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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인공지능에 대한 글

도대체 어딜 보고 있습니까.

by 격암(강국진) 2010. 1. 24.

한국에 방문하는 길에 비행기 위에서 미래의 인공지능 기계들에 대한 다큐를 보았습니다. 그 다큐는 새로운 인공지능, 로보트, 자동차 같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제가 연구한 것과 관련된 것들이고 제가 좋아하는 주제이기도 해서 다큐자체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만 한편으로는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미래에 진짜로 중요해 질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반쪽짜리 이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물이 많아지면 물이 귀하게 여겨지지 않듯이 과학기술의 발전이 일어나면 날수록 과학기술의 가치는 떨어질것입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를 봅시다. 컴퓨터가 처음 나왔을 무렵 기계어를 쓸줄 알고 프로그램을 할줄 아는 사람들은 천재 과학자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미래는 컴퓨터가 지배할 것이며 인간처럼 생각할수 있는 컴퓨터가 몇십년안에 나올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반세기정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과연 사람들의 기대는 어떤 미래를 만들어 냈을까요. 우리는 컴퓨터가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을까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과연 컴퓨터는 엄청나게 발전하고 우리는 수많은 컴퓨터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이 세상은 이제 더이상 컴퓨터 없이는 굴러가지 않을 것처럼보입니다. 


이런 세상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월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져서 오늘 세상에는 대부분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저소득층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컴퓨터 언어가 발달하면서 프로그램만들기가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부분은 컴퓨터 부분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게임을 만든다고 해봅시다. 진짜 어려운 부분은 대부분 구식부분입니다. 줄거리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하는 부분들이며 컴퓨터와 거의 무관한 부분이 진짜로 어렵습니다. 그걸 프로그래밍하는 것은 대부분 상대적으로 쉬운 일입니다. 그걸 해줄사람은 사방에 가득합니다. 


이제 개인용컴퓨터가 엄청나게 발달한 가운데 가격도 매우 싸져서 열대가 넘는 컴퓨터를 가진 사람도 흔합니다. 오피스에 피씨가 몇대 자기집에 피씨가 몇대 이런 식입니다. pmp나 핸드폰도 알고보면 실질적으로 컴퓨터라고 불려야 하는 기계들입니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가 금방 나올거라고 말했지만 그 예상은 번번히 빗나갔습니다. 지금도 제가 본 위의 다큐같은 곳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고 예측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사람들은 인간의 지능이 뭔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방대한 하드디스크를 가진 피씨는 이미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어떻게 말하면 인간보다 기억력좋은 기계라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출연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세계챔피언 체스플레이어를 컴퓨터가 이긴것도 이제는 꽤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인간의 지능을 아직은 컴퓨터가 능가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실은 지능이란게 뭔지에 대한 이해도 상당히 천박한 편입니다. 어떤 것이 합리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뭔가를 정의하는 일은 사실상 제가 이 블로그에서 지난 몇달동안 논해왔던 가치판단의 문제와 핵심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치판단은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 결정을 내리는 것이며 이것은 사실명제로 부터 나오지 않기 때문에 프로그래밍되거나 만들어 내기 어려운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따로 언제 더 길게 하도록 하고 지금은 어렵다는 것만 이야기합시다. 


많은 사람들이 빠른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적인 지능을 가진 기계가 출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예측보다 훨씬 길게 오히려 비인간적인 부분만 기계가 대체함으로해서 인간적인 지능의 가치만 증가될것입니다. 


우리가 보통 인간만이 할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기계에 의해 정복되지 못하고 그 이외의 것들은 기계들이 빠르게 대체할 것입니다. 그결과로 만들어 지는 사회는 바로 인간으로 남아있는 인간들이 귀한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프로그래머의 소득변화를 가지고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말해지는 것, 혹은 인간이 기계보다 훨씬 잘하는 것은 예를 들어 창의력을 발휘하고 예술감각을 발휘하는 것, 다른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등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유전자 알고리즘 같은 것을 쓰면 인간지능을 컴퓨터가 따라올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런 미래는 설사 오는 날이 있다고 해도 사람들 예측보다 훨씬 훨씬 늦게 올것이거나 영영 오지 못할 것입니다. 


조리법이 정해진 상태에서 로봇은 요리를 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날의 날씨, 손님의 기분 상태, 요즘의 유행에 맞춰 가장 최적의 서비스를 하는 요리사는 여전히 사람일 것입니다. 따라서 패스트푸드점이나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점이 존재해도 고급음식점은 남게 되는 것처럼 사람이 관여할 부분은 여전히 남습니다. 


인간 심리에 대한 연구, 이미 존재하는 멜로디, 이미 존재하는 이미지등을 이용해서 빠르고 쉽게 생산되는 인스턴트 공장식 문화물은 확실히 사회를 가득채울 것입니다. 이미 그렇게 되고 있지요. 노래를 만들고 가수를 만들고 영화를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널리 소비됩니다. 그러나 그들은 엘비스 프레슬리나 조용필 같은 존재는 되지 못합니다. 그들은 공식에 따라 쉽게 만들어진 만큼 쉽게 잊혀지고 대체될것입니다. 기억되지 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돈도 벌지 못할 것입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재능은 무엇인가. 바로 가치판단의 재능입니다. 판단력, 결단력을 가진 사람들만이 기계로 변한 수많은 사람들 위로 솟아날 것입니다. 빌게이츠니 오바마니 워렌 버핏이니 하는 유명인들과 보통 사람들과의 가장 큰 차이는 지식이나 논리력이 아닙니다. 바로 가치를 판단하는 능력입니다. 


인터넷을 둘러보고 신문방송을 보면 이런 것과 상관없는 것으로 가득차서 사람들을 그런 것에 주목합니다. 이것은 마치 패스트푸드 점의 아르바이트 자리를 미래를 위한 희망으로 생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음식을 공장처럼 생산합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시스템의 일부로서의 인간은 가치가 점점 하락합니다. 


패스트 푸드처럼 만들어 지는 음악과 영화, 패스트 푸드처럼 교육되서 만들어 지는 인간들은 그 가치가 점점 하락할수 밖에 없습니다. 차별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계속해서 더 많은 지식을 탐구합니다. 뭐뭐 하는 법이라는 지식입니다. 사람을 사귀는 처세술은 대개 이런 저런 규칙을 나열합니다. 좋은 부모가 되는 교육법도 이런 저런 규칙을 나열합니다. 좋은 가정을 만드는 법, 좋은 회사를 만드는 법, 좋은 연인이 되는 법, 좋은 지역사회를 만드는 법을 배우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대개 논리와 규칙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결국 그런 추구는 또다른 패스트 푸드가 되고 맙니다. 드라마속의 연인을 흉내내는 연애감각으로는 절대 뜨거운 사랑을 할수 없습니다. 그안에 내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세에 내가 없고 부모가 되는 것에 내가 없고 가정에 내가 없고 연인관계에 내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실패합니다. 


이것은 매우 단순한 진실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같습니다. 사람들이 신경쓰고 있는 일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심지어 지식인이라는 사람들도 그렇습니다. 그들은 창백하고 가치없는 지식, 사람들에게 자신도 믿지 않는 것을 팔고 있을 뿐입니다.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자신을 지키는 일에 도움을 줘본적이 없는 것을 가치있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에게 파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도대체 어딜 보고 사는 것일까요. 사람들은 도대체 뭐가 되려고 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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