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현상에 대한 동영상입니다. 한국의 문화컨텐츠는 뭐가 특별한가라는 글과 기본적으로 같은 내용이지만 원고는 다릅니다. 여기 원고를 올려 둡니다.
한국과 한류는 뭐가 특별한가?
요즘 BTS와 영화기생충의 이야기가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문화컨텐츠가 중국과 일본 그리고 동남아시아와 아랍을 넘어 서구 사회에까지 확실히 도달했다는 느낌이 오죠.
과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히트를 쳤을 때만 해도 그것은 그저 일회성의 사건이라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싸이는 코믹한 캐릭터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BTS나 기생충의 성공은 분명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이제 BTS가 멋있다고 생각하고 봉준호나 송강호를 존경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한국문화의 힘입니다. 지금 한국음식의 인기가 증가하고, 한국드라마를 보는 외국인들도 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도 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한국과 한류는 뭐가 특별한 걸까요? 정말 중국같은 다른 나라가 금방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오늘은 한국과 한류는 뭐가 특별한가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한국 문화의 매력에 대해서 사람들은 여러가지 주장을 합니다. 그런 사람들중에는 구체적으로 스타를 키우는 기획사 시스템이라던가, 국가정책의 힘을 거론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 다양한 문화를 녹여내는 융합력이라던가 쉽게 질리지 않는 다양한 매력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고 쇼셜미디어를 잘 활용한 것이 적중했다는 말도 있죠. 영상매체의 제작 기술이 뛰어나다는 말도 있습니다.
물론 한국영화나 한국음악의 성공에는 이 모든 요소들이 작동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게 이유의 전부라면 외국도 쉽게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같은 큰 나라는 이미 우리보다 더 잘해내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한류가 왜 특별한지를 이해하려면 우리는 다른 것 이전에 한국 자체가 가지는 한가지 명백히 독특한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걸 기억하면 한류의 미래가 밝으며 한국처럼 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독특한 점이란 무엇인가.
바로 이것입니다.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 모두에 성공했으며 그것도 다른 어떤 나라보다 최근에 그랬다
는 겁니다. 한마디로 새롭게 등장한 유일한 선진국이라는 것이죠. 한마디로 나라가 젊다는 겁니다.
이건 아주 특이한 겁니다. 기준에 따라 이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한국은 20세기이래 가난하고 봉건적이었던 나라가 민주화되고 경제 선진국이 된 유일한 경우입니다.
한국은 이미 국력으로도 세계 10대강국에 꼽힙니다. 전세계에서 인구가 5천만이 넘고 국민소득이 3만불이 넘는 나라는 한국을 빼면 6개 나라들뿐입니다. 이 6개 나라들은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죠. 이들은 모두 백년전에도 강대국이었고 대개는 세계 패권을 두고 싸움을 벌인 역사가 있는 나라들입니다.
또한 한국은 이코노미스트가 조사한 민주주의 지수에서 2년 연속 아시아 최고점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일본보다 높은 점수일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보다도 높은 점수입니다.
한마디로 이 지구에 이런 나라가 없습니다. 다른 강대국들은 민주화가 되지 않았거나 아니면 오래전에 선진국이 된 이래 별로 변하지 않고 보수적으로 살아온 나라들입니다.
그런데 어떤 나라가 최근에 선진국이 되었다는 것이 왜 이렇게 중요할까요? 그것은 그 나라가 혁신에 혁신을 거듭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회적 혁신은 반드시 그 사회에서 사회적 정체성을 두고 전쟁을 만들어 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을 봅시다. 미국은 독립운동 (1775-1783)과 남북전쟁 (1861-1865)을 했던 때 그 사회적 정체성이 성립되었습니다. 독립운동이후에 미국의 헌법이 만들어졌고, 남북전쟁은 북쪽의 산업세력과 남쪽의 농업세력이 싸워 결국 미국을 세계 제1의 산업국가로 만든 싸움이었습니다.
그 싸움들속에서 미국인들은 미국이란 어떤 나라인가를 결정하고 미국인이란 어떤 사람들이라는 것을 결정한 후에 그것을 대대로 교육시켰습니다. 미국의 초대대통령 워싱턴의 이야기를 하고 남북전쟁때의 대통령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을 외우면서 말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웅내지 시민의 이미지는 책으로 영화로 노래로 반복됩니다. 크린트 이스트우드가 출연하던 서부영화에서, 다이하드같은 액션물을 거쳐 요즘 나오는 어벤져스같은 마블코믹스 영화에 이르기까지 미국 영화는 그 안에서 기본적으로 같은 시민을 그립니다. 그것은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인간입니다.
미국 영화를 보고 있으면 역사는 그런 영웅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이 세상은 그런 영웅들이 지켜간다는 것이 자명해 보입니다. 그 영웅들은 대개 캡틴 아메리카처럼 강하고 아름다우며 완벽합니다. 절대로 울지 않고 다비드 상처럼 흠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현대판인 것이죠. 미국의 문화적 영웅들은 정의나 진리같은 관념을 육체를 가진 존재로 만든 것이며 이런 의미에서 일종의 신적인 존재입니다.
이렇게 대중적으로 인기있었던 영화들을 죽 늘어놓고 나면 우리는 몇가지 사실들을 깨닫게 됩니다.
첫째로는 바람직한 시민상 혹은 영웅상은 한번 만들어 지면 반복해서 교육된다는 겁니다. 이런 반복적 교육이 바로 문화컨텐츠의 가장 첫번째 임무입니다. 남자다운 남자를 보여주고 여자다운 여자를 보여주는 것도 이런 기능의 일부입니다. 그리고 이런 영웅상은 언제 만들어 지는가. 바로 한 사회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는 혁명의 시기입니다.
둘째는 그래서 문화컨텐츠의 매력과 설득력은 기본적으로 이 영웅상에서 나오지만 이 영웅상은 쉽게 변화될 수 없다는 겁니다. 그것을 바꾸는 것이 혁명이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영웅상은 하나의 패러다임이 되어서 그곳을 탈출하려고 하면 사회적으로 금기를 어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하나도 바뀌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2003년에 배용준 최지우의 겨울소나타가 일본에서 한류붐을 일으킨 이래로 일본에서는 재미있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 이전에는 일본남자배우는 드라마에서 울지 않았는데 한류의 영향으로 일본의 남자배우도 울게 되었다는 겁니다. 말하자면 멋진 남자도 울어도 된다, 아니 멋진 남자라면 울 때는 운다는 식의 변화가 생긴 겁니다. 하지만 이것은 물론 일본인이 한국인이 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문화적 영향력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한가지 예일 뿐입니다.
세째로 그래서 한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참신한 영웅의 이미지를 소유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말은 한국문화가 다른 어느나라의 문화보다 더 보편적일 수 있다는 의미도 됩니다. 왜냐하면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은 다른 선진국들은 그걸 이미 오래 전에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시절은 지금보다 세상이 훨씬 단순했던 시절이었죠.
이미 유럽도 미국도 일본도 좋은 문화컨텐츠를 내놓을 힘이 없어 보입니다. 보수적인 그들은 낡은 메세지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의 세계와는 종종 잘 맞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떨까요? 중국은 무섭게 부상하고 있지만 민주화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문화컨텐츠는 보편성이 없습니다. 그냥 중국사람들만 즐길뿐입니다. 무협의 고수가 나오는 영화는 재미는 있지만 저런 사람들이 오늘날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은 한국과 한류가 뭐가 특별한가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그 답은 바로 한국이 산업화와 민주화에 모두 성공한 나라이며 그것도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최근에 그랬다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가 한류를 능가한다는 것은 단순히 영화한편, 노래한 곡을 만드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 사회 자체가 바뀌어야 합니다. 산업화와 민주화 모두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에너지와 스토리가 필요합니다. 한국인들은 짧게 잡아도 지난 1980년이래 40년간 민주화 투쟁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나라라고도 하죠. 그러니까 다른 나라가 한국을 따라잡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일 수가 없는 겁니다. 우리가 스스로 역사를 뒤집고 혁신을 그만두기 전에는 말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그럼 한국의 영웅은 미국의 영웅과 뭐가 다른가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제까지 오늘의 질문 강국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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