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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한국문화78

새로운 인간의 발견과 한류 2021.11.30 나는 누구인가라던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은 우리의 행동과 선택을 지배하는 핵심적인 질문이며 따라서 경제적 정치적 기술적 변화로 인해 세상이 변할 때 거듭해서 제기되고 다시 답해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다르게 말하자면 정체성의 재정립 혹은 인간의 재발견은 새 시대의 필연적 과제인 것이다. 예를 들어 근대국가가 출현하고 봉건제가 물러가고 공화정이 보편화되기 시작할 때 세계는 개인이라던가 시민이라는 것이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종교적 지배가 주도적이었을 때 현실 사회에 존재하는 개개인의 욕망과 감정은 그리 자세히 살필 것이 없는 것이었지만 일반시민이 힘을 얻는 시대에는 우리는 개인을 세세히 살피며 개인의 욕망을 긍정하고 심지어 개인을 신성화할 필요가 있었다.. 2021. 12. 28.
결혼제도 정말 사라질까? 21.11.1. 결혼제도의 붕괴는 가정이라는 자연스러운 공동체 전통이 사라지는 일이다. 결혼제도가 꼭 영원할 필요는 없지만 그 공동체의 역할을 대신할 어떤 사회적 제도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많은 개인들은 여러가지로 취약해 질 것이고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출산률감소로 인한 젊은 인구의 감소다. 결혼제도 없이도 아이는 키울 수 있고 그런 방법을 찾아내면 된다고 할지 모르지만 설혹 그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과연 수천년된 결혼제도가 사라지고 새로운 제도가 정착하는 과도기가 어느 정도의 혼란을 만들까. 그 혼란의 크기는 예측할 수 없는 수준이다. 가정은 말하자면 인간사회의 원형으로 수없이 긴 세월을 지켜온 것으로 그만큼 윤리적 가치관적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심하게 말한다면 가정이 없는 사회에서 .. 2021. 11. 2.
지난 10년의 한국 대중 문화를 돌아보며 2021.10.21 2009년에 내가 쓴 글을 하나 읽었다. 그 글에서 나는 새로운 사회적 변화는 이미 많이 일어났는데도 새로운 문화, 새로운 문학, 새로운 영화는 나오지 않는 것같다는 주장을 하고 있었다. 세상이 정말 바뀌려면 그런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 그때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 대중문화는 뭐가 바뀌었을까? 보기 나름에 따라 여러가지가 지적될 수 있겠지만 나에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중파 방송들이 컨텐츠 시장을 독점하던 세상이 TvN이나 Jtbc, OCN 같은 다른 방송에서 드라마와 예능을 만들고 히트를 치게 만드는 세상으로 바뀐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나영석과 신원호 PD가 만든 작품들이다. 나영석은 여러 작품들을 했지만 꽃보다 할배를 2013년에 발표했고 삼시세.. 2021. 10. 22.
큰 문제와 큰 시야. 2021.10.18 유발 하라리의 책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이라는 책을 최근에 읽었습니다. 이 책은 워낙 많은 문제들을 다루고 있으며 딱히 중심 줄거리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독후감을 쓸 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한가지 중심 줄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인류는 이제까지 겪은 적이 없던 거대한 문제들 (환경, 기술적 발전으로 인한 위협, 핵전쟁등)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그것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구적 연합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그런 연합의 뼈대가 될 수 있는 후보들을 여럿 거론하지만 사실상 어느 것도 확실한 대답이 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으며 세속주의를 제외하고는 답을 거론한다기 보다는 그것이 왜 답이 될 수 없는가를 설명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종교와 민족주의는 안되고 자유.. 2021. 10. 18.
신파와 빨갱이 오징어게임의 성공 때문에 요즘 한류열풍 이야기가 많다. 그리고 그런만큼 세상에서 더욱 많이 쓰이는 말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신파다. 신파는 본래 일제시대에 가부키같은 구파극에 대비하여 만들어진 말로서 다음 사전에 의하면 신파극은 재래의 창극과 현대 연극 사이의 과도기적 형태의 극을 말한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신파란 이런 것이 아니다. 이 글의 핵심적 주장의 일부이기도 하거니와 신파란 정확한 정의가 없는데 사람들은 관객에게 어떤 감성적 공감을 호소하는 듯한 장면이 나오면 그걸 신파라고 부르곤 한다. 예를 들어 부모나 자식이나 동료의 죽음을 보고 슬퍼하는 캐릭터를 보여주면서 슬픈 음악을 깔고 슬로우 비디오 장면을 튼다던가 하는 식의 장면이 나오면 사람들은 그걸 신파라고 부른다. 이렇기 때문에 우리.. 2021. 10. 18.
한글의 혁명 오늘은 한글날입니다. 1443년 거의 6백년전에 세종은 한글을 창제하셨습니다. 그리고 1446년 그것을 반포하셨는데 한글날은 반포일에 맞춘 기념일이고 북한에서는 창제일에 맞춘 기념일을 가진다고 합니다. 한글의 위대함은 지금 전세계에서 쓰이고 있는 문자중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져서 널리 쓰이고 있는 유일한 문자체계라는 사실에서 이미 두드러집니다. 그러니까 다른 나라 사람들은 약간 변형이 있기는 하지만 수천년전에 만들어 진 글자들을 쓰고 있는데 한국인들은 6백년된 첨단 문자를 쓰고 있는 셈입니다. 히라가나를 쓰는 일본도 비교적 새로운 글자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 그 글자들은 애초에 한문을 변형시켜 만든 것인데다가 표음문자라기에는 한글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부실합니다. 히라가나 50자에다가 카다카나 50자 .. 2021. 10. 9.
한국이 성장한 이유 21.9.12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서구가 세계를 주도하게 된 이유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다. 그에 따르면 그 이유는 본질적으로 서구만이 발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사실 서구는 중세때만해도 아랍이나 중국보다 뒤져 있는 지역이었다. 우리가 쓰는 숫자를 아랍숫자라고 하는 이유도 아랍지역의 수학이 서구로 진출하고 그것이 서구의 상업과 과학의 발전을 이끌었기 때문이며 과거의 중국은 일찌기 과학이든 문화든 서구보다 앞서 있었는데 그를 보여주는 것 중의 하나가 중국 정화의 선단이다. 서구의 콜럼버스 선단을 애들 장난처럼 보이게 만드는 정화의 선단은 서구보다 먼저 미대륙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그것으로 그만이었다는 것이다. 즉 아랍이든 중국이든 세상은 변하며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었다. 스스로가 세계의.. 2021. 9. 12.
식민지 근대화론의 본질은 인종차별이다. 일부 한국 사람들도 그렇지만 일본 사람들 중에는 식민지 근대화론이 모욕이며 이것은 자신의 인종차별적 믿음을 고백하는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걸 당연히 옳은 것으로 여기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시비를 따지기 위해 토론할 여지가 있는 문제로 여길 뿐만 아니라 거기에 더하여 한국과 일본이 친하게 지내자고 하는 것이다. 차라리 한국과 일본은 서로의 원수라고 말한 다음에 식민지 근대화론을 떠들던지 아니면 나는 한국이 싫다고 말하고 식민지 근대화론을 떠들어야 그나마 앞뒤가 맞다. 한국과 일본이 앞으로는 친하게 지내자고 말하면서 혹은 심지어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조선이 일제의 식민지가 된 덕분에 근대화된 것은 역사적으로 사실이 아니냐 운운하는 것은 바보같은 소리아니면 매우 사악.. 2021. 8. 19.
일본이 한국의 식민지가 되는 날이 올까? 21.8.16 일본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가부채는 엄청나게 쌓여서 그리스를 능가한지 오래고, 후쿠시마 원전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치적 무능이 지나치다. 일본의 자존심이라는 토요타도 전기차로 세상이 바뀌면서 얼마나 갈지 모른다. 일본은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관광으로 먹고 살기도 어렵다. 가장 관광을 많이 오는 것이 중국과 한국인데 스스로 그들과 사이좋게 지내기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의 가장 큰 위협은 뭐니 뭐니 해도 한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조선을 삼키는데 실패했고 이제 그 조선에 의해 더욱 빠른 망국의 길을 갈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스스로가 내리는 선택이다. 지금이라도 일본이 변하고 독일이 그렇게 했듯이 보다 보편적인 역사관을 가지고 주변 국가와 공존번.. 2021. 8. 16.
BTS와 21세기 BTS가 6주연속 빌보드 1위를 한 끝에 자신의 신곡 퍼미션투댄스로 빌보드 1등을 갈아치웠다. 이밖에도 BTS는 지금 5곡 연속으로 빌보드 1위곡을 내고 있는데 이는 마이클 잭슨 이래 33년만의 기록이라고 한다. 기록은 계속 갱신되고 있으니 어쩌면 BTS는 기록상으로 마이클 잭슨을 넘어서는 가수가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섯불리 BTS가 누구보다 위대하다던가 BTS의 곡이 음악역사상 가장 뛰어난 곡들이라는 식의 해석을 내놓은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다른 시대, 다른 미디어 환경속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기 때문에 우리는 단순히 BTS가 훌룡하다는 것 이상의 해석이 필요하며, BTS가 어떤 희귀한 일탈이 아니라 어떤 사회적 현상인지를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없을 경우 우리는 B.. 2021. 7. 22.
자발적인 참여의 힘 21.7.13 오늘날 세계에는 하나의 커다란 오해가 존재한다. 그것은 이 세계는 이미 문화의 시대로 접어든지가 오래인데 많은 사람들의 사고 방식은 여전히 봉건적이고 무력을 겨루는 전쟁의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다. 소프트 파워라는 말이 유행한지도 오래이지만 여전히 어떤 사람들은 하드 파워 중심으로 사고하고 소프트 파워가 세상의 중심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오해는 도덕적인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 바보같은 짓이다. 따라서 이 오해에서 가장 먼저 벗어나는 사회가 세계를 문화적으로는 물론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리드하게 될 것이다. 시대를 움직이는 진정한 힘을 전혀 인식할 수 없는 사회가 리더가 될 수는 없다. 문화의 방식과 무력의 방식의 사이에는 극명한 .. 2021. 7. 13.
미국보다 민주적인 한국 연애를 할 때는 뭐든지 좋아보였던 남녀가 결혼하고 한 집에 살게 되자 사소해 보이는 차이때문에 싸운다는 이야기는 세상에 흔하다. 일단 두 사람의 생활이 크게 겹치게 되면 사소한 차이가 주는 스트레스가 심해지게 되고 사소해서 쉽게 고칠 수 있는 것같은 차이가 실은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이어서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심히 고쳐야 바꿀 수 있는 것인 경우는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약속시간을 잘 지키는가 아닌가 같은 것이 그런 예다. 국가간에도 비슷한 일은 일어난다. BTS나 블랙핑크 그리고 봉준호의 예가 잘 보여주듯이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한국 컨텐츠가 늘어가고 있다. 이는 좋은 일이지만 앞으로 한국과 미국 문화의 충돌도 생겨날 것이다. 언뜻보기에 미묘해 보이는 차이가 만드는 불편함이 점점 더 커지게 되고 그걸 .. 2021. 6. 24.
누가 중국을 죽일 것인가? 21.6.17 오늘날 세계에는 한가지 큰 의문이 있다. 그것은 왜 중국이 죽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나는 이미 10년전에도 20년전에도 중국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말하는 중국인이나 중국계 미국인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들이 한결같이 말하고 있는 것은 중국 사회는 굉장히 부패해있다는 것이며 빈부격차가 워낙 크고 부자들은 외국으로 돈을 빼돌려 여차하면 외국으로 도망갈 준비만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중국 경제의 파산으로 중국이 모래성처럼 사라질 거라는 주장은 유튜브를 검색하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질문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한가지 중대한 점은 바로 세계를 지배하는 서구적 시각이다. 유럽과 미국은 아시아인들을 무시했다. 그들은 중국에게 이렇게 의존해도 중국이 결국 알아서 붕괴할 것이며 서.. 2021. 6. 17.
한국이 나가야 할 방향 최근 윤석렬의 대선 지지율이 1등을 하고 있다. 대선이 아직 멀었으므로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무겁다. 세상은 한국에게 더 혁신적일 것을 요구하는데 이명박-박근혜에게 당하고 겨우 몇년 지나니까 모든 걸 다 잊어버린 것같은 여론결과가 나오고 있어서 그렇다. 김대중-노무현 시대에 대통령과 정권 실컷 욕하고 이명박-박근혜 시대를 사니까 나라 경제가 살던가? 노동자의 권리와 여성의 권리가 마구 올라가던가? 국격이 올라가고 미래가 보이던가? 현정부를 욕하는 것은 있을 수 있으나 왜 이러는지 참 답답하다. 하지만 이분법적으로 여당이 아니면 야당, 야당이 아니면 여당식의 답이 아니라 우리는 다가오는 대선을 위해서라도 한국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때가 되기는 되었다. 한.. 2021. 6. 15.
정복하지도 정복당하지도 않는 나라 한국의 역사를 보면 희안한게 있다. 그것은 한국은 정복당하지도 정복하지도 않는 나라였다는 것이다. 한국은 일본처럼 섬나라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냥 힘이 없었던거 아니냐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힘이 없는 나라는 정복당해서 사라진다. 힘이 있는 나라는 정복해서 땅을 넓히는 것이 지구상의 대부분의 나라의 과거였다. 그래서 우리가 과거의 위대한 왕이라고하면 결국 대다수 정복왕이 아닌가? 천년,이천년을 약탈하지도 약탈당하지도 않았던 역사는 사실 기이한 것이다. 우리가 약탈당하지 않았다니 무슨 소리냐, 우리의 역사는 약탈당한 수난의 역사가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국을 침략한 일본이 만들어 낸 것같은 이 견해에 대해서는 한국을 공부한 외국의 학자들이 오히려 반박하고 있다. 조선시대와 고려시대등의 역사를 .. 2021. 6. 2.
BTS는 왜 해외에서 인기가 있을까? 최근 신곡 버터를 발표한 BTS는 작년의 다이나마이트의 성공을 기반으로 빌보드 4관왕에 도달했다. 버터는 유튜브 조회수로 보면 다이나마이트보다 더 대단하다고 하니 BTS가 정말 어디까지 인기가 있을지 상상이 안될 정도다.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미 BTS는 우리가 전설로 알고 있는 뮤지션들의 경지에 도달했다. 빌보드 1위를 하는 것은 이제 그다지 놀라운 일도 아닌 그런 가수가 말이다. 아마 BTS가 동요를 불러도 빌보드 10등안에는 들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그렇다면 왜 BTS는 인기가 있을까? 노래와 춤이 훌룡하고 잘생기고 팬들에게 진심을 다하는 모습때문이다라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물론 운도 큰 영향을 발휘했을 것이지만 거기에 어떤 피알방식이라던가 전략이라던가 하는 부분을 더하여 그것이 마치.. 2021.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