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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이해하기58

사상은 옳거나 그른게 아니다. 식당에서 줄을 서면 당연히 집단적으로 말해 가장 효율적으로 일이 이뤄진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건 내가 줄을 서도 다른 사람도 줄을 설 것인가하는 것이다. 내가 줄을 섰는데 다른 사람들은 줄은 안서면 나만 손해볼 것이다. 이같은 문제는 일찌기  죄수의 딜레마라는 문제로도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이 협력하면 두 사람 다 좋은 결과를 얻지만 한 사람이 배신하면 나는 나쁜 결과를 얻는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서로를 믿을 수 없어 서로 배신하게 되기 쉽다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경험이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던 정보를 모으고 그 정보에 기반해서 우리의 판단을 결정하므로 과거에 어떤 경험을 했는가 하는 것이 우리의 판단을 결정할 근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종의 학습모델을 상상할 수.. 2025. 1. 25.
안다는 것의 구조 일찌기 미국의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껍질을 깨고 성장하는 유기체처럼 교육을 파악하면서 교육을 로맨스-세밀화-일반화의 3단계가 반복되는 과정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로맨스의 단계는 어떤 새로운 분야에 눈뜨고 관심을 가지게 된 단계다. 세밀화의 단계는 그렇게 눈 뜬 새로운 분야에 대한 구체적 지식들을 빠르게 쌓아가는 단계다 그리고 마지막 일반화의 단계에서 사람은 잔뜩 쌓아올려진 지식들을 일반화과정을 통해서 압축하는데 그렇게 되면 수많은 지식들은 어떤 일반화된 규칙의 여러 예들에 불과하게 되므로 새로운 지식들은 더이상 신기하거나 새롭지 않게 된다.  예를 든다면 우리는 살다가 어떤 새로운 것에 눈을 뜬다. 그것이 과학일 수도 있고, 이성교제일 수도 있으며, 요리일 수도 있다. 아니면 야구나 문학일 수도 있다. .. 2025. 1. 22.
가벼움의 시대, 혁명의 시대 오늘날에는 수 많은 책과 동영상등 여러 컨텐츠들이 세상을 뒤덮고 있다. 그리고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트위터나 게시판의 짧은 글이나 동영상에 익숙해 져서 말하자면 짧게 요약되어 치열하게 이유를 따지지 않는 글을 좋아하기도 하는 것같다. 사람들은 아주 세부화된 작은 주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좋아하거나 아니면 그럴듯한 추상적인 단어를 몇개 나열하는 간단한 조언을 좋아한다. 나는 이런 걸 가벼움의 경향이라고 이 글에서 부르려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은 이런 가벼움의 경향과 동시에 혁명의 경향도 있다. 즉 변화가 크고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디선가 내가 별로 주목하지 않은 분야가 있는데 그 분야는 미친듯이 성장하는 그런 경우가 많이 있다. 요근래에는 양자계산에 대한 뉴스를 많이 봤다. 몇년전만 .. 2025. 1. 6.
거의 괜찮아 보이는 것의 문제 세상에는 거의 괜찮아 보이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예를 들어 도로를 무단횡단하면 될까 되지 않을까? 고지식한 사람은 이 질문의 답이 무조건 안된다고 말하겠지만 어느 지역에 오래 살아보면 무단횡단도 문제가 안되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런 곳을 일일이 법규를 지키면 사는게 꽤 피곤해 진다. 이런 필자의 말을 위험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당연하다. 사실 이런 말은 위험한 것이 맞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런 '무단 횡단'은 우리의 삶속에 수없이 존재한다. 만약 누군가가 모든 위험성을 다 따지고, 모든 법규를 다 따져서 위험하고 법규위반인 것을 다 피하고 지키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살 수가 없고 오히려 위험에 처할 것이다. 예를 들어 운전을 할 때도 안전거리라는 것이 있지만 그것.. 2024. 12. 5.
다른 사람과 함께 합리적으로 생각하기 오늘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합리적으로 생각하기에 대해서 써보겠습니다. 일단 이 주제 이전에 언젠가 합리적으로 살기 위한 세가지 원칙들이라는 글에서 쓰기도 했습니다만 내가 생각하는 한 개인이 합리적으로 생각하기 위한 원칙은 이렇습니다. 첫째, 나의 테두리를 인식하라.둘째, 나의 감정을 인식하라. 세번째, 내게 주어진 시간을 인식하라.  이 원칙들을 간단히 다시 이야기해 보자면 먼저 우리는 우리가 지금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가, 무엇을 당연시 여기고 있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어떤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고 인식하고 생각합니다. 뭔가를 당연시 여긴다는 것을 알아도 언제나 그것의 너머 까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합리적인 판단을 하자면 이 테두리를 최대한 우리의 의식 위쪽까지 끌어올릴.. 2024. 9. 11.
민주주의는 영원할까?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하라리는 그의 다른 책 호모 데우스에서 인본주의는 3-400년밖에 안된 사상이며 인류 역사에서 이정도 기간동안 유행한 사상이 변하거나 사라지는 일은 얼마든지 있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민주주의는 어떨까? 민주주의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 부터 시작하여 21세기까지 수천년간 유지된 사상인가? 그런데 아테네의 민주주의는 노예제에 기반한 것이었다. 평등이 없는 가운데 민주주의가 있었는데 그게 정말 민주주의인가? 사실 노예제가 사라진 것은 최근이고 여성이 투표할 권리를 가지게 된 것도 겨우 백년 남짓이다. 한국에서는 일제시대가 끝나면서 보편적 투표권이 생겨났기 때문에 백년도 안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제시대에는 남녀모두 참정권이 없었다고 해야 하고 심지어 일본인 여성도 1945년에 .. 2024. 7. 22.
내것과 니것은 언제 생겼을까? 소유란 개념은 흔히 욕심같은 단어와 연결되고 경제적 문제와 연결되면서 철학적이지 않게 생각되어지지만 나는 누구인가 즉 정체성의 문제를 논할 때 빼놓을 수가 없다. 내가 무엇을 소유했다고 하는 것은 그것과 나와의 관계가 아주 긴밀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숲에 있는 것은 뭐하나 내 것이 없다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수렵채집인과 부동산과 통장 잔고가 얼마나 되는지를 날마다 신경쓰며 살피는 현대인의 자아상이 같을 수가 없다. 그래서 BMW 열쇠만 가지고 다녀도 여자를 유혹하기 쉽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즉 BMW로 대표되는 고급차를 소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남자를 다르게 보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다는 것이다.  동물도 자기집을 지키고 자기가 사는 영역을 지키며 다람쥐도 자기가 모아놓은 도토리를 지킨다. 그.. 2024. 7. 18.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복잡한 환경의 문제 즉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문제가 현재 인류에게 닥친 거의 모든 문제의 뿌리에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그 글을 쓰면서 나는 그러니까 복잡한 환경의 문제를 풀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와 같은 해결책에 대해서 말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했다. 나는 답보다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금방 그러면 이렇게 해야겠네 하고 어떤 답으로 달려가는 것은 어려운 문제를 풀려고 할 때는 좋은 생각이 되지 못한다. 어려운 문제가 어려운 것은 대개 기존의 사고 방식으로는 안 풀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존의 사고 방식은 자꾸 우리로 하여금 진짜 답을 보지 못하게 하고 자질구레한 쪽에 집중하게 한다. 그것들만 중요하다고 말하려고 한다. 그래.. 2024. 7. 15.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문제 현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이 세상에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 모든 문제들이 하나의 원인때문에 발생한다는 면이 오늘날에는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그 문제는 단순하다. 그건 이 세상이 너무 복잡하고 빠르게 변한다는 사실이다. 이걸 이 글에서는 짧게 복잡한 환경의 문제라고 하자. 우리는 이 복잡한 환경의 문제를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하도록 교육받아왔다. 예를 들어 공부는 왜 하는가? 그건 바로 세상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그러니까 우리는 공부를 더 하면 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고 믿게 만들어져 온 셈이다. 그리고 비록 개인적으로는 너무 세상이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저기 어딘가에 있을 매우 재능있고 좋은 교육을 받은 .. 2024. 7. 14.
언어와 문자중 어느 쪽이 더 본질적인가? 언어는 인간의 이성을 말할 때 가장 본질적인 것으로 다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언어라는 말 속에 너무 많은 것을 포함 시키기 때문에 벌어지는일이다. 말하자면 우주선도 기계이고 빨래집게도 기계라서 두 개를 같은 것으로 다룰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그것이 무리한 일이 될 수 있듯이 언어에 대해서도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동물도 언어를 가진다. 분명히 선사시대의 인간들도 언어를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인간의 언어가 그때의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면 인간은 침팬지와 그리 다를 것도 없었을 것이다. 선사시대는 자신의 언어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에 선사시대다. 하지만 지금도 지구 여기저기에 조금 남아있는 구술문화의 수렵채집인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문명이 발달한 이래 인간의 언어는 그때.. 2024. 7. 9.
편협한 것과 무의미한 것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스스로를 중립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런 말이 무지하고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마치 불교, 기독교, 힌두교같은 여러 종교를 믿는 사람들 사이에 가서 나는 종교에 대해 편파적이지 않고 중립적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까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은 이 세상에 하나뿐인 중립적 종교를 믿고 다른 사람들은 편파적이라는 것이다. 사상과 종교같은 것을 말할 때 중립적이라는 말은 그저 내가 믿는 것이 객관적이고 보편적이라고 단언해 버리는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태도가 세상에 흔한 것은 과학의 영향이 크다. 과학은 이런 의미에서 폭력적이기 때문이다. 과학은 엄밀하게 측정된 데이터에 기반해서 만들어 지는 지식체계다. 그래서 세상에 과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2024. 7. 6.
문제와 해법 지금도 그렇지만 종교의 시대, 전근대화의 시대에도 사람들은 문제들을 가졌다. 그리고 현대인들은 대개 그들이 그 문제를 풀지 못했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 시대의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을까? 예를 들어 비가 오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농사가 경제의 중심이었던 시대에 가뭄은 심각한 문제였다. 이 문제를 과거의 사람들은 어떻게 해결했는가? 그들은 기우제나 정치가의 정책에서 그 답을 찾았다. 그러니까 하늘에 제를 올리지 않아서 비가 오지 않는 것이거나 세상에 노총각 노처녀가 너무 많아서 그들의 원한이 비를 오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동네나 집안에 안 좋은 일들이 계속 생기면 그걸 어떻게 해결하는가? 절에 찾아가서 기도를 하거나 무당을 불러 굿을 한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2024. 4. 10.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아마도 모두 인간일 것이며 스스로를 인간으로 여길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란 무엇인가? 예를 들어 인간이 아닌 존재는 짐승이 있으며 사람들은 나는 인간이지 짐승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다윈의 진화론은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인간과 짐승 사이에 존재하는 장벽에 구멍을 뚫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인간과 원숭이가 같은 조상을 가졌다는 생각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조금 더 일상적인 예를 들어 보자. 나는 남자들에게 당신도 어쩔 수 없는 남자군요라고 말하기 좋아하는 여자들을 몇번이나 본 적이 있다. 그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그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있었다. 그녀들이 말하는 것은 남자들은 그저 여자와 섹스를 원하며 절제를 할 줄 모를 뿐 그녀들이 생각하는.. 2024. 3. 20.
객관과 현실 일찌기 물리학자 슈뢰딩거는 그의 책 마음과 물질에서 현재의 과학은 자아를 포함하지 않으므로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자역학을 포함해서 오늘날의 과학이란 관찰자를 그 세계상에서 제거하고 만들어 지는 것인데 그 결과 우리는 우리 자신을 우리의 세계속에서 찾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객관성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객관적인 것을 현실이나 실체로 여긴다. 그리고 과학은 객관적인 것을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자신이라고 하는 것은 그것을 어떻게 파악하던 적어도 일정부분이 주관적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의식에 대해 말해 보자. 의식은 주관적인 체험이다. 잠을 자지 않는 동안 우리는 우리가 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확실히 안다. 나도 알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자신이 .. 2024. 3. 5.
시인과 과학자는 왜 이해하기 어려운가? 나는 물리학을 전공했던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인문학이나 철학자들에 대한 글들을 읽을 때면 종종 곤란함을 느낀다.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게는 그들의 말들이 종종 이해하기 어려운 시처럼 들린다. 예를 들어 나는 들뢰즈의 천개의 고원이라는 책을 가지고 있는데 가끔 책을 들어 읽어봐도 내게 별 의미가 있게 읽히지 않아서 그만두고는 한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의 철학자라는 사람들의 인터뷰나 말들도 그렇게 들릴 때가 많다. 솔직히 말하면 그들은 지나치게 언어를 남용한다는 느낌이다. 이런 언어적 혼란 속에서 어떤 직관과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인지, 그것에 도달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은 한 것이며 그것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이는 내 공부와 관심과 경험이 그.. 2024. 2. 20.
기억, 문자, 과학, AI 그리고 자아 우리는 세상을 보고 듣는다. 이런 감각 신호는 우리의 지식의 기반이 된다. 이것은 널리 받아들여진 지식론의 기본이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 보면 이것이 설혹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뭔가를 안다는 것에는 그것이상의 매개체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감각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억력이 전혀 없다면 안다는 상태에 도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문자를 사용하기 이전의 수렵채집인의 상태에서도 나라는 자각이 있고, 곰이나 나무같은 것을 말하고 인식했다면 그것은 우리가 기억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리고 그 기억이란 바로 감각신호의 기억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문자 문화 이전의 구술문화에서 뭔가를 안다고 하는 것 즉 지식의 본질은 주로 시각이나 청각, 촉각등의 감각신호를 기억.. 2024.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