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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전남대 김상봉 교수 “한국 철학의 시작은 동학..최제우·유영모·함석헌 등 이어져..현재 맥 잇는 철학자는 도올”

by 격암(강국진) 2014. 8. 7.

“한국 철학의 시작은 동학”

 

등록 : 2014.05.22

 

 

 

동학의 철학을 이어받은 철학자들로 유영모와 함석헌이 꼽힌다. 오른쪽부터 함 선생, 김흥호 전 이화여대 교목, 유영모 선생, 현동완 당시 와이엠시에이 총무, 방수원씨. 함석헌선생기념사업회 제공

 

전남대 김상봉 교수 논문 발표

최제우·유영모·함석헌 등 이어져
“한국철학 탄생한 곳은 ‘들판’
현재 맥 잇는 철학자는 도올”

 

‘한국 철학’은 그저 전통 사상의 반복이나 서양 철학의 수입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창조적이고 주체적인 형태로 이미 존재하는 것이며, 그 시원은 동학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전남대 김상봉(사진) 철학과 교수는 24일 조선대 인문학연구원 우리철학연구소가 대동철학회와 여는 ‘우리철학 어떻게 할 것인가?-수입철학과 훈고학을 넘어서’ 학술대회에서 ‘20세기 한국 철학의 좌표계’ 논문을 발표한다.

 

논문을 보면, 김 교수는 먼저 ‘강단 철학’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승만과 안호상, 박정희와 박종홍, 전두환과 이규호 등으로 이어지는, 이 유서 깊은 야합의 계보는 20세기 한국의 강단 철학의 지울 수 없는 수치”라는 것이다. 또 한국 철학이 탄생한 장소는 들판이라며 “광야의 철학, 거리의 철학이 20세기 한국 철학”이라고 정리했다.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

 

 

그는 한국 철학의 특징으로 ‘한국인의 관점’이라는 지역적 자각과 가장 약하고 버림받은 자들의 장소에서 세계를 보려 했다는 점을 꼽는다. 일제강점기, 6·25전쟁, 최근의 세월호 참사까지 끊이지 않는 절대적 파국 속에서, “저항할 수 없는 힘으로 나를 침탈하고 파괴하는 적대적 타자” 앞에서 고통받지만 한편으론 그 과정에서 “(철학적)주체가 되지 않을 수 없도록 강요받는다”는 것이다.

 

동학은 중국 중심의 세계관이 붕괴하는 종말론적 자각 속에서 출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운 최제우에게 “권력의 교체”는 “하늘의 다스림의 교체”였지만 그는 개벽을 개념적 언어로 해명하지 못했다.

 

김 교수는 함석헌, 유영모, 박동환이 동학의 뜻을 이어받아 ‘한국 철학’을 정립한 것으로 본다. “함석헌이 ‘조선 민족의 수난의 뜻’을 물었다는 것은…(중략)…귀족이나 자유로운 시민의 전유물이었던 철학을 가장 나약한 씨
, 곧 민중의 자리에서 수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함석헌의 ‘뜻’은 동학의 ‘한울’, “나와 전체의 만남”을 가리킨다. “우리가 신을 만나는 것은 오직 역사 속의 인간 속에서이며, 신에 대한 믿음 역시 인간에 대한 믿음으로서만 일어나는 것”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종말과 수난에서 진리를 찾을 수 있게 된다.

 

김 교수는 이런 한국 철학의 좌표축 위에서 걷고 있는 철학자로서 도올 김용옥을 꼽으며 “마치 박정희 치하에서 함석헌이 그랬던 것처럼 오늘날 김용옥은 대중들에게 먼저 다가가 “하나의 우는 씨
”로서 말 건네는 유일한 철학자”라고 평가했다. <한겨레>와 통화에서 김 교수는 “3·1운동, 5·18 등 자생적인 저항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고유한 전통으로써, 이런 ‘거리 철학의 전통’을 존중해 서로 긍정적인 모습을 북돋우고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24일 오후 1시 광주 조선대학교 법과대학에서 열린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출처 : 어둠 속에 갇힌 불꽃
글쓴이 : 정중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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