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이 걷고 싶어서 변산반도에 있는 내변산에 갔다. 내변산 탐방지원센터에서 직소폭포를 거쳐 재백이고개까지는 대부분 등산이라기보다는 숲의 길을 걷는 산책이라고 해야할 길이다.
내변산 탐방센터로 가는 길은 한적한 도로가 산을 지나는 길이다. 산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 길을 드라이브 하는 것만으로 나는 잘왔다는 생각을 했다.
3연휴라 그런지 주차장이 거의 차있었다. 하지만 산은 그다지 붐비지는 않았다. 조용한 산의 분위기를 느낄 정도는 되었다. 하늘은 맑고 공기가 쾌적하니 1년중 이렇게 산에 가기 좋은 날도 드믈지 않을까 싶다.
직소 폭포 방향으로 오르기 시작하자 마자 맨먼저 보이는 것은 맑은 물이 흐르는 시냇물이다. 물이 아주 맑다. 이제 여름도 끝나서 인지 물이 맑아서 인지 산이 아주 깨끗하다. 날파리나 모기가 괴롭히는 그런 길이 아니다.
내변산은 아주 좋았지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대부분 그냥 길이다. 길을 걷고 싶어서 갔고 그래서 길을 찍었다. 하긴 나는 언제나 길을 찍기를 유달리 좋아하는 것같다. 항상 어딘가로 가고 싶은 것일까?
갈대가 제법 가을 분위기를 낸다. 이곳도 이제 한달이면 단풍으로 물들어 전혀 다른 풍경이 될 것이다.
이 바위는 도장처럼 생겼다고 해서 인주 바위라고 한다.
이곳에는 옛날에는 실상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터만 남아서 재건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그래서 건물 한두채가 있는 정도다.
초록이 좋지만 초록이 물과하면 더욱 좋다. 직소보라고 하는 저수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직소 폭포앞에 있는 전망대다. 하지만 올해 가뭄이 유난하여 폭포는 없다고 한다. 다만 그래도 물은 흐른다.
직소폭포를 지나 재백이 고개로 가는 길에서 만난 개울이다. 물이 아주 맑고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송사리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사람들이 열심히 뭘 줍는다. 뭔가 했더니 도토리를 줍고 있다. 왠지 인간이 다람쥐 먹이를 훔쳐가는 장면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지만 나도 도토리 묵은 좋아한다.
하도 이런 사람들이 많고 신기해서 찍었다. 이 등산길은 히말라야 가듯이 갈 길이 아닌 것같은데 왠 장비가 저렇게 많은지. 저것보다 더 큰 짐을 짊어진 사람이 아주 많다. 게다가 나보다 체력도 나빠보이는 사람들이 그렇다. 그러니 괜히 힘만 빨리 빠지는것같은데. 정말 묻고 싶었다. 도대체 그 안에 뭘 가지고 가시는 건가요?
다시 주차장으로. 주차장에 보니 트레일러에 텐트를 설치하고 여행하는 사람이 있었다. 미니에 트레일러 그리고 텐트라. 나름 귀한 조합인 것같다.
돌아와서 화장실에 갔었다. 그리고 거울속 내 얼굴을 보니 왠지 산에 가기 전보다 훨씬 마음에 든다. 산에 가야 한다. 초록을 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얼굴이 도깨비 같아지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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