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글모음/인공지능에 대한 글80 데이터와 차원의 저주 그리고 미래 오늘은 AI 강의를 준비하다 문득 든 생각이 있어서 언제나 그렇습니다만 그것에 관해 자유롭게 생각을 적어볼까 합니다. 제가 여러번 이야기하는 것중에 차원의 저주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시스템의 자유도가 증가하면 그 시스템이 가질 수 있는 상태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동전이 하나 있을 때 그 동전을 던져서 나오는 경우의 수는 2가지 이지만 동전을 열개 던지면 나올수 있는 경우의 수는 2^10가지 입니다. 동전을 서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할 때 말이죠. 이걸 차원의 저주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떤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혹은 묘사하는데 얼마나 많은 데이터가 필요한가 하는 것입니다. 그 시스템이 내부적으로 어떤 강력한 질서를 따르지 않는다면 앞에서 말한 것.. 2024. 9. 4. 딥페이크 문제, 완벽한 해결책이 있을까? 요즘 딥페이크 문제로 나라가 시끄럽다. 성적인 동영상에 아는 사람의 얼굴을 합성한 컨텐츠를 돌려보고 판매하는 일이 여러 사람에게 충격을 준 모양이다. 그 피해자가 수천명에 이른다고 하니 이런 일이 앞으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동영상이 거래되기 위해서는 결국 그런 장소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앞으로는 이런 종류의 범죄를 감찰하고 막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경찰관이 돌아다니는 거리에 바바리맨이 출몰하기는 어렵듯이 사이버 패트롤을 하는 부서가 있다면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뭘 어떻게 근절해야 할지를 고민해야겠지만 지나치게 흥분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딥페이크 범죄는 기술이 만들어 낸 새로운 종류의 범죄다. 이걸 과거의 단어들로 이거다 저거다 하고 .. 2024. 8. 30. 생성형 AI와 정신적 포르노 요즘은 생성형 AI가 그린 그림이나 글이 아주 그럴듯해서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사람이 쓴 글인지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거철에 가짜 뉴스를 만들어 내는 일이 쉬워져서 이것이 사회문제가 되지 않을까를 걱정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 그보다 광범위한 문제, 실질로도 그렇거나 상징적으로 정신적 포르노의 문제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SNS와 사진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오늘날에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그것을 보관하거나 지인들과 공유하는 일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 일이 흔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행동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것은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혹은 아예 사진기가 없던 .. 2024. 8. 18. 인터넷 게시판과 AI 인터넷 게시판이라는 것이 처음 생겨났을 때 많은 한국 사람들은 그것에 열광했다. 인터넷 게시판은 누구나 글을 써서 자신의 생각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해 주었다. 그것은 분명히 어떤 면에서는 기존의 언론보다 더 좋은 것이었다. 물론 단점도 많다. 하지만 인터넷 게시판은 더 빠르게 더 구체적인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장소였다. 언론사가 중간에 서서 정보를 걸러 내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일반론적으로 인터넷 게시판과 언론중 어느 쪽이 더 좋은가 하는는 질문이 아니다. 게시판은 또 하나의 정보채널이다. 정보 채널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 나쁠게 없다. 그리고 인터넷 게시판의 인기는 언론이 얼마나 자기 역할을 효율적으로 하는가에 달려 있다. 즉 언론이 믿을 만하고 그것으로 충분하면 사람들은 인터넷.. 2024. 7. 30. 포스트 휴먼과 사이보그 2 기계를 쓰는 인간 혹은 도구를 쓰는 인간은 전통적으로 인간의 육체를 경계로 해서 인간을 정의하던 인간관을 바꾼다. 예를 들어 브라이도티가 포스트 휴먼이라는 개념으로 이것을 주장한다. 사실 우리가 이전에 주장하던 인본주의란 인간이란 이러저러한 것이다라는 인간에 대한 상식을 주장하면서 역으로 그에서 멀리 있는 사람들을 제대로된 인간이 못되는 것으로 여기게 만드는 면이 있다. 그래서 브라이도티는 인본주의란 유럽의 남성중심주의라고 말했다고 한다. 유럽의 성인남성을 인간이라고 여기면서 보편적 인본주의를 탐구하면 여성이나 어린이 그리고 유색인종의 사람들은 제대로 된 인간이 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게 되기 쉽다. 인간이란 보편적으로 이러저러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 유럽의 남성 철학자들이기 때문이다. 자.. 2024. 7. 12. 목사가 물리학을 가르칠 수 없는 이유 과학문화는 종교 문화의 연장이 아니다. 과학이 종교로 분류되지 않는 이유는 과학은 종교와는 다른 문화적 철학적 태도로 인해서 차별을 받았고 그것을 극복한 결과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 차별의 상징이 바로 부르노다. 부르노는 우주관과 종교적 견해때문에 1600년에 화형당한 수학자이자 철학자였다. 종교와 과학의 충돌을 중재한 것이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이었다. 그의 이원론은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 될 것이 물질이라고 말함으로써 인간의 정신과 관련된 세상에 과학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심신이원론은 전문적인 학자들 사이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주장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영혼이나 마음같은 단어들을 쓰면서 물질이 아닌 마음이 따로 있다는 식의 이해를 하고 있으며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지는가 아닌가를 .. 2024. 7. 7. AI가 종종 실망스러운 이유 AI가 세상을 시끄럽게 하지만 아마도 AI에 대해서 실망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재미있지만 그래서 뭐 라는 식의 반응이 세상에는 많습니다. 특히 이 분야가 낯선 사람일 수록 그럴텐데요. 그들이 AI를 잘 몰라서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보다는 AI가 왜 필요한가에 대해서 제대로 된 생각이 없이 AI가 선전되고 교육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 나온 AI가 대단하다고 흥분하는 사람들은 종종 이 분야에서 오랜간 연구하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그 AI가 얼마나 과거의 것보다 뛰어나며 얼마나 만들기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그 AI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은 여전히 AI를 그냥 사람과 직접 비교합니다. 그래서 AI가 뒤뚱거리면서 물건을 .. 2024. 7. 4. AI 사회의 실체 기계화와 과학적 논리의 보편화를 핵심으로 하는 근대화는 사람들이 단지 기계를 쓰는 시대를 만든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를 하나의 거대한 기계로 만들었고, 인간을 하나의 기계처럼 만들었다. 이같은 것이 반드시 좋기만 한 것은 물론 아니다. 때문에 이에 대한 비판도 많았고 그 부작용을 지적하고 그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많았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것이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대화의 핵심적 철학은 최근까지 대체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인간과 사회가 기계가 되는 것의 문제를 알아도 그 장점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인간과 사회의 기계화란 결국 정밀하게 자기 자리에서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의 시스템을 말하는 것이다. 법을 지키고 약속시간을 지키고 약속한 자기 몫을 다하는 사람.. 2024. 7. 1. 나는 기계인가 AI인가? 인문학과 과학이 서로 충돌한다는 지적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사실상 이 문제는 과학혁명의 시작시기인 데카르트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새로이 등장한 과학적 방법론은 아직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는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었지만 이미 종교인이나 윤리학자들을 걱정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철학자 듀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 진것이 바로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이라고 말한다. 이 세상이 마음과 물질이라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존재들로 이뤄져 있다는 말은 과학이 다루는 영역을 측정하고 관찰할 수 있는 물질로 정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과학은 물질을 기술하지만 진리를 보고 윤리적 옳음을 보는 마음은 물질이 아니라서 과학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 바로 심신이원론으로 제출된 데카르트의 해결책이었다. .. 2024. 5. 21. 중국의 AI 굴기는 실패할 것이다. AI에 대한 뉴스가 세상을 뒤덮는 가운데 전세계 AI 기술에서 확고한 양강 지위를 누리고 있는 두 나라가 있다. 하나는 미국이고 또 하나는 중국이다. 그리고 중국의 AI 발전을 보다보면 핵무기 개발에 있어서 나치와 미국이 2차대전때 경쟁을 했던 일이나 미국과 소련이 핵무기 비축경쟁을 했던 일을 떠올리게도 된다. 하지만 나는 궁극적으로 중국은 AI 경쟁에서 실패할 거라고 본다. 중국은 누구보다 스스로의 손으로 미래를 파괴할 것이다. AI를 핵무기와 비교하는 것은 파급력이 크다는 점에서는 설득력이 있지만 그 이외에는 전혀 잘못된 것이다. 지금 AI에 대한 보도를 보면 사람들은 머지 않아 강력한 슈퍼 AI가 등장하고 그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을 상상하는 것같다. AGI가 언제나오냐고 묻는 사람들은 터미.. 2024. 5. 6. 미국의 몰락과 교육의 문제. 요즘 제가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그건 한국이나 일본의 치안이 너무 훌룡하다고 세계인들이 감탄한다는 것입니다. 밤에 여자가 돌아다닐 수 있는 나라가 세계에 얼마 없으며 심지어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그게 안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미국이 망해간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마약 환자가 너무 많아졌다고 합니다. 좀도둑들이 너무 뻔뻔 해져서 이제는 아예 가게를 닫아버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팁문화가 너무 과해져서 사람들이 외식을 안한다고 합니다. 물론 세계 어느 나라나 다 심각한 문제가 있지만 세계를 선도하는 진정한 선진국이라는 미국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요즘 미국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는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그런데 이는 교육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를 생각하면 우리도 진보가 뭔지에 대해.. 2024. 4. 30. 용산역 아이파크 문화센터 강좌안내 다음 달 문화센터 강의가 있어서 소식 알려드립니다. 관심있는 분들이 있으면 참고 바랍니다. 제목 : 우리 앞의 미래 AI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장소 : 용산역 아이파크 문화센터일시 : 진행 일정은 아래의 사진 참조. 2024. 4. 30. 만들기와 발견하기 그리고 내면화 우리는 자동차를 만든다. 그런데 만든다는 것과 발견한다는 것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 우리는 혹시 자동차를 만드는 법을 발견하는게 아닐까? 여기에는 애매한 점이 있다. 하지만 기계의 경우 우리는 그것을 만든다고 할 수 있다. 왜냐면 기계는 환원주의적으로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기계는 왜 그 기계가 이러저러하게 작동하는지를 더 작은 부분들로 설명할 수가 있다. 이것은 기계의 경우 이상으로 수학 공식이나 과학 이론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큰 것을 작은 것이 합쳐진 것으로 보는 환원주의의 입장에서 기계, 수학공식, 과학이론을 더 작은 것들의 합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만든다고 할 수 있고 그렇지 못한 것은 발견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공장에.. 2024. 4. 29. 우리는 어쩌다 환경을 잊어버렸을까? 컴퓨터가 할 수 없는 것을 쓴 휴버트 드레이퍼스에 따르면 서양은 플라톤이래 철학적 편향에 빠져왔다고 한다. 그것을 그는 존재론적 가정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지적인 행동은 확정적이고 독립적인 작은 부분으로 구성된다는 주장이다. 나는 이것을 환원주의와 같은 것으로 보는데 드레이퍼스는 이러한 철학적 편향은 이미 현상론자들로 불리는 후설, 하이데거, 메를로퐁티같은 철학자들에 의해 지적된 바가 있다고 한다. 철학자들의 지적은 그렇다치고라도 물리학자인 내 입장에서 보면 물리학의 고립계 선호는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즉 우리는 일단 뭔가를 그 주변의 환경없이도 존재할 수 있다고, 주변의 환경과는 독립해 있다고 말하는데 익숙하다. 그래서 일 것이다. 우리는 환경을 잊는데 익숙하다. 그러니까 여기 수소원자가 하나 있다고.. 2024. 4. 27. AI 사회는 왜 내적 변화없이는 불가능한가? 나는 항상 AI 시대가 오기 위해서는 내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리고 그 변화는 패러다임의 변화이기 때문에 종교를 대학에서 가르칠 수 없고 교회에서 물리학을 가르칠 수 없듯이 기존의 교육기관에서는 AI 패러다임을 가르 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이제 AI 시대가 코앞에 다가온 지금 이것은 더욱 더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내가 말하는 내면화가 없이는 우리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참혹한 아픔을 겪을 것이다. 그 내면화가 일어날 때까지 말이다. 왜 그런가? 이렇게 질문해 보자. 여러분은 왜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여러분이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여러분이 민주주의에 대해 뭘 알고 있건간에, 심지어 민주주의를 강의하고 책을 쓰는 사람이라도 민주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최종적이고 절대적으로 객관적인.. 2024. 4. 23. 우리가 일상에서 확률적 관점을 잊는 이유들 우리는 일상속에서 수많은 일들을 겪고 수많은 판단을 한다. 그 와중에서 확률적 관점을 잊고 결정론적인 관점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왜 이럴까?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들이 있다. 첫째로 확률의 개념은 인과적이고 결정론적인 관점보다 이해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항상 미래는 불확실해서 결정되어져 있지 않다는 생각보다는 이런 일을 하면 저런 일이 생긴다라는 법칙을 찾기를 더 좋아한다. 이런 심리적 경향은 우리로 하여금 주어진 상황이나 사건을 확률적으로 보고 해석하지 못하게 한다. 둘째로 확률이라는 것은 한두번의 사건을 통해서 체감하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어떤 사건은 일어나든지 안 일어난다. 그래서 내일 비가 올 확률이 80%였다고 해도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것은 비가 온다거나 비가 오지 않는 사건이.. 2024. 4. 17.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