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19
사람은 꿈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꿈을 이루기 원하지만 그 꿈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나면 이제 그 꿈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기에게 맞는 새 꿈을 꿔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을 때 오히려 우리는 꿈을 이뤘기 때문에 망하기 시작한다. 유명해 지고 싶었던 사람은 유명세때문에 망하고,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돈 때문에 망하고, 좋은 배우자를 꿈꾸던 사람은 그 배우자 때문에 망할 수 있다.
한국은 선진국이 되었다. 물론 여전히 사회 문제가 있고, 개개인마다 사정은 다르다. 이제 한국의 거리에는 예전에는 잡지에서나 나오던 슈퍼카들이 즐비하게 돌아다니며 서울의 집값은 수십억씩 하지만 여전히 끼니를 때우기가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 문제는 이제 분배이며 상대적 빈곤이지 절대적인 빈곤은 아니다. 다시 말해 한국인들이 극한의 상황에 빠지지는 않게 할 돈은 한국이 가지고 있으며 더 부자가 되면 좋은 일을 많이 할 수는 있겠지만 단순히 지금보다 더 부자가 된다고 해서 꼭 더 행복한 나라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못살았던 과거와는 다른 것이다. 가난하고 배고플 때는 기본적인 것을 가지는 것과 배고프지 않는 것이 꿈이 된다. 굶는 사람에게는 밥이 곧 인권이고 꿈이다. 그러므로 배고픈 사람들로 가득 찬 가난한 나라에서는 그 배고픈 시민들에게 밥을 주는 정치가 좋은 정치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른 이상을 들이대 봐야 시민들이 이미 굶어죽고 난 후에 이상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런데 세계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나라 중의 하나가 된 상황에서도 사람들의 꿈이 단순히 물질적이고 정치란 개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수준에 머무르면 오히려 돈이 문제가 된다. 우리는 복권에 당첨된 후 망한 집안에 대한 이야기같은 것을 종종 듣지 않는가. 가난할 때는 워낙 가진 것이 없으므로 욕심내봐야 가질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었고 살기위해 협동심이 저절로 발휘되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돈이 생기고 나면 그 욕심은 오히려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고 사람들은 이제 돈이 생겼다는 이유로 이기심을 더욱 더 발휘할 수도 있다. 그 돈만 가지면 나혼자서 영원히 혼자 잘 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성공이나 돈만을 꿈꾸는 가치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은 고기라고는 먹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부자가 된 후에도 계속 고기타령만 하는 것과 같다. 고기는 좋은 것이지만 인생은 고기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할 때 우리는 행복해 질 수 없을 것이고, 가난했던 과거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국은 아이들을 지독하게 키워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유치원때부터 대학입시이야기하며 아이들을 학원으로 돌리고 네시간 자면 붙고 다섯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4당5락같은 말도 안되는 말을 종종 아이들에게 반복한다. 그런 소리 하는 부모들도 그렇게 하지 못했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공부하는 것에 대한 댓가도 돈으로 치뤘다. 비싼 옷, 비싼 놀이공원, 비싼 음식과 여행으로 호강시키면서 니들이 고생은 좀 하지만 이렇게 호강하지 않냐고 말하고는 했다. 다시 말해 아주 어릴 때부터 경쟁에 이겨라, 성공해서 돈을 잘 버는 것이 인생의 목표다라고 반복교육 시킨 것이다.
우리는 비전이 필요하고, 꿈의 교육이 필요하다. 인생의 목표가 돈이라는 것보다 더 고상한 가치관이 필요하다. 나는 한국청년들 나아가 한국인들이 여전히 어느 외국사람들보다도 진취적이고 창의적이며 근면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이 모두 배금주의에 물들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람마다 세대마다 차이는 있다. 그러므로 이 꿈의 학습내지 교육에서 뒤처지는 사람들도 있다.
과거에 박제된 문화를 가진 그들은 이 새로운 가치관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내것을 빼앗아가려는 사기꾼으로 인식한다. 그들에게 당연한 세상은 1970년대쯤의 과거다. 그러므로 그들은 열심히 한국을 과거로 되돌리려고 한다. 그들에게 선거란 그저 내 이익을 늘려주는 사람에게 표를 파는 행위다. 세상에는 개인을 넘어서는 어떤 가치가 없고, 따라서 믿을 것은 내 통장잔고뿐이므로 예를 들어 그렇게 하는 것이 나라에 해가 되는 일이라고 해도 당장 내 세금을 깍아주고, 내 월급을 올려주고, 나를 취직시켜 주겠다는 사람에게 표를 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된다. 권력에게는 굽신거리고 약자는 두들겨 패서 그 앞에서 잘난체 하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는 자연스런 행위에 불과하다.
이는 물론 한국 전체에게 해로운 일이지만 그 이전에 그들 자신에게도 해가 되는 일이다. 물론 기적적으로 한국은 내년부터 망할지도 모른다. 많은 보수지향의 사람들은 한국의 성장이 눈부시다는 것을 인정해도 항상 여기까지라고들 말해왔다. 내년부터는 망할거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출산률이 낮으니 한국은 망할 것이라는 말이 있고, 일본도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망했으니 한국도 그럴거라는 말도 있다. 그들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라는 그들의 말은 이미 최소한 20년은 틀린 것이다. 2000년에도 2010년에도 지금도 그들은 한국이 여기까지라고 했지만 사실은 한국은 계속 성장해 왔다. 계속 그렇게 한국이 망한다고 말하면 언젠가는 맞을지도 모르지만 내년이나 몇년안에 그 변곡점이 온다고 믿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닐까?
미래를 대비한다고 하면 우리는 주로 인류사적인 차원에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4차산업혁명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식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은 좀 더 구체적이고 지역을 좁힌 질문이 필요하다. 한국인은 이제부터 어떻게 살아야 할까? 변한 자신을 인정하고 새로운 꿈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한국에 걸맞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낡은 과거의 꿈과 시각을 계속 유지할 수록 새로운 세상은 보이지 않게 될 것이고 결국 스스로가 사회악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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