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16
티핑포인트나 임계점이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지점을 말하는 것인데 최근 몇년동안 일어난 일을 보면 우리는 한반도를 둘러싼 힘의 균형이 소위 이 티핑포인트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의 국력이 어느 이상이 되는 순간 세계는 크게 변할 것이다. 예를 들어 트럼프가 하노이에서 회담장을 뒤집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지금의 한반도는 그리고 나아가 전 세계가 전혀 다른 세상일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도 재선에 실패하지 않고 노벨평화상을 받았을지도 모르며 남북 자유 왕래가 실현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을지 모른다. 러시아는 한국과 육로로 연결되어져서 더 깊은 관계를 가지려고 할지 모르고 북한과 만주지역 그리고 몽고와 한국에서 가까운 러시아지역은 유례없는 개발붐을 꿈꾸며 행복감에 젖어있을 수 있다. 중국은 이렇게 급변하는 한반도에 대처하느라 대만따위는 신경도 못쓸지 모른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의 국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연도 개입했겠지만 경제력이든 국방력이든 문화적 파워든 다 티핑포인트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를 원하고 보장할 힘이 충분치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 지점은 이미 멀지 않았고 한국은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니 티핑포인트는 곧 올 수 있으며 이것은 다음 대통령에게 있어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경제든 외교든 미래의 한국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과는 전혀 다른 곳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말이 곧 몇년안에 통일이 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한반도를 짓누르던 오랜 억압이 드디어 풀리는 때가 몇년안에 올 수는 있다. 그 억압이란 한국과 북한이 주변 강대국에게 무시당하고 이용만 당하는 힘의 구도를 말한다. 오랜동안 한국과 북한은 강대국들에게 구걸하면서 사는 나라 취급을 당했다. 미국도 일본도 중국도 러시아도 한국이나 북한은 강대국이 손을 떼면 당장 나라의 존립이 어려워지는 외세의존적 나라 취급을 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너무나 깊이 당연시된 나머지 한국의 내부에도 우리나라는 본래 주변 강대국에게 의존하고 눈치를 봐야 살 수 있는 나라라고 믿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이들이 소위 보수다. 이들은 주권국가라면 당연히 가져야 하는 전시작전권을 받아오는 것도 반대하며 자기 이익을 스스로 포기하는 굴종적 외교를 주장한다. 그래서 철없이 북한에 선제공격운운하는 보수의 대선후보 윤석렬에게 누군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던 것이다. 전시작전권도 없으면서 전쟁을 일으키겠다는 생각을 하는 건 무슨 말도 안되는 주장이냐고 말이다. 보수는 미국이나 일본이 협박하면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미국에게 완전히 복종해야 중국으로부터 북한으로부터 미국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입장이라면 트럼프가 했듯이 주한미군의 주둔비를 5배나 올려달라고 해도 그러라고 해야하고, 일본이 경제제재로 협박하면 당장 항복하고 한국의 사법체계도 무시해야 한다. 막대한 양의 미국무기를 사주던 우리는 자체 무기 개발같은 건 포기하고 미국무기나 바가지써가며 더 사야 한다.
물론 우리의 힘이 무한하지 않으며 우리가 과거에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서 주변나라의 도움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어떤 관계도 일방적은 아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아 이사람은 반미주의자구나, 미국을 미워하는구나라고 이해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반중주의구나라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나는 미국때문에 한국이 성장한 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하며 일본에서 우리가 배워온 것도 분명히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말을 우리가 댓가없이 그렇게 했다거나 그러므로 우리가 가졌던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가 언제나 같아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댓가를 치뤘고, 어떤 때는 과도하게 그렇게 했다. 그리고 우리가 성장했기 때문에 우리의 외교적 관계는 이제 개선되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나라는 물론 상대 국가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우리를 아직도 197-80년대의 가난한 나라처럼 취급한다면 그것은 우리나라만 손해나는 일이 아니다. 그걸 제일 잘 보여주고 있는 나라가 일본이다. 그들은 한사코 우리나라를 그렇게 취급하려고 한다. 그래서 외교적 무례를 계속 해서 범한다. 그것은 한국에게도 괴로운 일이지만 그 피해는 일본에게 더 크다. 한국을 무시한 결과 그들은 오히려 더욱 더 과거의 환상속으로 잠겨들고 있다. 아직도 팩스를 쓰고, 방역은 믿을 수 없고, 미래산업은 죽어가는데 한국을 죽여보겠다고 돈만 쓰고 있다. 2년전의 경제재제로 더 큰 손해를 본 것도 일본의 소재산업이며 관광도 국방도 이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중 가장 어리석은 대처를 하는 것이 일본이다.
해방이래 일본과의 무역에서 누적된 적자가 700조다. 일본회사들은 IMF때 만든 법에 근거하여 세금혜택도 받으며 일본으로 돈을 보낸다고 들었다. 롯데가 그 덕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일본을 먹여살려왔다. 게다가 돈은 오히려 작은 문제다. 일본은 지속적으로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존재감을 억눌러왔으며 한반도 평화가 이뤄지는 것을 반대해 왔다. 혐한이 국정기조인 나라가 외국에 한국을 어떻게 보이게 만들려고 해왔을까? 한국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면서 한국의 사회적 발전을 눌러왔을까? 소위 조중동의 기사가 딱 일본혐한우익의 논조와 정확히 같은 것이 우연일까? 언제까지 그런 관점이 당연한 것인가. 경제규모야 아직도 일본이 한국보다 훨씬 크지만 무역규모로 보면 한국과 일본이 이제 비등해질 정도다. 무역이 전부는 아니지만 무역의 규모가 작다면 국제관계에서 그 중요도가 얼마나 클까? 이제 가전 반도체 조선등 많은 분야에서 한국에게 뒤지는 일본이 국제문제에서 얼마나 발언권을 가질까? 현실이 이런데도 한국의 보수와 일본은 자꾸 한국을 폄하하려고 한다. 그때문에 한국은 오히려 독립하고 있고 일본은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일본은 외교적으로도 무시당한다. 최근의 G7에서 일본은 존재감이 전혀 없었는데 이는 상당부분 일본이 한국을 무시하고 반대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방역이든 반도체든 조선이든 뭔가 자랑할 것도 없으면서 한국과 잘 지내지 말라고만 하는 투다. 반대로 일본이 내가 한국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했다면 상황은 크게 달랐을 것이다. 일본은 외교적 고립을 자처하고 있다.
일본다음으로 어리석은 것은 중국이다. 사실 지금의 국제정세에서 세계적인 충격을 줄 사건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한국이 미국과 절연하고 중국과 손을 잡는 일일 것이다. 물론 나는 이 일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절대 없지만 그런 일은 실로 세계 패권을 바꾸는 일이 될 수 있다. 한중일러가 손을 잡으면 그야 말로 슈퍼파워다. 미국 패권의 시대가 끝나버릴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미래적인 국가는 한국이다. 대만과 한국이 세계의 반도체를 지배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의 가장 큰 위협은 사실 한한령같은게 아니라 오히려 중국이 한국에게 잘해주는 것이다. 중국이 한국에 돈을 쏟아부어서 한국을 중국돈에 취하게 만들고 다수의 중국인들을 한국에 이민오게 만드는 것이 한한령이나 군사적 위협보다 더 무섭다. 중국이 한민족은 위대하다면서 한국인보고 중국에 와서 국가주석이라도 하라고 하는게 더 무섭다. 그러면 그 달콤한 유혹때문에 한국과 중국은 하나다같은 주장도 더 커질 것이다. 진짜 위기다. 그런데 중국은 한국을 겁박하고, 반중국정서를 키우고 있다. 사실상 한족 민족주의를 주장하며 한국인을 2등국민인 조선족으로 만들려고 한다. 한한령은 고맙다. 그것이 없었다면 서구에까지 도달한 지금의 한류열풍은 없었을 것이다. 한국이 중국과 싸울 수는 없지만 친하게 지내는데 있어서도 한계가 있는 것은 중국이 가진 낮은 사회적 수준때문이다. 미국도 이기적인데가 있다면 중국은 말해 뭐하겠는가. 깊이 동료로 삼을 나라가 못된다. 중국의 약속도 절차도 믿을 수 없다. 이것이 소프트파워가 없는 중국이다. 이래서 중국은 세계 패권국가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은 일본이나 중국보다는 현명한 것같다. 하지만 그래도 어리석다. 그들은 그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한국이라는 것을 깨닫는 속력이 늦다. 비록 최근 미사일 제한 철폐같은 것을 했지만 아직도 핵잠수함같은 문제를 가지고 시비를 걸고 있다. 한반도 평화 달성에 적극적이 아니다. 그런데 한국이 핵미사일을 가지면 누가 제일 불편할까? 그게 그들이 싫어하는 중국아닌가? 사드가 미국무기니까 중국에서 항의했지만 한국이 미사일이건 레이더건 자체적으로 개발하면 중국이 뭐라고 할 수 있는가? 그걸 잘 보여주는게 미사일이다. 한국이 미사일 사거리를 늘리자 중국은 불편해하지만 뭐라고 할 수 없다. 자신들도 그런 미사일을 가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미국 항공모함을 돈들여서 한반도에 배치할 필요가 있는가? 한국이 항공모함을 운용하면 저절로 중국은 군사적인 견제를 받게 된다.
한반도 평화가 만들어 지면 누가 제일 싫어할까? 일본도 싫어하지만 중국도 그걸 싫어한다. 한국의 성장만큼 중국에 위협이 될 것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미국이 혼자힘으로 믿을 수 없는 독재국가인 중국을 눌러버릴 수 없다면 중국이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지나치게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을 막을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한국을 키우는 것이다. 한국이 군사강국이 되고 한반도에 평화가 오고 한국의 영향력이 북한을 넘어 만주에 이르게 되면 될 수록 중국은 그에 대처하느라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그 대신 북한을 더 고립시키고 중국에게 골치가 될 아프칸을 막아주느라 시간을 다 보냈다. 북한이 중국에게 의존하는 것을 알면서 한국이 백신이나 먹거리를 북한에 보내는 것에는 반대해서 오히려 북한을 더욱 더 적인 중국에게 의존하게 만들었다. 한반도의 평화가 미국에도 이익이다.
그런데 미국은 그걸 너무 늦게 깨닫고 있다. 자기 힘으로 세계질서를 유지할 수도 없고 중국도 당해내지 못하면서 동맹의 성장을 억누른다. 결국 중국좋은 일만 해주고 더 비싼 댓가를 치뤄야 한다. 게다가 정부가 아니라 기업차원에서 보면 매국행위를 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때문에 국가적 위협을 받고 있지만 테슬라니 애플이니 하는 기업들은 열심히 중국에 돈을 나른다. 구글도 중국정부에는 협조적이다. 디즈니도 중국돈 벌어보겠다고 애매한 중국 찬양물이나 만들다가 망할 판이다. 중국에서는 페이스북도 유튜브도 안되는데 미국인들은 중국 어플인 틱톡에 열중한다. 이거 바보 아닌가? 차라리 라인이나 카톡을 해야지.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은 사실 거꾸로 뒤집어 지고 있다. 어리석음에서의 탈출은 지능순이다. 미국은 이제 한국을 좀 더 격상된 파트너로 인정하려고 하는 느낌이다. 중국도 한한령따위로 한국이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자 요즘은 한국에게 말하는 방식이 좀 유순해졌다. 일본에서도 반성의 기사들이 슬슬 나온다. 이렇게 해봐야 우리가 더 손해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애초에 한국에 많이 우호적이었다.
티핑포인트. 기억하는가. 결국 주변강대국들이 한국의 달라진 위치를 인정해가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한테만 손해가 아니라 그들에게 더 손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말은 말하자면 이제까지는 월세를 내던 사람이 월세를 받는 위치가 된다는 뜻이다. 한국은 더이상 의지만 하는 나라가 아니라 협력하는 나라이고 때로는 다른 나라가 우리에게 의지해야 하는 나라라는 뜻이다. 현실이 그러하다면 댓가를 받아야 한다. 그것이 상식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국방력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얼마지나지 않아 중국을 포함한 어느 나라도 공동멸망을 각오하지 않으면 군사적으로 한국을 공격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주한미군은 왜 존재해야 할까? 우리가 왜 돈을 지불하고 주한미군을 유지해야 하나? 한일 관광수지는 역전될 수도 있다. 미국과 일본의 인재는 한국으로 유출될 수도 있다. 인재유출은 변방국가가 지불하는 댓가중의 하나다. 중국은 비록 국가규모로는 한국보다 크지만 아무래도 선진국은 아니다. 한류열풍같은 문화적 존재감을 비롯해서 경제적 군사적 존재감은 어떤 식으로든 중국에게 댓가를 치루게 할 것이다.
이제까지도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더 빨리 달렸다. 하지만 티핑포인트 이후의 한국은 매달고 있던 모래주머니를 던져버린 한국이다. 그 나라가 달려나가는 속력은 상상 불가능한 수준일 수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빨리빨리의 민족아닌가. 사실 시간도 없다. 빠른 변화의 결과가 이미 사회적 피로로 누적되어 높은 자살률이나 낮은 출산률같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빨리 새로운 나라로 변신해야 한다.
그러니 다음 대선 잘 치뤄야 한다. 원숭이에게 뭔가를 맡기면 대개 손해를 보겠지만 원숭이에게 모래성 쌓기를 시키는 것과 점보기 운전을 시키는 것은 서로 다르다. 점보기 운전을 맡기면 돌아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참극이다. 우리는 지금 점보기처럼 빨리 날아갈 미래를 앞두고 있다. 이런데도 굿판이나 사이비종교가 등장하는 상식이하의 인물이 유력 대선 후보라는 현실은 안타깝다. 촛불집회 또 할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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