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제별 글모음1608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시대 5 : 철학적 답변들 5. 철학적 답변들 철학과 자연의 거울을 쓴 리처드 로티는 철학자들이 자신의 문제를 영속적인 것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그의 결론은 그것이 틀렸다는 것이다. 구술 문화와 문자 문화를 쓴 월터 옹은 문자 문화가 번성하기 시작한 후에 사람들이 가지게 된 철학의 과업은 구술 문화에서부터 내려온 기존의 사람들의 믿음을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그들의 철학적 과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살게 된 사람들이 기존의 방식의 삶과 조화를 이뤄낼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고 봐야 한다. 이런 과거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적어도 철학의 과제중의 하나는 기술적 발전으로 인해 생긴 변화를 사회적으로 수용가능하며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없이는 기술적 발전은 계속 일어날 수.. 2024. 1. 23.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시대 4 : 대안적 삶 4. 대안적 삶 현대인들은 과학적이고 기계적인 문명에 대한 비판에 익숙하다. 경쟁이나 책임이 만들어 내는 높은 노동량 그리고 비인간적으로 단순반복적인 시스템이 만들어 내는 정신적인 피로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비판들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세상은 점점 더 빨리 변하고 더 복잡해지기 때문에 대학생이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몇년간의 시간동안에도 세상은 변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20년에 가까운 교육을 거치고 직장을 구한다고 해도 공부는 끝나지 않는다. 취업도 점점 힘들어 진다. 더 거대하고 복잡해진 시스템의 부속품이 된 사람들은 더 강한 압박을 받기 때문에 많은 금전적 보상을 받는 경우에도 정신적 육체적 피로의 누적이 엄청나서 같은 직장에서 일을 오래하기도 힘.. 2024. 1. 22.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시대 3 : 대안적 패러다임의 출현 3. 대안적 패러다임의 출현 지난 글에서 나는 사람들이 주목하는 분야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쏠림에 따라 우리의 인식세계는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채워질거라고 말했다. 이 변화는 과학 패러다임에서 인공지능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것은 단순히 미래에는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많이 써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뜻이 아니라 인공지능 패러다임이라는 형식에 따라 세상을 보고 생각하고 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계가 사람들의 주목을 끌던 시대에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기계로 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뇌를 컴퓨터로 보거나 사회를 하나의 거대한 기계로 보는 시각이 이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이 시대의 중심에 설 수록 사람들은 모든 것을 인공지능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2024. 1. 20.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시대 2 : 존재한다고 다 보이는 것이 아니다. 2. 존재한다고 다 보이는 것이 아니다. 세상이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점점 더 채워질 것이며 그 이유는 무엇보다 설명만들기의 어려움과 복잡성의 증가에 있다. 이것이 지난 번 글에서 말했던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의 생활과 인식의 변화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세상에는 물론 이해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과학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지금 유독 이해할 수 있는 것에만 주목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과소평가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가 정복한 문제들, 우리가 이해한 것들이 신문 방송과 책을 채우고 있다. 이런 현실은 역전될 것이다. 즉 지식의 생산이 쉬워지면서 우리의 관심은 앞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더 쏠릴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크게 바꿀 수 .. 2024. 1. 18.
민주주의의 위기 이재명 암살 기도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단순히 암살기도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 시기와 그것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가 더 큰 문제다. 암살기도는 한 명의 미친 사람이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가 그것을 부추키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나는 이 암살 기도가 참으로 뜬금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정국은 대통령이 독재를 하는 상황이라고 보는 것이 옳기 때문이다. 독재는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도 전부 자기가 져야 한다. 그러니까 이 나라에 생기는 일은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윤석렬 대통령에게 물어야 옳은 것이지 지금 와서 이재명에게 뭔가 책임을 물으면서 살인을 기획할 때 일 수 없다는 것이다. 윤석렬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야당을 .. 2024. 1. 17.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시대 1 : 이해는 어렵다. 1. 이해는 어렵다.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먼저 그 이해라는 것을 만들어 내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론 그것은 이해의 대상이 되는 것이 더 복잡하면 할 수록 그렇다. 그래서 점점 더 복잡해 지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넘쳐나게 가지게 된다. 게다가 정보화시대를 살고 있다고 우리는 자부하지만 기껏 있는 지식들도 충분히 잘 퍼지지 않고 있어서 사이비종교나 평평한 땅따위의 것을 믿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고 언론들은 가짜 뉴스를 억누르는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시대에서 인공지능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정확한 지식이 보다 널리 퍼지게 하는 일에 도움을 주어 대중을 바꿀 수 있고, 그들이 세상을 보는 것에 도움을 .. 2024. 1. 13.
다시 AI의 시대의 진짜 교육 한 시대의 교육은 그 시대를 지배하는 시대정신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 왜냐면 교육기관은 바로 그 시대를 살아갈 인간을 키워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육 개혁은 AI 시대가 불러올 가장 큰 변화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그 변화가 무엇이 되어야 할까? 우리가 단순히 창의적이 되자는 말보다 더 구체적이 될 수는 있을까? 왜 지금의 학교는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AI 시대의 교육중심에 서기에 부적당할까? 나는 이 질문의 답을 다음의 문장으로 해보고자 한다. AI 시대는 작가를 키우는 교육을 원한다. 그리고 현 시대의 교육은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면 나는 내가 대학원 시절에 연구를 시작하면서 겪었던 문화적 변화를 떠올리게 된다. 벌써 30여년 전의 일이지만 물리학과 석박.. 2024. 1. 7.
보편복지는 누가 반대하는 것일까? 생각해 보면 한국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반복되는 논쟁이 있다. 그건 바로 보편복지에 대한 것이다. 내가 말하는 보편복지란 국민 모든 사람에게 같은 복지 혜택을 주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서 대표적으로 유명한 사건은 현 서울시장인 오세훈이 이전에 서울시장이었던 시절에 벌어졌던 무상급식 논쟁이었다. 우리는 모든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급식을 제공해야 할까 아니면 급식비를 낼 가난한 학생들을 찾아서 그 아이들에게 보조금을 줘야 할까? 그도 아니면 충분히 부자인 사람들을 골라내서 그들을 빼고 나머지만 무상으로 급식을 제공받아야 할까? 이미 무상급식이 주어지고 낮은 출산률로 나라가 망한다는 이야기도 식상해진 오늘의 시각으로 보면 무상급식하면 나라가 망한다면서 직을 걸고까지 투표를 진행했던 오세훈의 행동은.. 2024. 1. 6.
AI와 내적 문화적 정치적 변화. 나는 AI가 만드는 변화중 진짜로 중요한 것은 내적인 변화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이걸 설명하는 일은 쉽지가 않아서 그다지 사람들을 설득하지는 못한 것같다. 사실 예측이란 어렵고, 구체적이기는 더 어려운데 이건 기술에 관한 것이든 정신에 관한 것이든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여전히 언론을 포함해서 사람들은 AI가 만드는 변화라고 하면 그저 자동 번역기가 나온다더라, 자율운전자동차가 나온다더라, AI가 작곡도 하고 로봇도 조종한다더라 같은 이야기만 하고 있다. 이런 예측들도 꼭 맞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는 물질적이고 외향적인 것만 신경쓰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 보자. 여러분에게 두 개의 선택지가 주어지는 것이다. 하나의 선택지는 여러분이 자신의 기억과 성격을 모두 포기하면 100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2024. 1. 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3년 여러가지 방식으로 저와 접촉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최근에는 책을 한권내기도 했었죠. 다들 감사했습니다. 2024년은 보다 좋은 소식이 많은 해였으면 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강국진 드림. 2023. 12. 31.
세상과 나 누가 적응해야 하는 것일까? 세상이 나에게 적응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세상에 적응해야 하는 것일까? 세상일이란 대개 우리 맘대로 안되는 일이니 세상이 나에게 적응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오만한 소리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이란 온 세상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내 주변의 사람들이나 관행을 말하는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사실 나같은 소시민들들은 세상 전체와 만난다기 보다는 언제나 이렇게 세상의 일부와 접촉하면서 산다. 예를 들어 보자. 밥을 먹을 때 나는 항상 줄을 서는데 어떤 사람은 항상 새치기를 한다고 하자.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학교 선생님이라면 딱 정답을 말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상황에 대한 정답은 없다. 적어도 그런 경우가 많다. 줄을 안 서는 사람에게 줄을 서라라고 말해서 그 사람의 행.. 2023. 12. 30.
인공지능이 언론을 대체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최근에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유명 작가 마이클 클라이튼이 언론을 비판하면서 설명한 머레이겔만 기억상실증효과라는 것을 소개했다. 머레이겔만 기억상실증효과란 이런 것이다. 머레이 겔만처럼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사람이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언론 기사를 읽으면 기사들이 기본 사실이 틀릴 뿐만 아니라 원인과 결과를 뒤집어 놓는 등 엉망이라는 것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건 물리분야만 그런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대한 기사를 읽으면 늘 느끼는 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기억상실증 효과인가?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의 기사를 읽을 때에는 그걸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머레이 겔만 같은 사람이 정치뉴스나 예능 뉴스를 읽을 때에는 이 기사가 최소한의 권위를.. 2023. 12. 28.
배우 이선균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 이선균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그분의 작품들에 감사합니다. 부디 고인이 편안히 잠드시기를 바랍니다. 2023. 12. 27.
인공지능의 시대는 블루컬러의 시대라는 착각 나는 최근 몇번이나 인공지능이 대체하지 못하는 직업은 손으로 하는 작업들이며 따라서 화이트 컬러 직종은 인공지능에 의해 빠르게 대체될 것이고 블루컬러 작업이 미래의 인간일이 될 거라는 예측에 대해 읽게 된 것같다. 그런데 이런 예측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다. 이런 예측은 인공지능의 시대가 와도 선진국은 크게 바뀔 것이지만 인간노동에 의존하는 빈민국은 바뀔 것이 없어서 선진국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거라는 주장과 비슷하다. 이런 걸 생각해 보자. 몇백년전에는 농사나 유목일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직업이었다. 그리고 기계화의 시대, 과학 기술의 시대가 왔다. 그런데 그 몇백년전에 누군가가 미래 과학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트렉터같은 농기계가 나와서 수백 수천명이 할 일을 대신해 주게 될.. 2023. 12. 26.
세상은 흔들린다. 우리는 객관적 세계가 필요하다. 그건 이 세상에 단 한 사람의 타인이 없어도 그렇다. 왜냐면 나는 여전히 10분전 혹은 어제의 나와 소통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 눈에 보이고 내 손에 느껴지는 이 세계가 일관성을 가지고 존재한다는 것을 믿을 필요가 있다. 그것없이는 매 순간 순간의 세계는 서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고 나는 아무 것도 인식하거나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조금의 질서와 일관성도 보이지 않는 혼돈스런 물의 흐름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실제로는 물의 물리적 특성때문에 그런 물도 완벽히 혼돈스럽지 않지만 우리는 혼돈스런 물을 보고 뭘 생각할 수가 없고 뭘 이름붙일 수가 없다. 그것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뭔가가 존재한다고 느낀다고 해.. 2023. 12. 23.
결혼과 육아는 정말 미친 짓일까? 나는 두 아이의 아버지다. 그리고 그 두아이는 이미 20대의 어른으로 자라나서 더이상 내가 키운다고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내가 과거를 돌아보면 결혼과 육아만큼 내 인생에 힘든 일이 있었나 싶은 면이 있다. 제일 쉬운 것이 돈계산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돈만 생각하더라도 그걸 지금 내가 가지고 있으면 훨씬 경제적으로 쉽지 않았을까? 게다가 이런 돈계산은 정말 작은 어려움에 불과하다. 아이들의 부모가 된다는 것은 설사 내가 이재용이나 일론 머스크처럼 부자라고 하더라도 쉬울 수 없다. 그걸 받아들이는 아이쪽에서는 충분하지 못하게 느꼈을지 모르지만 나와 나의 아내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육아에 썼던가? 어찌보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내 몸을 잘라서 새로운 몸을 만드는 작업처럼 느껴진다... 2023.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