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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키워드 여행

결혼기념을 위한 쿠사츠 온천 여행

by 격암(강국진) 2009. 12. 16.

2009.12.16

올해의 결혼 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 가족은 쿠사츠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이 두번째로 가는 여행인데다가 1박을 하지도 않는 간단한 여행이었고 그만큼 큰 기대없이 갔었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운 여행이 되었습니다. 

 

여행날 아침, 흐릴거라는 일기예보때문에 비나맞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출발했는데 햇볕이 아주 좋았습니다. 쿠사츠는 우리집에서 166킬로 떨어진 곳입니다. 네비로 목적지를 설정하고 고속도로에 올라서서 오랜만에 속도를 내서 달렸습니다. 일본에서는 고속도로 요금 자동화기기를 ETC라고 합니다. ETC가 달린 차는 주말이면 아무리 달려도 도로비가 천엔이 나옵니다. 동경주변을 제외하면 말입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우리는 1750엔을 냈습니다. 이 정도면 비싼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전에는 도로비가 이 두 배는 나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기분좋은 일입니다. 매사는 기준이 어디냐에 달린 일입니다. 

 

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산악지대로 접어드니 주변분위기가 좀 이상해 집니다. 그러더니 아니나 다를까! 길가에 눈이 쌓여있는것을 봤습니다! 이번 겨울에 처음 본 눈이라 애들과 아내는 다들 좋아합니다. 일본에는 도의 역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고속도로 휴계소하고 비슷하지만 고속도로와 상관없이 존재하는 곳으로 자동차로 장기 여행을 하는 사람은 차를 주차하고 휴식할수 있는 장소가 됩니다. 관광지근처의 도의역에가면 물론 근처 관광정보도 있습니다. 가다가 들린 도의 역에서 애들과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었습니다. 

 

쿠사츠에서 처음 들린 곳은 저번에는 가지 않은 사이노 카와라 공원입니다. 이곳은 노천온천장이 있다기에 구경차 들렸습니다. 그러니까 온천이 강처럼 흐르면서 목욕을 노천에서 한다는 겁니다! 가보니 사방에서 뜨거운 물이 올라오면서 그냥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어떤 곳은 미지근하고 어떤 곳은 너무 뜨거워서 발을 집어넣을수가 없는 곳도 있었습니다. 온천이라하면 대개는 건물밑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쿠사츠에서는 온천이 너무 흔해서 온천수가 사방에 냇물처럼 흘러다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게 참 볼만하고 신기했습니다. 

 

 

공원의 입구에서는 절임야채를 파는 곳이나 멋진 기념 카드를 파는 까페겸 미술관도 있었습니다. 공원은 이것저것 재미있는 것이 많아서 산책하기 좋았습니다. 우리는 따뜻한 난로가 있는 가게에서 우동을 한그릇씩 비우고 느긋하게 공원을 둘러 보았습니다. 문제의 노천온천은 당연히도 구경만을 하기위해서 들어가 볼 수는 없어서 밖에서만 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이제 문제의 온천욕을 하기위해 쿠사츠의 반대편에 있는 오타키 온천으로 갔습니다. 일본에는 온천이 아주 많습니다. 거의 동네마다 온천이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실 많은 온천의 물이 그냥 뜨겁기만 하지 그 미끈미끈한 온천수 특유의 느낌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쿠사츠 온천은 그렇지 않습니다. 온천에서 느긋하게 온천욕을 하고 휴계소에서 가족이 재회하고는 잠시 쉬었습니다. 일본의 목욕탕에는 대개 있는 병우유 자판기가 여기에도 있습니다. 그래서 온가족이 시원한 병우유 한 병씩을 비웠습니다. 목욕한 뒤에 마시는 우유는 나름대로 맛이 좋습니다. 

 

목욕을 하고 쿠사츠 시내를 산책하려고 하니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빗발은 세지 않았지만 우산도 하나뿐이라 아이들을 데리고 다닐 일이 걱정이어서 아이들은 그냥 차에 두고 잠시 우리 부부만 산책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은 차에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면 한시간정도는 얼마든지 자기들끼리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쿠사츠는 일본의 3대 온천지역으로 불리는 장소인데 이번에 가서 느낀 것입니다만 무엇보다 관광지로서 아주 훌룡한 장소입니다. 사실 한국에도 있는 온천지역이라는게 목욕하고 나면 아무 것도 없는 경우가 많아서 멀리 온천하러 다니러 가기에는 부족함이 있죠. 그러나 쿠사츠 지역은 다릅니다. 

 

무엇보다 산과 공원이 훌룡하고 시내의 가게들도 구경거리가 많습니다. 우리는 들어가 보지 못했지만 쿠사츠 지역의 명물중 하나가 바로 공짜 온천 순례입니다. 쿠사츠 지역에는 말하자면 공중목욕탕이 그냥 무상으로 사방에 있습니다. 본래는 지역주민을 위해 만든것인데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구분되지 않다보니 이제는 관광객들이 더 많이 쓴다고 합니다. 이 온천장을 순례하는 것입니다. 

 

쿠사츠를 대표하는 쿠사츠의 심볼은 쿠사츠의 시내의 온천밭입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 주변에는 상점과 음식점, 온천, 커피숍따위가 둘러쳐 있고 위 사진은 제가 퍼온 것이라 그렇지 않지만 가지가지 전등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찍은 사진은 아내의 핸드폰에 있어서 지금은 올릴 수가 없습니다. 아내가 쿠사츠 온천 방문기를 쓰면 그걸 퍼오겠습니다.)

 

먹을 것을 밝히는 저에게 아게만쥬라는 것이 보입니다. 튀김만두라는 것인데 여기서 만두는 우리의 만두가 아니고 앙코가 든 찐빵 같은 것입니다. 그걸 깨가 든 반죽을 입혀 기름에 튀겨서 팝니다. 먹어보니 맛이 일품입니다. 

 

일본어디에나 있는 닭꼬치도 있어서 닭꼬치도 먹고 우리 부부는 하트 표시가 있는 곳에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이정도면 결혼기념 다운 여행이 되고 있는 것같습니다. 커피숍에서 우리나라돈으로 만 5천원은 하는 비싼 커피, 케익세트를 시키고 앉았습니다. 아내는 비싸다고 투덜거립니다만 본래 커피값에는 인심이 후한 편이라 금방 그래도 참맛있다고 칭찬입니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음악을 감상하니 참 보람찬 여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쿠사츠 온천은 두번째인데 저번에는 제대로 보질 못해서 쿠사츠의 장점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예측하지 않는데 찾아오는 즐거움은 그것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도 하루정도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케익사진도, 온천사진도 찍어둔 것이 있으니 다음에 여행기를 다시 올릴때는 그것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에 여행오시는 분은 쿠사츠에 한번 가보시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이곳은 가루이자와라는 유명한 여름휴양지와도 가까우며 가루이자와에는 호시노야라는 그림같은 온천도 있습니다. 안재환씨가 신혼여행을 왔다고 언론에 방송되어 한때 한국에 이름을 알렸던 온천입니다. 역시 세상일은 알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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