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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쓰기/쓰고 읽기

신간 소식 : 무엇을 바꿀 것인가

by 격암(강국진) 2025. 3. 24.

제가 쓴 새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저는 지금의 AI 담론은 대개 한가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AI를 써서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은 채 AI의 의미가 논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AI는 우리 주변의 기계처럼 정확한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설계되어진 기계가 아니고 오히려 여러가지 문제를 풀 수 있는데 쓰는 새로운 해결의 접근법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무슨 문제를 풀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AI를 생각하지 않고서는 AI의 의미와 가치를 오해하기 쉽습니다. 왜냐면 과학이 그러하듯 AI는 가능성으로는 무슨 문제든지 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무슨 문제를 풀 것인가를 고민한다는 것은 우리 자신에 대한 성찰 그리고 나아가 우리 인간의 현재 문명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우리는 뭐가 모자라서 고생하고 고민하고 불행한지에 대해 고민하고 지금의 인류 문명이나 자본주의가 뭐가 부족한가를 AI와 상관없이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우리에게 부족한 그 것을 과연 AI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지를 생각해야 AI의 의미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은 지금 AI를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로만 생각합니다. 그런데 산업혁명이래 기술의 발전은 계속 과잉생산의 문제 즉 소비의 문제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러니까 생산성을 높여서 무조건 생산만 많이 하면되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걸 돈을 주고 구매할 소비자가 없다면 생산을 해도 소용이 없으니까요. 이런 걸 생각하지 않고 AI가 지금보다 훨씬 더 생산만 많이 하는 미래를 만들면 우리는 오히려 경제난에 빠지게 될 겁니다. 

 

AI이전에 인간의, 인류의 문제를 생각해 보는 것은 AI가 가진 진정한 잠재력을 알게 해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만약 수렵채집인에게 글을 읽고 쓰는 문명인이 문자의 이득을 설명하려고 한다면 수렵채집인은 글자가 멧돼지를 더 많이 잡게해주냐고 물어볼지도 모릅니다. 사냥을 더 잘하는 것이 수렵채집인의 욕망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문명인이 되면 인간의 욕망자체가 바뀐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글자를, 나아가 문명을 고작 사냥을 더 잘하게 해주는 방법정도로 이해하려고 할 겁니다. 그러면 글자가 얼마나 대단한 힘을 지녔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문명 사회에서의 인간의 역할과 의미도 이해할 수가 없는 겁니다. 

 

우리는 지금도 AI에 대해서 비관론이니 낙관론이니 하고 나뉘어 말다툼을 하고는 하지만 사실 이 두가지 태도는 모두 미래에 대해서 인간의 역할을 말하지 않는 수동적인 태도입니다. 즉 천국이든 지옥이든 인간이 뭘하는가와 상관없이 우리에게 온다는 태도입니다. 이렇게 되는 이유가 바로 AI로 무슨 문제를 풀려고 하는지, 우리가 지금 무슨 문제를 가지고 있는 지에서 AI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이 책은 AI의 잠재력은 연결과 소통의 미디어가 되는데에 있으며 그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 인간은 어떤 정신적 변화를 가져와야 하고 그것이 우리의 교육을 어떻게 바꾸도록 요구하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이 책이 인쇄를 마쳤다고 하는 소식을 듣는 지금 저는 앤스로픽의 클로드 AI에서 MCP라는 새로운 기능을 내놓아 화제를 일으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제가 책에서 말하는 연결과 소통이 AI의 본질에서 가깝다고 하는 것을 보여주는 소식입니다.

 

물론 제가 책에서 하는 말은 제 블로그의 글에 거의 다 있습니다. 하지만 훨씬 더 정리되지 않은 형태로 있지요. 출판사의 편집장과 함께 소통하면서 거의 1년동안 손보며 내놓은 글이니 보다 잘 정리된 형태의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AI가 만들 수 있는 바람직한 미래에 대해 관심있으신 분들이 한번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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