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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과학자의 시선84

미디어와 분류의 오류 2 2010.6.11 앞의 글에서는 이름 붙이기와 분류라는 것이 얼마나 습관적으로 생각없이 행해지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 앞에 존재하는 다양한 측면들을 가진 존재들을 쉽사리 분류하는 일은 실로 오만한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오만을 반성한다지만 실은 반성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이름 붙이기, 분류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더욱 나쁜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분류를 하는 일에는 샘플링 문제라는게 있다. 여기 1년에 3천6백5십만원씩 다시 말해 하루에 꼬박꼬박 십만원씩 버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런데 이 사람의 수입이 얼마인지 우리는 모른다. 그래서 이 사람이 얼마나 버는지를 관찰해서 평균을 내보기로 했다. 한 백일 동안을 봤더니 매일같이 똑같이 십만원을 벌어서 천만원을 벌었.. 2010. 6. 11.
미디어와 분류의 오류 1 2010.6.11 전에 흑백논리와 백분율논리라는 글에서 거친 분류로 인해서 생기는 문제가 심각하다는 말을 한적이 있다. (예를 들어 http://blog.daum.net/irepublic/7887599 를 보라. 이것은 http://blog.daum.net/irepublic/7887587 를 포함하고 있다. ) 오늘은 빨라지고 폭넓어져가는 미디어와 복잡하고 다양해져가는 사회에서 이 분류의 오류가 무슨일을 하는지를 한번 다시 생각하고 정리해 볼까 한다. 우선 분류(classification)가 어떤 일을 하는지 생각해 보기 위해 아래의 그림을 보자. 위의 그림은 잘못된 분류라는 것이 어떤 일을 하는 가를 설명하기 위해 그린 것이다. 아마도 위와 아래의 두개의 그래프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 2010. 6. 11.
통섭에 대한 단상 2010.6.1 최근에 나는 통섭이란 주제에 대한 에세이와 서평등을 읽었다. 2005년 월슨의 통섭이란 책이 번역된 이래 한국에서는 통섭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통섭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논쟁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분야로 생각되어지는 것들의 통합과 연결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월슨은 통섭이란 책에서 어떻게 인문학적 지식도 과학적 지식과 통합될 수 있는가를 논했는데 최민자교수의 통섭의 기술이라는 책이나 최종덕 교수의 물리환원주의에 빠지다라는 글에서 이는 비판되고 있다고 한다. 불행히도 나는 아직 저 책들을 읽지 못했고 그에 대한 서평들을 읽었을 뿐이니 나는 그 책들을 비판하고 싶은 의도는 없다. 다만 통섭은 왜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개인적의견을 정리해 볼까 한다. 일단은 나 개인.. 2010. 6. 1.
인간과 신경과학 2010.5.13 과학이 인간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 하는 것은 항상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결국 어떤 의미로건 가치판단의 중심은 인간이라는 점에서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인간과 과학이라고 해도 좋을 이 글의 제목이 인간과 신경과학이 된 이유는 20세기를 거치면서 인간은 신경 즉 두뇌에 대한 것이 아니라면 거의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이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때 인간의 심장이 어떤 것인가를 이해하는 것은 분명 인간의 한 부속품이 아니라 인간정신의 연구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어떤 의미로 인간의 정체성을 두뇌라는 것안으로 몰아넣었다. 심장은 이제 교체가능한 부속품이 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 뇌 안의 인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20세기는 여러가지.. 2010. 5. 13.
컴퓨터의 미래와 뇌 2010.4.13 우리는 종종 어떤 것에 너무 익숙해서 그게 왜 그런가를 질문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우리는 보통 컴퓨터 스크린을 보고 키보드를 쳐서 컴퓨터를 쓴다. 왜 그럴까. 왜 우리는 컴퓨터와 말을 주고 받지 않을까? 당연히 보는게 듣는것보다 효율적이고 편하기 때문이다. 반드시 면적과 크기가 전부는 아니지만 인간의 뇌를 살펴보면 뇌의 상당히 많은 부분이 시각정보의 처리에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인간은 시각정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수 있는 능력을 개발했기 때문에 시각적 정보입력을 편하게 느끼는 것이다. 보다 흥미로운 부분은 정보입력에 대한 것이다. 컴퓨터가 소리를 통해서건 화면이라는 시각적 방법을 통해서건 우리에게 정보를 주면 우리는 소통하기 위해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그 입력의 .. 2010. 4. 13.
어른들도 수학공부가 필요하다. 2010.3.19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기는 하지만 초중고교 과정에서 각 과목의 교육목표라는 것이 있다. 거기서 수학교육의 목표 부분을 보면 보통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사고 방식의 증진을 위해서라고 나와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있다. 그럼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사고방식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일까. 학교에서 다 배웠으니까 평생 배운 건 잊혀지지 않는 것일까. 그럴 리가 없다. 그건 마치 20년전에 내가 아령 좀 들었으니까 아직도 근육이 있을거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당장 초등학교나 중학교 아이들의 수학공부를 도와주려고 했는데 막혀서 문제가 풀리지 않았던 경험이 없는지 생각해 보자. 아이들 공부를 도와준 적이 없다면 한번 내가 그런 문제들을 풀 수 .. 2010. 3. 19.
믿지 않을 것을 권하는 사회. 2010.2.5 우리는 불신을 권하고, 불신을 자랑스러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마디로 이것은 우리가 뭔가를 믿는다고 말하는 것이 금기가 되는 시대다. 그런 행동은 당신의 어리석음을 말해주는 증거가 될 뿐이다. 만약에 당신이 스스로를 지적인 인간이라고 말하고 싶다면 당신은 당신이 회의론자라는 교단에 소속되어 있음을 밝히지 않으면 안된다. 이렇게까지 현실이 심하다고 생각지 않는다면 한번 꼼꼼히 따져보자. 오늘날 불신이 얼마나 찬양되고 오로지 믿어지는 것인지. 나는 특히 인간에 대한 사랑을 예로 들것이다. 우리는 마치 기계톱과 기관총을 든 어린아이와 같으며 너무나 강력한 회의론자의 무기들로 우리를 무장시키고 있다. 따라서 누군가가 뭔가를 믿는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거의 지루한 표정을 지으면서 '바보야 그게.. 2010. 2. 5.
과학과 기술은 다른 것이다. 10.1.22 세상에 과학기술이라는 단어가 너무 흔해서 사람들은 흔히 과학과 기술을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한국에 경상도가 있고 전라도가 있듯이 선이 딱 그어져서 그 둘을 이건 과학, 이건 기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 둘을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과학과 기술은 다른 것이다. 뭐가 다른가를 말하기전에 골치아프게 비슷비슷한것을 왜 다른 것으로 구분해야 하는가부터 이야기해보자. 그것은 각각의 목적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관심을 가지기 위해서 이다. 주전자는 물을 담기 위한 것인데 그걸 망치로 알면 망치치고는 참 쓰기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주전자는 엉터리 망치라는 생각을 하고 그것을 값어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학도 기술도 그게 뭔가에 대한 생각이 부족하면.. 2010. 1. 22.
흑백 논리와 백분율 논리. 2009.11.12 우리 아이들이 가볍게 싸웠다. 막내가 큰 딸아이를 놀렸다는 것이다. 나에게 딸아이가 그런 말하면 안되지 않냐고 묻는다. 물론 놀리는 말은 하면 안된다. 하지만 그 날은 다른 일로 생각하던 것이 있어서 내가 말했다. "너는 막내가 0에서 100까지 점수를 매겼을 때 얼마나 잘못했다고 생각하니?" 0은 잘한것이고 100은 너무 잘못한 것이다. 답은 60이었다. 즉 그 아이도 잘못은 잘못이지만 그게 그리 엄청난 잘못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싸움이 나는 이유는 아이들이 흑백논리로 싸우기 때문이다. 잘못이냐 아니냐로 싸운다. 0이냐 100이냐로 싸우는 것이다. 막내는 그런 정도의 말을 굳이 아빠한테까지 가서 이르는 누나가 너무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싸움은 이유없이 커진.. 2009. 11. 12.
학자들과 오타쿠 2009.11.10 방명록을 보니 눈내리는 마을이라는 분이 한국의 이공계현실에 대해 생각을 촉구하는 글을 남겼습니다. 저 역시 이공계에 속한 사람이라 이런 방면에 대해 이따금 생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학문발전이라는 주제에 대해 일반적인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한국사회에는 한가지 신화가 있습니다. 그것을 저는 태능선수촌 신화라고 말합니다만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선발해서 모처에서 전력을 다해 훈련시키고 정신교육을 시키고 서포트를 해주면 그들이 전세계 최고 수준의 성적을 보여준다는 것이며 그것이 나라를 발전시키고 좋은 것이라는 신화입니다. 이 신화는 운동선수를 키우는데만 그런것이 아니고 학문육성에도 적용되어 해방이후 이날 이때까지 한국 학문의 발전을 논할때.. 2009. 11. 10.
인류의 최대의 미해결 문제 09.11.7 인류역사상 가장 큰 미해결 문제가 있다면 무엇일까. 에너지 자원의 문제? 인구조절의 문제? 환경문제? 인류역사상 가장 큰 미해결문제는 가치와 기계의 분열문제다. 이 문제는 그 성격상 인류의 문명이 물질적으로 성장할수록 심각해 지는 문제인데 최근 몇세기동안 인류는 폭팔적 물질적 성공을 이뤘기 때문에 이 문제가 지구를 통째로 날려버릴 정도로 심각하다. 그런데 아직은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 보통 사람들이 자본주의의 문제라고 부르는 것도 사실은 이문제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이 문제가 어느정도로 심각한가 한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이 문제는 물질적 발전이 빨랐던 유럽에서 먼저 심각해 졌다. 이문제가 역사의 뒤에서 프랑스혁명을 만들어 냈고 계몽주의에 반발하는 낭만주의 사조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2009. 11. 7.
과학자는 사기꾼? 2009.10.1 모든 투자유치는 일정정도 사기다. 투자를 받는 입장에서는 성공의 확율을 높이 말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고 그러므로 극단적인 경우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일에 투자하게 만드는 것이 되니 이렇게 되면 빼도박도 못하는 사기가 된다. 그럼 양심적인 사람들의 경우는 성공의 확율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까? 가치관과 보는 관점에 따라 솔직과 성공이 뭔지는 달라진다. 입자물리 연구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분야는 오늘날 인간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거의 없는 학문으로 변했다. 그런데도 엄청나게 거대한 가속기를 건설하는데 돈을써야 할까? 이것은 성공이란게 뭘 의미하는가에 대한 가치관의 문제다. 과학자들 중에는 과학이 응용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자체가 착각이라고 오만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과.. 2009. 10. 1.
진보냐 착취냐 2009.8.25 사람들이 수렵, 채취 생활을 마감하고 정주하기 시작한 때는 인류역사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 이후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생산하고 축적하는 규모의 시대, 잉여재산의 시대가 열렸다. 이것은 보통 특별한 진보로서 인류의 생활향상을 가져왔다고 찬양되어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진보에는 의문이 남는다. 규모와 잉여재산은 착취도 시작시켰다. 어떤 사람들은 사냥을 하기보다는 약탈을 하는 쪽이 더 쉬웠다. 그런 시대가 오니까 사람들은 군대를 만들어 스스로를 지켜야 했고 군대의 지휘자는 지배자가 되었다. 사회적 위 아래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일단 위아래가 생기자 착취를 당하는 사람들은 착취를 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더 많은 노동을 해야 했다. 노동시간이 삶의 모든 걸 말하.. 2009. 8. 25.
우리를 더 멍청하게 만드는 진실 2009.6.26 중요한 공학 문제 중의 하나는 정해진 정보를 바탕으로 추측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의 자료를 주고 어떤 환자의 몸상태에 대한 자료를 준다음 진단서를 기계가 만들어 낸다던지 손으로 쓴 글자나 누가 말한 것을 인식하는 문자인식, 음성인식같은 것은 다 이런 문제에 속한다. 이런 문제를 풀 때 우리는 보통 상식적으로 더 많은 증거 혹은 데이터가 있으면 추측은 언제나 더 정확히 행해진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스무고개 같은 것을 생각해 보자. 정답이 고양이인 이 문제를 맞추는데 꼬리가 긴 동물이라는 정보만으로는 답을 맞추기 힘들지만 쥐를 잡기도 한다라는 정보가 더있으면 답을 맞출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그렇다면 모든 정보는 이렇게 긍정적인 기능만 하는 것일까. 정보를 가지게 됨으로 해서 .. 2009. 6. 26.
간단한 확율계산에서 배우는 지혜 서구 수학과 과학의 강점은 표준화와 엄밀성에서 나온다. 즉 1+1=2라는 수식은 언제 어디서나 참이다. 이렇게밀화되고 시공을 초월한 진리이기 때문에 우리는 지식을 쉽게 축적할수 있고 분업을 통해 거대한 지적 구조물을 만들수 있다. 지적 구조물 같은 추상적인 이야기말고 좀 더 구체.. 2009. 6. 26.
이 세계는 원자로 이뤄져 있다. 9.6.25 유명한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인류의 모든 과학적 지식이 소멸되고 단지 한마디의 메세지만 후세에 남겨야 한다면 가장 중요한 메세지는 무엇일까 하고 질문한 적이 있다. 그가 제안한 답은 바로 이세계는 원자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이 정보로 부터 우리는 수없이 중요한 결론들을 유추해 낼수 있다. 물이 수소 원자 두개에 산소 원자하나로 이뤄져 있다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 주변을 둘러싼 여러가지 물건들은 수없이 많지만 그것들은 보다 적은 숫자의 원자들이 합쳐져서 이룩된 것이다. 말하자면 세상에는 여러가지 빌딩들이 많지만 그것들은 모두 -빌딩의 경우는 모두라고 할수 없지만- 벽돌과 시멘트와 철근으로 이뤄져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세상이 원자로 이뤄져 있다.. 2009.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