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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쓰기/오늘의 질문

우리가 AI를 오해하는 이유들

by 격암(강국진) 2023. 9. 24.

안녕하세요. 오늘의 질문 강국진입니다. AI의 시대라고 미디어들은 말합니다. 그렇다면 AI의 시대에 우리는 뭘 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의 답은 우리가 AI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AI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AI를 오해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AI를 오해하는 이유들에 대해서 몇마디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AI를 오해하는 첫번째 이유는 우리가 이해한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질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뭔가를 이해하려고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그것을 뭔가와 비교한다는 말입다. 우리는 여자가 없는데 남자를 알 수 없고, 외국이 없는데 한국을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AI를 이해하려고 할 때 AI를 무엇과 비교하고 있는 것일까요? 

 

제가 우리가 진지하질 않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이런 질문을 던지지 조차 않는다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우리는 대개 우리가 AI를 무엇과 비교하고 있는가도 모릅니다. 우리는 종종 이제까지 나온 AI 프로그램들의 예들을 나열하면서 이런게 AI라고 말하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예를 통하는 방식은 AI처럼 빠르게 변하고 가능한 응용의 예가 너무나 많은 기술에 대해서는 오해를 만들기 쉽습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생성형 AI에 대해서 별로 대중적 관심이 없던 것만 생각해 봐도 우리는 이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생성형 AI만 온통 이야기하고 있죠. 

 

 

 

우리가 AI를 오해하는 두번째 이유는 우리는 AI를 잘못된 대상과 비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교를 한다는 것은 차이를 논한다는 것 이전에 그 비교의 대상들이 서로 같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입니다.  남자와 여자를 비교한다면 그 둘은 서로 다르지만 동시에 그 둘은 모두 인간이라는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비교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둘은 서로 다르지만 동시에 국가라는 점에 같습니다. 이렇게 뭔가를 비교한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그 둘이 서로 다르다는 것 이상으로 그 둘이 같다는 점을 받아들이게 한다. 

 

그런데 우리는 AI를 무엇과 비교하고 있을까요? AI에 대한 세간의 이야기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는 우리가 AI를 인간이나 다른 기계와 비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인간형 AI 로봇을 떠올리면서 AI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AI를 인간과 비교할 때는 우리는 쉽게 AI를 또다른 인간처럼 여기게 됩니다. 그래서 AI가 인간처럼 감정과 욕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적어도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로 여기게 되는 겁니다. AI는 인간과 같은 어떤 것이니까요. 

 

또 AI를 다른 기계들과 비교할 때는 자연스레 AI를 이제까지 존재했었던 다른 기계들과 같은 기계들처럼 여기면서 AI의 한계를 말하게 됩니다. 그래서 AI와 우리가 친숙한 기계들은 완전히 다른 원리에 기초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이건 사람몸이 원자로 이뤄져 있으니까 사람도 그냥 물질이라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실수이며 우리가 AI를 제대로 비교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그렇다면 AI에 대해서 말할 때 빠르게 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AI가 가진 가능성을 전부 포착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방식이 있을까요?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AI 패러다임입니다. AI 패러다임은 특정한 하나의 AI 프로그램이 아니라 AI가 만들어 지는 과정에 대한 것이며 이러한 관계는 진화과정과 생명의 관계와 같습니다. 즉 모든 생명체가 진화과정의 결과물로 말해질 수 있듯이 모든 AI는 이 AI 패러다임의 결과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AI는 지금도 쏟아지고 있다. AI에 관련된 기술의 발전은 굉장히 빠릅니다. 하지만 AI 패러다임은 적어도 거의 변화되지 않은 채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하는 것은 AI 패러다임이고 우리는 AI를 AI 패러다임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AI 패러다임이란 무엇일까요? 이 질문 역시 우리는 다른 패러다임들에 대한 비교를 통해서 답하게 됩니다. 이 비교의 대상이 되는 패러다임들은 여러가지가 존재하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예들은 문자 패러다임과 과학 패러다임일 것이다. 

 

그런데 AI 패러다임이 뭔가를 이야기하고 이러한 비교를 자세히 하는 일은 긴 이야기가 됩니다. 한권의 책이 필요한 일입니다. 따라서 이 동영상은 다만 한가지의 결론을 더 이야기하면서 마치고 싶습니다. 그것이 AI 패러다임이란게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힌트를 주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한가지 메세지란 이렇습니다. 우리는 지능을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 봐야 하고 그것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성취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자 패러다임은 정보를 기록하고 조합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문자의 힘에 기반해서 지식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이 지식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줍니다. 예를 들어 빵을 만드는 레시피가 적힌 종이는 빵을 만드는 문제를 해결하는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발현되는 지능을 문자 지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학 패러다임은 문자 패러다임의 특수한 경우로 이 경우에 만들어 지는 지식은 정확히 측정가능한 데이터에 근거하기 때문에 반증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지식은 보통 과학이론이나 과학법칙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그리고 물론 이렇게 만들어진 지식도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걸 과학 지능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제 AI 패러다임의 차례입니다. AI 패러다임은 컴퓨터 최적화와 많은 데이터에 기반해서 AI를 만들어 냅니다. AI 역시 새로운 형태의 지식이며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AI 지능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현대인들은 이미 문자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의미에서 문자의 지배를 받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오히려 문자를 못읽는 사람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죠. 

 

AI도 같습니다. AI는 인간과 경쟁하고 비교되는 대상이 아니라 문자나 과학이 그러했듯이 인간과 통합되어지고 인간의 지능을 확장해 주는 도구입니다. 그것은 과학기술에 근거해서 만들어 지는 이제까지의 기계와는 다른 종류의 것이다. 그래서 이제까지의 기계가 가지고 있었던 한계를 가지지 않습니다. 

 

AI를 인간이나 기계와 비교하는 관점은 AI를 안전하게 쓰기 위해서는 제약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그 제약이 어때야 하는지를 말해주지 않습니다. AI 패러다임은 지금 발달하고 있는 AI가 뭔지, 그것을 안전하게 쓰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메뉴얼을 제공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AI 패러다임에 대해서 더 배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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