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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전주 생활

여수 방문기

by 격암(강국진) 2016. 7. 2.

내 생일을 기념하는 뜻에서 1박2일로 전남지역을 여행하기로 했다. 떠날 때는 확실한 일정이 없었으나 실제로는 여수를 방문했고 그 다음날에는 벌교와 보성 대한다원을 방문하는 여행이 되었다. 


여수에 대한 첫인상은 여수는 매우 깨끗하고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도시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왠지 일본을 연상시키는 면이 많다고 거듭 느꼈다. 왜 그런가하고 생각해 보니 첫째로 고층빌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층형 건물이 많이 있었고 그것들이 잘 보존된 탓이 컸다. 그리고 풍성한 초록빛이 그런 인상을 주었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한국의 다른 도시들 특히 서울 같은 대도시는 고층빌딩으로 뒤덮혀 있으며 그 초록이 상대적으로 빈약해 보인다는 뜻이다. 이는 안타까운 일이다. 


10시무렵에 출발한 자동차는 점심때가 되어서 여수에 도착했다. 배가 고팠기에 간단히 요기를 하기 위해 이순신 광장 앞의 진남로 상가로 향했다. 





진남로 상가의 모습은 과거와 현재가 혼재하는 모습이었고 우리는 통만두집에 들려서 만두와 칼국수를 먹었다. 







배를 채우고 나니 이제 주변을 둘러 볼 기운이 나서 무엇보다 먼저 바닷가로 향했다. 이순신 광장 앞에는 복원된 거북선이 놓여져서 들어가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삐죽이 튀어나온 아파트만 아니라면 언덕을 채운 집들이 더 멋져 보였을 테지만 그래도 여수는 아름다운 도시였다. 바다가 아니라도 말이다. 물론 그와 같은 평가에는 어두운 부분도 있다. 2012년 여수 엑스포를 위해 여수는 많은 돈을 투자했던 것이다. 여수의 아름다움에는 그런 투자가 분명 기여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듣기에는 그 투자금액이 모두 환수되지 못해서 시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빠져있다고 한다. 




여수에 대해 크게 공부하고 온 것도 아니고 길게 머무를 것도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일단 가장 유명하다는 오동도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차를 타고 가다보니 바닷가에서 낚시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오동도는 매우 아름다운 섬이었지만 오동도 안의 길에는 경사가 상당히 있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 방문이라 오동도까지 한참을 가야한다고 생각해서 우리는 자전거를 두대 빌렸다. 하지만 후회했다. 한시간에 5천원에 빌린 자전거로 10분도 걸리지 않아 자전거로는 갈 수 없는 장소까지 갔기 때문이다. 결국 돈내고 빌린 자전거는 1시간 10분안에 돌아가야 한다는 조급함만 주는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오동도를 보고 우리는 일단 오늘의 숙소로 들어갔다. 우리는 돌산에 있는 바다노을 펜션이란 곳에 머물렀다. 최근에 돌산쪽은 펜션 개발이 활발하다. 덕분에 숙소 근처에서 공사를 하느라고 소음에 시달려야 했다. 




짐을 부리고 다시 차를 타고 나와서 이번에는 돌산공원에 올라갔다. 이곳은 막대한 돈을 들여 조성했다는 느낌이 드는 공원으로 야간 조명이 멋지고 유명한 여수의 야경도 구경할 수 있으며 여수로 가는 케이블카도 탈 수가 있다. 그러나 왕복 만3천원이라는 가격은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서 케이블카를 타고 싶은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저녁은 회를 먹기로 했다. 숙소 주인에게 물어보니 여수 사람들은 횟집에 안가고 수산물 특화시장에서 회를 먹는다고 조언해 주었다. 여수 수산물 특화시장은 1층에서 물고기를 골라서 회를 떠서 2층에 가서 밥과 매운탕을 사먹는 장소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여수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 저녁이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맛있게 회를 먹었고 가격도 횟집에 가는 것보다 훨씬 저렴했다. 가격도 모두 해서 4만 4천원밖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먹고 즐기는 동안 여수에는 밤이 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다시 돌산공원에 올라갔다. 








여수의 바다는 마치 테마파크처럼 보인다. 작은 섬들이 여러개 늘어서 있기 때문이다. 나는 여수의 아름다움과 깨끗함에 감탄했다. 여수의 음식도 아주 좋았다. 반면에 여러가지 개발의 흔적들은 그다지 효율적이거나 매력적인 것같지 않았다. 사진에는 없지만 돌산 공원 아래쪽에는 회집들이 늘어서 있는데 다들 불이 꺼진 모습이라서 놀랐다. 돌산의 펜션 개발도 언뜻보면 아름답지만 아쉬움이 많았다. 


반복되는 문제는 모두가 열심히 하고 친절하기는 하지만 사실 기본적으로 돈을 벌 생각이 있을 뿐 자기가 하는 일, 자기가 사는 곳을 사랑하는 모습이 강하게 들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들어간 바다노을펜션은 최근에 공사를 해서 수영장이며 글램핑 텐트, 캐러반 숙소등을 늘리기도 했다. 주인은 매우 친절하다. 하지만 낡은 숙소를 관리하는 문제에 있어서 기본이 안되어 있는 점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커다란 펜션을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너무나 많은 펜션이나 가게들이 있고 따라서 사람들은 단골집을 찾기보다는 새로 문을 연 곳을 계속 찾는다. 그러니까 변하지 않는 숙소, 변하지 않은 서비스로 사람을 모으려고 하는 태도는 보기 힘들다. 이런 것은 5성급 호텔에서나 겨우 볼 수 있다. 그곳의 직원들은 1년후에 돈 벌면 내가 이 직장 관둔다는 식이 아니다. 그런데 펜션이나 많은 가게 주인의 모습에서는 왠지 나는 그런 걸 느꼈다. 돈 많이 벌어서 어딘가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어한다는 느낌이고 그때 그때 유행하는 것에 따라 갈뿐 기본에 집중하는 느낌은 부족하달까. 


내가 가고 싶은 곳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지금 상황에 만족하고 행복한 곳이다. 자기 스스로가 그곳을 좋아하는 모습이 보일 때 나도 그곳에 더 가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럴 때 다른 사람이 뭘 원하는가, 뭐가 유행하는가에 신경쓰기 보다는 진짜 좋게 느끼는 것을 추구하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게 진짜 여수다운 모습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좀 불평하기는 했지만 여수는 언젠가 또 가고 싶다. 다만 숙소에 대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같다. 한국은 역시 숙박 문화라는 것이 어설프다. 스위스나 일본같지는 않다고 해도 미국보다도 못하다. 이것은 주거문화가 후진적이라는 것도 이유일 것이다. 한옥같은 곳에 살다가 아파트로 가버린 사회에 올바른 주거문화라는것이 있을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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