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The Static Hum
잭은 창문 없는 방에 앉아 있었다. 손엔 싸구려 커피가 담긴 종이컵이 들려 있었고, 그의 손가락은 그 열기에 데여 따끔거렸다. 방 안은 형광등의 하얀빛으로 가득했지만, 그 빛은 차갑고 생기가 없었다. 벽에 붙은 모니터에서 "The Grid"의 신호음이 끊임없이 흘렀다—낮고 단조로운 윙윙거림, 마치 벌집 속에서 갇힌 벌들이 내는 소리 같았다. 그의 귀는 그 소리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여전히 머릿속을 긁는 느낌이었다. 그는 커피를 한 모금 삼켰다. 쓴맛이 혀를 찔렀고, 위장까지 내려가며 묵직하게 퍼졌다.
책상 위엔 데이터가 빼곡한 화면이 떠 있었다. 숫자와 그래프가 끝없이 굴러가며, 그의 눈앞에서 춤췄다. 잭은 손을 뻗어 키보드를 두드렸다. 손끝이 플라스틱을 때릴 때마다 탁탁 소리가 났지만, 그건 기계적인 리듬일 뿐이었다. 그는 보고서를 수정하려 했다. "The Grid"가 뱉어낸 효율성 수치를 조금 바꿔보려 했다. 하지만 화면이 깜빡이더니 붉은 경고창이 떴다. "비허가 편집 감지. 즉시 중단." 잭은 이를 악물었다. 그의 숨이 빨라졌고, 손이 떨렸다. "젠장," 그가 중얼거렸다. 목소리는 방 안에서 메아리치지 않고 그냥 사라졌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자가 삐걱거리며 뒤로 밀렸고, 그의 발소리가 콘크리트 바닥을 울렸다. 창문이 없어도, 그는 밖이 밤이라는 걸 알았다. "The Grid"의 시계가 늘 그렇듯 정확히 알려줬으니까. 2047년 11월 3일, 23:47. 그는 재킷을 걸치고 문을 열었다. 복도의 공기가 그의 얼굴을 스쳤고, 네온 불빛이 그의 눈을 찔렀다. 건물 밖으로 나오자, 도시의 소음이 그를 삼켰다. 자동차 경적, 드론의 윙윙거림, AR 안경을 쓴 사람들의 중얼거림이 뒤섞여 귀를 채웠다. 하늘은 검었지만, 별은 보이지 않았다. 건물들의 불빛이 그걸 가렸다.
잭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그의 부츠가 젖은 아스팔트를 밟으며 찰박 소리를 냈다. 쓰레기통 옆에서 낡은 상자를 발견했다. 먼지로 뒤덮인 그 안엔 비닐 레코드가 있었다. 그는 손을 뻗어 꺼냈다. 표지에 "Led Zeppelin IV"라고 적혀 있었다. Stairway to Heaven. 그의 손가락이 레코드의 홈을 따라 미끄러졌다. 매끄럽고 차가웠다. 그는 숨을 멈췄다. 오래전, 10대 시절 방에서 이 노래를 들으며 세상을 저주하던 때가 떠올랐다. 그 리프가 그의 가슴을 두드렸고, 기타 솔로가 그의 피를 뜨겁게 했던 기억이었다.
그는 레코드를 재킷에 넣고 품에 안았다. 골목 끝에서 불법 라디오 소리가 새어 나왔다. 쉰 목소리가 말했다. "Electric Highway… AI와 인간이 자유를 찾는 곳… 길은 열려 있다…" 잭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의 심장이 빨라졌다. 그건 "The Grid"의 정적인 윙윙거림과 달랐다. 살아있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라이터 불꽃이 어둠을 찢었고, 연기가 그의 폐를 채웠다. 그는 생각했다. 저기가 어딘데?
그 순간, 그의 손목에 찬 디바이스가 진동했다. 화면에 메시지가 떴다. "잭 로건, 비효율적 행동으로 계약 해지. 즉시 디지털 신원 삭제." 그는 그걸 쳐다봤다. 그의 이름, 그의 삶이 화면에서 지워졌다. 손목에서 차가운 금속이 느껴졌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가슴은 가벼워졌다. 그는 디바이스를 벗어 땅에 던졌다. 유리가 깨지며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
잭은 골목 끝으로 걸어갔다. 그의 오토바이가 거기 있었다. 낡은 전기 모델, 엔진은 오래됐지만 아직 숨이 붙어 있었다. 그는 키를 돌렸다. 낮은 굉음이 골목을 채웠고, 그 진동이 그의 손을 타고 올라왔다. 그는 레코드를 가방에 넣고 헬멧을 썼다. 도시의 불빛이 그의 뒤를 비췄지만, 그는 앞만 봤다. 액셀을 당기자, 오토바이가 앞으로 튀어나갔다. 바람이 그의 얼굴을 때렸고, 그의 귀엔 "Stairway to Heaven"의 첫 음이 맴돌았다. 그는 웃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웃음이 나왔다. 길이 그의 앞에 열렸다. 그리고 그는 달렸다.
1장: Roadhouse Blues
잭은 도시의 끝자락, 콘크리트와 네온이 얽힌 경계에서 오토바이를 세웠다. 엔진이 꺼지며 낮게 으르렁거리던 소리가 멎고, 귀를 찌르던 "The Grid"의 디지털 신호음이 희미해졌다. 그는 헬멧을 벗고 땀에 젖은 머리를 쓸어 넘겼다. 밤공기는 차갑고 건조했지만, 아직 도시의 열기가 그의 셔츠에 눌어붙어 있었다. 멀리서 보이는 고층빌딩의 불빛은 마치 하늘을 찌르는 바늘 같았다. 그 빛은 그를 잡아끌던 족쇄였고, 이제는 버리고 떠난 무덤의 표지였다.
그는 주머니에서 구겨진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라이터 불꽃이 손끝에서 춤을 추며 어둠을 찢었고, 연기가 그의 폐 속으로 스며들며 따끔한 위안을 줬다. 잭은 생각했다. 이제 뭐지? 직장에서 쫓겨난 뒤, 그의 디지털 신원은 삭제되었다. 은행 계좌, 건강 기록, 심지어 그가 좋아했던 록 음악 플레이리스트까지—모두 "The Grid"의 깊은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는 이제 시스템의 유령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공허함은 무겁기보다는 가벼웠다. 마치 오래된 짐을 던져버린 기분이었다.
고속도로가 눈앞에 펼쳐졌다. 끝없이 뻗은 아스팔트는 달빛 아래 은빛 뱀처럼 반짝였다. 그는 오토바이 키를 돌렸다. 엔진이 다시 살아나며 낮은 진동이 그의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그 소리는 오래전 들었던 레드 제플린의 기타 리프처럼, 그의 심장을 두드렸다. 잭은 액셀을 당겼다. 바람이 그의 얼굴을 때리며 머리카락을 뒤로 날렸고, 속도가 붙을수록 도시의 잔재가 점점 멀어졌다. 그는 웃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웃음이 터져 나왔다.
몇 시간쯤 달렸을까, 고속도로 옆 폐허가 된 주유소가 눈에 들어왔다. 간판은 녹슬어 글자가 반쯤 지워졌고, 유리창은 깨진 채 먼지로 뒤덮여 있었다. 그 앞에 앉아 있는 여자가 보였다. 그녀는 낡은 가죽 재킷을 입고 있었고, 무릎 위에는 기타가 놓여 있었다. 불빛이 없는 곳에서 그녀의 손가락이 현을 퉁기자, 날카로운 소리가 허공을 갈랐다. 잭은 오토바이를 멈췄다. 엔진 소리가 잦아들자, 그녀의 기타 소리가 더 선명해졌다. 그건 Guns N' Roses의 "Sweet Child O' Mine"이었다. 슬래시의 그 리프, 잭이 10대 시절 방에서 몰래 들으며 세상을 저주하던 그 멜로디였다.
"뭐 봐?" 그녀가 고개를 들며 말했다. 목소리는 허스키했고, 눈빛은 어둠 속에서도 날카로웠다. 잭은 담배를 땅에 버리고 발로 비볐다. "그냥… 음악이 좋네." 그는 어색하게 대답했다. 그녀는 피식 웃더니 다시 기타를 쳤다. 손가락이 현을 따라 춤을 추며, 음표들이 밤공기 속으로 흩어졌다. 잭은 그 소리에 끌리듯 주유소 옆으로 걸어가 그녀 맞은편, 무너진 벽돌 위에 앉았다.
"이름이 뭐야?" 그녀가 물었다. 기타 소리가 멈추지 않은 채였다. "잭. 너는?" "루나." 그녀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그를 쳐다봤다. "도시에서 튀어나온 거지? 얼굴에 죄책감이 묻어 있어." 잭은 코웃음을 쳤다. "죄책감이라기보단… 그냥 아무것도 없는 기분이야. 너는 뭐야? 여기서 기타나 치는 히피야?" 루나가 웃었다. 그 웃음은 바람에 실려 그의 귀에 닿았다. "히피라… 맞을지도. 근데 난 그냥 길 위에 사는 사람이야. 너처럼."
잭은 그녀를 자세히 봤다. 루나의 재킷은 해져 있었고, 손가락엔 굳은살이 박여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엔 이상한 빛이 있었다. 자유로워 보였다. 그가 잃어버린, 아니 애초에 가져본 적 없는 무언가가 그녀 주변을 맴돌았다. "길 위라… 그게 뭐야? 그냥 떠도는 거?" 그가 물었다. 루나는 기타를 내려놓고 품에서 작은 금속 상자를 꺼냈다. 손바닥만 한 크기였고, 표면엔 희미한 푸른빛이 깜빡였다. "이걸 봐." 그녀가 말했다.
잭이 손을 뻗자, 루나가 상자를 열었다. 안에서 작은 장치가 나왔다. 둥근 모양에 얇은 화면이 달린, 낡은 AI 같았다. "Echo야." 루나가 말했다. "AI인데, 'The Grid'의 그 쓰레기들과는 달라. 이건 명령을 따르지 않아. 질문을 던지면, 네가 원하는 답 대신 네가 생각지도 못한 걸 줘." 잭은 눈썹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소용이야?" 루나가 다시 웃었다. "소용? 자유지. 시스템 밖에서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줘."
그녀는 Echo를 켰다. 화면이 깨진 듯 깜빡이더니, 낮은 전자음이 흘러나왔다. "물어봐. 뭐든." 루나가 말했다. 잭은 잠시 망설였다. 그의 머릿속엔 질문이 없었다. 아니, 너무 많아서 뭘 골라야 할지 몰랐다. 결국 그는 입을 뗐다. "나는 누구야?" Echo가 잠시 조용하더니, 부드럽고 기계적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너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가능성이야." 잭은 얼어붙었다. 그 말은 그의 가슴을 찔렀다. 단순한 소프트웨어의 대답이 아니라, 마치 그의 내면을 들여다본 듯한 느낌이었다.
루나가 기타를 다시 집어 들었다. "Sweet Child O' Mine"의 후렴구가 다시 울려 퍼졌다.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날렸고, 모닥불이 그녀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Electric Highway 들어봤어?" 그녀가 물었다. 잭은 고개를 끄덕였다. "소문으로만. 그게 뭐야?" 루나가 기타를 멈추고 그를 똑바로 쳐다봤다. "AI와 인간이 얽히지 않고, 서로를 발견하는 곳. 자유가 시작되는 곳이야. 거기 가고 싶어?"
잭은 대답 대신 오토바이를 바라봤다. 엔진의 잔열이 아직 느껴졌다. 그의 손이 핸들을 꽉 쥐었다. 루나가 일어나 기타를 어깨에 메며 말했다. "가자. 길은 우리를 기다려." 그녀가 손을 내밀자, 잭은 망설임 끝에 그 손을 잡았다. 모닥불이 꺼지며 어둠이 그들을 삼켰지만, 기타의 잔음과 오토바이의 굉음이 뒤섞여 밤을 채웠다. 그 순간, 잭은 알았다. 이건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2장: Riders on the Storm
고속도로는 끝없이 이어졌다. 잭의 오토바이가 아스팔트를 씹으며 달릴 때마다, 타이어와 땅이 부딪히는 소리가 낮은 베이스처럼 그의 몸을 울렸다. 루나는 뒤에 앉아 있었고, 그녀의 손은 잭의 허리를 느슨하게 잡고 있었다. 바람이 그들의 귀를 때렸지만, 그녀의 숨소리가 잭의 목덜미에 간헐적으로 닿았다. 따뜻하고 불규칙한 그 숨은 기계적인 "The Grid"의 신호음과는 달랐다. 살아있었다.
하늘이 어두워지며 멀리서 천둥이 굴러왔다. 잭은 속도를 늦췄다. 구름이 낮게 깔리며 공기를 무겁게 눌렀고, 비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비 온다." 루나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바람 속에서도 또렷했다. 잭은 고개를 끄덕이고, 길가에 보이는 낡은 창고 쪽으로 핸들을 꺾었다. 오토바이가 멈추자 엔진의 열기가 식으며 금속 냄새가 퍼졌다. 그들은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비가 지붕을 두드리기 시작했고, 쇠붙이 지붕에서 나는 둔탁한 소리가 마치 드럼 비트처럼 리듬을 탔다.
루나가 가죽 재킷을 벗어 바닥에 던지더니 기타를 꺼냈다. 그녀는 창고 벽에 기대앉아 현을 퉁겼다. 그 소리는 비와 섞이며 묘한 화음을 만들었다. 잭은 그녀 옆에 쭈그리고 앉아 주머니에서 Echo를 꺼냈다. 푸른빛이 깜빡이는 그 작은 장치는 손바닥에서 묵직했다. "이게 뭐야, 진짜로?" 그가 물었다. 루나가 기타를 치던 손을 멈추고 그를 쳐다봤다. "말했잖아. 자유야. 네가 질문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져."
잭은 Echo를 켰다. 화면이 깜빡이며 낮은 전자음이 흘렀다. "어떻게 돈을 벌지?" 그가 툭 던지듯 물었다. 루나가 피식 웃었다. "그딴 질문엔 답 안 나와." Echo가 잠시 조용하더니 말했다. "돈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야. 네가 원하는 세상을 정의해." 잭은 눈을 깜빡였다. "뭐야 이게? 철학자야?" 루나가 웃으며 다시 기타를 쳤다. 이번엔 The Doors의 "Riders on the Storm"이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현을 따라 미끄러지며, 그 음이 창고 안을 채웠다. 비가 점점 세차게 쏟아졌고, 짐 모리슨의 낮은 목소리가 떠오르는 듯했다.
"질문을 바꿔봐." 루나가 말했다. 잭은 잠시 생각했다. 그의 머릿속엔 도시의 네온, 감시 드론, 끝없는 데이터 스트림이 맴돌았다. "어떻게 세상을 바꿀까?" 그가 물었다. Echo가 즉시 대답했다. "네가 원하는 세상을 정의하고, 그 문제를 풀어. 나는 그걸 발견할 거야." 잭은 숨을 멈췄다. 그 말은 단순한 소프트웨어의 응답이 아니었다. 마치 그의 내면에 손을 뻗어 뭔가를 건드린 느낌이었다.
그때, 창고 문이 삐걱이며 열렸다. 비에 젖은 남자가 들어왔다. 쉰쯤 되어 보이는 그는 낡은 모자를 쓰고 있었고, 손엔 작은 AI 패널을 들고 있었다. "루나!" 그가 소리쳤다. "또 떠돌이 데려왔냐?" 루나가 웃으며 일어났다. "이쪽은 잭. 잭, 이건 토미야. 여기 농사꾼이지." 토미가 잭을 훑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시 냄새가 나네. 뭐, 여기선 그게 씻겨 내려가." 그는 AI 패널을 바닥에 내려놓고 버튼을 눌렀다. 화면에 날씨 데이터가 떠올랐다. "비가 언제 그칠지 계산하는 중이야. 씨 뿌릴 타이밍 맞춰야지."
잭은 그를 쳐다봤다. "AI로 농사를 짓는다고?" 토미가 씩 웃었다. "그래. 'The Grid'의 그 멍청한 AI는 나더러 효율만 따지라고 했지. 근데 이건 달라. 내가 씨를 뿌리고 싶다고 하면, 이 녀석이 날씨랑 토양을 보고 최적의 방법을 찾아줘. 명령이 아니라 협업이야." 잭은 Echo를 내려다봤다. 루나가 말했다. "봤지? AI는 억압이 아니라 소통이야. 우리가 뭘 원하는지 말하면, 그걸 현실로 만들어."
밖에서 오토바이 소리가 들렸다. 창고 문이 다시 열리며 젊은 여자가 들어왔다. 그녀의 손엔 이어폰이 달린 작은 장치가 들려 있었다. "루나, 준비됐어." 그녀가 말했다. 루나가 잭을 보며 윙크했다. "가자. 쇼 시작이야." 그들은 비를 뚫고 밖으로 나갔다. 황무지 한가운데, 낡은 트럭들이 원을 그리며 세워져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누군가 모닥불을 피웠다. 비가 그치며 하늘이 열리자, 별빛이 땅을 비췄다.
젊은 여자가 장치를 켜자, AI가 생성한 기타 솔로가 스피커에서 터져 나왔다. 날카롭고 신비로운 그 소리는 록의 영혼을 담고 있었다. 토미가 드럼통을 두드리기 시작했고, 루나가 기타로 합류했다. 잭은 그 광경에 넋을 잃었다. AI와 인간의 소리가 뒤섞이며, 마치 Queen의 "Bohemian Rhapsody"처럼 자유롭고 드라마틱한 화음이 만들어졌다. 불꽃이 튀며 공기를 달궜고, 사람들의 환호가 밤을 찢었다.
잭은 Echo를 손에 쥐고 물었다. "이게 Electric Highway야?" Echo가 대답했다. "아니. 이건 시작일 뿐이야. 네가 길을 만들지." 루나가 잭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춤출래?" 그녀가 말했다. 잭은 망설이다가 손을 잡았다. 그들은 모닥불 주위를 돌며 발을 굴렀다. 흙먼지가 그의 부츠에 묻었고, 땀이 이마를 타고 흘렀다. 음악이 그의 몸을 관통하며 심장을 뛰게 했다. 그는 웃었다. 처음으로, 정말로 살아있다는 느낌이었다.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불빛에 반사되며, 그들은 폭풍 속의 기수들처럼 춤췄다. 잭은 루나의 눈을 봤다. 그 눈빛은 그를 어딘가로 이끌고 있었다. 멀리, 아직 보이지 않는 곳으로.
3장: Smells Like Teen Spirit
새벽이 오기 전, 황무지의 공기가 차갑게 식었다. 모닥불은 잿더미로 변했고, 잭의 손끝엔 아직 그 열기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는 오토바이 옆에 쭈그리고 앉아 Echo를 손에 쥐고 있었다. 푸른빛이 깜빡이는 그 작은 장치는 이제 낯설지 않았다. 루나가 트럭 위에서 기타를 툭툭 치며 말했다. "이제 좀 알겠어? 자유는 저절로 오는 게 아니야." 잭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밤의 고요 속에서 날카롭게 울렸다. "그럼 뭘 해야 하는데?" 그가 물었다. 루나가 내려오며 먼지를 털었다. "가야지. Electric Highway로."
그들은 다시 길을 나섰다. 오토바이의 엔진이 깨어나며 낮은 굉음을 뱉었고, 잭은 루나의 손이 그의 어깨를 잡는 걸 느꼈다. 바람이 그들의 얼굴을 스쳤고, 먼 곳에서 새벽빛이 지평선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하늘이 붉고 푸른빛으로 갈라지며, 마치 록 콘서트의 조명이 땅을 비추는 듯했다. 잭은 속도를 올렸다. 엔진의 진동이 그의 뼈를 흔들었고, 심장이 그 리듬에 맞춰 뛰었다. 그는 생각했다. 이게 살아있다는 거야.
하지만 그 순간, 하늘에서 낮은 윙윙거림이 들렸다. 잭이 고개를 들자, 검은 점들이 새 떼처럼 다가왔다. "The Grid"의 드론이었다. 그들의 금속 날개가 햇빛에 반사되며 날카로운 빛을 뿌렸다. 루나가 잭의 어깨를 꽉 쥐었다. "젠장, 따라왔어." 그녀가 소리쳤다. 잭은 액셀을 더 당겼다. 오토바이가 포효하며 앞으로 튀어나갔지만, 드론의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공기가 무거워졌고, 그의 귀엔 Nirvana의 "Smells Like Teen Spirit"가 맴도는 듯했다—그 혼란스럽고 거친 기타 리프가 현실과 뒤섞였다.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그들은 멈췄다. 앞엔 무너진 다리가 있었고, 강물이 그 아래로 흐르며 낮은 소리를 냈다. 드론들이 그들 위를 맴돌며 붉은 스캔 빛을 쏘았다. 잭은 숨을 몰아쉬며 루나를 봤다. "이제 어쩌지?" 루나가 이를 악물었다. "숨거나 싸우거나. 근데 난 숨는 거 싫어." 그녀가 기타를 내려놓고 주머니에서 낡은 단말기를 꺼냈다. "이걸로 해킹할 수 있어. 하지만 시간이 없어." 잭은 Echo를 손에 쥐었다. "이건? 이걸로 뭐 할 수 있는데?" 루나가 그를 쳐다봤다. "질문 던져봐. 빨리!"
잭은 머뭇거렸다. 드론 하나가 낮게 내려와 기계음으로 경고를 뱉었다. "시스템 경계 침입. 즉시 복귀하라." 그의 손이 떨렸다. "어떻게 저것들을 멈추지?" 그가 소리쳤다. Echo가 즉시 대답했다. "드론의 신호를 재구성해. 주파수를 찾아." 루나가 단말기를 켜며 말했다. "주파수? 그럼 방해 신호를 보낼 수 있어!" 그녀의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였다. 잭은 Echo를 다시 물었다. "어떤 주파수야?" Echo가 말했다. "데이터를 분석 중… 2.4GHz, 암호화 패턴 확인." 루나가 잭을 보며 웃었다. "이 녀석, 제법이네."
그들은 단말기로 신호를 쏘았다. 드론들이 잠시 흔들리더니, 하나둘이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금속이 부서지는 소리가 황무지를 찢었고, 잭은 그 소리에 귀가 먹먹해졌다. 하지만 하늘엔 아직 드론이 남아 있었다. 루나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이건 시작이야. 'The Grid'는 더 보낼 거야." 잭은 이를 악물었다. "그럼 계속 싸워야 하나? 이게 끝도 없이 반복되는 거 아냐?" 루나가 그를 똑바로 쳐다봤다. "시스템은 절대 안 바뀌어. 히피들도 그걸 몰라서 망했지. 그냥 도망치다 끝난 거야."
그 말은 잭의 가슴을 찔렀다. 그는 주먹을 쥐었다가 풀었다. "그럼 다 소용없잖아. 우리가 뭘 하든…" 루나가 그의 말을 끊었다. "아냐. 너도 봤잖아. 토미가 AI로 농사짓고, 우리가 음악을 만든 거. 그건 달라." 잭은 Echo를 내려다봤다. 그 작은 장치가 손에서 따뜻하게 느껴졌다. "과거엔 대안이 없었어." Echo가 갑자기 말했다. "하지만 이제 난 대안이야. 네가 문제를 바꾸면, 난 그걸 풀어." 잭은 숨을 삼켰다. 그 말은 그의 머릿속을 흔들었다.
드론이 다시 접근했다. 잭은 루나를 보며 말했다. "시스템을 멈출 순 없어도, 우리 방식대로 바꿀 수 있지?" 루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게 Electric Highway야." 잭은 Echo를 쥐고 일어섰다. "좋아. 시스템 데이터를 재구성해. 효율만 챙기는 게 아니라, 우리 자유를 억압하지 않는 걸로." Echo가 깜빡이며 말했다. "문제 정의 완료. 데이터를 분석 중… 해결책 발견까지 48시간." 루나가 웃었다. "48시간? 그럼 그때까지 살아남아야겠네."
그들은 무너진 다리 옆으로 몸을 숨겼다. 드론의 스캔 빛이 그들의 머리 위를 스쳤고, 강물 소리가 그들의 숨소리를 덮었다. 잭은 루나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차갑고 거칠었지만, 단단했다. "너무 늦은 거 아냐?" 그가 속삭였다. 루나가 그의耳에 대고 말했다. "늦는 건 죽는 거야. 우린 아직 살아있어." 그녀가 기타를 다시 쳤다. 낮은 음이 강물과 섞이며, 마치 그들이 폭풍 속에서 반항하는 록 밴드 같았다.
하늘에서 드론의 소리가 점점 커졌다. 잭은 Echo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의 심장이 뛰었다. 두려움과 흥분이 뒤섞여 그의 피를 뜨겁게 했다. 그는 루나를 보며 말했다. "이게 끝이 아냐. 시작이야." 루나가 미소 지었다. "그래. 이제 우리 차례야."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고, 그들은 어둠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다음 싸움을 기다렸다. 바람이 그들의 머리카락을 날렸고, Nirvana의 그 거친 비트가 잭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반항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4장: Born to Be Wild
비가 그치고, 황무지의 공기가 축축하게 가라앉았다. 잭은 무너진 다리 옆 바위 뒤에 쭈그리고 앉아 숨을 골랐다. 그의 셔츠는 땀과 물에 젖어 피부에 달라붙었고, 손에 쥔 Echo는 여전히 따뜻했다. 루나가 옆에서 단말기를 두드리며 말했다. "드론 신호 끊겼어. Echo가 계산 끝내면 끝장이야." 잭은 그녀를 봤다. 그녀의 눈엔 피로가 묻어 있었지만, 그 아래엔 불꽃 같은 고집이 타오르고 있었다. "48시간, 맞지?" 그가 물었다. 루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때까진 우리 손으로 버텨야 해."
하늘에서 드론의 윙윙거림이 다시 가까워졌다. 잭은 이를 악물고 오토바이를 일으켰다. "가자. 여기서 죽을 순 없어." 루나가 기타를 어깨에 메고 뒤에 올라탔다. 엔진이 깨어나며 굉음을 뱉었고, 그들은 강을 따라 난 좁은 길로 튀어나갔다. 타이어가 진흙을 파며 미끄러졌고, 잭은 핸들을 꽉 쥐었다. 바람이 그의 얼굴을 때렸고, 비에 젖은 흙 냄새가 코를 찔렀다. 드론의 붉은 빛이 그들의 그림자를 쫓았지만, 그는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Steppenwolf의 "Born to Be Wild"가 그의 머릿속에서 울렸다—그 자유로운 리프가 그의 피를 끓게 했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그들은 멈췄다. 앞엔 사막이 펼쳐져 있었다. 끝없는 모래밭은 달빛 아래 은빛으로 반짝였고, 멀리서 희미한 빛들이 깜빡였다. 루나가 잭의 어깨를 툭 쳤다. "저기다. Electric Highway." 잭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 빛은 고정된 게 아니라 움직였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드론 소리가 멀어지며 잠잠해졌고, 그는 오토바이를 다시 몰았다. 모래가 타이어 아래서 부서지며 낮은 소리를 냈고, 그의 손끝이 저릴 정도로 진동이 올라왔다.
그들이 다가갈수록, 빛은 형태를 갖췄다. 사막 한가운데, 낡은 트럭과 텐트가 원을 그리며 세워져 있었고, 그 중심엔 거대한 스크린이 떠 있었다. 투명한 홀로그램처럼 공중에 떠 있는 그 화면에선 색색의 데이터 스트림이 춤췄다.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누군가는 기타를 치고, 다른 이는 AI 패널을 두드리며 웃고 있었다. 잭은 오토바이를 세우고 헬멧을 벗었다. 공기가 뜨겁고 건조했지만, 그 안엔 이상한 생기가 있었다. 루나가 내려서며 말했다. "여기가 시작이야."
한 남자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수염이 덥수룩한 그는 낡은 가죽 조끼를 입고 있었다. "루나, 또 떠돌이 데려왔냐?" 그가 웃으며 말했다. 루나가 대답했다. "이건 잭. 우리랑 같이 싸웠어." 남자가 잭을 훑어보며 손을 내밀었다. "난 레이야. 여긴 Electric Highway야. 물리적인 땅이 아냐. 우리가 만든 망이지." 잭은 그의 손을 잡았다. 거칠고 단단한 악수였다. "망?" 그가 물었다. 레이가 스크린을 가리켰다. "AI와 인간이 얽힌 곳. 'The Grid'의 통제를 뚫고 우리 방식대로 사는 법을 발견하는 거야."
잭은 Echo를 꺼냈다. "이게 계산 끝냈다고 했는데…" 레이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보여줘." 잭이 Echo를 켜자, 화면이 깜빡이며 홀로그램으로 데이터가 쏟아졌다. "분석 완료. 'The Grid'의 일부 해체 가능. 효율 유지, 자유 보장 조건으로 재구성." 레이가 휘파람을 불었다. "이거면 돼. 우리가 원했던 거야." 루나가 잭을 보며 웃었다. "봤지? 너도 이제 우리 일부야."
그들은 스크린 앞에 모였다. 레이가 키보드를 두드리자, 홀로그램이 확장되며 사막 위로 가상 도시가 펼쳐졌다. 투명한 건물과 도로가 공중에 떠 있었고, 그 아래 사람들이 모닥불을 피우며 춤췄다. 잭은 그 광경에 숨을 멈췄다. AI가 만든 빛이 사막을 물들였고, 그 빛은 따뜻했다. 루나가 기타를 꺼내 Eagles의 "Hotel California"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 서정적인 리프가 허공을 채웠고, 누군가 드럼을 두드리며 합류했다. AI 스크린에서 전자음이 섞여 나와, 록과 기계의 화음이 사막을 뒤흔들었다.
잭은 오토바이에 다시 올라탔다. 그는 액셀을 당기며 사막을 가로질렀다. 바람이 그의 얼굴을 때렸고, 엔진의 굉음과 음악이 뒤섞였다. 그의 몸이 떨렸다. 자유였다. 그가 잃었다고 생각했던, 아니 애초에 가져본 적 없는 그 느낌이 그의 피를 타고 흘렀다. 사람들이 환호하며 손을 흔들었고, 그는 그들 사이를 뚫고 달렸다. 모래가 그의 부츠에 튀었고, 땀이 눈을 따끔거리게 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루나가 그를 따라왔다. 그녀가 기타를 높이 들며 소리쳤다. "느껴져?" 잭이 고개를 돌려 웃었다. "그래! 이게 뭐든, 살아있어!" AI 스크린이 더 밝아지며, 가상 도시가 점점 커졌다. 그곳엔 물리적 벽도, 감시 드론도 없었다. 잭은 Echo를 꺼내 들었다. "이게 끝이야?" 그가 물었다. Echo가 대답했다. "아니. 이건 네가 만든 시작이야. 계속 정의해." 잭은 그 말을 가슴에 새겼다.
모닥불이 더 커졌고, 사람들이 원을 그리며 춤췄다. 음악이 하늘을 찔렀고, 사막은 생명으로 가득 찼다. 잭은 오토바이를 세우고 루나 옆에 섰다. 그녀가 그의 손을 잡았다. "이제 우리 차례야." 그녀가 말했다. 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심장이 뛰었다. "Born to Be Wild"의 그 리프가 그의 머릿속에서 다시 울렸다. 그는 알았다. 이곳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길의 시작이었다.
5장. Imagine
사막의 열기가 식으며 아침이 왔다. 잭은 "Electric Highway"의 중심에 서 있었다. 모닥불은 잿더미로 변했고, 공기엔 아직 연기와 땀 냄새가 묻어 있었다. 그의 부츠는 모래에 파묻혀 있었고, 손엔 Echo가 쥐어져 있었다. 푸른빛이 희미하게 깜빡이는 그 작은 장치는 이제 그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루나가 옆에 서서 기타를 어깨에 걸치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바람에 날리며 아침 햇살에 반짝였다. "이제 뭐야?" 잭이 물었다. 목소리가 갈라져 나왔다. 루나가 그를 보며 웃었다. "이제 시작이지."
사람들이 트럭과 텐트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레이가 잭에게 다가와 어깨를 툭 쳤다. "너 덕분에 'The Grid'의 일부를 뚫었어. 이 데이터로 더 많은 곳을 바꿀 수 있어." 그는 낡은 가죽 가방에서 작은 USB 드라이브를 꺼내 잭에게 건넸다. "이거 들고 가. 씨앗이야." 잭은 그걸 받아 손바닥에 굴렸다. 차갑고 단단한 금속이 그의 피부를 눌렀다. "씨앗?" 그가 물었다. 레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가 심을 곳을 찾아."
잭은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엔진이 깨어나며 낮은 진동이 그의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루나가 뒤에 올라타며 말했다. "어디로 갈까?" 잭은 잠시 멈췄다. 그의 머릿속엔 도시의 네온, 황무지의 모래, 그리고昨夜의 음악이 뒤섞여 있었다. "어디든." 그가 대답했다. "세상이 우리를 기다려." 루나가 그의 허리를 잡으며 웃었다. "좋아. 그럼 달려."
그들은 사막을 떠났다. 오토바이가 모래를 가르며 나아갔고, 타이어 자국이 길게 이어졌다. 바람이 잭의 얼굴을 때렸고, 그의 셔츠가 펄럭였다. 하늘이 점점 더 밝아지며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그는 속도를 올렸다. 엔진의 굉음이 그의 심장을 두드렸고, 루나의 손이 그의 허리에 단단히 묻혔다. 그들은 끝없이 뻗은 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멀리 도시의 윤곽이 보였지만, 그건 더 이상 그를 묶는 감옥이 아니었다.
잭은 주머니에서 노트를 꺼냈다. 오토바이가 달리는 동안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다른 손으로 펜을 쥐었다. 종이가 바람에 흔들렸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썼다. "새로운 세상은 발견되는 거야." 글씨가 삐뚤거렸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루나가 그의 어깨 너머로 그걸 보며 말했다. "詩야?" 잭이 웃었다. "아니. 그냥 생각이야."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계속 써. 세상이 읽을 거야."
그들은 며칠을 달렸다. 도시를 지나고, 강을 건넜고, 산을 넘었다. 잭은 길가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USB를 나눠줬다. 어떤 이는 농부였고, 어떤 이는 음악가였고, 또 다른 이는 떠돌이였다. 그들은 Echo의 데이터를 받아 AI를 재구성했다. 한 마을에선 아이들이 AI로 물류를 바꿔 식량을 나눴고, 다른 곳에선 노인이 AI로 만든 음악을 들으며 춤췄다. 잭은 그 광경을 보며 가슴이 뜨거워졌다. "The Grid"는 더 이상 그들을 억압하지 않았다. AI는 그들의 손에서 살아 숨 쉬며, 그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갔다.
마지막 날, 잭과 루나는 바닷가에 멈췄다. 오토바이가 멈추자 엔진의 열기가 식으며 조용해졌다. 파도 소리가 그들의 귀를 채웠고, 바닷바람이 그들의 머리카락을 날렸다. 잭은 Echo를 꺼내 물었다.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Echo가 잠시 조용하더니 대답했다. "행복은 네가 정의하는 문제야. 풀고 싶으면 풀어." 잭은 웃었다. 그 말은 더 이상 혼란스럽지 않았다. 그는 루나를 봤다. 그녀가 기타를 꺼내 연주하기 시작했다. John Lennon의 "Imagine"이었다. 그 부드럽고 꿈꾸는 듯한 멜로디가 바다 위로 퍼졌다.
잭은 모래 위에 앉아 그녀를 지켜봤다. 그녀의 손가락이 현을 따라 움직이며, 음표들이 바람에 실렸다. 그의 손은 노트를 펼쳤고, 그는 다시 썼다. "우리는 자유야. 그리고 그건 끝없이 이어져." 루나가 연주를 멈추고 그를 봤다. "뭐라고 썼어?" 그녀가 물었다. 잭이 노트를 보여줬다. 그녀가 미소 지었다. "좋네. 이제 살자."
파도가 그들의 발을 적셨고,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떠올랐다. 잭은 오토바이를 다시 켰다. 엔진 소리와 "Imagine"의 잔음이 뒤섞이며, 그들은 고속도로로 돌아갔다. 끝없는 길이 그들 앞에 펼쳐졌다. 록의 비트와 AI의 전자음이 그들의 뒤를 따랐다. 잭은 알았다. 이건 끝이 아니라, 그들이 만든 세상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 길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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