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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본 미국 이스라엘

일본에 사는 사람의 생각 : 사라진 집전화

by 격암(강국진) 2014. 2. 27.

최근에 우리집에 큰 변화가 두개 있었습니다. 하나는 가족들의 핸드폰이 전부 아이폰이 되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뭘 하다보면 하는 김에 일을 더 저지르게 되는데요. 그렇게 해서 우리는 인터넷 회사도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는 김에 일을 한발을 더 나갔는데 그건 바로 유선 전화기 계약을 해지한 일이었습니다. 그때문에 고생도 좀 했는데 간단히 그일을 기록에 남깁니다. 


인터넷을 바꾸자 설비하는 사람이 날짜를 지정해서 설비를 하러 오고 인터넷이 바뀌었습니다. 바뀌었다고 해도 체감적으로 다른 것은 없었고 그저 옛날 전화번호가 다른 번호로 바뀐 것뿐이었으며 전에는 인터넷 모뎀과 라우터가 따로 있었는데 이번에 가져온 기계는 두기계가 하나로 되어 있는 것이더군요. 


우리가 인터넷 회사를 바꾸기로 한 것은 서비스 문제가 아니라 순전히 돈때문이었습니다. 5만5천엔을 현금으로 받기로 했으니까요. 동네 전자상가를 갈때면 좋은 조건이라면서 우리를 유혹하는 소리를 늘 들었는데 귀찮아서 내버려두고 있다가 이번에 그 유혹에 넘어간 셈입니다. 이렇게 바꾸게 되면 사실은 전에 보다 한달에 천엔정도 사용료를 더 내게 되는 것이었지만 현금으로 준다는 돈이 너무 커서 그걸 다 상쇄하고도 남더군요. 


그렇게 하고 나서 우리 부부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명세표를 보니 우리가 다달이 천엔정도를 유선전화기 사용료로 내고 있더라, 그런데 가족 전부가 핸드폰이 있는 시대에 유선전화가 필요할까. 이런 생각이 든 겁니다. 아직은 이라는 생각도 좀 들었지만 천엔정도 올라간 사용료가 다시 원상복귀가 될거라는 생각이 들자 좀 무리해도 한번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되면 다시 가입하면 될거라는 생각에 말이죠.


아내는 전화를 걸어서 가능한 서비스를 전부 다 끊어버렸습니다. 히카리 티브이라는 케이블 서비스도 이번에 일단 연결하고 써보라고 했지만 써보니 쓸데없다는 것이 분명해서 같이 끊었습니다. 그리고 물론 유선전화기도 끊었죠. 옛날 유선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면 새로운 전화번호를 안내해 준다고 해서 핸드폰 전화번호로 연락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전화가 끊어졌습니다. 문제는 인터넷도 같이 끊어져 버렸다는 것이죠. 어떻게 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요즘은 기술이 좋아서 원격으로 우리가 쓰는 인터넷모뎀과 라우터 복합기를 조절할수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쓰던 기계는 한회선 말고는 먹통이 되었고 그 회선도 컴퓨터에 연결하고 프로그램을 깔아야 인터넷이 되는 것이지 그대로 애플 에어포트익스프레스에 꼽아서는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없었습니다. 


주어진 설정 씨디로 컴퓨터에 인터넷 연결은 했습니다만 와이파이가 안되니까 집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귀찮게 될줄 몰랐던 우리 부부는 부랴부랴 전화를 걸고 인터넷 검색을 해서 라우터를 따로 사서 설치하면 된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공짜가 없는건지 따로 돈이 들고 시간이 들어가더군요. 


그렇게 해서 산 녀석이 바로 이 라우터입니다.





iodata의 etx2-r이란 모델인데 2천8백엔을 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실 여기서 계산이 좀 복잡했습니다. 한달에 천엔을 아끼기 위해 몇천엔을 들여서 기계를 사야할까 하는 생각과 컴퓨터는 본래 시킨대로 해서 되는게 아니니 이걸 설치하다가 또 잘안되서 일이 꼬이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맞물렸던 것이죠. 


그래서 실제로 전화를 다시 걸어 유선전화를 되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묻기도 했는데요. 그랬더니 이제는 천오백엔의 설치비를 따로 내야 한다고 하더군요. 푼돈이라면 푼돈이지만 돈을 낸다고 하니 마음이 이리저리 바뀌었고 약간의 위험과 귀찮음을 극복하고 우리는 당장 동네 야마다전기에 가서 위의 라우터를 사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저의 불안은 적중했습니다. 이게 단순히 꼽으면 척척 작동하는 기계가 아니더군요. 결국 반나절이나 걸려서 라우터를 설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요즘은 워낙 기계들이 편해져서 설정이란게 그렇게 예민하지 않지만 이런 기계는 뭐하나 잘못되면 다시 설정을 전부 원점으로 돌려서 하지 않으면 매뉴얼에 나와 있는대로 되질 않는 겁니다. 


그순서란 일단 컴퓨터로 인터넷 설정을 해서 인터넷을 컴퓨터에서 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랜선을 꼽아 놓은 채로 컴퓨터 셧다운을 합니다. 그 상태에서 랜선을 뽑아서 라우터에 연결해야 합니다. 설정을 하다보면 라우터설정도 만지게 되는데 그렇게 몇번 시도하면 라우터 설정을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그래서 리셋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고 웹브라우저에서 간단설정 버튼을 가지고 설정하니까 되더군요. 쓰면 두세줄이지만 실제로는 이게 안되서 반나절이나 걸렸습니다.  


그렇게 해서 마침내 우리집의 인터넷환경은 평화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유선전화는 사라졌지요. 아마 유선전화기는 그 수명이 얼마 안남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노인들대상으로나 쓸데없이 돈을 더내게 하는 서비스로 남겠죠. 


노인들도 아이패드 크기의 기계에서 메신저를 하고 전화도 걸고 그렇게 하는 환경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효도폰의 스마트버전이랄까요. 그렇게 되면 유선전화기는 정말로 사라질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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