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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사람이 하고 미래는 알 수 없는 것

by 격암(강국진) 2020. 2. 25.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때문에 사람들 걱정도 많고 격려도 많지만 비판도 많습니다. 걱정이야 인지상정이지만 격려나 비판이라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경우에 따라 좋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뭔가 잘못하고 있는데 계속 그렇게 하라고 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반대로 일선에서 죽을 힘을 다해 싸우는 사람 안그래도 바쁜데 뒤에서 흔드는 것은 나쁜 걸 떠나 위험한 일이기조차 합니다. 운전하는 운전기사에게 폭력을 쓰는 취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싸움이 벌어지는 일이 여기저기에서 보입니다.





문제의 핵심에는 사건이 벌어지는 인과관계가 있고 현실 세계의 예측 불가능성이 있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정강이를 찼다면 그 사람이 아픈 것은 내 탓입니다. 이렇게 인과관계가 분명하다면 우리는 묻게 됩니다. 


도대체 왜 남의 정강이를 차는데?


그런데 현실은 이렇지가 않으니까 문제입니다. 인과관계가 분명하지 않아서 사람에 따라 주장이 갈리게 됩니다. 세월호 사건이 있었을 때 몇몇 사람들이 그 사건을 단순히 그저 교통사고같은 우연한 일이고 때문에 누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 말할 때 많은 사람들은 상처입었습니다. 특히 당시에 배가 떠있는 것을 모든 사람이 오랜간 봤고 뒤에 나오는 이야기는 일찌감치 당국이 구조를 포기했었다는 말을 들을 때 그랬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이걸 한다 저걸 한다 말이 많았지만 나중에 보니 실제로는 사고현장에 사람들 들어가는 것만 막고 있었을 뿐 뭐하나 한게 없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것은 단순 사고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애초에 처음부터 중국인을 막았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거나 정부가 처음부터 아주 단호하게 계엄령수준으로 대처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말을 한마디로 줄이면 이런 거죠.


내 그럴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 우리는 이럴줄 알았을 까요? 사태가 매우 심각해진 지금도 사실 어떻게 이 난리가 났는지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신천지가 발원지가 되었다는 것이야 매우 그럴듯해 보이지만 도대체 대구에 처음 코로나바이러스가 번진게 누구 탓인지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게 30명쯤 있었던 기존의 확진자들에게서 퍼진 것인지 아니면 중국에서 누군가가 따로 한국에 와서 대구에다가 그렇게 병을 퍼뜨린 것인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당연히 그 최초의 슈퍼전파자가 신천지 신도인가도 알지 못하죠. 꽤 오랜동안 31번 환자가 슈퍼전파자로 지목되었지만 비슷한 시기에 병을 얻은 것같은 환자들도 많아서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뭘 모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미래는 어느 정도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운에 맡기는 것은 아니죠. 매순간 최선을 다해 대처해 나가니까 운에 맡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모든 원인을 누가 뭘 한 것으로 돌리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아무 것도 모르는가. 그건 아닙니다. 이런 시국에 광화문 집회를 부득 부득해야 한다고 우기는 사람, 이런 시국에 자기가 어디에 갔는지 못알려주겠다면서 거짓말 하는 신천지 신도들, 이런 시국에 있지도 않은 가짜 뉴스 만들어 퍼뜨리고 그걸 즐기는 사람들. 이건 잘못된 것입니다. 


주유소에서 불쇼를 한다고 꼭 불이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불이 안났으니 그 사람은 죄가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주유소에서 불을 잘못다룬 사람은 꼭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위험한 일이었으니까요. 반대로 주유소에 벼락이 쳐서 불이났다고 해봅시다. 주유소에 불이 났으니 그 주유소 주인은 처벌받아야할까요? 주유소에 불이나도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을 다했다면 욕할 수 없죠. 우리가 상주고 처벌해서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인간의 일 뿐입니다. 결과는 우리가 다 모릅니다. 


저는 현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잘하고 있는 것은 현정부는 누가 어디서 몇명 발병했는가에 대해서 매일 매일 두번씩 자세히 발표한다는 겁니다. 지금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무의미해졌지만 처음에는 확진자들이 어디를 돌아다녔는가까지 금방 다 수사해서 발표했지요. 국민통합의 문제도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에서도 한국 사람들이 병을 옮긴다고 타이어 태우며 데모한다고 하더군요. 한국 사람 우리 동네에 수용하지 말라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우한교민들을 격리하려고 할 때 약간 소동이 있었지만 그래도 금새 아름답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비행기를 보내서 국민들을 데리고 돌아오는 모습도 좋아보였습니다. 일본에서는 겨우 6명데려오자고 대통령 전용기도 떴지요. 


그래도 코로나는 퍼졌습니다. 어쩌면 시간문제일뿐 코로나가 전세계로 퍼지는 것은 기정사실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시간을 버는 것은 의미가 있고 그걸 하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게 보입니다. 투명하게 일하고 일에 몰상식함이 없으면 박수를 쳐야지 절대 뒤에서 간섭할 일이 아닙니다. 결과가 어떻든 말입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자신만이 이런 저런걸 알고 있다면서 화내기도 하겠죠. 이렇게 하면 될텐데 왜 안하냐면서 말입니다. 화를 내는 것은 그 자체로 나쁜 일은 아닙니다. 문제는 언제 화를 내야 하는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현 정부는 민주정부입니다. 민주정부는 권위주의 정권보다 훨씬 더 투명합니다. 이 글을 보면 아시겠지만 권위주의정권이 국민을 화나게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들은 그들이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는 듯이 폐쇄적으로 일을 처리하지요. 전혀 그래 보이지 않는 일에 대해서 이건 괜찮으니까 더 묻지 말라고만 합니다. 


우리는 과정의 투명성이 아니라 결과로 화를 내서는 안됩니다. 사실 일은 더 나쁘게 흘러갔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쟁에 졌다고 장수를 꼭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그 장수가 최선을 다해 싸웠는가 혹시 적군과 내통하지는 않았는가 하는 것이죠. 실제로는 한방이면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권력을 얻어서 그렇게 되는 걸 저는 본적이 없습니다. 이명박, 박근혜가 세상 구하기 얼마나 쉬운 듯이 말했습니까. 그래서 저는 제가 해봐서 다 안다고 말하는 사람이 제일 싫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언제 어떻게 정리될지 모르는 시국입니다. 앞으로의 일은 모르니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습니다. 이럴 때 사람같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처벌도 하고 기억도 해야죠. 그런 사람들은 결국 우리 사회에 대한 위협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이 없다고 해도 결국은 우리 사회를 위태롭게 할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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