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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생명, 뇌, 자아15

기억과 자아 22.4.30 기억은 우리의 자아 그 자체이다. 이것은 우리가 어디까지를 기억이라고 부를 것인가에 따라 점점 더 깊은 범위에서 사실이 된다. 예를 들어 우리의 몸을 이루는 수많은 세포들은 서로가 기억이라고 부를만한 관계로 얽혀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걸을 수 있고 말할 수 있으며 춤을 출 수 있다. 의식을 가지고 팔다리를 움직여 춤을 추거나 걷는다고 해도 우리의 뇌가 근육세포를 포함한 온몸의 세포들이 일일이 어떻게 움직여야 전체적으로 몸이 걷는다거나 춤을 춘다고 말할 만한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생각한 후에 명령을 내리는 것은 물론 아니다. 로보트 팔에 존재하는 고작 수십개의 관절 모터의 작동을 조절하려고 해도 슈퍼컴퓨터로도 감당할 수 없는 계산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 몸안에 존재하는 수없이 많은 물질들과 .. 2022. 4. 30.
인간은 지성을 가지고 있는가 19.1.3 우리는 종종 인간이 바보같고 이성적이지 않다고 한탄을 하고는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래도 인간이 지성을 가진 존재임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서 모두가 아니면 대부분의 사람은 인간이 지성을 가진 존재이며 그것이 인간과 동물이 그리고 인간과 나무가 다른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군가가 인간만큼 혹은 인간보다 똑똑한 로봇이 출현할 것이라고 말하면 우리는 자연스레 우리의 지성과 그 로봇의 지성을 비교하려고 한다. 즉 자연스레 지성을 물이나 황금처럼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여긴다. 이런 측면에서 인간과 로봇의 지성을 비교하는 일은 마치 두 사람의 은행잔고를 비교하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정말 지성이나 똑똑함이란 그런 것일까? 인간은 지성을 가지고 있는가? 지성.. 2019. 1. 3.
의식과 의지 16.5.14 의식과 의지 공포영화같은 곳에 나올 법한 장면이 있다. 무선으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거실을 달리고 있다. 그런데 당신은 문득 그 자동차에는 배터리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따라서 그 자동차는 원격조정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놀란 당신이 자동차에게 말을 걸자 자동차는 바퀴에서 나는 소리로 당신과 간단한 대화를 시도한다. 이쯤 되면 당신은 이 자동차가 귀신이 들린 자동차 즉 의식을 가진 자동차로 생각되기 시작할 것이다. 의식이란 의지의 문제다. 우리는 굴러가는 공이나 바람에 열린 문을 보면서 공이나 문에 의식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대개의 경우 그 공이나 문이 움직이는 원인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발이나 바람같은 외적인 원인.. 2016. 5. 14.
뇌과학에 대한 잡담의 기록 15.2.4 오늘은 리켄의 연구원으로 있는 지인 그리고 츠쿠바대학의 조교수로 있는 지인을 연달아 만나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잡담을 했습니다. 그 주요주제가 되었던 것은 뇌과학이었는데 내가 늘상 하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 내용을 기억이 살아있을 때 몇자 적어놓습니다. 과학 프로그램의 출발점이 되는 것은 통상 정의입니다. 즉 이것은 이것이다라는 정의를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도입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예를 들어 사랑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것에 답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에 간단히 답할수 없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한 논문에서 사랑이란 곧 섹스라고 했다고 해봅시다. 물론 이 경우 그 저자는 나는 사랑은 섹스가 전부라.. 2015. 2. 14.
내가 인식의 연구에 관심이 있는 이유 뭔가를 잘하고 충분히 만족스럽게 하는 것과 어떤 것을 하고 싶은 것에는 차이가 있다. 이 차이가 생기지 않는 쪽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차이를 느끼게 된다. 그렇지만 잘하건 못하건 우리는 어떤 것을 왜 하는가를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을 기억하지 못하면 우연히.. 2013. 11. 19.
새로운 과학에 대한 재방문 *나는 이따금씩 새로운 과학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곤 한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인데 지극히 개인적인 사견이므로 읽는다고 하더라도 그저 재미로 읽어주었으면 한다. 뉴튼 혁명의 재방문 뉴튼시대는 과학혁명의 시대였다. 그것은 소위 그리스 시대로부터의 과학적 시각이라는 것이.. 2013. 5. 25.
시각과 청각 그리고 미래예술 12.5.14 눈과 귀의 차이 보는 것과 듣는 것은 모두 감각의 일종으로 비슷한데가 있는가하면 매우 다른 점도 많다. 예를 들어 보는 것은 우리가 디지털 카메라의 화소수를 따지듯이 수없이 많은 점들로 이뤄진 시각패턴에 대한 것이다. 이때문인지 우리 뇌는 아주 큰 부분을 시각정보를 처리하는데 쓰고 있다. 망막을 통과하면서 전기신호로 바뀐 시각정보는 시각처리과정의 단계 단계를 거치면서 선이라던가 움직임이라던가 얼굴을 인식하는 일에 쓰인다. 처리해야 하는 정보량이 많은 이 과정의 어려움은 아직도 패턴 인식에 관한한 인간이 기계보다 우수한 능력을 보인다는것을 보면 알 수있다, 감각중에서 시각은 말하자면 우리가 아주 큰 댓가를 치루고 어렵게 쓰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때문일 테지만 시각은 청각에 비해.. 2012. 5. 14.
신경세포는 도대체 뭘하는가. 12.5.10 생명적 관점 기계적 관점 생명의 본질은 정상성 동적 평형 (homeostasis)에 있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프리고진이나 카우프만등 여러 학자들도 생명현상의 특징은 외부적 변화에 대해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을 나는 생명의 본질은 불확실성과 싸우는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런데도 우리가 세상을 보는 시각은 생명적이라기 보다는 기계적 도구적 논리적 관점을 가져서 이것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 논리적 기계적 관점이란 일방향적인 과정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 프로그램을 보라.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정해진 일을 정해진 순서대로 한다. 자동차의 기계도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 엔진이 힘을 발생시키면 구동축이 이걸 전달하고 바퀴가 차를 앞으로 굴린다는 식이다. .. 2012. 5. 10.
진화론, 이기적 유전자 그리고 의혹 11.8.24 진화론의 중요성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는 진보, 자유주의, 시장주의에 기반한 자본주의등에 의해 움직여 지는 사회이며 따라서 어떤 의미로 오늘날 현대인이 살아가는 방식의 핵심에 있는 것이 진화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진화론이 등장했을때 사회적 충격이 있었듯이 진화론에 대한 어떤 반증이나 반론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지구가 들썩거릴 일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진화론이 틀린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는 식의 기획은 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진화론에는 명확히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 나는 이것을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려고 한다. 내가 말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도킨스의 의견은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적자생존과 자.. 2011. 8. 24.
새로운 생명과학에 대한 생각 3 10.8.20 생명과학의 원리 이제까지 말했던 것을 정리해 보면 새로운 생명과학의 원리라는 것은 '우리는 생명을 연구할 때 그 생명이 무엇인가를 물어서는 안된다. 단지 우리는 우리가 그것과 어떻게 관계하고 상호작용하는가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썼다고 해서 기존의 물리학적 연구와 시각이 틀린 것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런 시각은 매우 성공적이어서 인류의 문명은 그에 기반하여 크게 발전했다. 내가 말하는 새로운 생명과학이라는 것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낸다고 해도 우리가 물리적 도구와 기계를 버린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야구와 물리학이 다르듯이 우리는 환원주의적 시각에 근거한 것과는 다른 성취를 이런 새로운 시각을 시도해 봄으로서 얻을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 원리에 따르면 우리가.. 2010. 8. 20.
새로운 생명과학에 대한 생각 2 10.8.19 친구 사귀기와 자전거 타기 잠깐 화제를 돌려서 A라는 남자 그리고 B라는 매우 매력적인 여자 마지막으로 성격적으로나 외모적으로 모두 매우 비호감을 주는 여자 C를 생각해 보자. C는 A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고 싶다. 그와 친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C는 자신을 숨긴채 A를 몰래 관찰하려고 한다. A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이해하면 A와 친구가 될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동안 A는 아무와도 이야기하지 않은채 혼자 있었다. 이때 A가 이러저러하게 행동하더라는 것을 C는 기억해 둔다. 그러더니 B가 나타났다. B는 A에게 매우 무리한 부탁을 하는데도 A는 그것을 당연하다는 듯이 수용한다. B가 아주 썰렁한 농담을 했는데도 A는 그게 어찌나 웃긴지 모르겠다면서.. 2010. 8. 19.
새로운 생명과학에 대한 생각 1 10.8.16 %나는 새로운 생명과학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려고 한다. 자주 그렇지만 이것은 쓰면서 생각하는 일이기 때문에 비록 어느정도의 영감이 있다고는 하지만 나자신도 뭘쓰게 될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그러므로 특히 이런 분야에 관심이 없는 분은 무시해도 될 것이다. 새로운 생명과학이란 무엇인가 먼저 새로운 생명과학이라는 말이 뭘 의미하는지 약간 써놓고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새로운 과학이라고 하면 왠지 기존의 과학이 틀린 것을 지적하고 뭔가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초우주적인 이론이라는 느낌을 주기때문이다. 나는 모든것에 대한 단일한 궁극의 이론 내지는 그것과 비슷한 이론은 아마 인간의 언어와 사고를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에 만들어 질 수 없거나 대단히 만들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설사 .. 2010. 8. 18.
죽음에 대하여 2 10.5.16 요즘은 공기방울의 비유가 내마음속에 자주 떠오른다. 그래서 반복이 되고 말지 모르지만 인생과 생명과 공기방울에 대해 다시 한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물속에서 공기방울을 보면 그 공기방울은 실체처럼보이고 물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공기방울이 서서히 위로 떠올라서 물표면에 도달한 순간 우리는 대단한 존재의 반전을 목격하게 된다. 즉 우리가 실체라고 생각한 공기방울이 사라지면서 환경이랄까 공기방울의 바깥을 채운 물이 실체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공기방울이 터지는 순간 공기방울이 있던 자리는 물이 없는 자리가 되고 만다. 공기는 '허상'이 되고 물이 '실체'가 된다. 나는 어떤 신비주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물리학적으로는 신비할것이 없다. 공간이 있고 물분자가 .. 2010. 5. 16.
죽음에 대하여 10.4.24 죽음을 생각하니 물방울에 대한 생각이 문득 난다. 물방울이 물안에 있을때 사방을 꽉채운 물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물방울이 실체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물방울이 표면에 도달했을때 갑자기 안과 밖이 뒤집어지고 이제 물이 실체가 되고 물방울은 그저 물안의 빈공간이 된다. 우리는 자 이제 태어나야지 하고 결심하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의식이란걸 가지고 보니 이미 나는 살고 있더라는 상황이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꽤 중요하고 가치있는 존재가 아닐까. 이 세상을 개혁하고 바꾸고 뭔가를 이루는 나를 느낀다. 나라는 존재가 실체가 확실하게 느껴진다. 희노애락을 느끼고 영광과 비참함을 가지고 겪으며 사물에게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존재다. 그런데 우리의 사고는 죽음이라는 사건을 목격하면서 크게.. 2010. 4. 24.
죽은 사람은 사람인가. 2010.4.17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기전에 심장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아니면 집이나 자동차 뭐든지 좋다. 질문은 이것이다. 어떤 것이 어떤 것으로 기능하기를 멈춘 순간 이후 그것이 그것일 수 있을까? 즉 심장이 심장으로서 기능하기를 멈춘 순간 이후 그것은 심장인가? 집이 집으로 기능하기를 멈춘 순간 이후 그것은 집인가? 자동차는 어떤 가. 이것은 좀 추상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매우 단순한 질문이다. 집은 벽돌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다 부서져있는 집의 잔해 속에서 벽돌을 찾아 이것이 집의 일부라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정확히 말해 이것은 집이었던 것의 일부라고 해야 하며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런 말은 의미가 없다. 집은 이제 없다. 집이 집으로 기능하지 못하면 그건 집이 아니다. 너무나 간.. 2010.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