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글모음1726 한자의 기원: 동아시아 최초의 국제 문자 한자(漢字). '한나라의 글자'라는 뜻이다. 너무나 당연하게 중국인이 만든 문자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최근 이 '당연함'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시작은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한자'라는 이름이 언제부터 쓰였을까? 놀랍게도 이 명칭은 13-14세기 몽골 지배기에나 등장한다. 한나라는 기원전 206년에 시작됐는데, 무려 1500년이 지나서야 '한나라의 글자'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더 파고들수록 의문은 커졌다. 인류가 만든 거의 모든 문자는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말을 충실히 기록한다. 이집트 상형문자는 고대 이집트어의 문법을 그대로 담고 있고, 수메르 쐐기문자는 수메르어의 교착어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한글은 한국어의 음운 구조를 정밀하게 반영하고 있음은 물론이다.그런데 한자는 다르다.. 2025. 6. 5. 자유와 권리에 대한 오해 오늘은 대선날이다. 그래서 이 주제가 적당하다 싶다. 나는 자유와 권리에 대해서 오해를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그들은 자유를 규칙이 없이 뭐든지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권리를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독점하는 뭔가로 생각한다. 내 권리는 내 것이라는 것이고 그것을 오로지 나의 이익을 위해서 쓰는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그런 자유나 권리는 있을 수가 없다. 왜냐면 그런 절대적으로 이기적인 생각이 누군가에게 정당하다면 그 사람 이외의 사람들은 자유나 권리를 가질 수 없거나 적어도 그게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자유나 권리의 개념은 한마디로 보편적이 아니라서 사회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내가 다른 사람의 자유를 빼앗을 자유도 있다는 주장이 참이라면 당연히 내 자유도 누군가가.. 2025. 6. 3. 중국사에 존재하는 거대한 구멍 서론: 지리가 말하는 진실역사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 중 하나는 지리를 보는 것이다. 인구는 물이 있고 토지가 비옥한 곳에 모이며, 이러한 인구 집중 지역이 곧 문명과 권력의 중심이 된다. 이는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진리다. 그런데 중국사를 들여다보면 기묘한 모순이 발견된다. 오늘날 중국 인구의 상당 부분이 집중된 황해 연안 지역이 왜 수천 년 중국사에서는 '변방'으로 취급되었을까? 현재 산동성에는 1억 명이 넘는 인구가, 하북성(북경, 천진 포함)에는 1.5억 명이 넘는 인구가 거주한다. 강소성 북부와 요녕성을 포함하면 황해 연안 지역의 인구는 중국 전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농업 생산력이 곧 인구 부양력이었던 전근대 시대에도 이 지역의 인구 밀도는 높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 지역은 진.. 2025. 6. 1. 공평이라는 오만 우리는 자유와 평등같은 이상을 언제나 이야기한다. 그리고 차별은 나쁜 것이라는 말도 끝없이 듣는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우리는 공평하게 일을 처리해야 하며 불공평은 나쁜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말들은 모두 다 옳은 말이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왜냐면 많은 추상적인 단어들이 그러하듯이 공평이라는 말은 객관적이고 절대적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점을 이기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기득권이 개혁을 반대하는 논리로 써서 예를 들어 노예를 부리는 주인도 이것이 공평하다고 할 수 있고, 여자를 노예부리듯 취급하는 남자도 이게 공평하다고 할 수 있다. 꼭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서 공평의 애매함이 무시되는 것도 아니다. 대중에게 이게 공평하다는 생각을 주입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결론을 절대적 진리처.. 2025. 5. 29. 한국은 낮은 출생률 때문에 망할까? 제 블로그에는 아주 반복적으로 한국에 대한 비관론을 펴면서 그 증거로 한국의 출생률이 전세계에서 가장 낮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출생률은 아시다시피 큰 문제이며 정말 역대급으로 낮습니다. 인구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출생률이 2.1이 되어야 한다는데 한국은 2024년 기준으로 0.76밖에 되지 않으니까 나라가 정말 삭제되고 있다는 표현이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니 한국에 대한 어떤 낙관론도 이 낮은 출생률 앞에서 빛이 바란다고 말해지는 것에는 어느 정도 근거가 있습니다. 하지만 낮은 출생률을 비판조로 말하는 사람들은 그걸 한국인의 태도나 정신의 문제로 생각하는 것같습니다. 그러니까 낮은 출생률은 범죄 비슷한 것처럼 말해지고 한국인이 정신차리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어조로 말해.. 2025. 5. 28. 인간의 언어는 낡은 미디어 일까? 나는 지금 도서관 순례 여행을 하고 있다. 그런데 도서관에 앉아서 책들을 보다보니 문득 지금의 인간언어라는 것은 이제 낡은 미디어가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집트의 그림문자가 새겨진 돌판을 볼 때 느끼는 것처럼 뭔가 필요없이 쓰기 어려운 미디어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것이 어느 정도 사실이라는 것은 적어도 멀티미디어를 생각하면 분명하다. 사람들은 이제 라디오를 듣고 티비를 보는 것을 넘어 유튜브 동영상으로 정보를 얻는다. 그래서 어린 아이들도 많은 것을 아는 시대이며 문해력이 떨어지는 시대이다. 전처럼 책이 오락거리가 많이 되고 정보의 주요 출처가 되는 시대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멀티미디어에만 있지는 않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인간 언어의 주체와 추상.. 2025. 5. 22. 사람을 만나는 일의 가치 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진학하거나 취업한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누굴 만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는 한다. 그렇다면 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사는 사람일까? 그렇지는 않다. 아내는 내가 사람을 많이 만나지 않는다면서 동창들에게라도 연락해서 사람을 만나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나는 사람만나는 일을 그리 즐기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은 아예 뚜렷한 목적을 가지거나 아니면 전혀 목적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뚜렷한 목적을 가지는 경우에는 내가 그 사람과 만나서 해야할 일이 분명하다. 협력을 하건 협상을 하건 우리는 그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건 동업과 비슷한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만나는 사람을 우리는 동업자나 동.. 2025. 5. 18. 우리는 어떻게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가? 살다보면 나를 믿는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자존감이 없는 사람은 남의 시선에 잘휘둘리고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항상 엉뚱한데 있는게 아닌가 싶어서 불안하니 행복하기도 쉽지 않다. 위선과 허세와 허풍에 아주 많은 중요성을 둔다. 그렇다면 나를 믿는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자존감이란 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말그대로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미친 소리다. 나는 하늘을 날 수도 없고 노벨상을 받을 수도 없으며 차은우처럼 잘생겨질 가능성도 없다. 굳이 수학적으로 말하자면 가능성이 0이 아니라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0이다. 그건 내가 김연아처럼 피겨스케이팅을 하고 손흥민처럼 축구를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터무니없다. 그렇다면 .. 2025. 5. 14. 한국철학이란 무엇인가? 유대칠의 대한민국철학사를 조금 읽었다. 따라서 나는 그 책의 독후감을 쓰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한국철학이란게 있어야 한다는 요청에 의해 떠오른 생각을 적으려고 할 뿐이다. 유대칠의 대한민국철학사를 다 읽지 않은게 걸려서 장정일의 소개글을 읽기는 했다. 이런 질문은 흥미롭지만 어쩌면 나를 포함한 소수의 사람에게만 그럴 뿐만 아니라 무수히 많은 선입견을 가진 질문일 수 있다. 우선 철학이란 말 자체가 애매하다. 그래서 유대칠도 철학의 역사를 쓰는 것은 철학을 하는 것 즉 철학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이라는 것이 한국의 역사에 의해서 창조되듯이 철학이 뭔가를 철학사를 써서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서양철학사가 서양철학이 무슨 말인가를 결정하고 한국철학은 한국철학사에 .. 2025. 5. 14. 사람을 좋아할 이유와 투자 우리는 대개 사람을 미워할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만 사람을 좋아할 때는 그 이유를 잘 따지지 않는다. 좋아하면 그냥 좋아하는 것이지만 미워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러니 저러니 이유를 다는 것은 아마도 사람을 미워하는 일은 옳지 않은 일이며 따라서 적절한 이유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이에 반해서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이유 따위는 필요없다는 말은 과연 설득력이 있다. 누군가를 특정한 이유로 좋아한다고 제한해 버리면 그것은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을 훼손하고 축소하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이같은 것은 투자의 입장에서 보면 반대가 되기 때문에 이 사실은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우리가 주식투자를 한다고 하자. 그러면 우리는 특정한 회사를 좋아하는데에는 이유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삼성 주식에 한.. 2025. 5. 11. 국가는 국가고 개는 개인가? 속초 여행중에 사우나를 하고 앉아 쉬는데 있었던 일이다. 이발소에 모여 앉은 노인들 중 하나가 정치는 이준석이 잘한다고 크게 말한다. 나는 그 정치인을 좋아하지 않으므로 그가 생각하는 정치나 국가란 무엇인가하는 생각이 났다. 그는 아마도 삼국지의 유비 조조와 현대의 대통령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 티비에서는 식용으로 불법도살될 위기에 있던 개들이 구조되어 미국으로 보내졌다는 기사가 나온다. 그 개들에게 다행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건 큰 돈이 드는 일일 것이고 그 돈이면 살릴 수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자연히 인간을 구하느니 차라리 개를 구하겠다는 것인가? 모두 생명이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것은 소위 본질론과 관계론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본질론이란 어.. 2025. 5. 9. 마음의 길, 몸의 길 세상에는 마음의 길이라고 불러야 할만한 것이 있고 몸의 길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 있다. 우리는 마음의 길을 종교의 길이라고 불러야 할 수도 있으며 사람들은 특히 나이가 들어갈 수록 이 마음의 길을 잊지 말고 집중해야 한다. 나는 특정한 종교를 믿지는 않지만 노인은 결국에는 구도인으로 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몸의 길은 사회의 길이며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고, 사람을 사귀고, 직업을 가지고, 뭔가를 사회적으로 성취하는 길이며 뭔가를 물질적으로 소유하고 즐기는 길이다. 사회의 길은 감각의 길이며 정보의 길이다. 그 길은 이 세상에 던져진 우리가 이 세상이 어떤 곳인지를 경험하는 길이다. 부자가 된다거나 박사가 된다거나 노벨상을 받는다거나 사장이 된다거나 하는 것은 모두 이 사회의 길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 2025. 5. 7. 미움의 이유 살다보면 누군가가 미울 때가 있다. 그리고 미움을 받을 때도 있다. 그런데 이런 경우 우리는 한가지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대개 우리의 미움을 합리화한다는 것이다. 즉 누군가가 미움받을 짓을 해서 미워하고 헤어지는게 아니라 그 사람과 헤어질 이유가 있으니까 그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자주 표현되는데 예를 들어 최근에 방영되었던 폭삭속았수다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가난한 화가인 남자친구에게 잔소리를 하는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 늘 자기 남자친구의 가난을 비판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진짜 이유는 그 여자가 국수회사를 하는 부자집의 남자와 선을 봤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옛 남자친구를 버리고 새 남자에게 가고 싶은데 그러면 그녀가 나쁜 사람이 되고 만다. 따라서 .. 2025. 5. 6. 법원의 정치개입을 반대합니다. 이재명 재판에 대해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했습니다. 현직 판사를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이것이 법원의 정치개입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시민의 하나로서 결론적으로 말해서 법원의 정치개입에 반대한다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이 재판이 정치 개입인 이유는 적어도 두가지나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 결정의 옳고 그름을 떠나 법원은 이례적으로 행동해서 재판을 진행했다는 것입니다. 즉 절차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소수의견을 낸 대법원 판사 두분도 그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최근 이례적인 법원의 행동을 여러차례 보았습니다. 가장 기억나는 것은 내란 수괴 윤석렬을 풀어준 것이었죠. 그래서 우리는 사형이나 무기밖에는 형량이 없는 내란죄를 저지른 자가 밥먹으러 돌아다니는 꼴을 봅니다. 이례적인 .. 2025. 5. 3. 노자의 무위에 대하여 노자에는 하지 않음으로서 일을 한다는 무위의 철학이 여러군데 나온다. 젊었을 때부터 노자를 읽기는 했지만 오늘은 문득 이 무위에 대해 생각이 나서 몇마디 적어본다. 도덕경 37장의 첫머리에는 이런 말이 있다. 도는 항상 하는 일이 없지만 하지 않는 일이 없다. 하는 일이 없는데 왜 하지 않는 일이 없을까? 모든게 저절로 척척 이뤄진다는 것인가? 무위의 철학은 물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결과를 기다린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좁은 마음, 조급한 마음, 좁은 시야에 갇혀서 바쁘게 이리뛰고 저리 뛰어서는 오히려 일만 저지른다는 뜻이다. 도덕경의 53장에는 이런 구절도 있다. 내가 약간의 지혜라도 가졌다면 나는 큰 길을 걸을 것이며 옆길로 들어설까 경계하리로다. 사람들은 부지런히 지름길을 찾는다. 지름길.. 2025. 4. 29. AI 시대, 투자할 한국 회사가 없다. 문재인 정부시절, 한국 주식에 장기 투자를 하자는 목소리가 많았다. 오르고 내리는 것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계속 사두면 장기적으로 오른다는 거였다. 문재인 정부 시절만 보면 이것이 맞다. 그 당시 한국의 최고 대기업인 삼성만 해도 주당 5만원하던 주가가 몇년만에 10만원에 가까울 정도로 올랐고 미래는 더 밝아보였다. 카카오나 네이버의 주식처럼 AI 관련 주식으로 생각되는 주식은 더 많이 올랐고 이 외에도 배터리 주식이나 LG 주식, 화장품 주식이나 식품 주식, 엔터테인먼트 주식등 아주 많은 주식들이 올랐다. 한국의 장래는 밝아보였다. 한국 화장품, 한국 반도체, 한국 전장, 한국 음식, 한국 영화등 아주 많은 것들이 한국이라는 이름만 붙으면 더 잘 팔릴 것같았다. 봉준호의 기생충이 미국에서 아카데미상을 받.. 2025. 4. 27. 이전 1 2 3 4 ··· 10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