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글모음/이해하기68 제도의 문제, 사람의 문제 살다보면 고질적으로 자주 던져지는 질문이 있다. 그것은 이것이 제도의 문제인가 사람의 문제인가하는것이다. 요즘 우리는 이 질문을 또다시 자주 던지고 있는데 그건 윤석렬 내란문제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하는 것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아니라도 이제까지 많은 경우 우리는 누구누구가 잘못했다더라 같은 말이 나오면 그건 제도를 바꿔야 한다거나, 어디서 어린 아이가 난폭운전에 죽었다더라하는 말이 나오면 그건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해왔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이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그건 바로 근대의 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데, 그 이념은 이렇게 말한다. 문제는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니 문제가 있으면 시스템을 고쳐라. 이 근대의 이념은 근대 시대에 매.. 2026. 1. 3. 자유의지와 새로운 시대 자유의지와 과학이라는 책에서 미국의 철학자 알프레드 밀리는 자유의지에는 3가지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나는 물질과 무관하게 영혼과 같은 존재가 있어서 그것이 자유의지를 가졌는가 하는 의미이다. 또 하나는 영혼의 개념따위와는 상관없이 모든 물질적 조건이 같을 때에도 인간은 서로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심오한 열림을 가졌는가 하는 의미다. 마지막은 그저 우리가 어떤 일을 판단함에 있어서 외부의 영향없이 판단할 자유가 있었는가 하는 단순한 조건의 의미다. 이에 따르면 총을 들이댄 상태에서 판단했다면 자유의지가 없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자유의지가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자유의지라는 단어를 어떤 뜻으로 이해하건 세상에는 자유의지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고 연구가 있어왔다. 그건 왜 그럴까? 이 질문이 중.. 2025. 12. 25. 어떻게 살 것인가? 1 : 기초의 문제 우리의 삶은 어느 정도 건물을 올리는 것과 같다. 건물을 지을 때 우리는 기초를 다지고 기둥을 세우고 한 층을 완성하면 그 위에 다시 또 한 층을 쌓아 올린다. 문제는 살다보면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것같다거나 우리의 삶이 마치 부실건물처럼 무너지려고 하거나 실제로 무너지는 일이 있다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애초에 기초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흔히 깨닫는다. 1층이 이러저러하니 2층이 이럴 수 밖에 없다는 식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능한 한가지 선택은 모든 건물을 허물고 처음부터 다시 기초를 세우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능력은 유한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건물을 짓는다고 해도 반드시 그 결과가 더 좋을지 모르고, 새로만든 기초도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어떤 부분이 아쉬울 것이다. 그럴때마다 전체.. 2025. 10. 29. 인간의 조건 인간은 어떤 조건 속에서 태어나고 살게 되어 있는가? 이같은 질문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고 당연해 보이지만 반대로 그렇기에 종종 잊혀지고 있는 질문이다. 우리는 대개 우리는 뭐든지 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펴거나 우리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는 숙명론에 빠진 나머지 인간의 삶이 가진 조건을 질문하지 않는다. 인간의 조건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인간의 조건이란 너무 다양하고 많아서 뭘 이야기할 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의 조건 중에는 잊어서는 안되지만 종종 잊혀지는 세가지가 있다. 그것은 유한성, 특수성 그리고 의존성이다. 유한성이란 인간이란 유한한 존재라는 걸 의미한다. 우리 인간은 모두 유한하다. 알 수 있는 것도 느끼는 것도 기억하는 것도 이해하는 것도 .. 2025. 10. 22. 왜 우리는 음악을 아름답다고 느끼는가? 인간은 음악을 들으며 깊은 감정을 느끼고, 그림을 보며 경외감을 경험하며, 때로는 부드러운 촉감에 위안을 받는다. 이러한 예술적 경험은 단순히 감각적 자극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인간 뇌의 복잡한 정보 처리 능력과 감정적 연결에서 비롯된다. 타고난 시각장애인은 그림을 감상할 수 없다. 이 것은 너무나 자명한 것이지만 우리가 이 문장을 되새겨 보면 인간이 시각예술을 즐기는 것은 인간의 시각처리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개나 뱀에서는 후각부분이 상대적으로 훨씬 더 민감하다. 따라서 개나 뱀에게 있어서는 말하자면 후각예술이 더 효과적일 거라고 우리는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이런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우리의 오감이 정보채널이며 그 채널을 통과하는 정보는 어떤 문법과 구.. 2025. 8. 9. 인본주의는 정말 인간해방의 철학인가? 인본주의는 오늘날 가장 부정할 수 없는 철학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인본주의에 반하는 주장을 한다는 것은 기껏해야 인간만 중요한게 아니라 다른 생명도 중요하다는 생태주의적 주장으로 이해되기 쉽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정말 인본주의는 인간해방의 철학일까? 인본주의가 소중하게 여긴다는 인간이란 무엇인가? 여기서 과거를 되돌아 보자. 분명히 인본주의는 한때 인간 해방의 철학이었다. 인간 중심의 철학이란 그 이전에는 세상이 인간 중심이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시대는 종교와 관습 중심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런 시대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키고 인간의 독립적 판단을 소중하게 여기라고 말하는 것이 인본주의였다. 그래서 종교 중심의 사회에서 나타난 인본주의는 인간을 해방시키는 철학이었음이 분.. 2025. 8. 2. 뇌와 언어 그리고 사고 인간은 생각 혹은 사고를 가지고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일까? 아니면 언어 없이는 인간의 사고라는 것도 없는 것일까? 이런 질문은 그 질문 자체가 한때 참신한 것이었고 언어 없이는 인간의 사고도 없다는 결론도 언어의 중요성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의미있게 받아들여졌다. 비트겐슈터인 같은 철학자가 언어의 중요성을 말하고, 노암 촘스키같은 언어학자는 인간은 언어능력을 타고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사고들은 21세기의 관점에서 돌아보면 마치 세포라는 개념없이 의학을 하는 것같은 느낌을 준다. 언어란 무엇인가? 그리고 사고란 무엇인가? 이런 말들은 우리가 쉽게 정의할 수 없는 말같지만 실은 우리는 생물학을 무시하면서 이미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도 무시하고 있다. 생물학적으로는 언어와 사고란 결국 신경 .. 2025. 7. 31. 한국철학이란 무엇인가? 유대칠의 대한민국철학사를 조금 읽었다. 따라서 나는 그 책의 독후감을 쓰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한국철학이란게 있어야 한다는 요청에 의해 떠오른 생각을 적으려고 할 뿐이다. 유대칠의 대한민국철학사를 다 읽지 않은게 걸려서 장정일의 소개글을 읽기는 했다. 이런 질문은 흥미롭지만 어쩌면 나를 포함한 소수의 사람에게만 그럴 뿐만 아니라 무수히 많은 선입견을 가진 질문일 수 있다. 우선 철학이란 말 자체가 애매하다. 그래서 유대칠도 철학의 역사를 쓰는 것은 철학을 하는 것 즉 철학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이라는 것이 한국의 역사에 의해서 창조되듯이 철학이 뭔가를 철학사를 써서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서양철학사가 서양철학이 무슨 말인가를 결정하고 한국철학은 한국철학사에 .. 2025. 5. 14. 국가는 국가고 개는 개인가? 속초 여행중에 사우나를 하고 앉아 쉬는데 있었던 일이다. 이발소에 모여 앉은 노인들 중 하나가 정치는 이준석이 잘한다고 크게 말한다. 나는 그 정치인을 좋아하지 않으므로 그가 생각하는 정치나 국가란 무엇인가하는 생각이 났다. 그는 아마도 삼국지의 유비 조조와 현대의 대통령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 티비에서는 식용으로 불법도살될 위기에 있던 개들이 구조되어 미국으로 보내졌다는 기사가 나온다. 그 개들에게 다행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건 큰 돈이 드는 일일 것이고 그 돈이면 살릴 수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자연히 인간을 구하느니 차라리 개를 구하겠다는 것인가? 모두 생명이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것은 소위 본질론과 관계론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본질론이란 어.. 2025. 5. 9. 구체적인 것과 추상적인 것 우리는 대개 구체적이란 말을 설계도를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이해한다. 즉 그건 마치 조립매뉴얼같은 것이라서 어떤 것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란 우리가 그것을 가지고 하나 하나 그것을 조립하면 마침내 그것이 만들어 지는 설명을 의미한다. 우리는 최고의 설명이란 이해하기 쉬워야 하지만 그것 이전에 이런 자세한 정보가 그 안에 들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구체적인 설명이다. 반면에 추상적인 설명이란 마치 완성되지 못한 그림의 밑그림 같은 것이어서 아직 어렴풋한 이미지만 있을 뿐 자세한 정보는 부족한 설명을 의미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것과 추상적인 것의 뜻을 이같은 식으로 받아들인다고 할 때 우리는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물질적으로, 기계적으로 세상을 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다. 즉 어떤 .. 2025. 4. 21. 사상은 옳거나 그른게 아니다. 식당에서 줄을 서면 당연히 집단적으로 말해 가장 효율적으로 일이 이뤄진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건 내가 줄을 서도 다른 사람도 줄을 설 것인가하는 것이다. 내가 줄을 섰는데 다른 사람들은 줄은 안서면 나만 손해볼 것이다. 이같은 문제는 일찌기 죄수의 딜레마라는 문제로도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이 협력하면 두 사람 다 좋은 결과를 얻지만 한 사람이 배신하면 나는 나쁜 결과를 얻는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서로를 믿을 수 없어 서로 배신하게 되기 쉽다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경험이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던 정보를 모으고 그 정보에 기반해서 우리의 판단을 결정하므로 과거에 어떤 경험을 했는가 하는 것이 우리의 판단을 결정할 근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종의 학습모델을 상상할 수.. 2025. 1. 25. 안다는 것의 구조 일찌기 미국의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껍질을 깨고 성장하는 유기체처럼 교육을 파악하면서 교육을 로맨스-세밀화-일반화의 3단계가 반복되는 과정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로맨스의 단계는 어떤 새로운 분야에 눈뜨고 관심을 가지게 된 단계다. 세밀화의 단계는 그렇게 눈 뜬 새로운 분야에 대한 구체적 지식들을 빠르게 쌓아가는 단계다 그리고 마지막 일반화의 단계에서 사람은 잔뜩 쌓아올려진 지식들을 일반화과정을 통해서 압축하는데 그렇게 되면 수많은 지식들은 어떤 일반화된 규칙의 여러 예들에 불과하게 되므로 새로운 지식들은 더이상 신기하거나 새롭지 않게 된다. 예를 든다면 우리는 살다가 어떤 새로운 것에 눈을 뜬다. 그것이 과학일 수도 있고, 이성교제일 수도 있으며, 요리일 수도 있다. 아니면 야구나 문학일 수도 있다. .. 2025. 1. 22. 가벼움의 시대, 혁명의 시대 오늘날에는 수 많은 책과 동영상등 여러 컨텐츠들이 세상을 뒤덮고 있다. 그리고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트위터나 게시판의 짧은 글이나 동영상에 익숙해 져서 말하자면 짧게 요약되어 치열하게 이유를 따지지 않는 글을 좋아하기도 하는 것같다. 사람들은 아주 세부화된 작은 주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좋아하거나 아니면 그럴듯한 추상적인 단어를 몇개 나열하는 간단한 조언을 좋아한다. 나는 이런 걸 가벼움의 경향이라고 이 글에서 부르려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은 이런 가벼움의 경향과 동시에 혁명의 경향도 있다. 즉 변화가 크고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디선가 내가 별로 주목하지 않은 분야가 있는데 그 분야는 미친듯이 성장하는 그런 경우가 많이 있다. 요근래에는 양자계산에 대한 뉴스를 많이 봤다. 몇년전만 .. 2025. 1. 6. 거의 괜찮아 보이는 것의 문제 세상에는 거의 괜찮아 보이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예를 들어 도로를 무단횡단하면 될까 되지 않을까? 고지식한 사람은 이 질문의 답이 무조건 안된다고 말하겠지만 어느 지역에 오래 살아보면 무단횡단도 문제가 안되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런 곳을 일일이 법규를 지키면 사는게 꽤 피곤해 진다. 이런 필자의 말을 위험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당연하다. 사실 이런 말은 위험한 것이 맞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런 '무단 횡단'은 우리의 삶속에 수없이 존재한다. 만약 누군가가 모든 위험성을 다 따지고, 모든 법규를 다 따져서 위험하고 법규위반인 것을 다 피하고 지키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살 수가 없고 오히려 위험에 처할 것이다. 예를 들어 운전을 할 때도 안전거리라는 것이 있지만 그것.. 2024. 12. 5. 다른 사람과 함께 합리적으로 생각하기 오늘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합리적으로 생각하기에 대해서 써보겠습니다. 일단 이 주제 이전에 언젠가 합리적으로 살기 위한 세가지 원칙들이라는 글에서 쓰기도 했습니다만 내가 생각하는 한 개인이 합리적으로 생각하기 위한 원칙은 이렇습니다. 첫째, 나의 테두리를 인식하라.둘째, 나의 감정을 인식하라. 세번째, 내게 주어진 시간을 인식하라. 이 원칙들을 간단히 다시 이야기해 보자면 먼저 우리는 우리가 지금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가, 무엇을 당연시 여기고 있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어떤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고 인식하고 생각합니다. 뭔가를 당연시 여긴다는 것을 알아도 언제나 그것의 너머 까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합리적인 판단을 하자면 이 테두리를 최대한 우리의 의식 위쪽까지 끌어올릴.. 2024. 9. 11. 민주주의는 영원할까?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하라리는 그의 다른 책 호모 데우스에서 인본주의는 3-400년밖에 안된 사상이며 인류 역사에서 이정도 기간동안 유행한 사상이 변하거나 사라지는 일은 얼마든지 있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민주주의는 어떨까? 민주주의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 부터 시작하여 21세기까지 수천년간 유지된 사상인가? 그런데 아테네의 민주주의는 노예제에 기반한 것이었다. 평등이 없는 가운데 민주주의가 있었는데 그게 정말 민주주의인가? 사실 노예제가 사라진 것은 최근이고 여성이 투표할 권리를 가지게 된 것도 겨우 백년 남짓이다. 한국에서는 일제시대가 끝나면서 보편적 투표권이 생겨났기 때문에 백년도 안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제시대에는 남녀모두 참정권이 없었다고 해야 하고 심지어 일본인 여성도 1945년에 .. 2024. 7. 22. 내것과 니것은 언제 생겼을까? 소유란 개념은 흔히 욕심같은 단어와 연결되고 경제적 문제와 연결되면서 철학적이지 않게 생각되어지지만 나는 누구인가 즉 정체성의 문제를 논할 때 빼놓을 수가 없다. 내가 무엇을 소유했다고 하는 것은 그것과 나와의 관계가 아주 긴밀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숲에 있는 것은 뭐하나 내 것이 없다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수렵채집인과 부동산과 통장 잔고가 얼마나 되는지를 날마다 신경쓰며 살피는 현대인의 자아상이 같을 수가 없다. 그래서 BMW 열쇠만 가지고 다녀도 여자를 유혹하기 쉽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즉 BMW로 대표되는 고급차를 소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남자를 다르게 보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다는 것이다. 동물도 자기집을 지키고 자기가 사는 영역을 지키며 다람쥐도 자기가 모아놓은 도토리를 지킨다. 그.. 2024. 7. 18.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복잡한 환경의 문제 즉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문제가 현재 인류에게 닥친 거의 모든 문제의 뿌리에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그 글을 쓰면서 나는 그러니까 복잡한 환경의 문제를 풀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와 같은 해결책에 대해서 말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했다. 나는 답보다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금방 그러면 이렇게 해야겠네 하고 어떤 답으로 달려가는 것은 어려운 문제를 풀려고 할 때는 좋은 생각이 되지 못한다. 어려운 문제가 어려운 것은 대개 기존의 사고 방식으로는 안 풀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존의 사고 방식은 자꾸 우리로 하여금 진짜 답을 보지 못하게 하고 자질구레한 쪽에 집중하게 한다. 그것들만 중요하다고 말하려고 한다. 그래.. 2024. 7. 15.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문제 현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이 세상에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 모든 문제들이 하나의 원인때문에 발생한다는 면이 오늘날에는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그 문제는 단순하다. 그건 이 세상이 너무 복잡하고 빠르게 변한다는 사실이다. 이걸 이 글에서는 짧게 복잡한 환경의 문제라고 하자. 우리는 이 복잡한 환경의 문제를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하도록 교육받아왔다. 예를 들어 공부는 왜 하는가? 그건 바로 세상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그러니까 우리는 공부를 더 하면 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고 믿게 만들어져 온 셈이다. 그리고 비록 개인적으로는 너무 세상이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저기 어딘가에 있을 매우 재능있고 좋은 교육을 받은 .. 2024. 7. 14. 언어와 문자중 어느 쪽이 더 본질적인가? 언어는 인간의 이성을 말할 때 가장 본질적인 것으로 다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언어라는 말 속에 너무 많은 것을 포함 시키기 때문에 벌어지는일이다. 말하자면 우주선도 기계이고 빨래집게도 기계라서 두 개를 같은 것으로 다룰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그것이 무리한 일이 될 수 있듯이 언어에 대해서도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동물도 언어를 가진다. 분명히 선사시대의 인간들도 언어를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인간의 언어가 그때의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면 인간은 침팬지와 그리 다를 것도 없었을 것이다. 선사시대는 자신의 언어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에 선사시대다. 하지만 지금도 지구 여기저기에 조금 남아있는 구술문화의 수렵채집인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문명이 발달한 이래 인간의 언어는 그때.. 2024. 7. 9. 편협한 것과 무의미한 것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스스로를 중립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런 말이 무지하고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마치 불교, 기독교, 힌두교같은 여러 종교를 믿는 사람들 사이에 가서 나는 종교에 대해 편파적이지 않고 중립적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까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은 이 세상에 하나뿐인 중립적 종교를 믿고 다른 사람들은 편파적이라는 것이다. 사상과 종교같은 것을 말할 때 중립적이라는 말은 그저 내가 믿는 것이 객관적이고 보편적이라고 단언해 버리는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태도가 세상에 흔한 것은 과학의 영향이 크다. 과학은 이런 의미에서 폭력적이기 때문이다. 과학은 엄밀하게 측정된 데이터에 기반해서 만들어 지는 지식체계다. 그래서 세상에 과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2024. 7. 6. 문제와 해법 지금도 그렇지만 종교의 시대, 전근대화의 시대에도 사람들은 문제들을 가졌다. 그리고 현대인들은 대개 그들이 그 문제를 풀지 못했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 시대의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을까? 예를 들어 비가 오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농사가 경제의 중심이었던 시대에 가뭄은 심각한 문제였다. 이 문제를 과거의 사람들은 어떻게 해결했는가? 그들은 기우제나 정치가의 정책에서 그 답을 찾았다. 그러니까 하늘에 제를 올리지 않아서 비가 오지 않는 것이거나 세상에 노총각 노처녀가 너무 많아서 그들의 원한이 비를 오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동네나 집안에 안 좋은 일들이 계속 생기면 그걸 어떻게 해결하는가? 절에 찾아가서 기도를 하거나 무당을 불러 굿을 한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2024. 4. 10.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아마도 모두 인간일 것이며 스스로를 인간으로 여길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란 무엇인가? 예를 들어 인간이 아닌 존재는 짐승이 있으며 사람들은 나는 인간이지 짐승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다윈의 진화론은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인간과 짐승 사이에 존재하는 장벽에 구멍을 뚫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인간과 원숭이가 같은 조상을 가졌다는 생각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조금 더 일상적인 예를 들어 보자. 나는 남자들에게 당신도 어쩔 수 없는 남자군요라고 말하기 좋아하는 여자들을 몇번이나 본 적이 있다. 그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그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있었다. 그녀들이 말하는 것은 남자들은 그저 여자와 섹스를 원하며 절제를 할 줄 모를 뿐 그녀들이 생각하는.. 2024. 3. 20. 객관과 현실 일찌기 물리학자 슈뢰딩거는 그의 책 마음과 물질에서 현재의 과학은 자아를 포함하지 않으므로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자역학을 포함해서 오늘날의 과학이란 관찰자를 그 세계상에서 제거하고 만들어 지는 것인데 그 결과 우리는 우리 자신을 우리의 세계속에서 찾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객관성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객관적인 것을 현실이나 실체로 여긴다. 그리고 과학은 객관적인 것을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자신이라고 하는 것은 그것을 어떻게 파악하던 적어도 일정부분이 주관적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의식에 대해 말해 보자. 의식은 주관적인 체험이다. 잠을 자지 않는 동안 우리는 우리가 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확실히 안다. 나도 알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자신이 .. 2024. 3. 5. 시인과 과학자는 왜 이해하기 어려운가? 나는 물리학을 전공했던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인문학이나 철학자들에 대한 글들을 읽을 때면 종종 곤란함을 느낀다.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게는 그들의 말들이 종종 이해하기 어려운 시처럼 들린다. 예를 들어 나는 들뢰즈의 천개의 고원이라는 책을 가지고 있는데 가끔 책을 들어 읽어봐도 내게 별 의미가 있게 읽히지 않아서 그만두고는 한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의 철학자라는 사람들의 인터뷰나 말들도 그렇게 들릴 때가 많다. 솔직히 말하면 그들은 지나치게 언어를 남용한다는 느낌이다. 이런 언어적 혼란 속에서 어떤 직관과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인지, 그것에 도달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은 한 것이며 그것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이는 내 공부와 관심과 경험이 그.. 2024. 2. 20. 기억, 문자, 과학, AI 그리고 자아 우리는 세상을 보고 듣는다. 이런 감각 신호는 우리의 지식의 기반이 된다. 이것은 널리 받아들여진 지식론의 기본이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 보면 이것이 설혹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뭔가를 안다는 것에는 그것이상의 매개체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감각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억력이 전혀 없다면 안다는 상태에 도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문자를 사용하기 이전의 수렵채집인의 상태에서도 나라는 자각이 있고, 곰이나 나무같은 것을 말하고 인식했다면 그것은 우리가 기억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리고 그 기억이란 바로 감각신호의 기억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문자 문화 이전의 구술문화에서 뭔가를 안다고 하는 것 즉 지식의 본질은 주로 시각이나 청각, 촉각등의 감각신호를 기억.. 2024. 2. 9. 세상은 흔들린다. 우리는 객관적 세계가 필요하다. 그건 이 세상에 단 한 사람의 타인이 없어도 그렇다. 왜냐면 나는 여전히 10분전 혹은 어제의 나와 소통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 눈에 보이고 내 손에 느껴지는 이 세계가 일관성을 가지고 존재한다는 것을 믿을 필요가 있다. 그것없이는 매 순간 순간의 세계는 서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고 나는 아무 것도 인식하거나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조금의 질서와 일관성도 보이지 않는 혼돈스런 물의 흐름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실제로는 물의 물리적 특성때문에 그런 물도 완벽히 혼돈스럽지 않지만 우리는 혼돈스런 물을 보고 뭘 생각할 수가 없고 뭘 이름붙일 수가 없다. 그것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뭔가가 존재한다고 느낀다고 해.. 2023. 12. 23. 세상의 내적인 변화 우리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대해서 지나치게 단순한 견해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결과 미래의 세상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는 주로 내적인 변화보다는 외적인 변화에 주목하는 것같다. 그러나 이것은 큰 착각이고 특히 요즘처럼 기술발전이 빠른 세상에서는 더욱 더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흔히 인간은 오감을 통해서 세상을 느낀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일 수 없다. 왜냐면 적어도 현대인들은 수없이 많은 도구와 인위적 개념을 통해서 세상을 느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티비를 보면서 우리는 화면안에 있는 수많은 점들의 깜박임을 본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우리가 뭔가를 직접 보는 것 같은 환각을 주고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편의상 그냥 세계를 그냥 보는 것과 같은 것으로 여기는 것이.. 2023. 12. 19. 문해력, 문화전쟁 그리고 지능 월터 옹이 쓴 구술문화와 문자문화가 말해주고 있듯이 문자를 쓰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이란 한마디로 인간의 지능 그 자체의 몸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우리는 가진 생각을 문자로 단지 기록하는게 아니라 문자를 쓰게 됨으로써 대부분의 생각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 문자없는 구술문화는 철학적이지 않고 논리적이지 않고 정교하지 못하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로마숫자를 아랍숫자로 표기를 바꾸는 정도만 가지고도 세계의 역사가 바뀌었다고 할 정도로 언어활동, 문자활동은 문명 그 자체의 미래를 바꾼다. 이렇게 문자가 중요하고, 나아가 그런 문자의 사용으로 완성되는 언어의 일관성과 효율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20세기 이래 세상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전자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멀티미디어 매체가 흔해지고, 문화.. 2023. 11. 29. 메타 철학 혹은 철학 패러다임 23.11.2 세상에는 구분해야 하는 것을 서로 구분하지 않는 일이 있다. 그것은 하나의 철학과 철학 자체에 대한 생각이다. 철학 자체에 대한 생각은 말하자면 철학 자체에 대한 철학이므로 우리는 그것을 메타 철학 혹은 철학 패러다임으로 부르는 것이 옳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면 철학 자체에 대한 생각이란 무엇인가? 그걸 말하기 전에 일단 철학에 대해서 먼저 말해 보자. 여기서 내가 말하는 하나의 철학은 수학같은 형식적 시스템의 형태를 가진다. 비록 그렇게 엄밀할 필요는 없지만 그 철학은 그걸 전개하는 철학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실들 혹은 진리들이나 수학에서 공리의 자리를 차지하는 그 사실들의 논리적 조합에 의해서 전개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논리적 조합도 엄격히 말하자면 어떤 규칙이 필요한데 그.. 2023. 11. 2.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