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글모음/인공지능에 대한 글81 비환원주의라는 유령의 얼굴 2021.2.21 환원주의란 어떤 대상을 그 부분들의 합으로 정의하고 이해하려는 생각을 말한다. 일찌기 노벨 화학상을 받은 로얼드 호프만은 환원주의적 이해에 반대하면서 이해에는 환원주의적 이해 즉 수직적 이해가 있는가 하면 그것과 다른 대상들이 가지는 관계를 통해 만들어 지는 수평적 이해인 비환원주의적 이해도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생명의 음악을 쓴 데니스 노블은 리처드 도킨스가 쓴 이기적인 유전자는 생명에 대한 환원주의적 이해만을 의미한다면서 비환원주의적인 즉 전체주의적이고 (holistic) 시스템적인 생명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뿐아니라 20세기 내내 여러 책의 주제가 되었던 인문학과 과학의 분열논쟁도 이와 관련이 있다. 과학은 환원주의적 이해의 절정이며 인문학적 이해나 예술적 이해는 시집.. 2021. 2. 21. AI와 문학적 상상력 2021.2.11 얼마전에 SBS 예능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거기서는 가수의 목소리를 학습한 기계가 나왔는데 들어보니 이미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광석이나 프레디 머큐리의 노래를 그럴 듯하게 불러준 이 프로그램은 옥주현의 노래를 상당히 유사하게 불러서 결과적으로 인간판정단이 옥주현에게 더 많은 표를 던지기는 했지만 진짜 옥주현의 노래와 인공지능의 노래는 서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인공지능 서비스에는 두가지 서로 다른 방향이 있다. 하나는 인간을 속이기 위한 것이고 또 하나는 일하기 위한 것이다. 속이는 AI는 현실이 아닌 것을 현실처럼 느끼게 가상현실을 만들어 주는 것에 목표가 있다. 그래서 속이는 AI는 인간.. 2021. 2. 11. 글쓰기, 코딩 그리고 인공지능 2021.1.13 미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미래는 항상 이미 우리곁에 다가와 있다. 단지 우리에게 그걸 볼 눈이 없을 뿐이다. 그걸 보기 위해서 우리는 고의적으로 익숙한 것을 낯설게 봐야 한다. 그럴 때 이따금 우리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보게 된다. 이 익숙한 것중에는 우리의 언어가 있다. 우리는 C++나 파이선같은 것들을 컴퓨터 언어라고 부르고 그런 것을 써서 프로그램을 짜는 것을 코딩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일상어로 말하자면 말하기나 글쓰기에 해당하는 것이 코딩이라는 것인데 나는 오늘은 이것을 앞으로 다가올 스마트한 미래 환경에 대한 한가지 단서로 여기면서 다시 한번 가까운 미래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점검해 보려고 한다. 우선 글쓰기가 코딩이라는 점에 대해 생각해 보자. 컴퓨터.. 2021. 1. 13. 인공지능은 슈퍼지능인가? 2020.5.22 인공지능이 뭔지는 아직 누구도 모른다. 왜냐면 아직 진정한 미래의 인공지능은 만들어 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다들 이걸로는 부족하다고 말하고, 이건 진정한 인공지능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백년전의 사람이 본다면 자동차의 자동변속기나 에어콘의 자동온도설정같은 것도 지능이 있는 기계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 원리를 이해하는 현대인이 보면 그런 건 지능이 아니라 그저 기계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설혹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라고 해도 그 원리를 이해하는 기계학습 공학자가 보면 여전히 그런건 지능이 아니라 그저 기계일 뿐인 것이다. 이렇게 인공지능의 실체가 아직 분명하지 않다보니 자연히 인공지능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들이 생기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인공지능이란 인간을 지배하는 컴퓨.. 2020. 5. 22. 동적 평형과 언어 그리고 인공지능 2019.9.25 동적평형이란 두 개의 반대로 일어나는 과정이 동시에 존재할 때 그들의 힘이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닫힌 병속에 물이 있다고 하자. 물은 매순간 물분자를 공기속으로 내뿜는다. 하지만 동시에 병속의 공기속에 있는 물분자가 물속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이 두과정이 평형을 이루는 상황에서 물의 높이는 일정 수준을 유지한다. 하지만 온도가 달라지면 동적평형은 달라지고 따라서 물의 높이도 달라진다. 또 다른 예는 모래로 탑을 쌓는 것이다. 모래를 계속 붓는다고 해서 모래탑이 항상 끝없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모래탑은 동시에 끝없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모래로 탑을 쌓는 속력과 모래가 무너지는 속력이 균형을 이룰 때 모래탑은 일정한 높이를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탑을 쌓는 재료를.. 2019. 9. 25. 인공지능으로 도달하는 진리 19.8.18 우리는 진짜 지식, 진짜 체험이라는 글에서 진리를 추구하는 직관법과 귀납법 그리고 그 문제점들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인공지능 시대 이전의 것이었죠. 이번에는 인공지능으로 도달하는 세계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은 사람이 컴퓨터에게 뭘 할지를 적어 놓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여기 물건들이 있는데 이걸 특정한 순서와 방법으로 여기에서 저쪽으로 옮겨라라는 명령들을 자세히 적어 놓은 것이 바로 프로그램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프로그램이란 이런 것이죠. 사실 인공지능도 일종의 프로그램이지만 이것과는 조금은 달라 보이기도 합니다. 왜냐면 요즘 대세가 되어있는 머신러닝을 사용한 인공지능의 경우- 이글에서 인공지능이란 이런 인공지능만을 말합.. 2019. 8. 18. 진짜 지식과 진짜 체험 2019.8.12 진짜 지식 혹은 진리에 대한 생각이나 논의는 너무도 거대하게 느껴져서 종교적이라거나 미신적으로 여겨지기 쉽다. 누군가가 '진리란...'하는 식으로 말한다면 사람들은 그걸 '도를 아십니까'라는 말처럼 미심쩍은 말로 듣기 쉬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진짜 지식에 대한 생각은 때로 피할 수가 없다. 왜냐면 우리 일상에 있는 혼돈의 근원에서 이것들은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진짜 지식에 대한 이야기중 하나는 바로 과학적 진리관이다. 과학은 관찰에 기반을 두고 그 결과에서 일반원리를 찾아낸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케플러가 케플러 법칙을 티코 브라헤의 자료에서 찾아낸 것이고 그걸 더 일반적인 규칙인 중력법칙에서 뉴튼이 유도해 낸 것이 바로 과학적.. 2019. 8. 12. 자율운전이란 무엇인가? 2019.3.22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을 두고 자율운전이란게 이런게 아니라는 논쟁이 잦다. 테슬라의 머스크같은 사람은 올해안에 실질적인 자율운전차가 완성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가 하면 포브스같은 유명언론이 어떤 자율운전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서는 머스크는 자율운전의 개념을 잘못알고 있으며 따라서 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있다고 말하게 하는 식이다. 자동차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해마다 자율운전기술에 대한 평가도 이뤄지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그 평가에 따르면 대개 테슬라는 2위거나 심지어 최하위권이다(관련기사). 머스크는 자신의 회사는 다른 회사를 몇년은 따돌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자율운전이란 무엇인가? 왜 뻔해 보이는 이런 질문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는가. 1에서 5단계의 자율운전이.. 2019. 3. 22. 인공지능의 시대와 세대차이 2018.8.6 최근 고등학생인 막내와 이야기를 하다가 요즘 아이들의 꿈중의 하나가 유튜버가 되는 거라는 말을 들었다.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려서 억대의 수익을 올리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는 전에도 들었지만 그 숫자가 얼마가 되건 요즘 아이들에게 그것이 하나의 롤모델로 자리잡을 정도가 되었다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것은 점점 더 커져만 가는 세대 차이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매체의 변화 우선 매체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우리는 문자 매체에서 멀티미디어 매체로의 변화를 아직도 계속하고 있다. 이미 집집마다 티비가 없는 집이 없는 세상이므로 멀티미디어의 세상은 궁극에 달한 것같지만 그건 그렇지 않다. 압도적 다수의 사람들은 대통령도 유명 작가나 배우도 아니다. 따라서 이제까지는 그들.. 2018. 8. 6. 구글 듀플렉스와 인공지능의 소유권 2018.5.12 구글에서 듀플렉스라는 서비스를 시연했다 (한글 자막이 없지만 데모 비디오는 이 글의 마지막에 있다). 이 데모는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 첫째로 음성이 아주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기계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는거야 새로울 것이 없지만 대화속에서는 문맥에 따라 톤이 달라지는데 그런 부분까지 아주 완벽해서 아무리 들어도 이걸 기계가 말했다는 것을 믿기 힘들정도다. 그 보다 더 놀라운 것은 기계가 인간과 대화를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나간다는 사실이다. 사실 데모 영상을 보면 적어도 두번째 통화에서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 멍청하게 느껴진다. 점원은 상대방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뻔한 것을 기억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도 기계는 대화를 잘 이어나가는 것이다. 이 데모 이후.. 2018. 5. 12. 자율운전차량의 딜레마와 우리의 미래 2018.3.29 2016년 6월에 저명한 과학잡지인 사이언스에 자율 운전 차량의 사회적 딜레마라는 논문이 출판되었다. 이 논문에서 말하는 딜레마란 사람들이 자율운전차량이 이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황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중요하고 흥미로운 문제이므로 여기에 잠깐 소개해 본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미국 사람들 대상의 설문조사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자율운전 자동차가 그 자동차를 타고 있는 사람과 길을 가는 보행자중의 한 쪽 밖에 구하지 못한다면 어느 쪽을 구해야 할까. 예를 들어 핸들을 꺽어서 방향을 바꾸면 절벽으로 차가 떨어져 운전자가 죽지만 그냥 직진하면 보행자를 죽이게 되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답은 그 자동차안에 몇명의 사람이 타고 있고 그 자율주행차가 보행.. 2018. 3. 29. 생각의 틀이 중요할까 정보가 중요할까 2018.3.28 요즘 인공지능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인공지능을 연구하다보면 두가지 중요한 요소를 만나게 된다. 하나는 인공지능 기계의 구조다. 그리고 또 하나는 그 인공지능이 규칙을 배울 데이터다. 우리는 통상 인공지능의 연구를 주로 학습하는 기계의 구조를 연구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도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예를 들어 좋은 번역이 어떤 것인가를 기계가 배우려면 많은 데이터가 필수적으로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같은 질문을 인간에게도 던질 수 있다. 우리가 합리적으로 사고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뛰어난 사고의 틀일까 아니면 더 많은 정보일까? 물론 둘다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기는 쉽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마치 이 둘 중의 하나를 양자택일하는 것처럼 되기 쉽다... 2018. 3. 28.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인공지능 보도를 보고. 2018.2.9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를 어제밤에 봤다. 거기에는 인공지능에 대한 코너가 있었는데 유익한 방송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뭐랄까 답이 틀렸다기보다는 질문 자체가 틀려 있어서 정리가 안되는 상황이었달까. 진행자가 반복해서 던진 질문은 인공지능이 자의식을 가지게 되는 날이 올 것인가 하는 것이었고 그건 한마디로 할리우드 영화에서 자주 나온 것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공격하거나 지배하려고 하는 날이 금방 올 것인가 하는 질문이었다. 그런데 이런 질문은 마치 언젠가는 기계도 영혼을 가지게 될 것인가 같은 질문과 유사한 면이 많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뭐건 우리는 물어야 한다. 그런데 영혼이 뭡니까하고 말이다. 인간이 영혼을 가졌다는 말 자체가 과학적으로는 의미가 없는 허구거.. 2018. 2. 9. 오버피팅(과적합)과 알파고의 실수 2016.3.14 이번에 알파고가 4국을 이세돌에게 패했습니다. 그런데 대국을 보면 78번째로 이세돌이 돌을 놓은 후에 알파고가 이상한 행보를 합니다. 그리고는 결국 패하고 말았습니다. 이것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있고 그걸 버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같습니다. 그 설명 중 하나로 나온 것이 바로 오버피팅의 문제입니다. 오버피팅은 기계학습분야에서 해결해야할 장벽중의 하나입니다. 기계학습이란 모델을 데이터에 맞추는 즉 피팅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래의 그림을 생각해 봅시다. 위의 그래프에서 X표가 된 것이 데이터들입니다. 그리고 두개의 빨간선들이 모델들이죠. 직선은 직선모델이고 곡선은 3차함수 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주어진 데이터를 두개의 모델은 모두 잘.. 2016. 3. 14. 이세돌의 패배와 인간의 미래 16.3.11 이세돌과 알파고의 역사적 바둑대결은 1,2국 모두 이세돌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앞으로의 경기에 따라 충격은 좀 희석되겠지만 이세돌의 두 경기는 딥마인드의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굉장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같은 현실에 대해 불안해 하는 사람도 많은 것같다. 중요한 것은 불안해 하는 가 안하는 가가 아니다. 불안해 할 것을 불안해 하는가 불안해 할 필요가 없는 것을 불안해 하는가에 있다. 우선, 여러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뛰어나게 되어서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스카이넷처럼 인간을 지배하게 되는 것을 걱정하는 거라면 그것은 오해다. 인공지능은 계산기나 자동차처럼 인간의 도구로 남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도구의 의미를 제대로 .. 2016. 3. 11. 가장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서의 인간학 2010.2.5아직도 우리가 컴퓨터의 시대에 살고 있는지 알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컴퓨터의 시대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농업혁명의 시대나 산업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컴퓨터는 이제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2000년정도부터 피씨의 성능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윈도XP를 아직도 문제없이 사용하고 계십니다. 그것은 백배쯤 빠른 컴퓨터나 화면이 몇배더 큰 컴퓨터가 이젠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대신 컴퓨터는 날로 싸지고 있습니다.. 2010. 2. 5.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