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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학교, AI 환경

AI 시대에는 사람이 할 일이 없을 거라고?

by 격암(강국진) 2025. 12. 30.

세상에는 널리 퍼진 그러나 매우 의심스러운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AI시대에는 인간이 할 일이 없다는 말이다. 언뜻 들으면 그럴듯한 이야기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를 보면 그건 믿기 힘들다. 실제로는 AI 시대에는 여러가지 새로운 가능성이 열려서 오히려 사람들이 지금보다 과로에 빠져서 살 가능성이 클 것이다. 문제는 일이 없는게 아니라 휴식이 될 것이다.

 

역사는 이런 예들로 채워져 있다. 예를 들어 농사를 짓지 않고 살던 수렵채집인인 이제 농사를 지으면 생산성이 좋아지고 사냥을 할 필요가 없으니 놀고 먹게 되었나? 전근대에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 기계가 일을 하는 근대 시대로 접어들자 이제는 농사일을 할 필요가 없으니 놀고 먹게 되었나? 역사를 보면 그와는 반대로 가면 갈 수록 사람들은 오랜동안 일하게 된 것같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아직도 남아 있는 소수의 수렵채집인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하루에 불과 몇시간만 일한다고, 취직도 없고, 학교도 없다고 부러워 하기도 한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AI의 시대는 어떨까? 여전히 사람들은 일을 빼앗기는 것만 생각하지 본인이 일을 밤새워 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AI 시대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마치 근대가 왔는데 여전히 국민대다수가 농사를 짓는 것과 같은 시대에 있다. 사람들은 앞으로는 농사를 기계로 지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우리는 그럼 할 일이 없다는 말인가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AI가 열어갈 가능성을 지금 모두 다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을 하나 말해 보겠다. 나는 요즘 indiebiz라는 프로젝트에 빠져 있다. 그것은 복합적인 프로젝트이지만 그것이 가지는 한가지 특징은  AI를 API로 써서 내가 어느 회사의 AI를 쓸 수 있을 지를 결정하고 그런 전제하에 내 컴퓨터와 내 물건에 AI가 접촉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럴 때 AI는 무한한 가능성을 연다.

 

예를 들어 AI는 일단 내 컴퓨터라는 하드웨어를 보다 잘 관리할 수 있다. 컴퓨터 관리 프로그램을 짜서 AI와 연결시켜주면 AI와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내 컴퓨터를 들여다 보게 된다.

 

나 : 내 컴퓨터에 쓸모없는 파일들이나 중복된 파일들이 없는지 가르쳐줘.

AI : 이러저러한 파일들이 있습니다. 특히 이러저러한 파일들은 절대 안전하니 꼭 지웁시다.

나 : 그래. 그게 뭐에 쓰는 건데?

AI : 그 파일들은 이러저러하게 만들어 진 겁니다. 지워도 안전합니다.

 

이건 은유가 아니다. 실제로 AI와 나는 마치 인간 전문가가 내 컴퓨터를 설명해주는 것처럼 대화하면서 컴퓨터 관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물론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일단 AI가 하드웨어들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 내 노트북에 있는 카메라로 입력을 받는다. AI가 이미지 입력을 받는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지만 내 카메라를 AI가 직접 컨트롤하면 내가 말하고 싶은게 있을 때마다 그걸 간편하게 보여줄 수 있다.

 

이미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가? 혹은 그런거야 이미 많이 봤다고 생각하는가? 이건 1%도 안된다. 당신의 안드로이드 폰을 PC에 꼽으면 AI는 PC 관리하듯 폰도 관리해 준다. 관리 프로그램이야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건 앞에서 말해듯이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하는 관리다. 당신이 메뉴얼 읽고찾아서 하는 관리가 아니다. 당신은 당신의 연락처 정보가 어디에 있는 지 알 필요도 없다. 그냥 AI에게 그걸 가져달라고 말하면 된다. 그리고 이것도 한 2-3%도 안된다.

 

하드웨어 컨트롤은 이런 흔한 기계말고 다른 기계에 AI를 붙이면서 가능성이 더 커진다. 나는 최근 EST32 보드를 샀다. 이건 작은 컴퓨터 같은 것이지만 1-2만원밖에 안하는 것이다. 그래도 wifi도 되고 블루투스도 되는 물건이며 단순히 아이들 장난감이 아니고 산업현장에서 실제로 쓰이는 물건이다. 예를 들어 창고 온도 모니터링이나 CCTV 모니터링같은 걸 이런 보드로 한다. 나는 이걸 통해서 여러가지 센서들을 사용하는 응용이 현실에 많다는 이야기만 최근에 들었을 뿐 이게 뭐하는 물건 인지도 몰랐다. 

 

그런데 이걸 indiebiz같은 AI가 설치된 PC의 USB에 꼽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AI는 이 기계를 인식하고 설정한다. 그리고 여기에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넣어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어떻게 쓰는 지를 1도 모르는 사람도 USB에 꼽아 놓고 불빛이 반짝반짝 작은 별의 리듬으로 빛나게 해줘라고 말하면 그게 당장 현실이 된다. 하드웨어 자동화를 이렇게 쉽게 한다고 하는 것은 공대생들에게는 지옥이자 천국일 것이다. 열심히 공부한게 다 쓸모 없고 또 공부안해도 그걸 척척해주니까 말이다. 

 

하지만 불빛이 반짝이는 정도로는 시시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럼 보다 본격적인 진짜 프로젝트를 해보자. EST32 보드는 프로그램에 의해서 PC의 USB에 연결했을 때 자신을 속이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니까 USB로 꼽으면 마우스나 키보드인 척할 수있다. 그리고 네트웍 장비인척도 할 수 있다. 이걸 이용하면 어떤 PC에 EST32보드를 꼽았을 때 그 PC를 AI가 원격으로 조종하게 할 수 있다. 이건 거의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오는 일인데 이 부분의 가장 놀라운 것은 기계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냥 AI와 상담하면 된다. 

 

예를 들어 EST32보드로 다른 PC를 원격조종하게 하자는 아이디어는 내가 만든 것이다. 키보드 인척 할 수 있다니 그럼 다른 부품인 척해서 그 PC를 조종할 수는 없냐고 그냥 물어본 것이다. 그러자 AI는 가능성을 조사하고 그걸 현실화 시킨다. USB만 꼽아주시면 내가 모든 프로그램을 다 짜서 그렇게 되게 하겠다고 한다. 

 

솔직히 말하면 이게 아주 순조롭게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는 불과 한시간 만에 내 맥북의 indiebiz AI가 나의 낡은 미니 pc의화면에 Hello this is indiebiz라고 쓰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pc에 파이선을 깔고 node.js를 까는 것을 보게 되었다. ssh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일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말은 아주 많다. 일단 이것은 가능성의 시작일 뿐이다. 지금 AI의 가능성이 제한된 이유는 사실 AI가 적당한 정보와 도구와 접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접촉만 하면 AI는 아주 많은 메뉴얼에 대한 일을 해줄 수 있는데 하드웨어 컨트롤은 그냥 전부가 메뉴얼에 대한 일이다. 당신의 개인정보에 접촉해서도 그런 일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옳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새롭고 큰 가능성을 가진 것 가운데 위험하지 않은 일은 하나도 없다. 

 

여러분이 공대생이 아니라면 이런 이야기가 크게 놀랍지는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여러분이 공대생이고 어느 정도의 상상력을 가졌다면 AI가 접촉만 하면 엄청난 일을 해줄 수 있다는 이야기에 크게 흥분할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결론이 나온다. 여러분은 내가 그런 것처럼 아주 바빠질 것이다. 크게 열린 가능성 앞에서 그걸 테스트 해보느라고 잠도 잘 못잘 것이다. 이런 일은 앞으로 무수히 많은 영역에서 벌어질 것이다. 예를 들어 lovable이란 걸 쓰면 그냥 말 몇마디로 앱을 만들 수도 있다. 

 

머지않아 이러한 가능성의 샘물은 적어도 아주 오랜동안 고갈되지 않을 것이다. 요기까지만 하면 편해지겠고 쉬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여러분이 뭔가를 해보면 볼 수록 가능성의 지평선은 점점 넓어지고 아마도 결코 그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인간이 한가해 지겠는가? 아마도 조만간 사람들은 몇년전에는 참 세상이 한가했다고 말할 지도 모른다. 산업 시대를 살던 사람이 농업 시대를 돌아보면서 이야기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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