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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쓰기361

글쓰기에 대한 선입견 세상의 말들은 다 어느 정도 선입견이 붙어 있지만 한국에서는 유독 글쓰기라는 말에 나쁜 선입견들이 붙어 있다.  그 선입견들 중의 하나는 글쓰기가 인문학에 대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글쓰기란 국어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이라던가 소설가나 시인이 가르치는 거라는 느낌이랄까. 만약 여러분이 복지센터에서 글쓰기 교실이라는 것을 보게 된다면 많은 분들은 아마 그 강사가 소설가이거나 인문학자라고 생각할 것이고 글쓰는 요령이 이러저러하다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생각할 것이다. 글쓰기와 과학자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글이 곧 사고이고 사고가 곧 글이다. 인간의 사고는 적어도 대부분 언어로 만들어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쓰기가 인문학이라는 생각은 마치 사고는 인문학적으로만 하는게 당연하다는.. 2025. 1. 31.
좋은 글쓰기와 확률적 사고 오늘은 좋은 글쓰기에 대해서 다시 한번 적어보려고 한다. 이는 내게는 반복되는 주제인데 최근에는 그 이유를 좀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여긴다. 나는 그것을 주관적인 글쓰기와 객관적인 글쓰기의 문제라고 부르며 그 둘을 잘 나눠서 써야 좋은 글이 된다고 하는 것을 부정한다. 그러니까 시나 소설이라면 이렇게 써야 하고 논설문이나 신문에 낼 컬럼 같은 글이라면 저렇게 써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을 마음에 들지 않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주관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않은 글을 마음에 들어 한다고 말하고는 한다.주관과 객관이 정말 그렇게 분명하게 나눠지는 것일까? 나로서는 그 두 가지는 어떤 연속된 것의 양극단에 있는 이상으로 상상속에서나 존재하는 것이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진다. 주관적이라.. 2024. 11. 21.
영화는 변할 것이다. 어제는 통영의 어부축제와 전주를 다녀왔습니다. 전주 시장에 들리고 오랜만에 객사길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다 보니 독립영화제작소라는 간판이 보였습니다. 그것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 영화는 변할 것이다.  모든 컨텐츠는 뭔가 할 말이 있으니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남들이 아직 본 것같지 않은 뭔가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죠. 그런데 작가가 글을 쓰는 책과 그림을 그리는 만화와 감독들이 만드는 영화는 서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글은 누구나 씁니다. 그리고 내 책상위의 정서라고 해서 내 책상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나 스타워즈같이 전 우주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나 더 재료비가 들 것은 없습니다. 심지어 만화도 그렇죠. 그런데 영화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볼거리를 위해서는 더 좋은 배우, 더 좋은 배경 그.. 2024. 11. 3.
노암 촘스키의 과학, 마음 그리고 이해의 한계 저명한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는 2014년 바티칸에서 과학, 마음 그리고 이해의 한계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습니다. 저는 그의 강연문을 이번에 구해서 읽었는데 그에 대한 소감을 여기에 기록해 둡니다. 세상 사람들이 흔히 오해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모든 논리적 과학적 설명은 사실 어떤 출발점을 가지며 그 출발점은 이해가능한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고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것이다. 물리학에서 말하자면 그 출발점은 자연법칙이 된다. 자연법칙은 물리학의 일부이므로 사람들은 그것이 논리적으로 이해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만약 어떤 자연법칙이 어떤 설명으로 이해가능한 것이라면 그것은 자연법칙이라기 보다는 더 근본적인 자연법칙에서 나오는 결과물로 이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점이 중요한 것은.. 2024. 9. 25.
영화 크로스를 보고 넷플릭스에 올라온 영화 크로스를 봤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최근에는 드라마든 영화든 한국 컨텐츠가 전만 못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OTT 시대로의 전환과 한국 컨텐츠의 국제화가 한국 컨텐츠 산업에 너무 큰 과제를 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이 영화의 평점을 보니 5점만점에 2.3점을 기록했더군요. 저도 이 점수에 공감이 갑니다. 이 영화는 하나 하나 보면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이 뭉쳐져서 전체적으로는 훨씬 더 엉망이 된 영화로 느껴집니다. 그 이유는 적어도 주연인 황정민과 염정아가 열정적으로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때문인지 이 영화는 장면을 편집해서 만들어 낸 요약본.. 2024. 8. 15.
느리고 느린 세상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청준의 마음 비우기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벌써 한 1년반 정도 AI같은 것에 대해서만 생각을 골몰하다가 이런 책을 읽으니 마음이 편안하더군요. 오랜만에 느리고 느린 세상 그리고 인간다운 세상에 돌아온 것같았습니다.  저는 종종 그런 말을 합니다. 말의 내용보다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그러니까 어머니나 군대간 아들과 통화를 했다고 하는 아내에게 목소리는 괜찮다더냐고 물어봅니다. 죽겠다라고 말해도 목소리가 괜찮으면 괜찮은 것이고 아주 좋다는 말을 해도 목소리가 나쁘면 그건 사실 아주 안좋다는 뜻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청준의 글을 읽으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글도 마찬가지로 그 내용 이전에 뭔가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걸 문체라고 부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내용이 심각하.. 2024. 8. 5.
돈 아이디의 테크놀로지의 몸을 읽고 미국의 철학자 돈 아이디가 2001년에 쓴 테크놀로지의 몸을 읽었다. 한국에서는 2015년에 출간된 이 책의 영어 제목은 bodies in technology로 테크놀로지에 있어서의 몸들 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적합했을 것같지만 지금의 제목도 틀리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이 책이 답하고자 하는 질문은 테크놀로지 (이하 그냥 기술이라고 하겠다.)를 통해 체현된 자아에 대한 감각이 어떻게 변형되었는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우리의 자아 감각을 바꿀 때 그 기술은 이미 우리의 자아의 일부로 통합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이런 의미에서 이 몸이란 기술이 만들거나 확장한 몸이니 기술의 몸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나는 혹은 우리는 누구인가? 가장 중요한 질문들 중의 하나인 이것은 우리가 우리를 어.. 2024. 2. 17.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출간소식 제가 쓴 새 책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이 11월 말에 출판사 필로소픽에서 출간됩니다. 이미 교보를 비롯한 인터넷 서점에는 책 소개가 올라갔습니다. 주제는 물론 인공지능이지만 비교를 통해 이해를 추구하는 책인 만큼 과학이나 수학 분야의 이야기도 나오고 궁극적으로는 철학책으로 여겨져야 하는 책입니다. 우리 인간은 누구이고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책이라는 것이죠. 저 개인적으로는 제가 품었던 오랜 질문에 답하는 책이기도 하고 그 질문이란 합리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제 글에 관심있었던 분들은 한번 읽어보라고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목차 여는 글 1장 인공지능 패러다임 인공지능은 음악과 무엇이 다른가? 왜 인공지능 패러다임인가? ​ 2장 기호주의 인공지능과.. 2023. 11. 23.
듀이의 철학의 재구성을 다시 읽고 %2011년에 저는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두었습니다. 최근에 이 책을 다시 읽고 독후감을 다시 씁니다. 과거의 독후감도 틀린 것은 없지만 과거의 시각으로 썼으며 지금은 지금의 느낌으로 쓴 것입니다. 옛날 독후감은 여기에 있습니다. 1859년에 태어나서 1952년에 사망한 듀이는 미국을 대표하고, 프래그머티즘을 대표하는 철학자이다. 그는 1919년 일본을 방문해서 행한 8차례의 강연 원고를 모아서 1920년에 책을 발간했는데 그것이 이 책 철학의 재구성이다.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철학은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의미있게 되기 위해서는 혁신되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혁신의 방향은 과학이 보여준 방향이지만 그것은 철학이 과학이 되는 길이라기 보다는 이제부터는 제대로 철학을 해서 그 길을 걸어.. 2023. 10. 23.
월터 옹의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를 읽고 23.10.9 1982년에 출간된 월터 옹의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를 읽었다.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는 기본적으로 다르고 그것이 사람들의 사고에 있어서 큰 차이를 만든다는 것을 메인 메세지로 하는 이 책은 문자사용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나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었다. 미디어의 이해를 쓴 마셜 맥클루언의 제자이기도 한 월터 옹은 맥클루언이 그렇게 했듯이 기본적으로 인간의 사고가 도구를 만드는 것이상으로 도구가 인간의 사고를 만들어 낸다는 관점을 가진다. 그리고 다른 어떤 기술적 발전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쓰기와 인쇄라는 기술의 출현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우리가 뭔가를 안다는 것은 생각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그것을 기억하고 변형하는 등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안에 .. 2023. 10. 9.
AI와 가치판단의 지능 23.10.4 %다음은 유튜브 영상 대본입니다. 다만 이 글은 앞의 글 AI가 대중문화운동이어야 하는 이유를 수정해서 쓴 것이라서 겹치는 곳이 많습니다. 참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의 질문 강국진입니다. 요즘은 AI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을 시리즈로 녹음하고 있습니다. 본래는 시리즈가 될 생각이 없었는데 하다보니 시리즈가 되고 말았군요. 오늘은 이 시리즈의 4번째로 AI와 가치판단의 지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AI는 인공지능이죠. 그러니까 인공이든 아니든 우리는 AI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지능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능에 관련해서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말이 될 수 있는 한가지 문장이 존재 합니다. 그것은 바로 이 문장입니다. 과학은 지능을 가지지 않는다... 2023. 10. 4.
AI와 시대정신 23.10.2 안녕하세요. 오늘의 질문 강국진입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는 AI는 왜 기계가 아닌가라는 주제로 녹음을 했었습니다. 오늘은 AI와 시대정신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AI 시대라는 말이 참 흔한 시대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AI 시대에 대해서 혼란된 생각을 합니다. 우선 AI가 발달된 시대의 AI는 인간을 모든 면에서 대체하거나 능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러면서 이런 걸 두려워 하는 거죠. 이 말은 AI의 시대는 악몽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또 사람들은 AI를 사용한다는 것을 새로운 자동차같은 새로운 하나의 기계를 가지는 것과 같은 거라고 보통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건 그런게 아닙니다. 저는 지난 시간에 AI는 왜 기계가 아닌가에 대해서 설명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2023. 10. 2.
AI가 대중 문화운동이어야 하는 이유 23.9.28 AI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게 큰 돈이 된다더라는 말을 한다. 그리고는 대개 복잡한 기술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아니면 무시무시한 경고의 말들을 하는 일들이 많다. 물론 그런 말들도 필요하고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AI의 찬란한 미래는 펼쳐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말들은 핵심이 빠져 있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AI에 대한 논의들은 굉장히 잘못되어져 있다. AI는 무엇보다 즐겁고 희망찬 것이 되어야 한다. AI는 기본적으로 대중적 문화 운동이어야 한다. 왜 그럴까? AI는 혼자서도 의미가 있는 뭔가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지능이란게 그렇다. 질문이 없는 답이 없듯이 뭔가가 지능적이라고 한다는 것은 그에 관련된 환경과 풀어야 할 문제가 존재한다는.. 2023. 9. 28.
AI는 왜 기계가 아닌가? 23.9.25 안녕하세요. 오늘의 질문 강국진입니다. AI가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의 답이 무엇이든 간에 우리는 AI를 하나의 새로운 기계로 여기는 관점에 익숙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AI가 인간같을 수 없는 이유를 기계는 정해진 규칙대로만 움직이니까 인간과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AI는 기계가 아닙니다. 이 말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AI를 기계라고 말하는 것은 더 큰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AI는 왜 기계가 아닌가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우리는 먼저 기계가 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계는 작은 부분들을 모아서 쌓아올린 건축물 같은 겁니다. 이 환원주의적 원리는 기계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합니다. 왜냐면 그것없이는 사실 복잡한 기계를.. 2023. 9. 25.
우리가 AI를 오해하는 이유들 안녕하세요. 오늘의 질문 강국진입니다. AI의 시대라고 미디어들은 말합니다. 그렇다면 AI의 시대에 우리는 뭘 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의 답은 우리가 AI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AI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AI를 오해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AI를 오해하는 이유들에 대해서 몇마디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AI를 오해하는 첫번째 이유는 우리가 이해한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질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뭔가를 이해하려고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그것을 뭔가와 비교한다는 말입다. 우리는 여자가 없는데 남자를 알 수 없고, 외국이 없는데 한국을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AI를 이해하려고 할 때 AI를 무엇과 비교.. 2023. 9. 24.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고 23.8.18 어제는 최근 화제가 되는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고 왔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저는 그다지 좋은 점을 찾기 힘든 영화였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제가 이 영화가 근거한 책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읽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너무 오래전에 읽어서 기억이 안났기 때문에 책의 3분의 1정도를 다시 읽은 상태에서 영화를 봤는데 앞의 부분은 책의 요약같은 느낌이 많이 나더군요. 이 책이 저에게 큰 인상을 주지 못한 이유는 무엇보다 첫째로 신선한 해석이나 인간에 대한 공감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이 약했기 때문입니다. 오락성도 약했습니다. 사실 놀란 감독은 단순히 오락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예술영화를 찍는 사람은 아닙니다. 신기한 상상력이든 참신한 비주얼이든 뭔가 자극이 되는 걸 제공해주.. 2023. 8.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