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제별 글모음/과학자의 시선84

뇌의 문제, 인생의 문제 14.1.30 뇌와 인생이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모두 사람에 대한 것이라는 점에서 아주 당연하게 들릴 수도 있고 뇌과학과 인생론이 어떻게 같이 논의될 수 있냐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둘에는 분명히 공통되는 중요한 한가지 문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테두리의 문제다. 인생의 문제를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근원은 테두리다. 우리는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찾지만 그런 것은 어떤 기초와 문맥 위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부산에 가기로 했을 때 차로 가는 것이 좋은가 비행기가 좋은가, 중간에 천천히 구경하면서 가는게 좋은가 빨리 가는게 좋은가 같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기 위한 전제는 바로 우리가 서울에서 부산으로 간.. 2014. 1. 30.
화장실없는 집, 뇌없는 인간 그리고 나없는 사회 14.1.24 우리는 여러가지 이유로 핵심적인 것을 찾고 핵심적인 것을 보존하려는 일을 한다. 그 이유중의 하나는 효율성일 것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싶으면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핵심적인 것만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대학이나 취업률이 좋지않은 과를 없앤다던가 회사에서 재정에 도움이 안되는 부서를 잘라버릴 때 우리가 하려고 하는 것이 이런 최적화이다. 이런 핵심찾기의 과정은 찬찬히 생각해 보면 우리 주변의 모든 곳에서 일어난다. 칼을 든 강도가 나타나서 당신에게 묻는다고 하자. 네 지갑을 나에게 줄테냐 아니면 네 손을 잘라서 나에게 줄테냐. 손을 잘라내는 고통이 두렵기도 하겠지만 설사 고통없이 손을 잘라낸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대개 지갑보다는 손이 더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왜 그런가. 손이 .. 2014. 1. 24.
과학자의 즐거움 14.1.8 여러가지 다른 직업들과 다른 체험들은 서로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온 세상사람들이 바나나가 딸기보다 맛있다고 말한다고 해도 바나나를 먹은 체험이 딸기를 먹은 체험을 대체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반적으로 과학자가 된다던가 화가가 된다던가 농부가 된다던가 우편배달부가 된다는 체험을 서로 비교하고 우위를 말할 수는 없다. 사실 나는 다른 것들도 가능하다면 해보고 싶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과학자라는 길을 택해서 이제까지 그럭저럭 살아왔던 것에 대해 특히 나의 2-30대를 과학공부와 연구로 보냈던 것에 대해 나는 매우 행운이라고 느낀다. 그것에는 여러가지 다른 자질구레한 의미도 있지만 그런 것들을 모두 떼어내고 가장 핵심적인 것만을 말해보자면 연구를 했던 경험때문이다. 즉 과학.. 2014. 1. 8.
소거법의 논리와 확률의 논리 13.12.24 이 세상에는 그 원인과 결과가 분명한 것은 거의 없다. 물리학 방정식풀듯이 지금의 상황이 이러저러하면 결정론적으로 반드시 미래가 이렇게 된다는 이야기는 이상적인 상황을 묘사하는 근사일뿐 실제로는 가능한 모든 변수를 다 알지도 못하고 그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도 다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상황에서 백번 같은 일이 생겨도 다음번에도 반드시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 그렇기에 세상에는 혁명적 변화가 이따금 있어온 것이다. 이 세상은 본질적으로 확률적으로 봐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확률적 사고는 우리의 사회적 정치적 책임을 논할 때 중대한 의미가 있다. 우리의 관점이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대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논리적 과학적 사고, 확률적 사고 탐정 소설같.. 2013. 12. 24.
형식과 내용 13.11.12 예술에 있어서의 형식과 내용 예술은 여러가지 제약과 형식을 가지고 있다. 큰 제약을 말하자면 음악은 소리를 통해서 표현을 해야 하고 그림은 2차원적인 시각패턴을 통해서 조각은 3차원적인 물체의 모양을 통해서 작가가 원하는 것을 표현해야 한다. 문학의 경우에는 그것이 대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언어로 이뤄져 있다는 것, 더 구체적으로는 한국어나 중국어나 영어로 되어 있다는 것이 제약과 형식이 된다. 물론 이런 형식은 더 자세히 들어가면 더 많이 존재한다. 회화도 유화냐 수채화냐가 있는가 하면 여러가지 유파의 사람들이 스스로 어떤 형식을 정해서 그림을 그린다. 시에는 운율이 있는 시가 있다. 제약과 형식에 대해서 말하자면 우리는 보통 그것을 한계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예술의 핵심은 .. 2013. 11. 12.
과학발전, 틈새시장 그리고 대기업 13.7.29 어제는 한국에서 한 친척과 현정부가 선전하는 과학발전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누구도 어떤 방법이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고 사막에서 우물을 파도 물이 나올 수는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친척분의 입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그 친숙한 단어들에 대해 저는 틈새시장이라는 측면에서 왜 그런 방법이 문제가 있는가라는 것을 설명했습니다. 여기 그 생각을 다시 기록해 봅니다. 한국인들은 한국이 잘되기 바라고 과학의 시대에 한국 과학이 발전하기 바라며 우리도 노벨상 수상급의 과학자가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현실이 그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실망하기도 하죠. 그렇다고 해서 한국과학이 아주 형편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비교대상이 전세계 1등이라서 그래보일 뿐입니다. 왜 노벨상이.. 2013. 7. 29.
인간처럼 생각하는 기계 13.7.11 우리는 인간처럼 행동하고 생각하는 로보트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은 어떤 사람에게는 꿈같은 일로 생각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공포로 생각되며 어떤 사람에게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철학적인 주제가 되기도 한다. 기계와 생명의 차이. 우리는 인간이상으로 빠르게 계산을 수행하는 컴퓨터를 이미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 대부분은 우리가 아직 인간같은 기계를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상식을 가지고 인간을 이해해주는 기계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한가지 방법은 기계와 생명의 본질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기계와 생명은 그 본질에서 한가지 차이를 가지고 있다. 기계는 정해진 규칙을 수행한다. 물론 학습하는 기계가 있지만 그 학습이 어떤 한.. 2013. 7. 11.
확률 논쟁과 현대 사회 13.6.21 확률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을 괴롭힌 주제로 기억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본적으로는 간단한 것으로 생각되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사위가 있는데 던져서 1이 나올 확률은 얼마인가 같은 질문에 대해 그 답이 6분의 1이다라는 것정도는 누구나 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확률이 무엇인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프리퀀티스트와 베이지언의 논쟁이 있다. 양자역학이나 괴델정리같은 것이 우리를 겁먹게 하거나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일이 있는데 이 확률에 대한 논쟁도 그런 것중의 하나다. 통계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솔직히 말하면 나는 오랜간 도대체 이 논쟁이 뭔지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통계를 전공하는 학생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는 척하면서 대답하던 그 학생들도 .. 2013. 6. 21.
왜냐고 묻는 것과 좋은 과학자, 좋은 사람 2013.6.16 나는 어린 과학도가 있다면 왜냐고 묻는 것을 멈추지 말 것을 그리고 당신이 스스로 어떤 벽속에 갖히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오직 그렇게 했을 때만이 좋은 과학자가 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좋은 과학자가 되는 것을 넘어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도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왜라고 묻는 것을 멈추지 말라는 조언은 나도 어릴 적부터 어딘가에서 몇 번은 들었을 만한 조언이지만 나는 어려서 그 뜻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더 많은 것을 알기 위해 노력하고, 매사에 호기심을 가지는 것을 멈추지 말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구나 하는 정도로 이해하고 말았다. 어떤 의미로 열심히 공부해라 뭐 이런 식으로 이해한 것이다. 그런 식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 2013. 6. 16.
대류세포와 우리 13.5.29 물을 끓이면 뜨거운 물은 위로 올라오고 차가운 물은 내려가는 대류현상을 보게 된다. 그런데 적당한 온도를 지키면 그것들이 각각 덩어리가 되는 구조가 만들어 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소위 대류세포라고 하는 것이다. 이 대류세포는 자기 조직화 과정의 예로 알려져 있으며 물을 끓일 때가 아니라 지각에서도 태양표면에서도 대기의 움직임을 볼 때도 관찰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대류세포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이것이 경제라던가 지방자치라던가 부동산 붐같은 것과 어떤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생명을 생각해 보자. 지구에 생명이 존재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태양이다. 태양으로부터의 에너지 공급이 없었다면 지구위에 밤낮이 생기지 않고 지구위에서 에너지의 흐름이.. 2013. 5. 29.
선풍기 바람은 왜 시원할까. 12.11.3 더운 여름이 지났다. 에어콘이나 선풍기 신세를 진 사람이 많을것이다. 그런데 선풍기 바람은 왜 시원한 것일까. 여러가지 답을 내놓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차가운 공기를 몸에 쐬니까 시원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고 기화열 때문에 몸의 표면에 있는 물이 날라가면서 열을 빼앗아 간다고 답하는 사람도 있을 지 모른다. 여러가지 틀리고 맞는 설명이 여러 차원에서 가능하지만 사실 고전물리학적인 입장에서 말하자면 많은 것은 원자의 운동차원에서 설명되어져야 한다.즉 온도나 열같은 개념은 다시 원자의 운동으로 설명할 수 있고 그렇게 할 때 보다 명확해 진다. 뜨겁다는 것은 원자차원에서말하면 결국 원자들이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공기는 산소나 질소 같은 여러 분자들로.. 2012. 11. 3.
과학이란 열심히 하는 것일까. 2012.10.19 과학이란 무엇인가 같은 질문은 너무 무겁고 커서 쉽게 던지고 답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어떤 한 측면에 대해서만은 이야기 해둘 수 있는 것같다. 그것은 과학이란 창조적인 작업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이런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 않냐고 말할 것이다. 과학이란 창조하는 행위인거 누가 모르나 같은 이야기말이다. 그러나 현실을 가만히 보면서 과학자로 일 해온 나의 인상을 말하자면 이 문구를 외우고 있으되 이 문구의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다. 이 문구의 의미를 다르게 표현하자면 과학자란 소설가나 화가나 음악가 같은 예술가라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이란 집단 창작보다는 개인의 창작이 주가 되는 예술분야와는 달리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하나의.. 2012. 10. 19.
음악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는가. 12.9.2 최근에 EBS에서 음악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는가라는 다큐를 방송했습니다. 총3부로 이뤄진 이 다큐는 비록 그 제목이 말해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명쾌히 전해주는 다큐라고는 할수 없지만 음악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주는 유쾌하고 유익한 다큐였습니다. 당연하게도 저는 그래 정말 왜 우리는 음악을 좋아할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다큐를 봤는데요. 다큐3부에서는 각종 음악가들이, 그러니까 작곡가나 가수나 연주가들이 이 질문을 받지만 대개 대놓고 나는 모른다고 하거나 정확히 어떤 답을 말하지 못하는 분들이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이렇게 답하는것이 당연한 질문이겠지요. 근본적으로는 당신은 왜 김치를 좋아합니까 같은 취향에 대한 질문이된다고 생각합니다. 취향에 대한 확실한 논리적 이유를 말하는 것은.. 2012. 9. 2.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과학 2012.8.30 우리는 오늘날 하나의 시기가 가지는 그 정점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과학 기술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세계가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것에 대해 무한한 불안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예측은 종종 완전한 천국이 눈앞에 있다는 낙관론과 지옥이 코앞에 있다는 비관론으로 갈라져서 극단으로 치닫기 일쑤다. 우리가 가진 정신적 문명에는 근원적 문제가 있을까?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되어 질 수 있을까? 우리에게는 어떤 문제가 있는가 오늘날 우리가 가진 세계관이 어떤 문제를 가졌는가를 생각하기 위해 두가지 이야기를 생각해 보자. 1. 우리가 친구로 알고 있던 '사람'이 있다. 그런데 어느날 우연한 사고로 그의 머리가 갈라지는 일이 생겼.. 2012. 8. 30.
우리는 왜 달에 가지 못할까. 2012.6.1 아폴로계획에 들어간 돈은 미의회에 보고된 액수가 250억불에 달하는데 이것은 반세기 이전의 일이므로 지금돈으로는 1200억불이 된다느니 2천억불쯤 된다느니 하는 추정치가 나돈다. 한국돈으로 따지면 130조 2백조 운운하는 돈이 된다. 이 숫자를 본 분들은 글을 시작하자마자 답이 나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달에 갈수 없는 이유는 결국 돈이 없어서다. 그런데 왜 이렇게 돈이 많이 들까. 그게 자연스런 다음질문이 아닐까.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하지만 나는 그 근원적인 이유는 결국 에너지 혹은 엔진의 문제가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돌려서 비행기의 역사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이미 5백년전의 인물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의해 하늘을 나는 기계들에 대한 스케치가 그려진바 있지만.. 2012. 6. 1.
과학의 재구성 2012.5.18 철학자 존듀이와 물리학자 슈뢰딩거는 각각 그들의 책 철학의 재구성과 마음과 물질이라는 책에서 현재의 과학은 불충분한 것이며 그것은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존듀이나 슈뢰딩거가 지적하는 것은 모두 이 세계의 객관적 존재라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즉 객관성이라는 것이 과학의 근원적 문제인데 이 객관성이라는 것이 과학이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므로 이것을 극복할수 있어야 진정 혁명적인 과학이 완성된다는 것입니다. 존듀이의 경우는 인식의 되먹임과정을 강조합니다. 즉 우리는 세계를 수동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그렇다고 세계는 우리가 맘대로 주관적으로 창조하는 것도 아니며 세계와 우리는 인식과 행동의 되먹임과정속에서 서로를 창조해 내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슈뢰딩거의 경.. 2012.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