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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젊고 지친 사람들에게53

가난하지만 가치있는 삶 가난한 생활가운데에서도 편안하게 도를 즐기며 사는 삶이 공자가 제자에게 강조한 안빈낙도의 삶이라 한다. 하지만 이런 말이 요즘은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요즘은 돈과 가치라는 말이 같은 말로 여겨지는 것같다. 그래서 값싸지만 가치있는 물건이라던가 가난하지만 가치있는 삶같은 말들은 있을 수 없는 모순적인 말로 들리게 되었다고나 할까. 이런 단순한 가치관은 내적인 풍요라는 말이 의미가 없다고 믿게 만들고 짐승처럼 단순하고 욕망을 자제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세상을 북적이게 만든다. 이런 식이라면 의사나 법관이나 과학자나 정치가들같은 각각의 직업의 의미도 사라질 것이다. 좋은 직업이란 그냥 돈 많이 버는 직업이니 돈돈돈하는 것이 인생의 전부가 된다. 그럼 얼마나 재미없는 세상일까. 나는 사치하는 것을 꼭 나쁘다고 말.. 2024. 3. 16.
인생과 자존감 사람들은 모두 한가지 비슷한 과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인생이라고 부를만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순간, 매일 그리고 매주를 보내지만 그것들이 모여서 유년기가 되고 청년기가되고 중년기가 되며 이윽고는 인생이 된다. 우리는 이따금씩 뒤를 돌아보면서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의 삶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런 평가가 반영되는 것이 바로 자존감이다. 나는 누구인가라고 질문했을 때 다른 사람이 부럽기만 한 사람은 결코 자신의 인생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자존감이 높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특징이 있다. 그들은 무엇보다 남의 의견에 민감하다. 즉 남들에게 비판받기 싫어하고 남들에게 칭찬받고 싶다. 이건 누구나 이렇다고 할 수 있지만 가만히 보면.. 2024. 3. 12.
여유와 허세 명절이라 여러 친인척을 보다보니 왠지 여유와 허세라는 말이 생각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여러사람이 모이면 허풍섞인 말들이 농담으로 오가고 자연스레 비교가 일어나고 누군가는 초라해지는 일이 있기 쉽기 때문일 것입니다.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취직을 하고 재산을 모으고 새 차를 사고 비싼 장신구를 차고 오며 해외의 여행지에 오고 간 것을 자랑하게 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진짜로 여유가 많은 사람은 세상에 참 드믑니다. 여유라는 말은 자연히 돈과 관련될 일이 많기 마련인데 돈의 문제만 보더라도 돈이 많다는 것과 여유가 있는 것은 서로 다른 것이라는 점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돈을 더 원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여유가 없습니다. 지금 가진 것은 충분치 못하다고.. 2024. 2. 11.
매국노가 되지 않는 것은 처벌때문인가? 우리 막내는 내가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있던 시절에 태어났다. 그래서 한국 국적은 물론 미국 국적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아이가 군대에 갈 나이가 되어 감에 따라 나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왜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군대를 가냐는 식의 말을 들었던 것같다. 나는 그들중 대부분이 진지하지 않으리라고 믿는다. 즉 남의 일이니까 그렇게 쉽게 말하지 그들도 같은 입장에 있다면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외국을 떠도는 삶을 택하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국적을 포기함으로 해서 생기는 불편함이나 법적인 처벌을 떠나 혹은 군대에 간다는 것 자체에 대한 개인적인 가치관의 문제를 떠나서 생각해 보자. 우리가 매국노가 되지 않는 것은 처벌때문인가? 그러니까 예를 들어 외국군이 한국을 침략하면 나가서 싸우다.. 2024. 2. 5.
세상과 나 누가 적응해야 하는 것일까? 세상이 나에게 적응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세상에 적응해야 하는 것일까? 세상일이란 대개 우리 맘대로 안되는 일이니 세상이 나에게 적응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오만한 소리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이란 온 세상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내 주변의 사람들이나 관행을 말하는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사실 나같은 소시민들들은 세상 전체와 만난다기 보다는 언제나 이렇게 세상의 일부와 접촉하면서 산다. 예를 들어 보자. 밥을 먹을 때 나는 항상 줄을 서는데 어떤 사람은 항상 새치기를 한다고 하자.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학교 선생님이라면 딱 정답을 말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상황에 대한 정답은 없다. 적어도 그런 경우가 많다. 줄을 안 서는 사람에게 줄을 서라라고 말해서 그 사람의 행.. 2023. 12. 30.
결혼과 육아는 정말 미친 짓일까? 나는 두 아이의 아버지다. 그리고 그 두아이는 이미 20대의 어른으로 자라나서 더이상 내가 키운다고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내가 과거를 돌아보면 결혼과 육아만큼 내 인생에 힘든 일이 있었나 싶은 면이 있다. 제일 쉬운 것이 돈계산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돈만 생각하더라도 그걸 지금 내가 가지고 있으면 훨씬 경제적으로 쉽지 않았을까? 게다가 이런 돈계산은 정말 작은 어려움에 불과하다. 아이들의 부모가 된다는 것은 설사 내가 이재용이나 일론 머스크처럼 부자라고 하더라도 쉬울 수 없다. 그걸 받아들이는 아이쪽에서는 충분하지 못하게 느꼈을지 모르지만 나와 나의 아내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육아에 썼던가? 어찌보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내 몸을 잘라서 새로운 몸을 만드는 작업처럼 느껴진다... 2023. 12. 21.
노예에게도 윤리가 있을까? 23.11.22 윤리나 법은 한 사회가 가지는 규칙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 사회를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해서 모두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이해된다. 즉 모두가 윤리적일 때 모두가 이익을 본다는 것이다. 아무도 줄을 안서고, 누구나 도둑질을 하고, 누구나 공공장소에서 소음공해, 흡연공해로 주변 사람을 괴롭힌다면 그 사회가 지옥으로 변할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있다. 노예에게도 윤리가 있을까? 노예제가 없는 요즘 내가 말하는 노예는 상징적인 표현이다. 이것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특히 경제적인 사정으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문제는 완벽하게 윤리적이고 법을 지키며 살 방법이 없다는 것에 있다. 예를 들어 도둑이 많은 동네에 산다고 해보자. 그런 곳에서 사람들이 자.. 2023. 11. 22.
결혼과 가족의 의미 22.9.13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옛날 영화가 있다. 당대에는 아주 유명했던 영화지만 이제 나온지가 25년이 되고보니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는 보지 못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오랜만에 이 영화를 다시 볼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이 옛날 사랑 영화를 보다 보니 요즘 사람들은 결혼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한가지 오해를 하는 일이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요즘 젊은이들은 참 안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세상에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넘쳐나고 가족이 주는 억압이 지긋지긋하다는 말도 많다. 그런 주장이나 의견이 일 리가 없는 것은 아니며 각자의 삶은 각자가 선택하는 것이다. 나는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반드시 불행하고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30년이나 50년전쯤의 사람들은 그럼 사랑.. 2023. 9. 13.
내 미래가 결정되었다고 느낄 때 23.4.23 뉴튼의 고전역학은 널리 퍼진 결정론에 대해 책임이 좀 있다. 그것이 미래가 이미 현재에 의해서 결정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유의지란 없으며 미래란 이미 현재에 의해 결정되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미래란 역시 결정되어져 있지 않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카오스 이론이라던가 양자역학이라던가 3체문제같은 것을 인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말들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이 빠져 있다. 그것은 바로 온 세계를 한꺼 번에 본다라는 말의 함정이다. 온 우주를 한꺼 번에 본다라는 것은 그저 상상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뉴튼은 홀로 진공속을 나르는 단 한개의 질점에서 고전역학을 시작했고 거기서 그리 멀리 가지도 못했다. 다시 말해 온 우주는 .. 2023. 4. 23.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 23.1.29 세상에는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억울한 사연이 참 많다. 이를 잘 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는 아이들의 세계다. 철없는 아이들은 자기들의 말과 행동이 어느 정도의 일인지를 알만큼 세상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내 자유라던가, 그냥 장난이라던가 그도 아니면 그저 원래 그건 당연한거 아니냐는 식으로 남에게 상처를 준다. 어리고 미숙한 그들은 인간의 유한함을 잘 들어낸다. 그걸 어느 정도 인지하는 어른들은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의 세계와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일이 많다. 아이들의 폭행은 그저 장난이고, 아이들의 추행도 장난이며, 아이들의 절도도 장난이고, 아이들의 폭언도 장난이다. 애들 장난가지고 너무 심하게 다루지 말라는 말은 세상에 참 많다. 만약에 똑같은 일이 어른들의 세계에서 일.. 2023. 1. 29.
욕망과 능력의 균형 23.1.21 행복하기란 참으로 쉽지 않고 여러가지 이유들이 그것을 막지만 행복이 힘든 것에는 아주 흔하고 중요한 한가지 이유가 있다. 그건 욕망과 능력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룰 때만 행복이 가능하며 그 균형이 깨지는 경우에는 어느 경우든 불행하게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이 순환에서 벗어나서 자기를 지키고 남과 비교하는 일도 없이 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럴 수가 없고 적어도 이 균형의 의미를 생각도 안해본 사람들은 그럴 수가 없다. 욕망이 큰데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사람이 불행한 것은 이해하기 쉬워 보인다. 그런데 욕망이 작고 능력이 넘치는데 왜 불행한 걸까? 욕망이란 건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다. 그것은 대개 우리가 세상을 보는 시야의 넓이와 관계가 있고 우리가 스스로를 누구와 비교하는.. 2023. 1. 21.
보이지 않는 욕망 22.12.31 우리는 진짜로 민감하고 중요한 정보는 거론하기 싫어하고 피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재산의 총액이나 투자상황 혹은 통장의 비밀번호를 사방에 떠들고 다니지는 않는다. 성에 대한 것도 그렇다. 당신의 섹스 판타지라던가 당신의 성경험이라던가 하는 것을 너무 자세히 이야기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껄끄러운 것이다. 돈이나 성은 자주 이야기 되지 않기에 오히려 잘 보이지도 않게 되는 욕망의 대표같은 것이다. 우리는 많은 경우 이런 것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리는 것을 넘어서 이런 욕망이 우리를 지배한다는 것을 부정한다. 당신이 부자에게 굽신대고 가난뱅이에게 거만하게 구는 것이 모두 돈때문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당신이 어떤 아가씨나 총각에게 친절했던 것이 사실 그.. 2022. 12. 31.
봉건주의자와 평등주의자 22.11.14 살다보면 물건을 받거나 살 때가 있다. 혹은 물건이 아니더라도 어떤 도움을 받거나 노동을 부탁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럴 때는 자연히 그럴만한 것인지 그래서는 안되는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일에도 좀 깊게 생각해 볼만한 부분이 있다. 우리는 어떤 것을 주고 받아야 할까? 어떤 것이 소중한 것일까? 여기서 그 배후의 철학과 신념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이 고민이 깊어지는 것은 물건의 가치란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에서 주로 기인한다. 사실 물물교환이 이뤄지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우리에게 덜 중요한 것을 주고 돈을 받거나 다른 물건을 받는다. 그런데 물건의 가치란 사람마다 다를 뿐 아니라 같은 사람에게도 다른 시기에는 다를 수 있다. 아플 때는 약이 .. 2022. 11. 14.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22.8.29 배가 고프면 밥의 소중함을 알고 추우면 옷의 소중함을 알며 잠잘 곳이 없으면 집의 소중함을 안다. 이것은 자명한 일 같지만 사실 사람은 이보다도 더 어리석을 때가 많다. 다시 말해 추워서 떨다가 옷을 걸치고 그 추위에서 벗어나도 옷의 가치를 배우지 못하는 것이다. 왜 이런가? 인간의 머리속에는 보잘 것없는 생각들이 가득 차 있어서 그렇다. 도박으로 가정파탄을 겪은 도박중독자는 다음 번 도박에서 이기면 모든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그는 그의 아픈 과거로부터 도박을 하면 아프고 소중한 것을 잃게 된다는 것을 배우지 못한 것이다. 그 도박중독자는 여전히 과거의 경험을 운이 없던 것뿐이라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도박 중독자의 일일 뿐이랴. 얼마전에 나는 인구가 점점 줄어들어.. 2022. 8. 29.
여러분의 삶이 힘들고 지루하다면 22.8.9 정도의 문제일 뿐 누구의 삶이나 힘들고 지루하다. 하지만 때로는 더 그럴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우리는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까? 이야기고 역사고 의미다. 우리는 놀랍도록 힘든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 단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 우리의 삶이 의미가 있고 우리의 현재가 어떤 이야기의 한조각으로 명확히 파악된다고 생각할 때 그렇다. 의미나 목적이 있는 삶이란 그런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이 힘들 때 종종 어떤 객관적이거나 물질적인 조건때문에 우리가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건 대개 그렇지 않다. 세상에는 권태속에서 죽을 것처럼 고통스런 사람도 많은데다가 사실 우리보다 훨씬 그런 물질적 조건이 나쁜 상황에서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사랑의 이름으로 노예처럼 살면서 행복해 하는 사람을 여.. 2022. 8. 9.
피할 수 없는 삶의 조건 22.7.26 남과 대화하다보면 분위기가 어색해질 때가 있다. 그 이유가 하나는 아니겠지만 자주 등장하는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나는 그것이 선택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이 그것을 선택사항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거나 그 반대인 경우다. 그러니까 내가 동쪽이나 서쪽으로 갈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에게 이렇게 묻는 것이다. '동쪽은 왜가는데?', '꼭 동쪽으로 가야해?'. 그런데 선택지가 동쪽밖에 없다고, 어쩔 수가 없어서 동쪽으로 간다고 생각하는 나는 그런 질문의 의도가 의심스럽고 그런 질문은 나를 비판하는 것으로 들리기 쉽다. 극명한 예로 누군가가 우리에게 '너는 왜 공부못하는데, 공부 못하는 사람이 되는게 좋아?' 이렇게 묻는다면 우리는 대개 화가 나고 짜증이 날 것이다. 누가 공.. 2022.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