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9.6
어제는 근처의 가와고에까지 자전거로 다녀왔다. 거리는 지도위의 직선거리로 19km정도지만 길로 가니까 아마 25km는 되지 않을까 싶고 이래저래 60km정도는 달린 것같다. 어제는 날씨가 매우 좋았다. 사실 자전거를 타기에는 지나치게 좋아서 머리에 수건을 덮어쓰고 그 위에 모자를 쓴 채로 자전거를 탔다.
자전거를 타기엔 더운 날씨였지만 거리가 이글이글 불타는 듯한 모습을 보면서 자전거를 달리는 것이 매우 상쾌했다. 덥다고는 하지만 이미 가을이라 걷는 사람들에게는 환상적인 날씨였다. 오가는 길에는 이따금씩 정해진 길을 벗어나 뒷길로 달렸는데 그것은 두가지가 좋은 일이었다. 하나는 차로도 달려본 적없는 마을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큰길에서 벗어나 뒷길로 접어들었는데 그 길에서 상상하지 못한 마을의 풍경이 들어날 때 즐거움이 매우 크다. 낯선 것과의 만남을 위해 여행을 하는 거 아니겠는가. 또하나는 뒷길쪽에는 밭이며 정원이 있는 곳이 많아서 그런 곳을 달리는 즐거움이 있다는 것이다. 단 길이 자꾸 갈라지다보니 어느정도 지나면 본래 방향을 찾을수가 없어서 다시 본래의 큰길로 돌아와야 했다.
가와고에는 에도시대의 거리를 보존한 거리다. 최근에는 이 거리를 배경으로 츠바사란 티브이 연속극도 만들고 있어서 가와고에의 거리에는 츠바사 포스터가 잔뜩 붙어있었다. 가와고에의 볼거리는 3개정도인데 하나는 현대식 쇼핑 거리고 또 하나는 옛날 스타일의 전통거리 마지막은 절과 탑등의 유적과 박물관 같은 것이다.
가와고에는 니꼬나 교또같은 관광지는 아니며 가루이자와같은 서구적 이미지도 없고 하코네같은 유명 온천 산악유원지는 더구나 아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말하면 별 것이 없다. 그러나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으면서도 과거의 이미지가 있는 거리를 걷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심지어 어제 다녀왔으면서 오늘 가족과 함께 다시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가와고에의 명물인 설탕에 절인 콩을 파는 집에 들렀다가 찻집이며 칼집이며 옷가게나 악세사리가게, 그릇가게등을 둘러보는 것이다. 그러다가 예쁜 음식점에 들러서 별미를 맛보고 내키면 절이나 박물관에 가서 좀 진지한 구경을 할수도 있다. 몇십년전에나 팔았던 것같은 과자나 전통과자들을 맛볼 수도 있고 한국에 계신 부모님 선물을 골라볼 수도 있다.
오랜만의 운동이기 때문인지 집에 오자 두통이 좀 있었다. 그러나 뜨거운 거리가 벌써 그립다. 아이들과 아내를 떼어놓고 갈 수는 없겠지만 긴 여행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여행 > 키워드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근의 일본사진 : 주로 미즈모토 공원 (2.4) (0) | 2010.02.06 |
---|---|
[스크랩] 모락모락 뜨거운 마을, 쿠사츠에 빠져본다. (0) | 2010.01.24 |
결혼기념을 위한 쿠사츠 온천 여행 (0) | 2009.12.16 |
미즈모토 공원에서 보낸 하루 (0) | 2009.08.23 |
골든위크 쿠사츠 온천여행 (0) | 2008.05.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