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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이해하기49

언어와 문자중 어느 쪽이 더 본질적인가? 언어는 인간의 이성을 말할 때 가장 본질적인 것으로 다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언어라는 말 속에 너무 많은 것을 포함 시키기 때문에 벌어지는일이다. 말하자면 우주선도 기계이고 빨래집게도 기계라서 두 개를 같은 것으로 다룰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그것이 무리한 일이 될 수 있듯이 언어에 대해서도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동물도 언어를 가진다. 분명히 선사시대의 인간들도 언어를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인간의 언어가 그때의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면 인간은 침팬지와 그리 다를 것도 없었을 것이다. 선사시대는 자신의 언어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에 선사시대다. 하지만 지금도 지구 여기저기에 조금 남아있는 구술문화의 수렵채집인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문명이 발달한 이래 인간의 언어는 그때.. 2024. 7. 9.
편협한 것과 무의미한 것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스스로를 중립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런 말이 무지하고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마치 불교, 기독교, 힌두교같은 여러 종교를 믿는 사람들 사이에 가서 나는 종교에 대해 편파적이지 않고 중립적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까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은 이 세상에 하나뿐인 중립적 종교를 믿고 다른 사람들은 편파적이라는 것이다. 사상과 종교같은 것을 말할 때 중립적이라는 말은 그저 내가 믿는 것이 객관적이고 보편적이라고 단언해 버리는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태도가 세상에 흔한 것은 과학의 영향이 크다. 과학은 이런 의미에서 폭력적이기 때문이다. 과학은 엄밀하게 측정된 데이터에 기반해서 만들어 지는 지식체계다. 그래서 세상에 과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2024. 7. 6.
문제와 해법 지금도 그렇지만 종교의 시대, 전근대화의 시대에도 사람들은 문제들을 가졌다. 그리고 현대인들은 대개 그들이 그 문제를 풀지 못했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 시대의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을까? 예를 들어 비가 오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농사가 경제의 중심이었던 시대에 가뭄은 심각한 문제였다. 이 문제를 과거의 사람들은 어떻게 해결했는가? 그들은 기우제나 정치가의 정책에서 그 답을 찾았다. 그러니까 하늘에 제를 올리지 않아서 비가 오지 않는 것이거나 세상에 노총각 노처녀가 너무 많아서 그들의 원한이 비를 오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동네나 집안에 안 좋은 일들이 계속 생기면 그걸 어떻게 해결하는가? 절에 찾아가서 기도를 하거나 무당을 불러 굿을 한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2024. 4. 10.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아마도 모두 인간일 것이며 스스로를 인간으로 여길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란 무엇인가? 예를 들어 인간이 아닌 존재는 짐승이 있으며 사람들은 나는 인간이지 짐승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다윈의 진화론은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인간과 짐승 사이에 존재하는 장벽에 구멍을 뚫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인간과 원숭이가 같은 조상을 가졌다는 생각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조금 더 일상적인 예를 들어 보자. 나는 남자들에게 당신도 어쩔 수 없는 남자군요라고 말하기 좋아하는 여자들을 몇번이나 본 적이 있다. 그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그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있었다. 그녀들이 말하는 것은 남자들은 그저 여자와 섹스를 원하며 절제를 할 줄 모를 뿐 그녀들이 생각하는.. 2024. 3. 20.
객관과 현실 일찌기 물리학자 슈뢰딩거는 그의 책 마음과 물질에서 현재의 과학은 자아를 포함하지 않으므로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자역학을 포함해서 오늘날의 과학이란 관찰자를 그 세계상에서 제거하고 만들어 지는 것인데 그 결과 우리는 우리 자신을 우리의 세계속에서 찾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객관성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객관적인 것을 현실이나 실체로 여긴다. 그리고 과학은 객관적인 것을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자신이라고 하는 것은 그것을 어떻게 파악하던 적어도 일정부분이 주관적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의식에 대해 말해 보자. 의식은 주관적인 체험이다. 잠을 자지 않는 동안 우리는 우리가 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확실히 안다. 나도 알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자신이 .. 2024. 3. 5.
시인과 과학자는 왜 이해하기 어려운가? 나는 물리학을 전공했던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인문학이나 철학자들에 대한 글들을 읽을 때면 종종 곤란함을 느낀다.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게는 그들의 말들이 종종 이해하기 어려운 시처럼 들린다. 예를 들어 나는 들뢰즈의 천개의 고원이라는 책을 가지고 있는데 가끔 책을 들어 읽어봐도 내게 별 의미가 있게 읽히지 않아서 그만두고는 한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의 철학자라는 사람들의 인터뷰나 말들도 그렇게 들릴 때가 많다. 솔직히 말하면 그들은 지나치게 언어를 남용한다는 느낌이다. 이런 언어적 혼란 속에서 어떤 직관과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인지, 그것에 도달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은 한 것이며 그것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이는 내 공부와 관심과 경험이 그.. 2024. 2. 20.
기억, 문자, 과학, AI 그리고 자아 우리는 세상을 보고 듣는다. 이런 감각 신호는 우리의 지식의 기반이 된다. 이것은 널리 받아들여진 지식론의 기본이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 보면 이것이 설혹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뭔가를 안다는 것에는 그것이상의 매개체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감각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억력이 전혀 없다면 안다는 상태에 도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문자를 사용하기 이전의 수렵채집인의 상태에서도 나라는 자각이 있고, 곰이나 나무같은 것을 말하고 인식했다면 그것은 우리가 기억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리고 그 기억이란 바로 감각신호의 기억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문자 문화 이전의 구술문화에서 뭔가를 안다고 하는 것 즉 지식의 본질은 주로 시각이나 청각, 촉각등의 감각신호를 기억.. 2024. 2. 9.
세상은 흔들린다. 우리는 객관적 세계가 필요하다. 그건 이 세상에 단 한 사람의 타인이 없어도 그렇다. 왜냐면 나는 여전히 10분전 혹은 어제의 나와 소통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 눈에 보이고 내 손에 느껴지는 이 세계가 일관성을 가지고 존재한다는 것을 믿을 필요가 있다. 그것없이는 매 순간 순간의 세계는 서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고 나는 아무 것도 인식하거나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조금의 질서와 일관성도 보이지 않는 혼돈스런 물의 흐름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실제로는 물의 물리적 특성때문에 그런 물도 완벽히 혼돈스럽지 않지만 우리는 혼돈스런 물을 보고 뭘 생각할 수가 없고 뭘 이름붙일 수가 없다. 그것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뭔가가 존재한다고 느낀다고 해.. 2023. 12. 23.
세상의 내적인 변화 우리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대해서 지나치게 단순한 견해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결과 미래의 세상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는 주로 내적인 변화보다는 외적인 변화에 주목하는 것같다. 그러나 이것은 큰 착각이고 특히 요즘처럼 기술발전이 빠른 세상에서는 더욱 더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흔히 인간은 오감을 통해서 세상을 느낀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일 수 없다. 왜냐면 적어도 현대인들은 수없이 많은 도구와 인위적 개념을 통해서 세상을 느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티비를 보면서 우리는 화면안에 있는 수많은 점들의 깜박임을 본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우리가 뭔가를 직접 보는 것 같은 환각을 주고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편의상 그냥 세계를 그냥 보는 것과 같은 것으로 여기는 것이.. 2023. 12. 19.
문해력, 문화전쟁 그리고 지능 월터 옹이 쓴 구술문화와 문자문화가 말해주고 있듯이 문자를 쓰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이란 한마디로 인간의 지능 그 자체의 몸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우리는 가진 생각을 문자로 단지 기록하는게 아니라 문자를 쓰게 됨으로써 대부분의 생각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 문자없는 구술문화는 철학적이지 않고 논리적이지 않고 정교하지 못하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로마숫자를 아랍숫자로 표기를 바꾸는 정도만 가지고도 세계의 역사가 바뀌었다고 할 정도로 언어활동, 문자활동은 문명 그 자체의 미래를 바꾼다. 이렇게 문자가 중요하고, 나아가 그런 문자의 사용으로 완성되는 언어의 일관성과 효율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20세기 이래 세상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전자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멀티미디어 매체가 흔해지고, 문화.. 2023. 11. 29.
메타 철학 혹은 철학 패러다임 23.11.2 세상에는 구분해야 하는 것을 서로 구분하지 않는 일이 있다. 그것은 하나의 철학과 철학 자체에 대한 생각이다. 철학 자체에 대한 생각은 말하자면 철학 자체에 대한 철학이므로 우리는 그것을 메타 철학 혹은 철학 패러다임으로 부르는 것이 옳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면 철학 자체에 대한 생각이란 무엇인가? 그걸 말하기 전에 일단 철학에 대해서 먼저 말해 보자. 여기서 내가 말하는 하나의 철학은 수학같은 형식적 시스템의 형태를 가진다. 비록 그렇게 엄밀할 필요는 없지만 그 철학은 그걸 전개하는 철학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실들 혹은 진리들이나 수학에서 공리의 자리를 차지하는 그 사실들의 논리적 조합에 의해서 전개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논리적 조합도 엄격히 말하자면 어떤 규칙이 필요한데 그.. 2023. 11. 2.
문자 문화는 퇴조할 것인가. 23.9.18 알쓸별잡이라는 프로그램에 출현한 김상욱교수는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현재 젊은이들을 보고 있으면 문자문화가 다시 구술문화로 돌아가고 있는 것같다라는 말을 합니다. 이는 더 생각해 볼만한 좋은 말이었습니다. 일단 프로그램에서 정리했듯이 논리란 문자문화와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문자라는 것을 써서 우리가 전체적 논리 구조를 보지 않으면 논리적으로 사고를 전개하기 힘듭니다. 긴 수학 증명을 모두 머릿속에서 할 수 없다는 것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문자로 기록된 자신이나 남의 사고를 읽고 그것을 기억하고 수정하면서 논리적 사고라는 것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수학에서 여러가지 증명들을 따라간 다음에는 수학 공식을 외워서 더욱 복잡한 계산도 해내는 .. 2023. 9. 18.
과학과 철학의 사이 23.9.14 철학과 자연의 거울을 쓴 리처드 로티는 이미 1979년에 모든 학문의 기초를 제공하는 분야로서의 철학이란 허구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가장 원천적이고 기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분야를 철학이라고 여긴다. 과학이나 기술이 아닌 그것의 배후에 있는 어떤 것을 생각하면 그것은 보통 철학이라고 여겨지게 되는 것이 이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 과학이나 기술은 건물의 1층쯤이 되고 그것보다 더 깊은 곳을 파헤치면 그 밑의 영역으로 가게 되므로 그것은 자연히 철학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과학과 철학이 그런 것이 아니라 마치 서로 다른 곳에 있는 빌딩의 1층이라면 과학이나 기술의 근본을 생각하거나 과학과 관련되지만 과학이론은 아닌 것을 당연히 철학이라고 여기는 것은 옳지 않.. 2023. 9. 14.
상대주의라는 말의 함정 23.9.5 객관적 절대적 진리나 기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상대주의라는 말은 지나치게 단순하게, 따라서 지나치게 나쁘게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절대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에는 순순히 동의하면서도 그것에서 벗어나는 일을 완전한 혼돈이나 윤리적 파국과 동일시 하고 그래서 상대주의를 사악한 일로 여기고는 한다. 이런 태도를 가지면 말을 어떻게 하든 우리는 다시 어떤 절대주의로 돌아가게 된다. 다만 그것을 공공연하게 말할 경우 반박당할 것이 두려워 위선적으로 행동할 뿐이며 따라서 이것은 쉽게 우리를 독단적으로 만든다. 생각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남의 생각은 어차피 무의미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절대가 없다는 말이 이 세상에는 어떠한 보편성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되지는 않는다. 다만.. 2023. 9. 5.
마음과 영혼 23.9.4 많은 사람들은 사람이 마음과 영혼을 가진 것을 당연한 것으로 안다. 그런데 마음과 영혼이라는 개념들은 생각해 보면 어떤 목적이 있어서 만들어진 말일 뿐 근거가 있는 말들이 아니다. 다시 말해 사람이 마음과 영혼을 가졌다고 말하는 것은 어떤 분명한 효과가 있으며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진짜 이유일지, 진짜 답일지는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효과란 무엇일까? 먼저 마음에 대해 말해보자면 그것은 마치 우리 몸속의 작은 인간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 마음같은 단어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몸을 마치 로보트나 자동차같은 것으로 여기고 그것을 우리 몸안의 어떤 작은 인간이 조종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왜 이런 생각이 필요하냐면 우리는 우리 몸이 우리 자신이 아닌 것은.. 2023. 9. 4.
과학자와 철학자 23.8.29 철학은 어떤 다른 학문보다 더 근원적인 것을 탐구하며 이런 의미에서 가장 엄밀한 학문이다. 철학은 과학보다 더 근원적인 것을 탐구한다. 이런 그릇된 주장은 오랜동안 널리 받아들여졌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문제의 큰 원인중 하나는 우리는 과학을 할 때도 우리가 과학 이전의 것 즉 형이상학적 가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출발점이 없는 사고란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형이상학이란 과학이 아니라 철학의 영역이므로 우리는 철학의 전문가인 철학자가 형이상학을 만들면 그 위에 과학자가 과학을 쌓아올린다는 착각을 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철학자들은 물론 철학을 하지만 역사적으로 과학에 대한 철학은 오히려 거꾸로 만들어 졌다. 과학이 먼저 나오고 그 .. 2023.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