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제별 글모음/대학에 대하여

인공지능시대의 교육과 삶 : 송천마을신문 원고

by 격암(강국진) 2017. 7. 25.

인공지능시대의 교육과 삶 :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

 

앞으로 사회는 질적으로 완전히 달라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속에서 그 기본적 구조와 내용이 실은 오랜 옛날에 결정된 교육은 점점 오늘날의 사회현실과 큰 괴리를 가지게 되고 있다. 때문에 학생들은 더욱 더 많이 학업으로 인해서 무의미하게 괴로움을 받고 망쳐지기 까지 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시대에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이란 어떤 것일까?

기성 교육의 핵심은 하나의 지식 시스템의 전달이다. 우리는 학생이 초중고와 대학교를 거치면서 이 시스템을 흡수하기를 원한다. 우리는 시스템을 분류하여 각각의 과목에 전문 선생님을 두고 학생의 머리에 하나라도 더 많은 지식을 집어넣고자 노력한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이 같은 지식시스템을 머리에 집어넣을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새 시대의 교육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런 예를 들어보자. 나는 예전에 미국에서 경영학석사학위 즉 MBA과정을 수료한 사람의 인터뷰를 라디오에서 들은 적이 있다. MBA는 경영관리자의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이 과정을 수료하면 바로 사회로 복귀하는 사람들이 수강한다. 그런데 그 코스의 핵심중의 핵심은 강의가 아니라 파티와 미팅이라고 한다. 계속 되는 파티속에서 동료들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가들과 만남을 가지고 인맥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이 과정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비싼 돈을 주고도 그 과정을 밟는다는 것이다.

초중고로 요약되는 교육시스템과 내가 전에 들었던 이 MBA를 비교하면 적어도 두가지 큰 차이가 있다. 하나는 MBA에서는 학교라는 틀안에서 그 학생이 그리 오래 머물거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 사회에 나가려면 꼭 알아야 할 것에 먼저 집중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MBA에서는 인간관계를 매우 강조한다는 점이다.

현재의 교육은 너무 거대한 시스템을 모두에게 똑같이 많이 가르치려고 하고 학생들이 교육시스템 바깥으로 나가는 것은 먼 미래인 것처럼 가르친다. 그래서 어떤 의미로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식은 못 가르친다. 그런건 학생이 알아서 공부할 문제라고 여겨지며 어떤 의미로 학교는 최선을 다해 학생을 사회적 부적응자로 만든다. 왜냐면 학교바깥의 사회와 학교안의 규칙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새시대에는 학생들은 하루 빨리 자기의 분야를 찾아야 한다. 그런건 나중에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하고 찾는 것이 아니다. 학교선생님에게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이런 현실의 모순과 충돌은 적어도 어느 정도 학생들을 망치는 면이 있다. 

또한 과도한 지식을 주입하려는 노력은 그 댓가로 인간관계를 희생할 것을 요구한다. 이것은 앞에서 말한 MBA와는 반대다. 학교는 지식따위가 중요한게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망각하게 한다. 그런데 인공지능시대의 교육에 있어서 핵심중의 핵심은 사람이다. 사람과 연결되어야 진짜 정보를 가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사회는 지식이 너무나 많고 값싸다. 그런데 인공지능과 지식 폭발의 시대에도 진짜로 중요한 정보는 두가지 이유로 세상에서는 잘 흐르지 않는다. 첫째로 그 지식의 위험성때문에 책임소재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나 한국은행장같은 사람이 어딘가에서 마음껏 이야기를 하면 그런 정보가 감당할 수 없는 문제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결국 진짜 중요한 이야기는 불특정다수에게 흘러갈 상황에서 말하는데 제약이 있다. 둘째로 체계화되고 규격화되기 어려운 지식이나 노하우는 퍼뜨리기가 아주 어렵다. 유명선수가 쓴 야구하는 법이란 책을 읽으면 산골에서 혼자 연습해서 프로야구선수가 될 수있을까? 많은 분야, 특히 첨단분야는 지식이 체계화되어져 있지 않다. 그러니까 우리는 도제식으로 사람으로부터 그리고 상호작용을 통해 그것을 배워야 한다. 이 말은 학생은 더욱 더 많은 것을 선생님이 아니라 사회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직접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은 하루라도 빨리 현장에 뛰어들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두가지 이유의 핵심에는 사람이 있다. 중요한 정보는 몇몇 예외적인 사람들을 제외하면 인공지능의 시대에 더욱 더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서만 얻을 수가 있다. 그걸 무시하면 혼자하는 노력이 무의미해질 것이고 자기가 앞으로 뭘해야 하는가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날 거꾸로 학생들로하여금 더 많은 지식을 외우기만하고 학교선배나 친구나 사회 선배와 접촉해서 정보를 얻을 필요는 없다고 가르치고 있다. 계속해서 그들이 사회로 뛰어들 때는 아주 먼 미래라고 암시하고 있다. 사람들을 층층이 나누고 차별해서 권위를 앞세우는 권위주의를 가르치고 있다. 대다수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것은 지식조각이 아니라 평등한 인식에 기반한 협동과 조직의 능력이다.

나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시험공부 열심히하라고 한다. 그것은 앞에서 말한 한국학교의 현실이 한국사회의 현실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불합리를 무조건 피해서 어디 산골에서 격리되어 키운다면 아이들은 진짜 사회적 부적응자가 될 것이다. 아이는 참는 법도 불합리한 세상과 함께 사는 것도 배울 수가 없을 것이다. 그걸 제외하고 말하자면 나는 요즘 학교교육이 거의 무의미하다고 느낀다. 대학교육도 문제지만 꼭 필요한 것만 학원에서 배우면 몇년이면 배울 것을 초중고에서 12년씩이나 걸려서 배워야 하는 것은 졸업장따기 말고 다른 무엇때문인가. 그런데 뭘 위한 졸업장인가. 거기서 시험본 것을 나중에 쓰기는 하나? 이런 현실이 갑자기 바뀔 수는 없다. 또한 서로 다른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각각 다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시대에 대해서 그리고 현재 학교교육의 모순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는 있다.  피할 수 있는 큰 피해는 피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지금의 학교교육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가지는 일 말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