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4월 4일 헌재의 윤석렬 탄핵 심판이 결정된다. 이미 윤석렬의 계엄과 이토록이나 길었던 탄핵심판으로 대한민국의 자긍심은 크게 상처입었고 그 상처에 대한 보상은 누군가가 치뤄야 할 것이다. 탄핵 결과와 상관없이 상처는 이미 커졌다. 하지만 그걸 고려한다고 해도 이번 심판은 단순히 윤석렬 개인의 운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역사적인 것이다. 윤석렬이 해임되고 윤석렬의 권력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다시 밝아지겠지만 그게 아닐 경우 대한민국의 미래는 크게 어두워질 것이다.
윤석렬이 해임되지 않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의 정치적 입지는 이미 무너졌다. 따라서 다른 특별한 일이 없다면 그는 식물대통령으로 남은 임기를 채우다가 정권교체를 당할 것이고 시간은 훨씬 오래 걸리겠지만 이대로라면 그는 사법부에 의해서 처벌될 것이다. 하지만 일이 실제로 이렇게 흘러가기에는 문제가 이것보다 더욱 크다. 21세기 이래 보수 정치권은 사실 대통령을 구하지 못했다. 이명박, 박근혜,윤석렬로 이어지는 그들의 대통령은 자질 자체가 문제지만 그걸 떠나 보수 정치권에서 성장했다기에는 외부 용병같은 느낌이 크다. 이명박이 그랬고 박근혜는 아버지의 후광이 있을 뿐 누가 봐도 함량미달의 인사로 대통령이 될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윤석렬은 그 전부다. 즉 그는 외부 용병일 뿐만 아니라 함량미달이다. 그런데도 보수 정치권의 대통령이 되었다.
이런 추세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은 보수 정치권은 사실상 정권을 잡을 능력을 점점 더 상실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한마디로 정치 세력이랄 수 없다. 왜냐면 사실 그들은 이익집단일뿐 어떤 일관된 정치 사상이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의 경제정책도 일관성이 없다. 오죽 하면 사이비 종교지도자나 무속인같은 사람이 계속 등장하겠는가. 그래서 그들의 행동은 그들 스스로가 하는 말에 의해서 비판받고 있고, 이번 윤석렬의 계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일관성이 있는 보수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향에 쐐기를 박은게 윤석렬의 계엄이다. 손에 왕자를 써서 나오는 말도 안되는 인사를 대통령으로 뽑으니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한다. 이미 벌어졌으니 국민의 힘은 그걸 옹호하지만 사실 미리 내부적으로 투표를 했다면 보수 정당 내부에서도 계엄을 하지고 하는 사람은 소수였을 것이다. 사이비 종교 신자나 할 미친 짓을 대통령이 한 것이다. 사실 이같은 것은 박근혜 때도 있었는데 그걸 무시하고 다시 보수 대통령을 뽑자. 이번에는 아예 군사독재를 시도하는 인간이 등장했다.
따라서 윤석렬의 패배는 보수의 영원한 몰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윤석렬을 찍은 사람들 모두가 변심을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보수정치가 정상적인 정치집단이 아니라는 인식이 커지고 이에 따라 집권가능성이 거의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것이 분명해 지는 순간 보수정당은 안개처럼 분열되고 사라질 수 있다. 애초에 그들은 그냥 이익집단이기때문이다. 정권이 없으면 돈이 마르고 돈이 마르면 보수정치라는 것은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윤석렬정권에서 얼굴을 내미는 무속인, 사이비 종교 신자들이다. 그들은 보수정당을 지배하고 그 정당이 최소한의 합리성과 일관성을 찾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더욱 더 말도 안되는 음모론이 보수정치를 지배할 것이다. 그리고 내부투쟁으로 아무 것도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탄핵심판이 이렇게 윤석렬 개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보수의 미래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할 때 윤석렬은 물론 보수 세력이 순순히 법을 지키면서 권력에서 내려설까? 만약 헌재가 탄핵을 기각한다면 군사 구데타를 벌여도 법정은 우리편이라고 하는 결론이 나는 것인데? 군사 구데타를 다시 한번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권력이 손에 있을 때 최대한 쐐기를 박으려고 할 것이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에 치명타를 주는 것이다. 그와 더불어 그들은 아예 불법적 위헌적 행동을 해서라도 정권을 내놓지 말아야 한다고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선거조작으로 선거를 이겨도 헌재가 합헌이라고 판결만 내려주면 또 정당성이 확보된다고 믿을 것이다. 4월이면 임기가 끝나는 헌재 재판관 2명은 보수적인 인사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니 자신감은 더욱 더 클 것이다. 나는 헌재가 윤석렬을 파면해도 그것에 지금의 행정부가 불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헌재가 윤석렬을 다시 대통령으로 만들면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을 이어가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법치주의라는 체재 자체의 붕괴로 갈 것이다. 암살자가 주요 정치인을 암살하고 그로 인해 소요가 일면 그걸 핑게로 다시 계엄을 하는 미래도 불가능한 미래가 아니다. 실제로 우리는 계엄과 암살자를 이미 봤지 않은가?
이번 탄핵심판의 의미가 이토록이나 크다. 그래서 거꾸로 말하면 윤석렬이 무너지고 그 이후 보수 정치 세력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다시 크게 밝아질 수도 있다. 지금 한국의 보수 정치 세력을 말하는 방법은 여러가지 이겠지만 나는 그 본질은 그냥 이익집단이고 그 가장 바닥에 있는 것은 재벌가문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 재벌 가문들은 정상적인 경졔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 배임을 당연시 생각하고, 개미 주주를 희생시키고 자신들의 지배력을 영원히 이어나갈 생각뿐이다. 그것이 결국 돌고 돌아서 지금의 보수 정치 세력을 지키는 힘이 된다.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국가이지만 여전히 대기업은 구멍가게처럼 운영되어서 재벌 3세 4세 경영을 당연시 한다. 하도 그게 흔해서 당연한 것 같지만 삼성급의 거대한 회사에서 아버지가 죽으면 아들이 CEO를 하는 사례가 어디에 있는가? 도요타도 MS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머스크가 죽으면 머스크 아들이 테슬라 CEO가 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이게 만악의 근원이다. 재벌 3세 4세 5세가 되고 혼맥으로 이어지면 이건 자본주의가 아니다. 그냥 귀족이 지배하는 왕조다.
보수라고 불리지만 사실상 보수가 아닌 지금의 보수정치권이 집권불가능한 세력이 되면 한국의 정계는 다시 크게 요동칠 것이다. 미래에도 문제는 있을 것이고, 돈이 정치와 무관해 지는 때는 오지 않겠지만 군사독재를 종식시킨 이래 오히려 점점 더 심해진 경제 독재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가계부채가 크고 국민들이 모두 부동산에 몰빵하는 나라다. 이게 왜 이런가를 생각해 보면 이것도 결국 주식시장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서고 그것도 결국 경제정의가 실현되지 않아서다. 기업이 돈을 벌면 물적분할같은 식으로 돈을 빼돌리는 일이 벌어지는 나라에서 주주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말도 안되는 소리를 정치 사상으로 포장하기 위해 21세기에도 반공만 외치는 보수 정치세력이 없어지고 나면 그래도 우리는 조금은 더 건설적인 논쟁을 하게 될 것이다. 소련이 무너진지도 한참이며 베트남과 중국을 주요 무역국으로 가진 나라가, 북한보다 경제적으로 수십배 앞서있는 나라가 종북에 반공운운하는게 어처구니가 없다는 것을 드디어 인정하고 제대로된 주제를 가지고 고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윤석렬 탄핵은 그래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경우에도 완전한 절망이란 없겠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결정이다. 나는 그런 판단을 지지하지 않지만 윤석렬이 다시 대통령이 된다면 이민가겠다는 사람도 줄을 설 것이다. 대한민국은 꽤 괜찮은 나라다. 경제적으로도 잘 성장해 왔다. 치안도 좋고 음식도 맛있고 질서의식도 높으며 문화적 힘도 강하다. 의료서비스도 괜찮다. 나라도 아름답다. 사실 대기업들도 보수정치권이 하는 것처럼 정치를 하면 치명타를 계속 입는다. 이 괜찮은 나라에 헌재가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4월 4일의 의미는 이토록이나 크다. 당연한 결과에 기도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지만 지난 몇달 아니 윤석렬의 당선부터 시작해서 지난 몇년 워낙 말도 안되는 일이 계속되어서 기도하는 마음이 된다. 대한민국의 번영을 빈다. 대한민국 만세.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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