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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자료, 재미난 것들

[스크랩] [영화따라잡기] 영화속의 군산 : 8월의 크리스마스의 초원사진관

by 격암(강국진) 2012. 11. 2.

 

 

 


 

 

 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 저는 13살 초딩이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무렵 뭣도 모르는 것이 비디오대여점을 들락날락 거리며 이 영화 저 영화 심지어 18세 영화도 많이 섭렵했지만

 

왜인지 이영화만큼은 보고 싶지 않더군요.

 

슬플 것 같기도 하고 지루할 것 같기도 하고 어린 감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영화 같았을 겁니다.

 

성인이 되고 머리가 커가면서 꼭 봐야지 했던 영화를 이제야 꺼내봅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대부분이 군산에서 촬영했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기억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한석규와 심은하가 촬영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뭐 초딩에겐 관심도 없었겠죠.

 

'타짜'를 포스팅하면서 '8월의 크리스마스'도 포스팅을 하면 좋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타짜'처럼 문화재에서 촬영한 경우가 아니기에 14년 전 촬영지들이 그대로 남아 있을지 미지수였습니다.

 

주 촬영지였던 동네의 개발이 더딘 지역이긴 하지만 14년이란 세월은 많은 것들이 변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니깐요.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이미 많은 블로거 분들이 군산에서 '8월의 크리스마스'의 흔적을 담아주셨네요.

 

초원사진관이 다시 문을 열었다는 반가운 내용도 보입니다. 훗

 

영화를 캡쳐한 이미지를 프린트하고 카메라도 챙기고 고고씽합니다.

 

 

 

 

 S#1 거리                                                                                                                                                                          

 

 

스쿠터를 타고 달리는 정원

정원이 스쿠터를 타고 동네 거리를 지나가고 피아노와 오보에의 선율이 돋보

이는 잔잔한 "사진 속의 기억들(정원의 Theme)"이 흐른다.

  

 

 

 

 

영화의 첫 장면이라 그런지 저도 처음으로 찾고 싶었습니다.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영신옥간판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오른편에 건물이 들어선 것 빼고는  변한게 없어보입니다.

 

가장 크게 변한 게 있다면 영화처럼 활기찬 동네가 아니라는 겁니다. 가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만 볼 수 있는 조용한 곳으로 변했습니다.

 

 

 

 

 S#2 타이틀                                                                                                                                                                       

 

8월의 크리스마스

 

 

 

 

 

 S#6 운동장                                                                                                                                                                       

 

철봉하는 정원.

 


 


  

첫 장면에서 10분 정도 걷다 보면 군산 서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정원이 철봉을 하거나 다림과 달리기를 하는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아쉽게 철봉을 없애버렸더군요. ㅠ 

 

 

 

 

 S#6 운동장                                                                                                                                                                       

 

운동장에 앉아있는 정원.

 

운동장 가장자리에 위치한 반쯤 박혀 있는 타이어 위에 정원이 앉아 있다.

"초등학교 운동장"의 선율과 함께 옛날을 얘기하는 정원의 나레이션이 흐른. 

정원의 옆에서 모래집 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나래이션 : 내가 어렸을 때 아이들이 모두 가버린 턴빈 운동장에 남아있기를 좋아했다. 그곳에서 내곁에 없는 어머니를 생각하고 아버지도, 리고 나도 언젠가는 사라져 버린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학교도 많이 변했네요. 새롭게 건물을 지었습니다.

 

정원이 타이어에 앉아있는 장면을 담고 싶었지만 그 자리에는 그네가 있습니다.

 

한석규형님처럼 쓸쓸하고 고독한 남자의 뒷모습을 담아내고 싶었건만!! 아놔..

 

 

 

 

 

 

 

 

기념비? 표지석? 무튼 안내글도 있습니다.
 


 

 

 S#11 사진관 밖                                                                                                                                                                

 

다림 기다리는데 정원 다가온다.

다림이 닫힌 문 앞에서 "출장중"이라는 팻말을 쳐다본 후,

오른쪽에 놓인 여고생 2명의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다림이 쳐다보는 사진의 두 여고생은 정원의 동생 정숙과

정숙의 친구이자 정원의 옛 여자친구였던 지원입니다.)

정원이 다가와서 다림을 놔두고 사진관의 문을 열쇠로 열고 들어온다.

 

다림 : 한참 기다렸어요. 저 이거 빨리해야 되거든요. 얼마나 걸려요.

아저씨?

정원 : 저 미안하지만 좀만 이따 오면 안될까요?

다림 : 안돼요. 아저시 저 여기 동그라미친 부분만 빨리 확대해 주세요.

 

 

 

 

 

 

다림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영화의 초원사진관은 오픈세트장을 만들어서 촬영했습니다.

 

허진호 감독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저기 큰 나무 때문이라는데 촬영 당시 겨울 장면때문에 소금을 뿌려서 개봉 즈음에 죽어버렸다고 합니다.

 

ㅡㅡ;;

 

지금까지 살아있었다면 '8월의 크리스마스' 초원사진관의 감성을 더 느낄 수 있었을 텐데 참 아쉬웠습니다.

 

기왕 초원사진관도 새롭게 만들었으니 원래 자리에 나무하나 심어놓으면 더더욱 좋을 것 같네요.

 

 

 

 

 S#11 사진관 밖                                                                                                                                                                

 

 다림 나가고 정원 멍하니 앉아있다.

 

 

 

 

  

 

 

 

정원이 화장터에 다녀와서 멍하니 앉아있는 장면입니다.

 

구석에 있던 선풍기를 일부러 가져와서 담아봤는데 옷걸이나 쇼파 화분 등이 나름 신경 써서 꾸며놓았습니다.

 

아직은 준비 중이라지만 관람객들을 위해 문을 활짝 열어놓았습니다만

 

외관만 비슷하고 실내는 너무 다릅니다. 너무 새것이라.......ㅋ

 

큰 기대는 하지 말고 방문해야 기분이 좋아집니다. ㅋ

 

 

 

 

 

 

 

 

영화에는 사진관이 담벼락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지금은 허물어버렸네요. ㅠ

 

간판, 간판 옆 후지필름, 코닥등 나름 비슷합니다.

 

 

 

  

 

 

 

 

 

남정네 둘이 셔터를 누르고 있으니 친절하신 관리인 아저씨께서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설명해주십니다. 아마도 타지에서 온 관광객으로 생각하신듯합니다.

 

좋은 추억 남기고 가라고 몇 번이고 말해주시는 아저씨의 말씀이 영화 속 한석규의 온화한 미소만큼이나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아마도 마지막 영정사진을 찍는 의자인듯한데 영화에서는 흰색이었죠. ㅋ 

 

추후에는 관람객들이 셀프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다고 하니 방문하면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40 음식점 앞                                                                                                                                                                

 

다림, 효정 식당에 들어가려하는데 쫏겨난다.

 

손님1 : 아 밥좀 먹자. 밥좀

주인 아줌마 : 아유 가요. 도대체 왜 그래요? 장사도 못하게

효정 : 밥 먹으러 왔어요.

주인 아줌마 : 안 팔아요. 가요,

 

 


 

  

주차단속원인 다림이 식당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는 장면입니다.

 

진미칼국수집에서 진미식당으로 바뀌었네요.

 

 

 

 

 S#45 일식집 앞                                                                                                                                                                

 

계산을 마치고 나오는 정원과 철구

 

정원 : 빨리 나와. 계산 맞아. 빨리와. 철구야. 나 한잔만 더 먹고 시포.

철구 : 안돼. 나 몸도 예전 같지 않고 그래 가지구.

정원 : 모퉁이집 가서 한잔만 더 하면 되잖아.

철구 : 그만해. 이 새끼 술꾼 다 됐네.

정원 : 너 스물 아홉 살 마지막 날에 나한테 뭐라고 그랬어?

철구 : 내가? 몰라.

정원 : 몰라?

철구 : 저 새끼 이상하네

정원 : 술 먹고 죽자.

철구 : 이히힝..야 너 어디가? 야 얌마.야 너 왜 그래? ? 무슨일 있냐

? 안먹던 술 까지 먹고.

정원 : 말 시키지 마

철구 : 말해봐. 에이씨 오줌도 안나오네. 어유 되게 마려웠는데 안나오네.

정원 귓속말 한다.

 

정원 : 나 곧 죽는다.

 

 

 

 

 

 

오랜만에 절친 철구와의 술자리 후 담벼락에 노상방료 하는 장면입니다.

  

 그나저나 진짜 오줌싸는 것처럼 나왔습니다. ㅋㅋ

 

흉내만 냈습니다. ㅋㅋ

 

 

 

 

 S#45 일식집 앞                                                                                                                                                                

 

철구 : 야 이 새끼 이거 술 처먹을려고 별 수작을 다하네. 그래 임마 먹자.

이세끼야.

정원 : 술 먹어?

철구 : 쳐 먹어 그래 이새끼야.

정원 : 술 먹어?

철구 : 먹어 이 새끼야.

정원, 철구 : 술 먹고 죽자!

 





 

 

이 장면이 너무도 기억에 남습니다.

 

술에 취해 농담처럼 죽음을 고백하는 이 장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원이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의 일상적인 모습들을 담아냅니다.

 

새로운 사랑이 찾아와도 그는 마냥 설레기만 할 수없습니다.

 

포스터에 쓰여 있는 글귀처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한 사랑을 하고 있으니까요.

 

죽음을 맞이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랑이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질 것 같네요.

 

만약 정원이 울고불고 그녀에게 자신의 처지를 말했더라면 영화가 끝나고 제 맘이 좀 더 편했을 것 같은 생각이듭니다.

 

하지만 눈물로 슬픔을 쥐어짜 내는 영화였다면 지금처럼의 큰 감동과 슬픔은 오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성인이 된 지금 이 영화를 접한 게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아마 어릴 때 봤었다면 그저 지루하기만 한 그저 그런 영화로 치부해버렸을 게 분명하니깐요.

 

가끔 생각날 때 꺼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초원사진관을 찾아가서 청승 떨어야 겠습니다. ㅋ

 

 

출처 : 배씨의 블로그
글쓴이 : 배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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