사회의 외적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피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기술적이고 외적인 면에 대한 이야기들은 해마다 새로운 책이 나오고 있다. 문.. 2020. 7. 20.
철학하는 기계 : 9. MCMC 민주주의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란 곧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오늘날의 현실을 생각하면 상당히 부족해 보이는 이 주장에서도 우리는 몇가지 사실을 배울 수 있다. 민주주의란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판단의 방법에 대한 것이다. 그것이 다수결이건 아니건 민주주의라고 하면 우리가 먼저 떠올리는 것은 결정과 판단의 방법이다. 그러니까 민주주의를 다수결로 이해하는 것은 다수가 지지한 방식을 선택하는 것을 합리적 결정의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민주주의는 이제까지 우리가 말해 온 슈퍼지능 즉 망의 시대에 합리적 판단을 하는 시스템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민주주의의 역사는 길다. 우리는 민주주의라고하면 대개 2천5백년전의 고대 그리스 아테네를 떠올린다. 문자의 사용이 보편화되는 시기 즉 사이보그 1.. 2020. 7. 19.
철학하는 기계 : 8. 누군가는 답을 알거라는 착각 우리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때로는 바로 이 생각때문에 우리는 합리적일 수가 없어진다. 우리가 무심코 가정하고 이제까지 배워온 합리적인 방식이라는 것이 사실은 편향적일 수 있으며 이럴 때 합리적이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은 비합리적인 관행을 고집하는 것에 지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보여주는 논쟁중의 하나가 바로 확률분야에 있어서 빈도주의자와 베이지언간의 논쟁이었다. 빈도주의 확률과 베이지안 확률의 차이를 고민하는 것은 단순한 수학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 정책의 문제이고 삶의 방식의 문제이며 세상을 보는 일반적 관점의 문제다. 이것은 현대 사회가 문제를 가지는 주요한 원인과 이어져 있다. 인공지능이나 확률분석분야의 발달이 필연적인 이유도 이것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가의 예산.. 2020. 7. 16.
철학하는 기계 : 7. 자아의 공중부양과 사이보그 2 누군가 여러분에게 당신은 누구입니까 라던가 당신은 어디에 계십니까하고 묻는다고 하자. 그렇다면 아마도 여러분은 스스로가 그 질문의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은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언어적인 혼란이 있다. 사이보그 1이란게 자연체 인간과 문자의 결합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가? 문자는 언어를 기록한다. 그러니까 정체성의 혼란은 사이보그 1의 세계에서도 있게 된다. 그리고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이 질문들에 답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워 질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자아를 여러가지 방식으로 그리고 여러가지 이유로 나누고 변형시킨다. 그렇게 하는 한가지 예는 직업에서 발견할 수 있다. 내가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진한 스킨쉽을 가졌다. 그렇다면 이것은 불륜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 2020. 7. 15.
철학하는 기계 : 6. 빈도주의자의 뇌는 베이지안인가. 빈도주의자의 뇌는 베이지안인가? 빈도주의자의 확률과는 다르다는 베이지안의 확률이란 무엇일까? 베이즈 이론에 베이즈라는 이름을 준 토마스 베이즈는 1702년에 영국에서 태어난 목사이자 아마추어 수학자였다. 그는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는데 이때 수학도 같이 공부했던 것같다. 그 시절에는 수학이나 물리학같은 학문도 신학적인 동기로 행해지는 일이 많았고 그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가 40세가 되었을 때는 아일랜드 출신의 성공회 주교이던 조지 버클리가 이성의 힘으로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유사상가들을 비판하는 논문을 발표하는 일이 있었다. 이 자유사상가들에는 뉴튼도 포함되어져 있었는데 베이즈는 이 버클리의 논문에 반대하여 뉴튼의 계산법을 옹호하는 글을 발표한다. 이 일이.. 2020. 7. 13.
철학하는 기계 : 5. 얼간이의 뇌는 뭐가 문제인가? 얼간이의 뇌는 뭐가 문제인가. 이쯤에서 한가지 원천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도대체 인간의 뇌는 애초에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이에 대한 힌트는 뇌가 있는 생명과 뇌가 없는 생명을 비교하면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은 뇌가 있고 들국화는 뇌가 없다. 참새는 뇌가 있지만 소나무는 뇌가 없다. 오직 움직이는 동물만 뇌가 발달했다. 뇌의 존재 유무에 대한 아주 재미있고 극적인 예도 있다. 신경과학자 아돌프 리나스가 그의 책 꿈꾸는 기계의 진화라는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멍게가 그렇다. 멍게는 헤엄치는 상태일 때는 뇌와 유사한 신경조직을 가지지만 일단 어딘가에 붙어서 움직이지 않는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 스스로의 뇌를 먹어치워버린다. 그러니까 움직일 때는 뇌가 있던 멍게가 움직이지 않게 되면 뇌가 없어지는 것이.. 2020. 7. 13.
철학하는 기계 : 4. 철학의 순간. 철학하는 기계 : 4. 철학의 순간. 인간은 사이보그다. 즉 현대인이 인간이라고 말하는 존재는 자연속의 인간과 주로 문자에 기반한 이성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인공 눈을 달고 기계 팔을 단 인간이 사이보그이듯이 기록의 기술 즉 문자에 기반한 이성이 주입된 인간은 자연 그대로의 인간이 아니다. 여기서는 편의상 이것을 사이보그 1이라고 하자. 사이보그 1은 자연체 인간보다 훨씬 우수했다. 문자는 자연체 인간이 가질 수 있었던 정신세계를 훨씬 더 확장했다. 우리는 단순히 눈으로만 세계를 보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기록을 통해 지식을 통해 시공간적으로 그리고 관념적으로 훨씬 더 멀리 그리고 훨씬 더 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역사가 창조되었고, 과학기술이 발전했으며, 문화적으로 인간은 풍요로워졌다.. 2020. 7. 12.
철학하는 기계 : 3. 인간이라는 사이보그 인간이라는 사이보그 이제까지의 이야기를 돌아보면 우리는 그 안에서 인간의 유한성이 점점 부각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간문명이 고도화됨에 따라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복잡해지며 다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졌지만 그 안의 인간은 여전히 유전적으로 1만년 아니 40만년전의 사람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우리는 도시속의 원시인이나 비행기 조종석에 앉은 원숭이가 되어가고 있다. 인간은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는가? 좀 더 형식을 갖춰 말해보자면 인간은 유효한 판단과 인식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그렇다고 믿는 것이 철학의 기본 전제이고 현대문명의 기본 전제다. 그게 아니라면 애초에 믿을 수 없는 생각이나 판단을 하지 말고 신의 계시나 기다리며 사는 수 밖에 없다. 투표를 통해 뭔가를 결정한다는 .. 2020. 7. 9.
철학하는 기계 : 2. 도시속의 원시인 오늘날 사람들은 어리석은 일들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앞장의 문맥에서 이야기하면 인간은 지식을 다룰 수 있을 뿐인데 현대 사회가 데이터의 분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인간은 점점 더 인공지능같은 기계의 도움없이는 합리적이고 일관성있게 행동하는 것이 불가능해 져가고 있다. 그것은 현대인들로 하여금 종종 스스로를 도시속에 떨어진 원시인처럼 느끼게 만든다. 우선 데이터 분석의 문제가 과학이 성숙함에 따라 어떻게 자연스럽게 더 중요해지는지를 보여주는 한가지 사례를 고려해 보자. 2002년 경의 일이다. 나는 당시 뉴욕대학교에서 원숭이를 가지고 실험하는 로버트 샤플리 교수와 함께 시각신경에 대한 이론적 모델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다. 물리학을 전공한 내가 원숭이를 가지고 실험하는 학자에게 필요한 이유.. 2020. 7. 8.
철학하는 기계 : 1. 데이터와 지식의 차이 이야기를 한가지 질문에서 시작해 보자. 데이터와 지식의 차이는 뭘까? 우리는 이걸 구분해야 할까? 어떤 의미에서는 데이터는 지식이고 지식은 데이터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데이터와 지식은 다른 의미가 있고 그것도 꽤 중요한 다른 의미가 있다. 지식은 어디까지나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사고다. 다시말해서 인간이 보고 쓰고 말할 수 있는 것을 주로 지식이라고 한다. 통계 데이터가 산처럼 쌓여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지식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 데이터를 인간이 이해하고 말하려면 분석의 단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얻어지는 지식이란 본래의 데이터안에 이미 들어 있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데이터 그 자체를 지식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이렇다고 할 때 우리는 지식은 가공품이고 데이터를 원재료라고 부르고 싶.. 2020. 7. 8.
철학하는 기계 : 0. 프롤로그 프롤로그 일전에는 통섭같은 말이 유행하더니 요즘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4차산업혁명같은 말들이 세상에서 자주 이야기된다. 그래서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더라, 더 늦으면 큰일이라더라 또는 곧 없어지는 직업이 참 많다더라하는 뉴스나 강연이 세상에 가득한 것같다. 물론 이런 뉴스들은 기본적으로는 세상의 새로운 변화를 알리고자 하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뉴스들에서는 충분히 강조되지 못하거나 완전히 망각되어지기도 하는 아주 소중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만 하는 경우가 많은 것같다. 일이 이렇게 되는 한가지 이유는 세상에 존재하는 인문학계와 과학기술계간의 간극때문이다. 과학기술계나 산업계의 사람들은 주로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 내는 미래의 외양적인 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즉 .. 2020.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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