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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인공지능에 대한 글

중국의 AI 굴기는 실패할 것이다.

by 격암(강국진) 2024. 5. 6.

AI에 대한 뉴스가 세상을 뒤덮는 가운데 전세계 AI 기술에서 확고한 양강 지위를 누리고 있는 두 나라가 있다. 하나는 미국이고 또 하나는 중국이다. 그리고 중국의 AI 발전을 보다보면 핵무기 개발에 있어서 나치와 미국이 2차대전때 경쟁을 했던 일이나 미국과 소련이 핵무기 비축경쟁을 했던 일을 떠올리게도 된다. 하지만 나는 궁극적으로 중국은 AI 경쟁에서 실패할 거라고 본다. 중국은 누구보다 스스로의 손으로 미래를 파괴할 것이다. AI를 핵무기와 비교하는 것은 파급력이 크다는 점에서는 설득력이 있지만 그 이외에는 전혀 잘못된 것이다.

 

지금 AI에 대한 보도를 보면 사람들은 머지 않아 강력한 슈퍼 AI가 등장하고 그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을 상상하는 것같다. AGI가 언제나오냐고 묻는 사람들은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스카이넷 같은 AI가 언제 등장하냐고 묻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그들은 AI를 어떤 슈퍼지능을 가진 생물체처럼 인식한다. 그것은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해서 우리 말을 잘들을 때는 뭐든지 소원을 이뤄지는 기계일 것이고 반항하기 시작하면 인류를 멸망시킬 존재로 일종의 외계인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바로 이래서 독재권위주의 국가인 중국같은 곳에서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AI 혁명에서 앞서나가게 되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 것이다. 데이터도 마구 쓸 수 있고, 자금도 무한정 지원되니까 말이다.  

 

그러나 챗GPT같은 AI가 인간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슈퍼지능을 가져서 인간보다 모든 면에서 지능이 뛰어나게 되는 때는 오지 않거나 생각보다 훨씬 더 늦게 올 것이다. 그리고 AI 혁명이란 그런 AI가 만들어 지는 때가 아니다. AI 혁명에는 그런 슈퍼 지능을 가진 AI는 필요없다. 빌게이츠는 작년에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5년안에 온다고 말하고 있고 지금 하드웨어를 만드는 회사들은 AI를 자기 집에서 돌리는 기계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AI 혁명이며 그 모습은 지금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는 매우 다르고, 이때문에 중국같은 권위주의 국가는 결국 AI 혁명의 선두에 설 수 없다. 

 

지금의 AI는 컴퓨터의 역사로 말하자면 1960년대쯤에 거대 컴퓨터가 만들어져서 회사에서나 쓰이던 때와 비슷하다. 컴퓨터의 역사를 보면 그 이후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었고 이 pc들은 1990년대 아니 2000년대가 되어 인터넷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비로소 세상을 바꿀만한 쓸모를 가지게 되었다. 1980년대의 pc들은 가계부를 적거나 게임을 하는 아주 비싼 기계에 불과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pc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지만 가지고 있어도 별로 쓸 방법이 없었다. 프로그램을 하면 시키는 일을 해주는 것이 컴퓨터지만 집에서 프로그램을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pc가 인터넷으로 서로 연결되면서 이야기는 전혀 달라지게 된다. 그 전과 비교하면 초연결사회라고 부를만한 시대가 열렸다. 그래서 인터넷 상거래, 공유경제사업, 핀테크 사업, SNS등 지금 세계를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사업들이 시작되었다. 넷플릭스나 비트코인도 이런 초연결 사회가 왔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pc 없이는 살 수가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그래서 집에 pc가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제는 모두가 자기 pc를 들고 다닌다. 그것이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은 그냥 통화기능이 있는 컴퓨터이기 때문이다. 

 

AI는 아직 컴퓨터로 치면 pc의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챗gpt나 클로드 같은 AI를 쓰려면 우리는 우리의 질문과 정보를 AI 회사에 보내야 한다. 회사가 거대한 AI를 직접 돌린다. 하지만 개인정보의 유출은 누구도 원하는 바가 아니며 AI의 크기는 그 기능을 유지하면서 날로 작아지고 있다. 그래서 결국은 컴퓨터의 역사에서처럼 모두의 스마트폰에서 AI가 돌아가고, 각자의 집에서 AI가 돌아가는 시대가 오게 된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미래다. 

 

그리고 진짜 역사는 그때부터다. 5년안에 현실화될 이 미래가 오면 그때는 AI가 AI와 소통하기 시작할 것이다. 내가 AI에게 마트에 주문해서 쌀한포대를 배달시키라고 하면 그 연락을 마트주인이 받을까? 그렇지 않다. 마트 주인의 AI가 받을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AI 에이전트를 통해서 소통을 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한가지를 느끼게 된다. 인간이 소통에 끼어드는 것은 매우 느리고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그건 마치 지금은 자동 전화교환기가 전화를 연결해 주는데 예전의 인간 전화교환수가 전화를 연결해주던 시대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 

 

AI 에이전트들간의 소통이 본격화되면 그들은 금새 인간과 인간, 인간과 회사, 인간과 기계를 이어주는 새로운 언어처럼 작동할 것이다. 그 소통은 빠르고 복잡하며 멈추지도 않는다. 이미 챗GPT같은 AI는 책한권을 몇초에 읽는다. 인간이라면 한권분량의 계약서를 보내고 5초안에 대답하라고 할 수 없지만 AI끼리 소통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AI 시대가 진정한 초연결사회다. 우리는 이 문장의 의미를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세상에 존재하는 규칙이나 형식이나 구조는 대부분이 아니면 전부 인간의 특징이나 한계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정부조직도 회사도 시장도 그렇다. 예를 들어 토마토를 생산하는 농부는 왜 그걸 직접 소비자에게 팔지 않을까? 왜 도매상에게 판매하고 세상에는 마트니 시장같은게 있을까? 그건 생산자도 소비자도 전부 사람의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토마토 농부는 토마토 생산에도 바쁜데 그걸 포장하고 전시하고 홍보하는 일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분업이 생기고 시장 구조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사이보그2라고 부르는 AI를 쓰는 인간은 지금의 인간과 다른 특징을 가진다. AI를 쓰는 사람들은 지금으로 치면 수많은 상담자와 비서를 거느린 대기업의 CEO와 비슷하다. 빌 게이츠나 이재용같은 부자들은 법률, 투자, 건강, 교육등 모든 분야에 있어서 전문가의 조언을 들을 수 있고, 잡다한 관리업무를 비서들에게 미룰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들이 강남에 있는 아파트를 한 채 구입하고자 한다면 그들 나름의 판단이 있겠지만 그 판단을 하는데 필요한 정보는 비서가 모아줄 것이고, 그에 필요한 법률적 조언과 처리는 변호사가 해줄 것이다.  그들은 그냥 몇초안에 아파트 구매를 결정하는데도 일은 빠르고 안전하게 실행될 수 있다.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그들이 계약의 효율과 안정성을 보장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AI 에이전트의 시대에는 AI를 통해서 모두가 이런 서비스를 쓸 수있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을 때 위에서 말한 토마토 농부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AI가 판매처를 구하고 발송도 스스로 하는 시대에 토마토 농부는 왜 기존의 판매루트에 종속되야 할까? 이런 질문과 함께 인터넷과 pc가 가져온 온라인 상품판매같은 것을 함께 생각하면 우리는 한가지 피할 수 없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AI 에이전트의 시대는 파괴적이리만큼 세상을 크고 빠르게 혁신할 것이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과 지금은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도 상당히 많은 과정에서 인간을 참여시키고 있다.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도 자기가 앱을 설치하고 그걸 열어서 버튼을 누르고 돈을 이체하거나 물건을 산다. AI 에이전트 시대의 스마트폰은 앱이 없다. AI에게 필요한 것은 큰 틀에서 말하면 AI가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서비스에 접속해서 필요한 일을 할 것이다. 필요한 것은 스스로 구할 것이다. 여수에 3박4일로 놀라가려고 하는데 일정좀 짜줘라고 하면 알아서 일정을 짜고, 그에 필요한 예약을 하고 표를 구매하는 일을 다 하는 것이다. 때가 되면 우리 집 앞에는 택시가 와 있거나 렌트카가 서있을 것이다. 나는 AI가 무슨 서비스를 써서 그렇게 하는지 알 필요도 없다. 그냥 가격을 싸게 하라던가, 더 편하게 다녀왔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마치 대기업 회장이 비서에게 명령하듯이 말하면 된다. 이미 챗GPT같은 AI가 달성한 정도의 지능과 그리 다르지 않은 지능만으로도 많은 관리업무는 AI에 의해서 이뤄질 수 있다. 이미 올해 초에 발표된 래빗 R1같은 기계가 그런 일을 하고 있다. 단지 그것이 우리가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정도의 크기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고, 그래서 아직은 사람들이 AI 에이전트를 통해 일을 처리하고 있지 못할 뿐이다. 

 

말했듯이 인간은 인간의 판단을 할 이유가 있지만 많은 과정에서는 인간이 끼어들면 그것은 느리고 비효율적인 것이 된다. 이제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되면 거의 모든 조직이 위협당할 것이고 존재 의미를 다시 물어야 할 것이다. 소매점은 왜 있어야 하는가에서 은행은 왜 있어야 하고 정부는 왜 있어야 하는가까지 질문은 이를 지 모른다. 세상을 지배하는 카드회사 비지니스도 블록체인기술같은 것이 AI와 연계되면 순식간에 증발될 수 있다. 이러한 초연결사회는 초지능사회다. 연결은 지능과 능력과 쓸모를 만든다. 수박장사가 수박을 팔 수 있는 이유는 소비자가 수박장사에 비해서 정보가 부족하다는 사실에 크게 기인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 것을 인터넷의 시대에 작게 경험했다. 인터넷의 시대가 오자 타이어 가격비교 같은 것때문에 최저가격이 아니면 자동차 타이어를 그냥 팔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은 앞으로 올 변화에 비하면 아주 작은 것이다.  

 

50년뒤가 아니라 5년안에 시작될 이런 미래가 왔을 때 우리가 뒤를 돌아보면 우리는 지금이 마치 대부분의 시민들이 문맹자였던 천년이나 이천년전의 문명초기 사회와 비슷했다고 느낄 것이다. 왜냐면 지금의 사회에서는 의무교육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고 쓰지만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보와 조직으로부터 소외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빌게이츠같은 부자와 소시민의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정보와 조직이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정보는 넘쳐나지만 바로 그래서 우리는 더더욱 지금 이순간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와 도움을 얻기가 더 어려워졌다. 부자들은 정보와 조직이 있어서 잘 살 수있는데 소시민들은 복잡한 세상에서 어찌할 줄 모르고 우왕좌왕한다. 그래서 나같은 사람이 재벌 총수같은 사람을 고소한다면 이길 희망이 없다. 법도 잘모르는 나는 법률회사의 전문가들이 보호하는 재벌총수에게 사법시스템안에서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내가 옳다는 것이 분명해도 시간끌기 같은 전략에 걸려들면 소시민은 자기 일상을 포기하지 않는 한 아무 것도 못할 것이다. 그래서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왔을 때 뒤를 돌아보면 지금의 시대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맹이었던 시대처럼 느껴질 거라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10년에 천년을 뛰어넘으려고 하고 있다. 지금은 정부가 당신을 위해 준비한 자금이 있다고 해도 정보가 없는 당신은 그 자금을 쓰질 못한다.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내면 그 성금의 대부분은 조직의 운영비로 소비된다는 괴담이 돌아다닌다. 이런 부분들이 AI 에이전트의 시대에는 달라진다. 지금 사람들은 AI 교육이라고 하면 AI라는 소프트웨어를 조작하는 법을 배우는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AI는 사용법을 배울 필요가 없다. 하루가 다르게 똑똑해지고 있다. 사용법은 너무 편해서 사용법이랄 것이 없어질 것이다. AI 교육이란 그게 아니라 AI를 써서 우리가 무슨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어디에 참여하고 어떤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낼까에 대한 것이다. 문자의 진정한 사용법은 소리를 받아적는 기술이 아니라 문학작품을 쓰고, 철학을 만들고, 성문법을 만드는 것에 대한 것이다. 진정한 근대화는 기계를 조작하는 법이나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교육을 받아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사고 하는 근대인이 되는 것이고 공장과 회사를 세우는 것이 대한 것이다. 진정한 AI 교육이란 AI 시대에 맞는 인간으로 사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고 그것은 결국 AI를 써서 우리가 뭘 창조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이쯤에서 중국으로 돌아가 보자. 왜 중국은 AI 혁명에서 실패하는가를 보자면 중국의 인터넷 정책만 봐도 충분하다. 중국의 SNS, OTT, 온라인 상거래 비지니스가 세계를 제패하고 있는가? 중국은 그 거대한 경제규모때문에 영향력을 유지할 뿐 인터넷 세상에서는 어느 정도 갈라파고스다. 중국은 세계와 하나로 소통하고 발전하지 않는다. 중국 내부에서도 엄격한 제한을 하면서 인터넷 비지니스를 하고 있다. 경제논리보다는 정치논리가 더 크다. 중국은 독재국가이기 때문이다. 

 

AI 혁명은 민주국가의 정부에게도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를 던질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권력을 포기하지 않는 권위주의적 정부인 중국정부에서 AI 시대의 열매를 딸 수 있을까? 그들이 시장과 사회가 크게 개혁되려고 하는 것을 그냥 허용할까? 내가 보기엔 중국정부는 제대로된 근대인도 출현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 선거도 없는 중국에서는 민족국가 단계를 넘어 공화정도 출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에게 사이보그2가 될 기회가 올까? 중국 대중이 정말 강력한 무기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중국의 독재정권은 자신들만 AI를 쓰려고 할 것이다. 기술이 강력할 수록 더 많은 제약을 가할 것이다. 스스로의 권력이 무너질 것이 두려워서 말이다. 고립된 인터넷 기술이 의미없듯이 고립된 AI 기술도 의미가 없다. AI 패러다임은 말한다. 연결이 지능이다. 그러니 중국은 AI 혁신이 시작되면 세상을 선도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붕괴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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