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글모음/게임과 경계9 혁명의 시대, 게임의 시대 22.8.16 인류 역사를 보면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한가지 중요한 태도의 변화들을 보게 된다. 그것은 순서대로 순종의 시대, 발견의 시대, 혁명의 시대 그리고 게임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있었던 순종의 시대에서 이 세계는 신의 통치하에 있었던 곳으로 파악되었다. 모든 것을 창조한 것도 신이고 그것을 소유한 것도 신이며 이 세상이 이러저러하게 움직인다면 그것은 모두 신의 의지라고 여겨졌다. 인간은 이 신의 의지에 복종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바로 순종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의 심리이다. 그리고 발견의 시대 혹은 법칙의 시대가 온다. 이 시대는 반드시 신을 부정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는 신을 거의 혹은 완전히 무의미한 것으로 만든다. 신은 이제 법칙으로 바뀌게 된다. 그 .. 2022. 8. 16. 건축과 게임 20.7.26게임을 한다는 것은 규칙을 가진 공간에 참여자가 들어간다는 것을 말한다. 이 공간은 진짜 공간일 수도 있고 가상 공간일 수도 있다. 농구 경기를 한다는 것은 농구를 하는 공간에 들어가서 농구 룰을 지키며 승부를 겨루는 것을 말한다. 갤러그같은 아케이드 게임을 해도 사람은 가상공간에 들어가서 알고리즘이 정한 규칙대로 괴상한 생명체와 싸운다. 그 공간 안에서 참여자는 총알을 쏘는 우주선의 형태를 가지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고 나면 우리는 이 게임이라는 개념이 어디까지 넓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옛날 게임과 지금 게임과의 차이가 뭔지에 대해 주목하게 된다. 규칙을 가진 공간에 참여자가 들어가는 행위는 농구나 온라인 게임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식당에 들어가도 우리는 그런 행위.. 2020. 7. 26. 미디어 게임 16.12.11 어떤 사람이 어떤 평가를 받는가하는 것은 우리가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가에 크게 달려 있다. 축구스타는 대개 축구경기장에서만 스타다. 입시학원에서 우수하다고 해서 장사를 하거나 소설을 쓰거나 심지어 학문적 연구를 할 때도 대단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알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가, 게임의 법칙이 무엇인가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것을 잊기 쉽다. 우리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어떤 관습이나 환경에 매우 익숙해져서 우리가 어떤 특정한 선택과 가정을 전제로 살고 있다는 것을 잊고 이것이 유일무이한 현실이라고 믿게 되곤 한다. 사실 당면한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 권장되는 일도 많다. 예를 들어 입시생은 성적 지상주의에 .. 2016. 12. 11. 재미와 의미 2015.10.30 인생은 원래 무의미한거다, 의미같은거 인생에서 찾아서는 안된다. 세상에는 우리에게 이렇게 간단히 말해주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이 말에는 많은 진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말에 따르자면 현대인이 삶이 무의미해지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라고 할 때 문제자체가 성립이 안된다. 삶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것이전에 애초에 의미를 찾는 사람이 잘못했다는 거니까. 그러나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가끔은 의미를 찾아 헤매고 그것을 찾을 수 없어서 우울해 한다. 그리고 특히 현대인의 삶의 모습은 그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매우 아슬아슬해 보인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바위를 한 줄의 선에 의지해 매달아 놓은 모습이다. 그 줄이 끊어지면 그 바위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밑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이.. 2015. 10. 30. 공유의 경제, 다른 종류의 게임 14.2.17 어느 새 우리주변에는 공유경제라는 이름이 자주 돌아다닌다. 서울시가 공유경제를 추구한다고 하고 신자유주의의 대안으로서 공유경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기사가 여기저기에 나돈다. 적어도 몇몇 사람들은 차를 공유하고 집을 공유하고 책을 공유하고 옷을 공유한다. 공유는 단순히 소비에 관련된 것뿐만이 아니라 창업에 관련된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공유 사업을 벌여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열린 옷장이라는 사이트는 옷을 공유해서 돈을 벌거나 아끼려는 곳이다. 정장을 여기저기 입고 다닐 일이 많은 사람들이 옷을 여러벌 사지 않고도 옷을 입을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아이디어를 쓰면 당연히 대출서비스 창업이 되는 것이다. 그것도 회원들이 가진 물건을 서로 공유하게 만드는 것이 주요사업이므로 .. 2014. 2. 17. 게임의 이해 14.2.11 우리가 어느 날 눈을 떳더니 이 세상의 물리적 법칙과 다른 세계에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런 문장을 읽었을 때 보통 사람들은 꿈을 꾼다는 말이로군이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게임을 하고 있는 모양이라군 하고 생각할 것이다. 내게는 이런 반응이 게임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느껴지며 이걸 근거로 생각했을 때 세상의 많은 일들을 좀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즉 우리가 현실이라고 부르는 세상과는 다른 법칙, 다른 규칙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현실에서와는 다른 정체성을 가지게 되는 것, 그것이 게임의 본질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어떤 절대적으로 옳은 게임의 정의를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런 식으.. 2014. 2. 11. 예술과 게임 14.2.10 어떤 것이 예술이 되는 것은 그것이 가지는 의미에 달려 있고 어떤 것이 가지는 의미는 그것을 만드는데 들어간 솜씨나 정성 이상으로 그것이 놓여지는 문맥에 의해서 만들어 진다. 예를 들어 대개의 경우 아이들이 흙으로 만든 인형은 그야말로 장난감에 지나지 않지만 어른이 만든 예수나 부처의 동상은 예술이 된다. 아이들이 별생각없이 만든 것은 대개 어떤 의미를 주지 않지만 예술가가 정성을 다해 만든 종교적 동상은 종교적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며 대개 그런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때와 장소에서 만들어 지고 놓여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나 소설 그림이나 조각이나 음악 그리고 영화등을 예술의 형태로 아는데 익숙하며 따라서 소설가나 음악가 영화감독들을 예술가로 생각하는데에도 익숙하지만 그것은.. 2014. 2. 10. 가상체험의 시대 14.2.4 외국에서도 그런 모양이지만 요즘들어 부쩍 소위 가상체험 방송같은 것이 눈에 띈다. 우리결혼했어요라는 방송이 좋은 예인데 사실은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어떤 설정하에서 대본없이 연기한다라는 것이 이런 프로그램의 기본 발상이다. 물론 실제로는 재미를 위해서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가도록 제작진이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심지어는 아예 대본까지 주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지만 기본발상은 그렇다. 연기가 아니라 상황설정만 있다라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여기저기서 이름을 들어보았던 방송들을 생각해 보니 정글의 법칙같은 방송도 그렇고 님과 함께 같은 재혼프로그램도 그렇다. 할배가 간다라는 프로그램도 어떻게 생각하면 여행프로그램같지만 방송의 촛점은 여행하는 지역에 대한 소개 이상으로 그 여행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2014. 2. 4. 새로운 매체와 새로운 세계 13.8.13 인간의 역사는 정보의 전달과 공유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제국과 왕권의 유지는 기본적으로 정보독점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었다. 결국 언어가 발달한다던가 대중에게 메세지를 전달할 매체가 발달하는 것은 역사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 있으며 소통의 여러가지 형태중 음악이나 문학, 오페라나 영화 같은 예술과 상업적 작품들은 보다 더 눈에 띄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많은 것들이 이미 죽었다거나 죽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목격한다. 예를 들어 문학이 죽었다거나 영화가 죽었다같은 말이 나오는 것이다. 새로운 매체의 등장을 알리는 이런 표현들은 또한 낡은 매체가 전만큼 인기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다음번에 세상을 주도할 매체는 어떤 것일까. 미리 말하자면 .. 2013. 8.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