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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1608

개인주의와 의사 나는 한국의 의료현실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고마워 하는 편이다. 외국에서 15년 이상 살았던 내 경험에 따르면 어느 외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의료보험과 한국의 의료가 뒤지지않거나 더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의 현실에 대해서는 나같은 비의료인 혹은 시민들의 자부심과 감사함만큼이나 의료인의 자부심과 감사함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 자부심과 감사함이란 의료인 스스로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이 나라와 대한민국의 시민들에 대한 것이 되어야 한다. 행여나 몇몇 의사들이 무식한 한국시민들 때문에 내가 고생하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내가 겪은 외국의 현실을 생각하면 사실이 아니다.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다른 나라의 의사들이 한국 의사들보다 더 잘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건 오해다. .. 2024. 2. 22.
한국 대학은 인기때문에 망한다. 살다보면 인기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때 지금 AI가 그런 것처럼 카오스연구가 인기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에 관련한 논문을 썼지요. 그런데 이런 인기는 카오스 연구 그룹의 건강성을 해칩니다. 뜨네기들의 환장파티처럼 변하면서 장기적으로 그 분야를 건강하게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연구그룹이 와해되는 겁니다. 이런건 티비에 나와서 인기가 많아진 동네 맛집이 초심을 잃고 망하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지금의 AI 인기도 그래서 AI의 건전한 발전에 위협이 될 수 있으며 한류열풍이라는 것도 중국의 한한령에 힘입은 바 큽니다. 중국이 한국 컨텐츠를 계속 소비해 줬더라면 중국자본때문에 한국 컨텐츠 시장이 왜곡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넷플릭스의 자본에 기대어 .. 2024. 2. 21.
시인과 과학자는 왜 이해하기 어려운가? 나는 물리학을 전공했던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인문학이나 철학자들에 대한 글들을 읽을 때면 종종 곤란함을 느낀다.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게는 그들의 말들이 종종 이해하기 어려운 시처럼 들린다. 예를 들어 나는 들뢰즈의 천개의 고원이라는 책을 가지고 있는데 가끔 책을 들어 읽어봐도 내게 별 의미가 있게 읽히지 않아서 그만두고는 한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의 철학자라는 사람들의 인터뷰나 말들도 그렇게 들릴 때가 많다. 솔직히 말하면 그들은 지나치게 언어를 남용한다는 느낌이다. 이런 언어적 혼란 속에서 어떤 직관과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인지, 그것에 도달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은 한 것이며 그것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이는 내 공부와 관심과 경험이 그.. 2024. 2. 20.
참을 수 없는 인생의 낭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는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하루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던가 매순간 순간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리고 있는가하는 것으로 표현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해파리나 고양이처럼 그저 순간 순간을 본능에 따라 살아가면 모르지만 우리의 삶에 의미와 가치가 있기를 바랄 때 우리는 짐승이 느낄 법한 것보다 더 큰 생각에 빠져 들게 된다. 그러니까 그냥 순간 순간을 사는게 아니라 하루를 한주를 한해를 한평생을 살게 되는 것이고, 내 몸만 보는게 아니라 우리 동네를 우리 나라를 세계를 보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더 큰 문맥과 배경속에서 우리의 판단과 우리의 시간을 바라보게 된다. 그렇지 않을 때 모든 행동과 선택은 일관성을 잃어버리고 오늘은 사과를 만원주고 사고 내일은 천원을 주.. 2024. 2. 19.
한국과 개인의 미래에 대한 보편론과 특수론 한국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다보면 비관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 자신도 한국을 비판하는 글을 쓸 때가 있는데 그렇게 하다보면 그 글을 한국의 미래가 절망적이라는 결론을 말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 점은 보편론과 특수론을 구분하지 않는데에서 나오는 것이며 이것은 한국의 미래가 아니라 우리 개인의 미래를 생각할 때도 등장하는 문제이므로 우리는 이 점을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이며 우리의 선택에 달린 것이다. 비판은 미래예측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옳은 선택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보편론이란 말 그대로 어떤 규칙이나 이론이 하나 이상의 여러 대상에서 혹은 시공간적으로 넓은 영역에서 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4. 2. 15.
AI 시대와 인문학의 과제 최근에 기술철학에 대한 한 세미나를 들은 적이 있다. 예전에 한 국내연구자가 과학철학에 대해 쓴 책을 읽을 때도 그랬는데 기술철학내지 과학철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공계 출신인 나로서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그들이 기술적인 세부사항에 대해 지나치게 둔감해서 기술이나 과학이라고 했을 때 그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이 미분방정식에 대해 말하거나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적 세부사항을 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기술이나 과학이라도 해도 여러가지의 것이 있을 수 있는데 그들이 그걸 구분하지 않고 그냥 기술이라면 다 이렇다는 식으로 말하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기술철학은 아마도 기술이란 무엇인가, 철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 2024. 2. 15.
혼자 노는 법 혼자서 노는 법은 중요하다. 첫째로 노는 법이 중요한데 왜냐면 놀지 못하는 사람은 시간을 채우지 못해서 일을 하려고 들기 때문이다. 일을 하는 것이 반드시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놀지 못하기 때문에 일해야만 하는 것은 나쁘다. 그것은 일종의 일중독이고 게다가 놀지 못하기 때문에 억지로 만들어 낸 일거리는 대개 길게 보면 좋지 못하다. 건강에도 좋지 못하고, 백해 무익한 일을 자꾸 하려고 들다가 문제가 생기기 쉽다. 쉬기 때문에, 놀기 때문에 일도 할 수 있는 것인데 쉬는 시간, 노는 시간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하는 행동 중의 하나가 억지로 없는 일을 만들어 계속 일을 하는 것이다. 이런 식이면 그 사람이 하는 일의 품질이 좋을 리가 없다. 그저 매일 같이 어쩔 수 없이 일하고, 일이 너무.. 2024. 2. 13.
한국병에 진단과 처방이 없는 게 아니었다. 지금 한국이 가진 문제중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들 중의 두 가지는 낮은 출산률과 높은 부동산 가격이다. 그런데 이걸 생각하면 이게 단순히 문제라고 불릴 일인지 알 수 없는 면이 있다. 차라리 그건 우리의 선택이라고 불려야 하는 면이 있다는 생각때문이다. 중국집에 들어가서 짜장면을 주문하고 짜장면이 나왔는데 짜장면이 나온건 문제라고 하는 건 옳지 않지 않은가? 그건 그냥 우리가 선택한 결과가 아닐까? 낮은 출산률과 높은 부동산 가격과 관련해서는 나로서는 잊을 수 없는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선택이 있다. 그 선택이란 바로 노무현 정권 시절에 있었던 세종시로의 수도이전이었다. 그 수도 이전은 결국 경국대전 운운하는 말도 안되는 위헌 판정으로 좌절되었다. 그리고 그 일은 그대로 넘어갔다. 그런 일을 주도했던 사람.. 2024. 2. 12.
여유와 허세 명절이라 여러 친인척을 보다보니 왠지 여유와 허세라는 말이 생각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여러사람이 모이면 허풍섞인 말들이 농담으로 오가고 자연스레 비교가 일어나고 누군가는 초라해지는 일이 있기 쉽기 때문일 것입니다.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취직을 하고 재산을 모으고 새 차를 사고 비싼 장신구를 차고 오며 해외의 여행지에 오고 간 것을 자랑하게 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진짜로 여유가 많은 사람은 세상에 참 드믑니다. 여유라는 말은 자연히 돈과 관련될 일이 많기 마련인데 돈의 문제만 보더라도 돈이 많다는 것과 여유가 있는 것은 서로 다른 것이라는 점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돈을 더 원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여유가 없습니다. 지금 가진 것은 충분치 못하다고.. 2024. 2. 11.
기억, 문자, 과학, AI 그리고 자아 우리는 세상을 보고 듣는다. 이런 감각 신호는 우리의 지식의 기반이 된다. 이것은 널리 받아들여진 지식론의 기본이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 보면 이것이 설혹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뭔가를 안다는 것에는 그것이상의 매개체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감각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억력이 전혀 없다면 안다는 상태에 도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문자를 사용하기 이전의 수렵채집인의 상태에서도 나라는 자각이 있고, 곰이나 나무같은 것을 말하고 인식했다면 그것은 우리가 기억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리고 그 기억이란 바로 감각신호의 기억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문자 문화 이전의 구술문화에서 뭔가를 안다고 하는 것 즉 지식의 본질은 주로 시각이나 청각, 촉각등의 감각신호를 기억.. 2024. 2. 9.
무전공 대학입학이란 바보같은 생각이다. 요즘 교육부가 대학생 입학자의 25%를 무전공으로 받게 하겠다고 해서 화제다. 반대에 부딪혀서 잠깐 물러서기도 하지만 포기는 하지 않는 모양이고 명분은 융합 인재를 육성한다고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무전공 대학 입학이란 건 비인기학과를 죽이는 일이 아니라도 바보같은 생각이다. 사람들이 대학에 가서 뭘 배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내가 젊었던 30년전에도 흔했다. 그때도 벌써 대학교수들이 어떤 컬리큘럼을 짜서 뭘 가르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서 확신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뭘 가르치던 대학이라는 곳이 제공할 수 있는 한가지는 있었다. 그건 바로 고등학교때까지 만날 수 없거나 만나기 힘들었던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다. 우선 학생은 특정한 전공을 가진 교수를 만난다. 그게 아니더라도 공통의 전공을.. 2024. 2. 7.
매국노가 되지 않는 것은 처벌때문인가? 우리 막내는 내가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있던 시절에 태어났다. 그래서 한국 국적은 물론 미국 국적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아이가 군대에 갈 나이가 되어 감에 따라 나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왜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군대를 가냐는 식의 말을 들었던 것같다. 나는 그들중 대부분이 진지하지 않으리라고 믿는다. 즉 남의 일이니까 그렇게 쉽게 말하지 그들도 같은 입장에 있다면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외국을 떠도는 삶을 택하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국적을 포기함으로 해서 생기는 불편함이나 법적인 처벌을 떠나 혹은 군대에 간다는 것 자체에 대한 개인적인 가치관의 문제를 떠나서 생각해 보자. 우리가 매국노가 되지 않는 것은 처벌때문인가? 그러니까 예를 들어 외국군이 한국을 침략하면 나가서 싸우다.. 2024. 2. 5.
결국 문제는 사람이다. 인간이 지금정도 사는 이유를 대라고 한다면 여러가지를 댈 수 있겠지만 그 이유들은 결국에는 사람과 사람이 같이 살 수 있다는 사실로 이어진다. 문명이란 결국 협동과 공동체에 대한 것이지 누군가 개인이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실 내가 아는 한 가장 유약한 동물이다. 성인을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대 사회에서 성인은 보통 20세 이상을 의미하는데 유년기가 20년이나 되는 동물이 지구상에 어디 따로 있겠는가. 유년기가 길다는 것은 혼자서는 제대로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인데 무려 10년 20년을 무력하게 성장하는 동물이라는 것은 생각해 보면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다. 어떤 의미로 뱃속에서 10여년을 임신상태로 지내는 동물이랄까. 이 사실은 다른 동물들도 어느 정도 그렇.. 2024. 2. 1.
AI 대학이라는 생각의 위험성 나는 항상 인공지능이라는 말과 대학이라는 말은 서로 다른 패러다임을 전제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AI를 대학이 교육하려는 것은 마치 교회가 과학교육기관이 되려고 하는 것과 같아서 근본적인 믿음의 충돌로 제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인공지능 열풍이 불자 인공지능학과를 넘어 인공지능 대학을 만들겠다는 선전까지 나오고 있다. 생성형 AI 열풍이 만든 결과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일까? 그 문제의 선전을 들여다 보니 문제점은 그대로 들어났다. 그 인공지능 대학은 사실상 지금 존재하는 모든 학과들의 이름앞에 AI를 붙이는 거나 마찬가지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AI 부동산학과라면 부동산 분야에서 AI를 적용하게 할 수 있게 교육한다는 것이고, AI 마케팅이라면 마켓팅 분야에서 그렇게 하려는.. 2024. 1. 30.
쓸쓸한 사람들 나이가 들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주변에 쓸쓸해 보이는 사람들이 더 많이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일단 젊다는 것은 무지하다는 뜻이기도 하고 생활이 뭔가로 저절로 가득 차는 시기다. 부모의 간섭만 해도 귀찮기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년을 넘어서면 내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되고 부모님 세대는 이제 돌아가시거나 매우 노년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 정도 나이가 되면 삶이란 저절로 굴러가는 것이라기 보다는 하루 하루 버텨내는 것같을 때가 많다. 물론 개인차는 크다. 예를 들어 요즘의 나를 보면 상대적이지만 나는 그래도 상당히 낙천적이고 독립적이며 과거에 대해 후회를 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내가 보는 가깝고 먼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다. 친구가 없으면 외로워 하고 친구가 있으면 괴로워 하며 자기만의 시간을 쓸 .. 2024. 1. 28.
소비자의 AI, 기업의 AI 올해의 화두는 인공지능 그중에서도 온디바이스 인공지능이 될거라고 한다. 온디바이스란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기계에서 인터넷연결로의 데이터 흐름없이도 작동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구글이나 삼성에서는 이미 이런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폰을 발표했고 애플도 올해안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 S24모델을 보고 인공지능 기능에 감탄하는 사람들보다는 여전히 카메라나 모양새에 주목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번역기술같은 것이 신기하기는 하지만 매일같이 쓸 것이 아니라서 아직 소위 말하는 킬러 앱이 없는 느낌이다. 나는 이것이 삼성이나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이 아직 챗GPT 수준에 도달 달성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여전히 AI를 왜 소비자들이 써야 하는가에 대한 개념 확립이 부족한 탓이 크다고 생각한다. 뭔.. 2024.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