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제별 글모음1608

세상의 내적인 변화 우리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대해서 지나치게 단순한 견해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결과 미래의 세상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는 주로 내적인 변화보다는 외적인 변화에 주목하는 것같다. 그러나 이것은 큰 착각이고 특히 요즘처럼 기술발전이 빠른 세상에서는 더욱 더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흔히 인간은 오감을 통해서 세상을 느낀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일 수 없다. 왜냐면 적어도 현대인들은 수없이 많은 도구와 인위적 개념을 통해서 세상을 느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티비를 보면서 우리는 화면안에 있는 수많은 점들의 깜박임을 본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우리가 뭔가를 직접 보는 것 같은 환각을 주고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편의상 그냥 세계를 그냥 보는 것과 같은 것으로 여기는 것이.. 2023. 12. 19.
인공지능과 추상적인 말들의 위험성 요즘 연일 기사가 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은 지나치게 언어를 마구 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우리가 쓰는 말들은 대개 추상적이고 그래서 그것이 일상생활속에서 쓰이는 것이 가능하더라도 기술 과학 용어로 쓰일 때에는 문제가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를 프로그램한다거나 사랑을 프로그램한다고 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이 프로그래머에게 민주주의가 뭔지, 사랑이 뭔지는 아주 구체적인 측정가능한 수치로 표현되어야 한다. 일상용어와 기술용어의 차이를 무시해 버린다면 우리는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암묵적인 가정에 속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다. 인공지능은 흔히 사람과 비교되고는 하는데 의식, 인간, 지능같은 말은 모두 다 추상적인 말이다. 우리는 물론 일상적으로 그런 단어를 쓰고 있고 쓸 수 있.. 2023. 12. 17.
의식과 글쓰기 일찌기 양자역학의 아버지중의 하나인 어윈 쉬뢰딩거는 의식을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일때문에 존재하는 것으로 말하고, 자기와의 싸움이 의식의 본질적 기능이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우리는 호흡같이 익숙한 것, 반복되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점차로 의식이 사라지고 결국 무의식적으로 그걸 하게 되는데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하게 될 때 우리의 의식이 간섭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자기와의 싸움이라는 주제에 까지 이르는 이유는 여기서 말하는 자기라는 것이 결국은 습관적이고, 관행적인 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그다지 별다른 생각없이 우리 안에 솟아나는 욕구에 따라 사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을 꿈도 없는 깊은 잠에 빠뜨리는 행위이며 그와는 반대로 지금의 자신을 초월해서 새로운 자기를 만들어 가는 행위야 말로 의식이.. 2023. 12. 16.
챗GPT의 한계 챗GPT3.5가 나온 이래 지난 한해동안 거대 언어 모델에 대한 관심 나아가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고 최근에는 openAI의 CEO인 샘 알트만이 쫒겨났다가 돌아오는 소동이 있어서 이제 인간을 능가하는 AI가 나온게 아니냐는 둥, Q* 알고리즘이 뭐냐는둥 하고 말이 많다. 인류에게 위협이 되는 AI가 이미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고 떠들기도 한다. 미리 말해두자면 나는 AI가 정말 대단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챗GPT 같은 AI가 그것을 현실화시키기 시작했다고 믿는다. 모든 기술이 그렇듯 이해없이 기술은 위험할 수 있고 AI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무슨 신비의 알고리즘이 있어서 그것이 인간을 능가하고 의식을 가진 고도의 생명체같은 것을 만들어 낸다는 식의 비약은 옳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이.. 2023. 12. 4.
문해력, 문화전쟁 그리고 지능 월터 옹이 쓴 구술문화와 문자문화가 말해주고 있듯이 문자를 쓰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이란 한마디로 인간의 지능 그 자체의 몸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우리는 가진 생각을 문자로 단지 기록하는게 아니라 문자를 쓰게 됨으로써 대부분의 생각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 문자없는 구술문화는 철학적이지 않고 논리적이지 않고 정교하지 못하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로마숫자를 아랍숫자로 표기를 바꾸는 정도만 가지고도 세계의 역사가 바뀌었다고 할 정도로 언어활동, 문자활동은 문명 그 자체의 미래를 바꾼다. 이렇게 문자가 중요하고, 나아가 그런 문자의 사용으로 완성되는 언어의 일관성과 효율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20세기 이래 세상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전자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멀티미디어 매체가 흔해지고, 문화.. 2023. 11. 29.
안전한 인공지능을 위한 3가지 원칙 제가 인공지능에 대해 글을 쓰게 만드는 반복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건 인공지능은 위험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여러가지 관련된 질문으로 이어지는데 그것은 언제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지능적이 되는가라던가 인공지능은 언제 자의식을 가지게 되는가 혹은 인공지능이 인류를 멸망시킬 의도를 가질 수 있는가 같은 질문같이 인간과 인공지능을 비교하고 그것을 위협으로 느끼는 질문들입니다. 또다른 질문은 인공지능으로 돈을 벌 수 있냐는 겁니다. 그건 세계적인 대 변혁이 온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 혹시 더 많은 이득을 취할 방법이 없겠는가라는 개인적 욕망을 드러내는 질문이지요. 이런 종류의 질문들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새로운 소식이 들릴 때마다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종종 이런 질문들은 잘못된 질문이.. 2023. 11. 28.
AI와 인문학 2023.11.22 최근 open AI에서 챗GPT4-turbo를 발표하면서 소개한 GPTs가 화제다. 이 기능은 AI를 사용자의 자료와 개인화 전략에 따라서 새롭게 작동하는 AI로 만들 수 있게 해주고 나중에는 그것을 남들이 쓸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유튜브에 이미 올라온 예를 하나 들어보면 우리는 쇼펜하우어의 책들을 업로드해주고 쇼펜하우어가 심리상담을 하는 것처럼 심리상담을 해주는 챗봇을 만들어 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림을 그려주는 AI처럼 이렇게 개량된 AI들은 아마도 당장은 그저 신기하기만 할 뿐 큰 쓸모를 찾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두 가지 점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AI가 문학작품이나 예술작품처럼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까지의 기계는 대개 .. 2023. 11. 22.
노예에게도 윤리가 있을까? 23.11.22 윤리나 법은 한 사회가 가지는 규칙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 사회를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해서 모두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이해된다. 즉 모두가 윤리적일 때 모두가 이익을 본다는 것이다. 아무도 줄을 안서고, 누구나 도둑질을 하고, 누구나 공공장소에서 소음공해, 흡연공해로 주변 사람을 괴롭힌다면 그 사회가 지옥으로 변할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있다. 노예에게도 윤리가 있을까? 노예제가 없는 요즘 내가 말하는 노예는 상징적인 표현이다. 이것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특히 경제적인 사정으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문제는 완벽하게 윤리적이고 법을 지키며 살 방법이 없다는 것에 있다. 예를 들어 도둑이 많은 동네에 산다고 해보자. 그런 곳에서 사람들이 자.. 2023. 11. 22.
법과 규제로 인공지능이 안전해 질까? 23.11.21 인공지능에 대한 거의 모든 미디어의 소개에는 인공지능이 위험한 기술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인공지능이 핵보다 더 위험하다라는 주장도 있다. 그리고 이런 위험성에 대한 지적이 반복될 때 사람들은 대개 위험한 것이라면 잘 규제해야 하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일단 인공지능 개발을 규제하는 법을 만들고, 인공지능을 개발할 때에는 어떤 윤리위원회같은 곳에서 그 위험성을 살펴서 규제하게 해야 한다는 식이다. 그런 것이 전혀 필요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법과 규제로 인공지능이 안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규제가 아니라 이해다. 생각해 보면 기술은 어느 것이나 이해없이 사용하면 위험하다.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를 미친 사람이 몰면 살인 무기가 될 수 있다는.. 2023. 11. 21.
컴퓨터는 지능을 가질 수 있을까? 23.11.20 미국 다트머스 대학교의 수학과 교수였던 존 매카시는 1955년에 한 학술회의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처음 만들었다. 이 제안서에서 그는 이제까지 인간만이 풀 수 있는 것으로 남겨진 문제를 해결하는 기계의 연구를 이야기하면서 이것을 인공지능의 연구라고 불렀던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을 곰곰히 생각해 볼 때 우리는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연구를 지능을 가진 기계 혹은 지능을 가진 컴퓨터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착각을 종종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두가지는 서로 같은 것이 아니며 그런 착각은 나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일단 지능을 잠정적으로 정의하면서 시작해 보자. 누군가는 지능의 정의를 다르게 할 수도 있으며 지능은 결코 완벽히 정의 될 수 없는 것이라고도.. 2023. 11. 20.
어떻게 살 것인가? 3 23.11.17 유튜브 추천 목록들을 보다 보니 문득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났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들은 그 답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같다. 왜냐면 유튜브 추천 목록에 아주 자주 등장하는 질문들은 이렇게 하면 부자된다, 이렇게 하면 취직이 잘된다 같은 말들인데 그같은 것을 보다 보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말의 답은 뻔하다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긴 그냥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데 취직해서 돈을 잘 벌거나 재태크로 돈을 잘 벌기 위해서 살 것이다. 돈을 버는 일 이외의 것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은 비현실적인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의 답은 현실적으로 뻔하다. 뭐든지 돈이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 2023. 11. 17.
일을 해내는 것과 자기 탓 23.11.15 일이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을 만큼만 주어지면 좋을텐데 적어도 언제나 이렇지는 않다. 나는 요즘 쿠팡 소화물 분류 알바를 하고 있다. 시작한지 3주가 되었는데 어찌보면 약간 솜씨가 좋아진듯도 하지만 어찌보면 변한게 없는 것같기도 하다. 어떤 경우든 그 바닥에서 몇년씩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차이는 분명하다. 하지만 손이 얼마나 빠른가에 상관없이 이따금 감당하지 못할 만큼 일이 몰아치는 일은 반드시 생긴다. 소화물 분류란 컨베이어 벨트 위로 보내져 오는 소포들을 레이블에 따라 분류해서 따로 저장하는 일을 말하는데 제 아무리 베테랑이라도 그 소포를 모두 내리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소포가 많이 몰려 오는 일이 이따금 생긴다. 그걸 분류해서 자기 자리로 가져다 놓고, RT라고 불리는 큰 짐칸.. 2023. 11. 15.
내면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 23.11.12 인간의 행복은 오로지 내면에만 달려 있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극한의 가난이나 고문같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은 나는 그만큼이나 극한의 상황이 아니면 허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극한의 상황에서는 목숨을 잃는 희생을 하면서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그런 고통과 희생이 의미가 있다고 믿는 것이 내면의 행복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우리는 독립운동가도 아니고 독재타도를 외치다가 희생한 사람도 아닌데 그럼 그럴 때 내면의 행복은 무엇인가? 그럴 때도 내면의 행복은 중요한가? 물론이다. 평범한 일상을 살면서도 내면의 행복을 찾는 것은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인생의 가장 큰 보배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보기엔 수 많은 사.. 2023. 11. 12.
진화론은 과학이 아니다. 23.11.8 일찌기 철학자 칼 포퍼는 그의 자서전 끝없는 탐구에서 진화론은 과학이 아니라 형이상학적 연구 프로그램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말은 그가 진화론을 부정했다는 뜻이 아니다. 그는 오히려 진화론을 아주 소중히 여겼다. 그러나 과학이 갖춰야 할 조건을 반증 가능성이라고 말할 때 진화론은 이걸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어느 혹성에 가서 지구와는 다른 생명체를 찾거나 생명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도 그것이 진화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진화론은 왜 지구에 생명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 되는 것은 될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과학이 아닌데도 소중히 여겼다라는 말은 소중한 것은 꼭 과학뿐이 아니며 합리적 판단이란 반드시 과학적 판단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렇.. 2023. 11. 8.
쿠팡 알바와 아버지의 기억 23.11.5쿠팡 소화물 분류 알바를 시작한지 이제 열흘이 되었다. 빼먹으면 오히려 하기 싫어질까봐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고 있는데 이제는 조금씩 적응이 되어가기는 한다. 알바를 나가면 거기있는 사람들이 알아보고 인사를 해주고 먹을 것도 가져다 주는 사람도 있다. 일은 조금, 아주 조금 익숙해 졌는데 그게 익숙해 진 건지 아니면 그냥 그날 좀 운이 좋아서 화물이 적게 오거나 다루기 쉬운 화물이 오는 건지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이젠 적응했냐고 묻는 긴 경력의 노동자 분에게 적응은 했지만 힘들지 않은 날은 하루도 없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예전에 인기있었던 웹튠이자 드라마에 미생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나는 쿠팡 일터에서 미생이다. 나는 이 일을 해보기 전까지만 해도 쿠팡 알바란 그냥 쿠팡과 .. 2023. 11. 5.
메타 철학 혹은 철학 패러다임 23.11.2 세상에는 구분해야 하는 것을 서로 구분하지 않는 일이 있다. 그것은 하나의 철학과 철학 자체에 대한 생각이다. 철학 자체에 대한 생각은 말하자면 철학 자체에 대한 철학이므로 우리는 그것을 메타 철학 혹은 철학 패러다임으로 부르는 것이 옳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면 철학 자체에 대한 생각이란 무엇인가? 그걸 말하기 전에 일단 철학에 대해서 먼저 말해 보자. 여기서 내가 말하는 하나의 철학은 수학같은 형식적 시스템의 형태를 가진다. 비록 그렇게 엄밀할 필요는 없지만 그 철학은 그걸 전개하는 철학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실들 혹은 진리들이나 수학에서 공리의 자리를 차지하는 그 사실들의 논리적 조합에 의해서 전개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논리적 조합도 엄격히 말하자면 어떤 규칙이 필요한데 그.. 2023.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