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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1701

자아를 찾는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어쩌다 중년의 정체성 고민에 대한 글을 쓰다보니 자아를 찾는다는 말에 대해서 생각할 계기를 가지게 되었다. 이 말은 많이 하고 많이 듣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 뜻이 분명하지 않고 종종 신비주의적으로 이해되어진다. 예를 들어 자아를 찾는다는 일은 불교에서의 득도 같은 것과 비슷하게 이해된다. 따라서 그것은 어느 순간 탁 깨달아 알게 되는 것이거나 어떤 지식들을 오래동안 쌓다보면 생겨나는 것이지만 여전히 어떤 깨달음을 통해 얻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한번 깨닫고 나면 최종적이고 완벽한 깨달음에 도달한다고 믿는 것처럼 나의 자아라는 것도 한번에 그리고 최종적으로 찾아지는 것처럼 여겨진다. 여기서 자아란 마치 길에서 잃어버린 반지같이 여겨진다. 그러므로 그 반지를 찾고 나서 주머니에 잘 보관하는 한 다시 잊.. 2025. 4. 12.
죽음과 삶 그리고 자아 발견의 시간 나이가 들어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직장인이 되기 시작할 무렵쯤이면 인생에는 새로운 시기가 온다. 그것은 죽음과 삶의 시기이고 자아발견의 시간이다. 그것이 다른 무엇보다 죽음의 시기가 되는 이유는 스스로의 육체적 죽음은 멀었기는 하지만 주변에서 죽은 자의 소식이 들려오는 일이 많아서다. 살다보면 그럴 때가 있다. 젊어서 한동안은 지인들의 결혼식에 초대될 때가 많았다. 요즘에는 누가 죽었다는 말이 잘 들리고 무엇보다 나의 부모님이나 내 장인 장모의 죽음에 대한 소식이 들리거나 아니면 그들의 노쇠가 심해졌음을 느끼게 되는 때가 많다. 병이 깊어져서 몸을 움직이는데 어려움을 가지는 것을 보게 되거나 치매는 아니라고 해도 정신적으로 그들이 약해 졌음을 느끼게 되는 때가 많은 것이다.  죽음을 느끼게 되는 것은 .. 2025. 4. 11.
한국은 정말 보호무역으로 컸을까? 아침에 일어나 기사를 읽다보니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났다고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는 그 기사는 인도,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한국등의 사례를 말하면서 다른 나라는 모두 보호주의장벽때문에 성장을 못하는 실패를 겪었는데 한국은 보호주의장벽덕에 성공한 사례라고 말한 것이다. 예를 들어 현대차가 보호주의 장벽덕에 성공한 나라라고 말하는 이 기사는 한국의 산업혁명이 보호주의 장벽덕이라는 의견의 출처로 한국 경제 학회장 이근을 든다.   그런데 정말 한국이 보호무역으로 컸을까? 역사는 반복해 볼 수 없기 때문에 이 문제는 정확히 증명할 수 없는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한국은 보호무역때문에 대부분 손해를 보다가 장벽을 열고 나서야 급성장했다... 2025. 4. 6.
윤석열의 파면, 그리고 우리가 마주한 근본적인 질문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되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단지 한 사람의 몰락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는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왜 이런 일이 또 일어났는가?** 보수 정치권에서 두 명의 대통령이 연이어 탄핵당하는 일은 우연이 아니다. 이 현상은 **한국 사회의 보다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일부는 윤석열이라는 개인의 자질, 혹은 그를 선택한 유권자의 판단을 문제 삼는다. 그러나 이는 지나치게 표면적이다. 대선에서 승리할 만큼의 대중적 지지를 얻은 정치인이 왜 헌법과 충돌하며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는가? 이는 단순한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내부의 깊은 균열**을 보여주는 신호다.---### 근대화 vs 전근대: 정치 갈등의 숨은 구조오늘날의 정치적 대립은 흔히 ‘진보 대 보수’로 요약되지.. 2025. 4. 5.
복지는 혜택도 아니고 병을 유발하는 것도 아니다. 복지의 역할에 대해서 그걸 국가가 국민에게 주는 혜택이나 병을 유발하는 제도로 보는 시각이 있다. 그러니까 나라가 부자가 되면 국민들에게 줄 수도 있는 것이 복지이고 복지 제도가 지나치면 병을 유발하여 국민들이 일하고자 하는 의욕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복지병에 걸린 나라는 국민들이 게으른 탓에 경제가 나빠지고 발전이 없어지게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국민을 고용인 심하면 머슴 정도로 여기는 관점이다. 즉 월급을 안줘도 일해야 할 사람인데 집안에 돈이 많아지면 좀 더 줄 수도 있지만 보상을 너무 많이 주면 버릇이 나빠져서 일을 안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인간이 왜 부유하게 사는 걸까? 그건 생산 기술이 발달해서다. 21세기 사람이 17세기나 10세기 사람보다 부유하게 사는 주요.. 2025. 4. 4.
트럼프의 주장은 미국의 패배선언에 가깝다. 1. 트럼프의 상호관세 주장, 그 이면최근 세계 경제가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이 무역에서 계속 손해만 봐왔다며 "공평한 무역"을 주장하고, 상호관세 도입을 들고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는 외국 제품이 미국에 관세 없이 들어오는 동안, 미국 제품은 높은 관세 장벽에 부딪혀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하지만 정말 미국이 세계 무역에서 손해만 봐온 걸까요? 미국은 세계의 유일한 초강대국이었습니다. 강자와 약자의 무역에서 정말로 강자가 손해 보는 거래를 했다는 말이 사실일까요? 트위터를 보다가 어떤 한국인이 “그간 참 미국이 관대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2. 국제 무역의 수혜자는 누구인가국제 무역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본 건 결국 미국입니다. 왜냐하면 힘이 세고, 규.. 2025. 4. 3.
새시대의 시작이냐 암흑의 시작이냐 드디어 4월 4일 헌재의 윤석렬 탄핵 심판이 결정된다. 이미 윤석렬의 계엄과 이토록이나 길었던 탄핵심판으로 대한민국의 자긍심은 크게 상처입었고 그 상처에 대한 보상은 누군가가 치뤄야 할 것이다. 탄핵 결과와 상관없이 상처는 이미 커졌다. 하지만 그걸 고려한다고 해도 이번 심판은 단순히 윤석렬 개인의 운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역사적인 것이다. 윤석렬이 해임되고 윤석렬의 권력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다시 밝아지겠지만 그게 아닐 경우 대한민국의 미래는 크게 어두워질 것이다.  윤석렬이 해임되지 않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의 정치적 입지는 이미 무너졌다. 따라서 다른 특별한 일이 없다면 그는 식물대통령으로 남은 임기를 채우다가 정권교체를 당할 것이고 시간은 훨씬 오래 걸리겠.. 2025. 4. 2.
헌재의 늦은 판단과 국민의 분노 작년 12.3일 대통령이 군사반란을 하는 것이 생방송으로 전국에 중계되었다. 그리고 아직도 헌법재판소는 그 일로 대통령을 파면하는 일을 미루고 있다. 이 늦어진 판단에 대해 앞으로 어떤 결론이 나오든 나는 개인적으로 매우 허탈함을 느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이같은 현실에는 수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고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군사반란을 부정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일찌기 김건희의 논문 표절 사건은 너무나 분명한 일이었는데도 그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을 통해 비슷한 일을 보여준 적이 있다. 결과는 너무 뻔한데도 판단은 한정없이 늦춰진다. 그러니 결론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나오든 사람들은 분노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누가 무슨 노력을 하건 이러한 .. 2025. 3. 29.
제주는 왜 죽었는가? 제주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관광객이 줄어 들었다면서 제주시가 그에 대한 대책을 내놓았다고 하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그 대책이라는게 할인을 해준다던가 드라마 촬영지 홍보 행사를 한다던가 하는 식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유튜브 동영상에 보니 다수의 사람들은 제주도 이미지가 나빠진 것은 중국인들 때문이며 중국인 무비자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제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제주도에 대한 수 많은 비판을 인터넷에서 접하면 안타깝습니다. 육지 사람들이 제주도를 왜 좋아하는 지를 정작 제주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제주는 본래 아주 오랜동안 신혼여행때가는 고급 여행지였습니다. 한때는 한국에서 5성급 호텔을 찾으면 제주도에 밖에 없었을 때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2025. 3. 27.
도움이 되는 조언, 도움이 되지 않는 조언 도움이 되는 조언이 뭘까? 사람들은 흔히 조언을 맞고 틀리고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것도 조언을 판단하는 한가지 중요한 기준이지만 이런 판단은 사실 조언의 다른 중요한 면을 무시하게 한다. 그래서 조언을 하거나 들을 때 우리는 어떤 조언이 도움이 되는지 마는지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조언을 틀리고 맞는 기준으로만 보는 사람들은 흔히 맞는 정보라면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되도록 많은 조언을 듣되 그 조언들이 사실적으로 옳은가 틀린가하는 것만 판단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각각의 조언내지 정보를 따로 따로 생각하면서 마치 시험답안 채점하듯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사실적으로 옳은 조언은 모두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학교.. 2025. 3. 26.
인생의 의미에 대하여 오늘날 인생의 의미를 찾는 일은 참으로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 이겠지만 가장 보편적인 이유는 우리가 예전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온 세상이 종교에 지배되던 시대에 인생의 의미는 신의 뜻을 알기 위해서라던가, 신에게 복종하기 위해서라던가 하는 식으로 종교적으로 답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그럴 수가 없다. 수 없이 많은 지식들이 인생의 의미를 그렇게 답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다. 지금 이순간에도 종교적 답을 인생의 의미로 여기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게 납득하기 쉬운 답이 될 수 없다. 종교적 의미 뿐만이 아니라 다른 어떤 것을 그 자리에 놓는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이유로 해서 대부분의.. 2025. 3. 17.
나를 찾는 일은 왜 그렇게 힘든가. 나는 누구인가 나아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사용하는 물건들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은 피할 수 없는 것이면서도 쉽사리 대답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이러한 정체성의 질문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세상이 복잡하고 빨리 변하는 곳이라서 더욱 그렇다. 반대로 말하면 세상이 단순하고 변하지 않을 때 우리는 정체성의 위기에 빠지지 않고 고민에 빠지는 일도 적을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이미 주어진 어떤 답으로 대답되어지고 그 대답은 의문시 되어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상이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우리는 더이상 내가 이전에 내가 알던 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세상에 살건 우리는 누구나 태어나서 성장하고 그 기간동안에는 이런 변화를 겪는다. 그래서 7살꼬마시절부터 막연히.. 2025. 3. 14.
시국단상 윤석렬이 12.3일 내란을 일으킨 이래 마음이 편한 날이 없었다. 무엇보다 나를 괴롭게 한 것은 현행범으로 잡힌 내란범을 즉각 체포 구금하는 것도 못하고 계속 그들의 헛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계몽을 위한 계엄운운하는 소리를 듣는 것은 모욕적이다. 현직 검찰총장이나 대통령직 대행이 법을 무시하는 것을 보고 있는 것도 모욕적이다.  그러나 모욕과 동시에 느끼는 것은 공포다. 마치 내가 살고 있는 집의 대들보에 누가 도끼질을 하고 있는 것같기 때문이다. 법치주의는 공화근의 기둥이다. 그런데 경찰이나 사법부를 포함한 행정부가 법을 무시하면서 시민들에게 꼬박꼬박 법질서 운운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모욕감과 동시에 공포가 든다. 그들 스스로가 법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법질서를 망치면 이 나라는 어떻게 될까 .. 2025. 3. 13.
위험한 것과 규칙 세상이 위험하다고 여길 때 우리는 흔히 더 많은 규칙을 만든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앞에서 교통사고가 나면 초등학교 앞에서는 속도 제한을 하는 규칙을 만들고 빵을 먹고 식중독이 생기면 빵에 유효기간을 표시하라고 한다던가, 어떤 검사를 통과해야 빵을 팔 수 있다는 규칙을 만든다. 누군가가 어떤 것이 위험하니 규칙을 만들자고 할 때 사람들은 대개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는 논리를 이기지 못하는데 일이 그렇게 흘러가는  주된 이유는 앞에서 든 것처럼 교통사고나 식중독같은 어떤 비극적인 일이 실제로 벌어졌을 때 다음번에는 그걸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공감대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아주 많다. 우선 어떤 비극이 슬픈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게 일어날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2025. 3. 4.
청춘의 꿈 가족과 함께 드라마 정년이를 보다보니 청춘의 꿈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정년이와 같지는 않지만 어린 시절이나 젊은 시절 지금과는 다른 세계에서 살았던 경험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 세계는 대개 내 주변의 친구들이나 혹은 가족이나 친척들로 이뤄진 세계로 어느 세계나 그렇지만 그 세계 안에서 유독 반짝이고 멋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세계의 주인공같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외모가 출중하거나 공부를 잘하고 유식하거나 아니면 싸움을 잘하거나 본래 타고나기를 왕자나 공주처럼 태어난 사람들이었습니다. 청춘의 꿈은 유명한 배우나 가수가 된다던가 학자나 부자가 되는 것처럼 당장은 손이 닿지 않는 곳을 지향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작은 세계에서는 누가 봐도 어떤 꿈이든 그 주인공같은 사람들이 먼저 닿을 것같이.. 2025. 3. 2.
우리라는 말의 폭력성 우리라는 말을 지나치게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중에서는 그 말을 폭력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다수는 자신이 폭력적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한다. 오히려 스스로를 민주적인 사람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왜냐면 그들은 우리라는 말이 가지는 폭력성을 깊이 생각해 보지 않고 모든 일에 우리를 집어넣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에는 중국집에 가서 식사를 시킬 때 우리 짜장면 하나 짬뽕 하나 시켜서 나눠먹자라고 말하는 사소한 일에서부터 자라나는 세대들을 마치 천연자원처럼 생각하며 국가가 의사나 군인이나 이공계 학생이 필요하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일까지 여러 차원에서 벌어진다. 사소한 예에서 시작해 보자. 왜 중국집에 가서 우리 이렇게 시키자라고 하는 것이 폭력적일까? 사실 이 말 자체가 폭력적인 것은 아니다.. 2025.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