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에서 확률적 관점을 잊는 이유들
우리는 일상속에서 수많은 일들을 겪고 수많은 판단을 한다. 그 와중에서 확률적 관점을 잊고 결정론적인 관점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왜 이럴까?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들이 있다.
첫째로 확률의 개념은 인과적이고 결정론적인 관점보다 이해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항상 미래는 불확실해서 결정되어져 있지 않다는 생각보다는 이런 일을 하면 저런 일이 생긴다라는 법칙을 찾기를 더 좋아한다. 이런 심리적 경향은 우리로 하여금 주어진 상황이나 사건을 확률적으로 보고 해석하지 못하게 한다.
둘째로 확률이라는 것은 한두번의 사건을 통해서 체감하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어떤 사건은 일어나든지 안 일어난다. 그래서 내일 비가 올 확률이 80%였다고 해도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것은 비가 온다거나 비가 오지 않는 사건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확률 예측을 쉽게 체감하지 못하며 지금의 현실은 과거에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을 거라는 인과적이고 결정론적인 관점에 빠지기 쉬운 것이다. 어제는 그게 불가능했다고 해도 내일 비가 올거라는 단언적인 예측은 완전히 틀리거나 정확히 맞기 때문이다.
세째로 확률적인 관점은 우리로 하여금 겸손한 태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확률적 관점이라는 것은 대개 우리가 모르는 것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가 지금의 행동과 선택에 의해서 100% 결정된다는 말을 좋아하지 우리가 뭘 하건 미래는 결국 불확실하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네째는 사회적 영향때문이다. 사회적 메세지는 대개 인과론적이다. 즉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나중에 고생하게 된다거나, 부모님 말씀을 따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식으로 정확한 인관관계를 가진 법칙을 강조한다. 이러한 수 많은 조언을 들으면서 우리는 미래가 결정되어져 있다는 태도에 익숙해 지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우리의 능력의 한계때문이다. 확률의 추산이라는 것은 복잡하고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많은 데이터를 요구하는 느리고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종종 시간적 자원적 여유가 없을 때에는 그것이 옳다는 것을 알아도 택할 수가 없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모든 문제들을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확률적 관점을 가지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두 가지를 더 기억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현대사회처럼 피드백이 빠르고 인간적 영향력이 큰 곳에서는 확률적 분석에 맞는 반응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여러가지 생각을 유도하는 광고들이나 뉴스들이 쏟아진다. 그리고 그런 뉴스들은 대개 곰곰히 생각해 보면 별로 걱정하지 말아야 하는 일이지만 우리는 그런 뉴스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받는다. 다시 말해 확률적 추산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다. 허리가 아프면 이렇다 저렇다라는 말 한마디를 들으면 우리는 마치 우리의 문제가 그것인 것처럼 거기에 몰두하게 된다. 생각해 보면 그것이 가장 큰 문제도 아니며 허리가 아프다고 해도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심각한 일일 가능성이 별로 없는데도 그것에 시간과 돈을 크게 쓸 수 있다. 즉 결론적으로 말해서 인간의 타고난 본성은 현대사회속에서 꼭 필요한 확률분석을 잘 못하지만 그걸 외면하고서는 어리석게 살게 된다.
둘째는 인공지능의 발달이 이것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말한 것처럼 정확한 확률분석은 매우 어렵고 느린 과정이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이 발달해서 우리에게 일상적인 조언을 줄 수 있게 되었을 때 인공지능의 조언을 듣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거의 짐승이나 야만인처럼 사는 것같은- 일로 여겨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