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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한국문화78

한국만의 정서라는 정과 한에 대하여 한류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자 종종 들리는 말이 있다. 한국인만이 가진 정이나 한이라는 정서가 외국인들에게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한국인만의 정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정과 한이라는 개념이 외국인들에게 신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알 것도 같다. 그것은 그들의 문화가 과학적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일일 것이다. 과학적이라고 하면 좋은 것같기만 하지만 사실 현대 문명의 한계가 그 과학문명의 한계이기도 하며 우리는 지금 그런 한계를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정이나 한에 관련된 한국인의 태도가 서양인들에게 참신하게 느껴지는 것일 것이다. 정이나 한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수있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는 유한하며 미래는 알 수 없다'는 태도를 빼놓을 수 없다. 정이 사.. 2024. 4. 9.
한류와 장인의 신화 23.10.6 아내와 유튜브를 보다 보니 요즘은 한국 호떡, 핫도그, 떡볶이, 김밥같은 것들이 미국에서 인기라는 소식이 들립니다. 음악과 영화를 넘어 이제 음식도 한류열풍이랍니다. 그 소식을 듣고 새삼 한류의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다시 한번 던진 결과 나는 이 질문에는 한가지 자명한 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진취성이죠. 제가 좋아하는 일본 음식 만화 중에 맛의 달인이라는 만화가 있습니다. 굉장히 조사를 많이 해서 쓰기 때문에 다큐같은 느낌도 주는 이 만화를 포함한 여러 일본의 음식 만화에는 50년이나 백년이 넘은 오래된 일본 식당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런 식당에 대한 에피소드는 보통 맛의 달인에 나오는 이야기와 비슷하게 흘러 갑니다. 그 이야기는 이런 식입.. 2023. 10. 6.
마블의 영웅과 무빙의 영웅 23.9.15 한국과 미국의 영웅은 명확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이때문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무빙이 나오기 이전까지도 그 차이는 명백했다. 하지만 나는 점차 그 차이를 더 강하게 느끼고 더 지겨워하게 된 것같다. 예를 들어 디즈니에서 하고 있는 다른 드라마 아소카는 스타워즈 이야기의 연장판인데 잠깐 틀었다가 꺼야 하는 수준이었고, 아직 나오지도 않았지만 레벨문이라고 하는 넷플릭스 드라마의 예고편을 보니 화면은 화려한데 장면 장면만으로도 또 이거야 하는 것이 있어서 영 볼마음이 들지 않았다. 이는 한국의 슈퍼 히어로 영화가 드디어 재미도 있게 만들어 지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슈퍼 히어로 영화나 드라마들이 이전보다도 더 수준이 떨어진 채 그들의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일.. 2023. 9. 15.
뛰어난 대중과 한국 23.7.19 플라톤이 전체주의의 기원이라고 말하는 칼 포퍼가 아니더라도 잘 쌓아올린 건축물을 연상하게 하는 논리적 사고방식은 반드시 옳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다. 예를 들어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에서 환원주의적 태도를 비판하는 화학자 로얼드 호프만이나 '낭만주의의 뿌리'에서 이사야 벌린이 소개하는 낭만주의 철학자들은 모두 이런 태도를 취하고 있다. 과학은 위대한 인류의 결과물이지만 과학과 같은 논리적 구조물로 이데올로기를 만들고 그것을 맹신하는 태도는 전체주의를 만들고, 사이비 과학을 만들어 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계몽주의를 꿈꾸는 사람은 아직도 세상에 많다. 그 사람들은 궁극적으로는 어떤 규칙들에 반영되어지는 잘짜여진 이데올로기를 만들고 그것을 모두가 배우고 익히면 국가같.. 2023. 7. 19.
세계화와 파편화 속에서 한국의 위치 23.1.17 요즘 세계에서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가장 큰 사건 중의 하나는 미중 분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러시아와 서방간의 분열, 그리고 사우디와 미국간의 분열등과 동시에 일어나고 있어서 이를 파편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즉 세계는 냉전시대 이후 세계화의 길을 걸었는데 다시 쪼개져서 각자도생의 길로 간다는 것입니다. 파편화는 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는 현재의 세계 무역에 중독된 세계가 파편화를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미국인이니 한국인이니 하는 국적을 가지고 있기에 보기에 따라서는 국제관계란 부수적인 거라고 느끼지만 세계 무역의 중요성은 이미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지구는 여러 조각으로 독립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걸 잘 보여주는.. 2023. 1. 17.
환경위기와 국제 질서 22.8.26 요즘 세계 외신에서 백년만의 기후, 천년만의 기후라는 식의 기후 이변에 대한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이 위기는 몇십년안에 되돌릴 수 없는 더 큰 위기가 될거라는 목소리도 많다. 그러나 이를 위한 국제공조라는 것은 거의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하는 느낌이다. 세계기후협약이라는 것은 1990년에 시작되었고 교토의정서라는 것도 2005년에 발효되어 2020년에 끝났고 그것이 파리기후협약으로 대체되었다. 하지만 이 기간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 그래프를 보면 인간들이 뭘 했다는 흔적은 보이질 않는다. 사실 요즘은 상황이 더 안좋아보인다. 2008년 미국 경제위기 이후 세계는 날로 갈라지기만 하는 것같다. g7이니 g20이니 모이기만 할 뿐 실은 그 내부적으로 갈라져서 서로 못잡아먹어 안달인 것.. 2022. 8. 26.
보다 세밀한 다문화적 삶 22.6.24 얼마전에 싸이의 콘서트 흠뻑쇼가 300톤의 물을 쓴다고 말이 많았다. 그런데 이 논쟁을 확 뒤집어 엎을 만한 대단한 숫자가 하나 제시되었다. 그건 한국에 있는 골프장들이 하루 천톤씩의 물을 쓰면서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9년 기준으로 전국의 골프장수는 467개이고 18홀 기준으로 하면 541개의 골프장이 있는데 그러니까 이 많은 골프장들이 매일 천톤 이상씩 물을 쓰면서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3백톤의 물을 쓰면서 고작 몇번 열릴 콘서트는 물낭비라고 할 수가 있을까? 골프를 치는 행위는 거룩한 행위이고 콘서트를 열고 참가하며 즐기는 것은 천박하고 낭비적인 행위인가? 나는 여기서 흠뻑쇼를 옹호하거나 골프장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적어도 이 글 안에서 그것이 결론은 아니다. 그보다.. 2022. 6. 24.
경제인가 문화인가 22.6.16 최근에 나는 한 유튜브 토론을 보면서 재미있는 상황을 보게 되었다. 중국에서 자란 한 패널은 미중관계를 지극히 경제로만 바라보는데 비해 다른 한 한국 패널은 미국이 월가의 시선만으로 즉 경제만으로 움직인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제는 워싱턴의 시각 즉 정치와 가치와 문화의 시각이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내게 이 토론이 각별히 재미있었던 것은 내가 만난 많은 중국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이 바로 저랬기 때문이다. 그들은 놀랍도록 경제적 이익만이 전부 인것처럼 사고 하는 것같았다. 한국인도 중국인도 모두 똑같지는 않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에서는 중국인들이 훨씬 더 사회적 협력에 무관심하며 모든 인간은 그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 뿐이라고 믿는다는 인상을 주었다. 말했지만 이것은 단순히 .. 2022. 6. 14.
경제위기와 한국 22.6.13 인터넷에 세계 대공황이 다시 온다는 이야기가 흘러다닌다. 아내가 걱정스럽다며 말하는 것을 듣고 있으니 나는 오히려 반대의 생각이 든다. 세계에 위기가 오는 것은 안됬지만 세계에 위기가 올 수록 오히려 한국은 성장할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한국만은 특별할 것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그런 근거가 어디에 있냐고, 한국이 가진게 뭐가 있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혹시 나만 아는 특별한 기업비밀이라도 있냐고 물을 법하다. 한국의 못난 면을 나열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 말들은 다 옳은 말이다. 그리고 나만 아는 비밀따위는 없다. 나는 다만 누구나 아는 사실 한가지를 말할 수는 있겠다. 해방이후 세계에는 여러가지 경제난들이 있었다. 그리고 한국은 예나 지금이나 딱히 가진 건.. 2022. 6. 13.
한국의 문화 지체 현상 22.4.7 내가 틈틈이 하는 블로그 백업 일을 하다보면 한국의 변화를 느낄 때가 많다. 2010년이나 2009년에 적은 글들을 읽다보면 아 그때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은 이렇게 다르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물론 대표적인 변화는 한국이 그때보다 훨씬 부자가 되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2009년 한국의 1인당 GDP는 16450불이었다고 하는데 한국의 GDP는 2021년에 3만5천불 수준이 되었다고 하니 그때와 비교해도 한국의 일인당 소득은 두 배가 성장한 셈이다. 참고로 말하면 2009년의 일본 GDP는 39573불이었는데 2021년에 42298불이었으니까 상대적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물론 좋아진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09년의 출산률은 1.15였는데 당시에도 너무 낮았던 이 수치.. 2022. 4. 7.
문화는 철학이다. 22.2.24 중국은 일찌기 문화적으로 서양을 일깨웠다. 서양의 중세는 지극히 종교적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중국의 문화를 접하고 보니 신중심이 아니라 인간중심, 이성중심의 풍요로운 사회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것은 충격이었고 이때문에 중국 특히 공자와 맹자로부터 서구의 산업혁명과 르네상스 그리고 아담 스미스의 경제학이 모두 나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18세기까지만 해도 중국은 서구보다 풍요로웠고 우리도 그랬다. 예를 들어 조선의 정조무렵 그러니까 18세기 말만해도 전세계에서 가장 1인당 국민소득이 높았던 것은 조선이었으며 중국도 그 못지 않았고 서구는 아직 여기에 도달하지 못했었다고 한다.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아편전쟁이다. 아편전쟁은 중국의 전신인 청나라가 무너지는 1.. 2022. 2. 24.
한류의 궁극은 철학이 된다. 2022.1.13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를 쓴 황태연, 김종록은 일찌기 유럽은 17세기무렵부터 중국문명에 의해 거대한 충격을 받아 변했다고 말한다. 그들이 받은 충격은 하나 둘이 아니지만 아마도 가장 컷던 것은 기독교적 세계관에 갇혀 있던 그들이 거의 종교색이 없는 공맹철학이나 노장철학을 보았던 것일 것이다. 그러니까 진리는 성경책에 써있고, 신이 명하신 대로 만든 대로 살아야 한다고 믿었던 그들은 상대적으로 이성적 사고방식에 의해 살아야 한다고 조언하는 공맹사상을 보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공맹사상은 인간 본성을 논하고, 백성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기독교는 신만 생각할 뿐 인간의 삶은 뒷전이었기 때문이다. 공맹사상은 플라톤사상과도 많이 다르게 인간의 공감능력같은 감정을 기반으로한 윤리학을 발달시켜놓.. 2022. 1. 13.
인재유출과 문화적 영향 2022.1.7 인공지능의 시대가 왔다고들 하지만 결국 모든 일은 궁극적으로 인간이 하는 것이며 운은 공평한 것이다. 그러니 한 국가의 흥망성쇠도 인간에 달린 것이라고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있는 인재도 쓰지 못하고 유출시키는 나라가 있고 남의 인재를 받아들여 더욱 더 발전하는 나라가 있다면 장기적으로 누가 세계적인 중심국가가 될 것인가는 정해진 일이 아닐까? 좋은 예는 미국일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세계적 중심국가가 된 것은 이전의 세계 패권을 가졌던 유럽의 인재들이 미국으로 유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론 많은 유럽의 인재들이 전쟁중에 유럽에서 죽기도 했다. 당시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경제적 요인 이전에 정치 문화적 이유 때문이었지만 우리는 이런 과거의 일을 잊고 오늘날에는 인재.. 2022. 1. 7.
문화의 시대와 한국인이어야 할 이유 2021.12.22 최근 그야 말로 문화의 시대가 열렸다고 할만큼 한국문화의 인기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예를 들어 추정에 불과하지만 BTS 하나의 경제효과가 1조라던가 5조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시대이며 BTS는 한류의 일부에 불과하다. 완전히 선을 긋기는 어렵지만 우리는 게임, 음식, 드라마, 패션, 화장품등 여러 분야의 성과가 문화적 인기의 결과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한때 현대차를 한해 내내 팔아도 쥬라기 공원 영화 한편의 수익밖에는 거두지 못한다는 한탄이 있었다. 이것이 지금 극복되고 있다. 이런 문화의 시대는 당연히 수없이 많은 의미를 가지지만 나는 정치적인 의미가 아주 크고 비교적 빨리 현실화될 분야라고 생각한다. 문화의 시대가 공고해질수록 우리는 이제 본격적으로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 2022. 1. 2.
한류가 제시하는 새로운 이야기 2021.12.17 봉준호와 BTS 그리고 최근 오징어 게임의 성공이래 많은 국내외 언론과 일반인들이 왜 한국 문화가 인기를 얻는가에 대해 여러가지 설명을 제시해 왔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적어도 초기에 그것이 정말 일본인이나 중국인의 시기심때문에 나온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한류성공의 가장 큰 설명으로 국책사업론이 퍼졌다는 겁니다. 일본이나 중국에는 물론 미국이나 유럽의 기사도 한국 정부가 정책을 잘 폈다, 많은 투자를 했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말이 참 많았습니다. 그러나 헛된 설명은 오래가지 못하는 법입니다. 사실 국책으로 문화사업이 성공한다면 일본과 중국의 돈을 한국이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이명박정권때 한식홍보한다고 당시의 영부인이 돈을 마구 썼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아무 효과도 없었죠. 그리고 지금은 한.. 2021. 12. 30.
성욕과 식욕, 동서양의 차이 2021.12.12 인간은 모두 성욕과 식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인종차별적 이야기가 되기 쉽기 때문에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강조하는 일은 별로 없고, 이걸 객관적으로 증명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일 것같지만 동양과 서양사이에는 성욕과 식욕의 정도가 차이가 있는 것같다. 미리 말해두지만 이건 그냥 내 개인적 인상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를 정리해 보는 것은 주로 문화적 자유를 위한 것이다. 즉 보통 사람은 이렇다는 기준의 압력에 쉽게 굴복하지 말고 자기 생각대로 살면 된다는 것이다. 요즘 시대에 이건 상식이지만 이것에 반하는 일을 오히려 해방의 메세지로 말하는 일도 많은 것같다. 세계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인간은 이렇다 저렇다하는 식으로 모든 사람을 하나의 인간이라는 보편적 .. 2021.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