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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 에세이들/망의 시대6

망의 시대 6. 망속의 삶 망속의 삶 우리가 가진 가장 기본적인 질문은 나는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우리가 지금 여기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 것인가보다 더 급한 질문은 없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라는 것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의 하나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진정으로 아무 행동도 선택하지 않고 매순간을 보낼 수는 없다. 즉 매순간 우리는 행동하고 있다. 행동해야 하는데 뭘 해야 하는가를 모르는 것보다 답답한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질문에 비한다면 다른 질문들 예를 들어 나는 누구인가라던가 돈은 어디서 버는가, 인간은 어떻게 진화해서 현재의 인간이 되었나, 민주주의의 미래는 무엇인가 같은 질문들은 덜 급하고 2차적인 중요성을 가진다. 그것은 설사 그런 질문들에 대해 답이 없어도 우리는 행동해야 하기 때.. 2015. 6. 16.
망의 시대 5. 망과 가치의 생산 망과 가치의 생산 오늘날은 망의 시대라던가 망은 질문에 대해 답을 찾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것은 조금 다르게도 표현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망은 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라는 말이다. 이 말이 무슨 뜻인가를 분명히 하기 위해 우리는 이제까지 망에 대해 말할 때 지속적으로 그래왔듯이 종교와 과학의 시대에 있어서의 가치의 생산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다시 망으로 돌아오는 방법을 택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종교의 시대를 보자. 이 시대에 가치란 창조되지 않는다. 신은 이 세상을 미래를 보는 예지력을 포함한 무한한 능력으로 창조했고 따라서 이 세상은 모두 신의 것이며 신이 정해준 만큼의 가치를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고 가질 것이다. 가치는 기본적으로 생산되고 늘지 않는다. 사냥이나 농사를 통해 만들어.. 2015. 6. 10.
망의 시대 4. 과학이 주는 답, 망이 주는 답 종교인과 지식인 그리고 망의 인간은 어떻게 생각과 사는 법이 다른가. 이 방식들은 서로 완전히 다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강조하는 부분이 다를 뿐 서로가 서로를 완전히 배척하고 분명히 어딘가에서 선을 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종교는 신이 주는 영감속에 답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지식 혹은 과학은 관찰의 결과속에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 그리고 망이 답을 주는 방식은 보다 더 열린 마음으로 데이터를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통계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단순히 통계적이라는 말이 전부인 것은 아니다. 간단히 한가지를 언급하고 지나가자면 확률통계분야에서 빈도주의자의 접근이라고 불리는 것은 지식과 과학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고 베이지안이라고 불리는 것은 망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베이지안 방식에서는.. 2015. 5. 8.
망의 시대 3. 낡은 오만과 새로운 민주화의 시대 우리는 우리가 뭘 모르는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가 빠져 있는 우물안을 온 세계로 착각하고 그걸 보편화한다. 이런 보편화 중에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일어나는 것은 비교적 극복하기가 쉽다. 우리는 살면서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거나 독서와 같은 간접적 방법을 통해서 다른 세상을 경험한다. 그리고 자신의 일이 특수한 일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보편화는 여러 차원에서 일어나는데 그 중에는 국가적 차원에서 일어나는 보편화도 있고 심지어 문명과 시대적 차원에서 일어나는 것도 있다. 이런 것은 알아보기 어렵고 우리는 이때문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오만해 진다. 이러한 보편화는 대개 인간을 억압한다. 대부분의 운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죄지은 사람, 모자란 사람으로 만든다. 망의 시대는 이런 오만을.. 2015. 5. 2.
망의 시대 2. 망의 시대를 위한 필요조건들 지난 번 글의 결론은 시대의 변화가 인간이 신을 의지하는 시대에서 인간이 지식을 의지하는 시대로 변해왔고 그 이후 인간이 네트웍 혹은 망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시대로 변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좋은 망은 어떤 것이고 망의 시대에 맞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종교나 지식과 마찬가지로 망이란 답을 찾는 방법이다. 우리는 종교에게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지식의 체계에게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질문할 수 있다. 우리가 망의 시대를 산다는 것은 우리가 망을 통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시대라는 것이다. 다가올 미래에 우리는 가족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뭘해야 하는지, 오늘은 뭘 먹어야 하냐고, 우리가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냐고 망에게 질문하게 .. 2015. 4. 24.
망의 시대 1. 21세기의 인재, 21세기의 인간 2015. 4. 19 우리집에서 가까운 곳에 전주대학교와 전주비전대학교라는 대학이 있다. 나는 아침에 그곳으로 산책을 가곤하는데 오늘도 가보니 취업관련 현수막이 걸려있고 대학이 수익활동도 벌이는것도 보인다. 21세기의인재는 어떤 것일까, 21세기의 인간은 어떤 인간인가. 사실 20세기나 그 이전에 그 답은 어느 정도 나왔다. 몇년전부터의 일이다. 나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준 비유는 서구의 중세에 교황을 정점으로 하는 기독교가 현대의 세계로 변하는 과정에 대한 것이었다. 그 비유에 따르면 어떤 의미에서 현대의 교회는 대학이다. 그리고 이 비유는 바로 대학의 몰락과 현대사회의 현실과 관련이 있다. 나는 가끔 이 이야기를 하는데 오늘은 인재나 인간이라는 측면에서 한번 정리해서 써보면 재미있을 것같이 느껴진다.. 2015.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