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는 지금 여러개의 국화꽃 축제를 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이번에 우리가 간 곳은 전라도 광주옆에 있는 전남 화순 남산공원의 국화꽃 축제였다. 이 축제는 이제 절반을 지나 11월 11일까지만 한다고 한다.
전주에서 국도로 차를 달리니 화순으로 가는 길은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을 지나가는 길이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는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메타세콰이어길과 프로방스 마을을 구경했다. 프로방스 마을은 전에 보았던 것보다 훨씬 번화해졌고 크리스마스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듯했다.
드디어 화순에 도착했으나 우리는 먼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축제는 남산공원에서 하는데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낸 음식점은 만연산 자락에 있는 칼국수집이었다. 만연산은 유명한 무등산 옆에 있는 보다 작은 산이지만 와보니 오늘은 여기서만 시간을 보내도 좋다고 할만큼 공원의 한적한 분위기가 좋았다. 물론 맛있는 해물칼국수도 그런 기분에 기여했을 것이다.
저수지 주변을 한가롭게 산책하고 싶었지만 오늘의 주목적지는 여기가 아니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우리는 화순의 남산공원으로 떠났다. 도착해 보니 평일인데도 차가 엄청나다. 주말에 간다면 멀리에 차를 세워놓고 가야만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 도착했을 때는 사람이 없는 만연산 공원에서 시간을 더 쓸걸 하는 생각도 났다.
하지만 지역 축제가 참 투자를 많이 했고 준비를 많이 했다. 입장료도 없는 축제인데 꽃의 양이 엄청나고 여기 저기 섬세하게 준비를 한 느낌이 든다. 화순은 이번이 처음인데 여기도 참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오늘의 핵심은 국화 꽃 구경이 되겠다.
즉흥적으로 아침에 생각하고 떠난 여행치고는 좋은 여행이었다. 만연산은 객관적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우연히 발견한 좋은 곳이었고 남산공원은 사람이 붐벼서 만연산같지는 않았지만 축제답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좋은 구경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전주에 살지만 광주나 화순에 갈일은 별로 없다. 축제덕분에 그 동네 구경도 하게 된 것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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