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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한국문화

한국이 나가야 할 방향

by 격암(강국진) 2021. 6. 15.

최근 윤석렬의 대선 지지율이 1등을 하고 있다. 대선이 아직 멀었으므로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무겁다. 세상은 한국에게 더 혁신적일 것을 요구하는데 이명박-박근혜에게 당하고 겨우 몇년 지나니까 모든 걸 다 잊어버린 것같은 여론결과가 나오고 있어서 그렇다. 김대중-노무현 시대에 대통령과 정권 실컷 욕하고 이명박-박근혜 시대를 사니까 나라 경제가 살던가? 노동자의 권리와 여성의 권리가 마구 올라가던가? 국격이 올라가고 미래가 보이던가? 현정부를 욕하는 것은 있을 수 있으나 왜 이러는지 참 답답하다. 하지만 이분법적으로 여당이 아니면 야당, 야당이 아니면 여당식의 답이 아니라 우리는 다가오는 대선을 위해서라도 한국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때가 되기는 되었다. 한국은 어디에 서 있는가 그리고 한국은 어디로 나가야 할 것인가? 

 

한국의 현실이란 무한한 세부사항이 있지만 나는 그 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세계속의 한국이란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이제까지 너무 세계를 안봤고 그 결과 세계를 모르며 그때문에 자기 자신도 어떤 존재인지 모른다. 그렇지만 미래는 바로 한국과 세계와의 관계에 있다. 한국은 지금은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것은 앞으로의 몇년동안 줄어드는게 아니라 오히려 극단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이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또 민족주의 과대망상증 환자가 나왔다고 할지 모른다. 물론 미래는 불확실성이 있다. 다음 대선도 불확실하다. 한국의 5년뒤는 암울한 세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환상같아 보이는 말이 불과 몇년안에 현실이 될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 

 

세계는 지금 병자들로 가득 차 있다. 중국은 병자인 동시에 스스로가 병균같은 존재로 변하여 팽창욕구를 조절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병균같은 존재라는 것은 중국이 보편성을 가지지 못한 독재국가이기 때문이다. 마윈의 앤트그룹은 불과 얼마전만 해도 세계 최대규모의 상장을 준비할 정도의 거대한 기업이었는데 그걸 중국정부는 한방에 국유화한다. 한국으로 치면 어느날 갑자기 네이버나 삼성전자가 국유화가 된 꼴이다. 요즘 한국경제가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눈치를 잘 채지 못하는 사람도 많지만 중국은 일본이 반도체 관련 경제공격을 하기 훨씬 전부터 한국을 공격해 왔다. 중국은 이런 나라다. 이런 중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완성된다면 그건 정말 지옥일 것이다. 티벳, 신장위구르, 홍콩이나 대만의 상황이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 시진핑은 미국에 가서 한국이 원래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하고 다닌다. 

 

그런데 병자는 중국만이 아니다. 미국도 유럽도 일본도 다 병자다. 소위 선진국 진영 혹은 민주진영이라 불리는 이 나라들은 보수적이고 비효율적인 국가들이 되었다. 우리는 그것을 이번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나서 극명하게 봐왔다. 물론 어느 나라에나 불합리한 사람이 있고 사회적 분열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는 마치 세계의 모든 나라가 똑같은 시험을 보는 수능같은 역할을 했다. 그 수능을 본 결과 선진국 진영의 점수가 아주 형편없었던것이다. 단순히 코로나 환자가 많이 나온게 문제가 아니라, 폭도가 넘쳐나고 사재기가 많고, 그래서 한국 정도의 통제가 아니라 아예 길거리를 완전 봉쇄해야 할 정도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우리는 그제서야 그러고보면 요즘 유럽에 가면 강도와 소매치기가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 내고, 런던과 파리의 모습이 그렇게 빛나기만 하지 않는 다는 것을 생각해 낸다.

 

미국은 이미 10년전부터 전체 인구의 15%가 푸드스탬프로 음식을 타먹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미국의 주가폭발로 추한 모습이 가려지기 쉽지만 미국은 이미 그렇게 아름답지 못하다. 세상은 엄청나게 변했다. 내가 영국에 교환학생을 갔던 30여년전에는 미국인들이나 영국인들이 한국 학교의 무료급식을 보면서 부러워하는 광경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런데 30년이 지나자 그게 현실이 되었다. 그 30년동안 한국은 엄청나게 성장했고 저 선진국들은 오히려 퇴락했기 때문이다. 야구 해설가 허구연은 1968년에 일본에 가서 신칸센 고속열차를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일본이 그렇게 잘 사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의미로 일본은 반세기전의 그 모습에 아직도 머물러 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우리가 얼마나 잘살게 되었는지 모른다. 그저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잘 살거라고만, 그들의 사회는 훨씬 더 이상적일 것이라고만 상상하는 것이다. 한국이 국가 혁신지수에서 8년동안 7번 1등을 해도 여전히 외국은 대단할 거라고만 생각한다. 

 

물론 아무리 몸집을 부풀려 봐야 한국은 중국도 미국도 유럽연합도 아니다. 경제규모건 인구건 땅의 넓이건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지금은 징기스칸이나 나폴레옹시대가 아니다. 다시 말해 무력과 인구가 여전히 의미를 가지지만 그 의미는 상당히 달라졌다. 예를 들어 무력을 생각해 보자. 한국이 국방력으로 세계 6위라지만 미국은 2등에서 11등까지의 국가 방위비를 다 합친 것만큼 지불하고 있고 우리는 러시아도 일본도 중국도 이기지 못한다. 우리 주변나라에게 모두 지니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 무기는 너무나 뛰어나기 때문에 사실상 전면전이 불가능하다. 우리와 중국이 전면전을 한다면 중국이 핵을 쓴다고 해도 중국도 망할 것이다. 어차피 다 죽는 전쟁인데 핵무기를 쓰지 않는다고 해도 원전이나 쌴샤댐이나 북경같은 곳에 미사일을 퍼붓는다면 중국에 뭐가 남을 것인가? 뭐가 남아도 남는 것은 그런 극단적 전쟁을 시작한 책임을 물어 온 세계의 국가들이 빼앗아 갈 것이다. 결국 망하는 것이다. 결국 국방력 차이가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 왜냐면 진짜 전면전의 가능성이 거의 없어서다. 게다가 한국의 국방력은 경제력과 함께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서 더더욱 그렇다. 10년쯤 지나면 무력으로 누구에게 협박당할 처지는 절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전쟁은 어떤가?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중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경제전쟁을 무슨 씨름같은 것으로 착각해서 한국이 중국이나 일본과 경제전쟁을 하면 진다고만 생각한다. 2019년에 있었던 일본의 경제재제는 한국의 경제의 근본인 반도체 산업을 흔드는 것이었고 그래서 그걸 기해왜란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었다. 기해 왜란이 터지자 아니나 다를까 많은 언론들은 한국죽는다면서 일단 일본에 항복하자고 야단이었다. 하지만 사실 기해왜란은 한국의 완전한 승리로 끝났다. 한국은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반도체산업을 지켰지만 일본은 더 큰 손해를 보고 일본의 기업이 한국으로 이사를 온 일도 생겼다. 지금도 방역관련해서 한국에게 도움을 못받는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며 지소미아 폐기같은 것으로 곤란만 겪고 있다. 

 

기해왜란이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면 많은 사람들이 눈치도 못채는 사이에 끝난 호란도 있다. 사드보복때문에 중국이 한국을 경제공격한지는 오래되었다. 사드때문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중국은 한국이 머지 않아 중국에게 위협이 될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일찌감치 공격을 한 것이고 그 공격을 한국은 묵묵히 견뎠다. 세계 1등 스마트폰 회사인 삼성이 중국에서만은 망했다. 많은 회사들이 중국에서 공장을 옮기기도 했다. 중국 관광객도 줄었고 게임과 영화, 드라마 분야에서 한한령을 내려서 한국 저작권을 침해하고 한국이 중국에 영향력을 더 키울 수 없게 했다. 그러고 보면 지금의 문재인정권은 코로나 사태만 겪은게 아니라 왜란과 호란을 모두 겪었던 셈이다. 

 

그런데 그 시기를 한국은 견뎠다. 한한령으로 한류는 오히려 세계적 현상이 되었다. 그리고 중국에 소비재를 수출하는 것도 중국 관광객에게 의존하는 것도 별로 없기 때문에 이제는 중국이 한국을 더 공격할 것도 없다. 중국이 한국에게 사가는 것은 중간재와 원자재다. 이때문에 중국과 한국의 관계에서 이제 한국이 갑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왜냐면 중국은 이미 우리 것을 안사주는데 만약 우리가 반도체를 끊어버리면 중국경제가 멈출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경제의 30%가 정보통신관련이라고하지 않는가. 중국이 호주를 우습게 보고 공격했다가 철광석과 석탄때문에 곤란을 겪는 문제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이 제국으로서 세계에 이름을 날리게 된 것은 중일전쟁과 노일전쟁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에는 무력전쟁은 이제 더이상 불가능하고 경제전쟁을 할 수 있을 뿐인데 자각을 못해서 그렇지 한국은 이미 한중전쟁과 한일전쟁에서 모두 승리한 상태인 것이다. 일본도 중국도 우리를 더 때릴 것이 별로 안남았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일본이나 중국처럼 공격한다면 어떨까? 자동차 반도체 없다고 세계가 야단인데 반도체 끊고 디스플레이 끊어도 일본이나 중국이 괜찮을까? 요즘 중국이 약간 화해의 몸짓을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이번 G7에서 한국은 아주 큰 환대를 받았다. 그 이유는 지금 한국이 자기 실력을 증명했기 때문이고 특히 중국과 싸우는데 있어서 한국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 극명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유럽국가들은 자기 물건 중국이 안사주면 경제난이 더 심각해 질까봐 전전긍긍이고 딱히 중국을 공격할 힘도 없다. 다시 관광이 재개되면 중국관광객이나 많이 찾아오길 바랄 뿐이다. 유럽에서 관광산업은 엄청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과 중국의 전쟁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으려고 몸조심을 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작은 한국이지만 한국이 세계의 중심이 된다는 말이 완전히 허구가 아니라는것을 느끼기 시작하는 분도 있을지 모른다. 나는 가끔 지금의 세계가 어벤져스같은 마블코믹스 영화같다는 생각을 하고는 한다. 외계인이 처들어오자 어벤져스 영웅들은 지구를 구한다. 지금의 세계에서 외계인은 중국이고 양민들은 중국 이외의 세계 시민들이다. 그리고 점점 더 중국과 싸우는데 있어서 핵심적 역할을 할 영웅이 한국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이 어벤져스인 것이다. 미국이 무기력하다. 한국이라는 영웅이 없으면 세계가 중국의 손아귀에 들어가 신음하게 될 판이다. 

 

나는 이미 무력전쟁을 말했고 경제전쟁을 말했다. 그리고 무력전쟁에 대해 전면전이 일어날 일은 없다고 말했지만 사실 경제전쟁도 그보다는 덜할 뿐 마찬가지다. 지금 세계에서 전면적 경제전쟁을 벌이는 것은 무력전쟁보다는 훨씬 가능성이 있지만 그래도 쉽지 않다. 미국정도나 되니까 중국을 저렇게 때리는 것이지 사실 우리가 중국과 경제전면전을 벌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래도 위협이 되기에 중국도 한국 때리기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선을 넘으면 우리도 진짜 선을 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력전쟁과 경제전쟁의 위에는 또 다른 차원의 전쟁도 있다. 이 전쟁이야 말로 전면전이 일어날 수 있는 첨단분야다. 그게 바로 문화전쟁이다. 오늘날 무력전쟁은 불가능하다. 경제전쟁도 상당히 제한적이다. 그러나 문화전쟁은 훨씬 막기 어렵고 사회 자체를 붕괴시킬 힘을 가지며 문화는 부가가치가 높다. 무력이 세다고 경제가 꼭 강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가 이걸 잘 보여준다. 경제가 잘나간다고 문화적 패권을 가지는 게 아니다. 중국이 이걸 잘 보여준다. 하지만 경제가 세면 무력은 세진다. 마찬가지로 문화가 세면 경제가 세지고 경제가 세지면 무력도 세진다.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요한 현상중의 하나는 바로 미국의 문화패권이 약화된 것이다. 우리는 더이상 미국 사람처럼 사는 것을 꿈꾸지 않는다. 미국 사회를 이상사회로 설정하고 그렇게 되려고 하지 않는다. 그건 한국 뿐만이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들이 그렇다. 중국의 부상은 이것의 결과일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이 어느 정도 이상 부유해지면 민주화운동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다. 이건 사실 서구 사람들이 자신들의 역사를 역사발전의 보편원리로 설정해서 중국은 지금 미개해서 저렇게 살지만 조금 더 산업화되면 미국화 나아가 서구화되어 자유와 평등을 외칠거라고 믿은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중국의 인권문제를 지적하는 미국에게 중국은 당당하다. 미국의 인종문제를 보라는 것이다. 미국 흑인의 상당수는 지금 감옥에 있다. 사실 미국은 전세계에서 인구당 감옥에 있는 사람이 가장 많은 나라다. 거의 해마다 우리는 죄없는 흑인소년이 백인경찰에게 사살당했다는 뉴스를 듣는다. 인권문제는 제쳐두고라도 무한한 생산증대와 더 많은 소비를 꿈꾸는 듯한 미국은 환경문제로 고생하는 지금의 지구인들에게 이상적 사회로 보일 수 없다. 다시 말하지만 사실 중국만 거만한게 아니라 서구사람들도 거만하다. 그들도 불과 몇백년전에는 중국보다 못살았으면서 자신들의 역사에서 나온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그들의 특성이 아니라 역사의 보편적 종착점으로 이해하고 그들과 다른 동양사람들은 집단주의적이라던가 순응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하하는 경우도 많다. 고작 몇백년의 문화적 깊이로 몇천년 문화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아뭏튼 더이상 미국은, 더 나아가 미국 맨하탄에서 사는 청년들의 삶을 보여주는 프랜즈같은 드라마에 나오던 미국은 이상적 사회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생겼다. 적어도 우리는 아직 선진국이 아니라면서 일본처럼, 미국처럼, 프랑스처럼, 독일처럼 되자고 말하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뜻밖의 일이다. 아주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 사회를 미래사회요 이상사회처럼 보기 시작했다. 한류가 퍼지면서 그렇게 되었고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에 주목한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국인은 옷을 잘입고, 한국음식은 맛있고, 한국의 거리는 안전하고 깨끗하며, 한국인은 미래에 미리 사는 것처럼 발달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수천년의 누적된 역사와 문화를 가진 나라라는 생각이 퍼지고 있다. 얀센백신 백만회분을 한국에 보냈더니 하루만에 예약완료가 되었다는 말에 미국 정치인들이 원더풀이라고 한다지 않은가. BTS의 팬들에게는 한국에서 하는 공연에 와보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미얀마 사람들은 1987같은 영화나 택시운전사같은 영화를 보면서 우리도 한국처럼 되고 싶다고 말한다. 일본여자들은 한국드라마를 보고 한국남자와의 연애를 꿈꾼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한한령이고 뭐고 한국 방송을 엄청나게 보고 있다. 러시아 사람의 90%가 한국을 좋은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서구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모차르트 생가에 가보거나 카네기홀 같은 곳을 구경하며 감동받던 한국인들이 사는 한국에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인가? 

 

한국은 자신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지금 서서히 이상사회의 예로, 인류가 나아가야 할 목표로 변신하고 있다. 나는 지금의 한국이 개혁할 곳이 없고, 좋기만 하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미국이 현실의 미국과 다르듯이 한국의 문화물이 보여주는 한국이 한국 그 자체는 아니다. 나는 지금 한국이 서서히 문화적 패권을 잡아가고 있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한국은 문화전쟁의 승리자가 되어가고 있다. 일본도 중국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해낼 것같은 기세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일본과 중국과는 다르다. 우리는 최소 조선시대가 있다. 무능과 봉건적 질서로 비판만 받는 조선시대지만 잘보면 그 조선시대는 굉장히 선진적인 문화를 가진 국가였다. 다른 나라들이 제국주의를 벗어나고 있지 못할 때 우리는 이미 왕이 한글을 반포하는 시대를 살고 있었다. 일본과 중국이 문화적 패권을 잡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은 여전히 봉건적이고 제국주의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기에 그 문화에 편입한다는 것이 굴종과 야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한국은 그와 다르다. 그 결과가 BTS고 봉준호다. 우리는 모두가 이기는 홍익인간의 세계를 정말로 만들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흐름은 마치 꿈처럼 1-2년뒤에 멈춰버릴 수도 있다. 우리는 촛불혁명을 이룩한 위대한 시민들이지만 동시에 이명박 박근혜를 선출한 시민들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진취적인 시민들이지만 봉준호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나라의 시민들이기도 하다. 문화적 패권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에게 밀릴 것인가 아니면 세계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어벤져스 영웅이 될 것인가. 넷플릭스가 한국을 먹어버릴 것인가 아니면 한국이 유튜브나 페이스북같은 플랫폼을 만들어 세계를 더 한층 깊게 문화적으로 지배하게 될 것인가. 이것들이 다 다음 5년정도에 결정될 것이다. 어쩌면 한반도 통일의 미래도 그 시기에 결정될 것이다. 우리 청년들에게 북한개발 프로젝트로 많은 일자리를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얼마나 할일이 많겠는가. 

 

우리는 창의력이 뛰어나고 시대정신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감수성이 뛰어나고 반공논리따위에 찌들지 않은 인간이 필요하다. 주체적인 사고를 하고 한국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는 사람이 필요하다. 낡은 선입견과 권위주의에 찌든 사람, 소통하지 않고 폐쇄적으로 권력을 독점하려고 하는 사람은 정말 필요없다. 한국이 가야할 곳이 코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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