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있는 책의 서문입니다. 원고는 다 썼고 이 책이 곧 출판될지는 불확실하지만 일단 책의 서문과 요약을 소개합니다.
들어가며
AI 시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AI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2022년에 챗GPT3.5가 선풍적 인기를 얻은 것을 시작으로 생성형 AI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매주 매달이 다르다고 할 정도로 새로운 AI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저명한 투자가 워렌 버핏은 2024년 5월 버크셔헤셔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AI를 핵무기에 빗대어 말한 적이 있다. 그만큼 AI가 세상을 바꾸는 범위와 속력이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넓고 빠르다.
오늘날의 학교는 이런 시대에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 사회와 학교는 변화의 속도가 다르고, 다양성에서 차이가 난다. 상대적으로 학교는 변하지 않고 획일화된 교육을 하고 있다. 사회속에서는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변화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학교는 이런 변화를 쫒아오지 못하고 있다. 사회에서는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지만 학교에서는 주로 경쟁만 하면서 현실 사회의 문제와는 다른 오래된 문제만 풀고 있다. 당연히 사회의 평가방식과 시험문제를 푸는데 집중하는 학교의 평가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가올 AI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까? 특히 우리의 아이들에게 그 시대를 살아갈 준비를 시켜줘야 할 우리의 학교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소통과 협업 그리고 메타인지가 답이다(메타인지는 3장에서 설명할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기술적 변화에도 주목해야겠지만 그 새로운 기술이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1960년대의 서구 문화는 1950년대에 TV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대중화되었고 그걸 통해 새로운 음악과 뉴스가 전달되기 시작했었다는 사실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1960년에 젊은 케네디 대통령이 당선된 것도 그렇다. 이렇게 새로운 미디어는 정치 경제적 문화적 변화를 가져오지만 TV 시대란 거의 대부분 TV를 만드는 기술에 대한 게 아니었다. 문자나 인터넷등 다른 미디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새로운 기술 이상으로 그 기술의 특징이 대중에게 전달하는 메세지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이 더 중요하다.
세상에는 AI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 많다. AI는 매우 새로운 것이다. AI를 막연히 우리 주변에 있는 무언가와 비슷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AI를 무의식적으로 정확한 설계에 의해서 만들어진 우리 주변의 기계들과 비슷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된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AI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AI란 어떤 기계인가라는 질문으로 대체하게 된다. 그래서는 AI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으며 기술적 세부사항에 지나치게 몰두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또한 AI를 어떤 자연재해같은 재앙이나 우연히 굴러들어온 복권당첨처럼 이해하면서 AI시대의 도래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인다. AI에 대한 비관론이니 낙관론이니 하는 것들은 마치 우리가 뭘 하건 내일 비가 오고 안 오고를 바꿀 수 없듯이 AI와 인간의 미래는 미리 정해져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것도 AI에 대한 몰이해가 낳은 태도다.
나는 본문에서 먼저 왜 근대의 한계가 AI 시대를 부르는 가를 설명할 것이다 (1장). 그리고나서 AI는 문자나 TV나 언어같은 소통을 위한 미디어로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할 것이다(2장). AI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바꿀 것이다. 그 변화의 핵심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소통의 방식이다. 그것은 근대의 종식이며 시스템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앞으로는 개인이 기업화된 인간이 되는 세상이 올 것이며 이것이 협업의 방식과 중요도를 바꿀 것이다.
사회적 환경과 인간의 변화없이 기술만으로 미래가 결정되지는 않는다. 우리는 서로 다른 환경속에서는 최적의 사고방식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3,4장). 언제나 주변에서 쉽게 주유소를 보던 사람은 자동차 여행을 할 때 길에서 기름이 떨어질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환경은 달라졌는데도 상황이 같을 거라고 생각하면 문제가 생긴다. 우리의 사고 방식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처한 환경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지금은 AI가 어느 정도 대중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달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AI의 발달은 다른 무엇보다 사회 대중의 정신적 문화적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1장). 우리는 지금 새로운 계몽주의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AI 시대를 위한 사고는 근대적 사고의 핵심이 되는 과학적 사고와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과학적 사고는 정확한 원인에 대한 탐구와 객관적 지식의 추구 그리고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는 인간의 이성을 중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의 학교교육도 대개 이러한 사고에 기반하여 행해지고 있다. 반면에 AI 시대에서는 정확한 인과관계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지식은 반드시 객관적이 아니며, 새로운 지식은 주로 컴퓨터 최적화 과정을 통해서 발견되어 지게 되는 분야가 많을 것이다 (3장). 이 AI 시대를 위한 사고는 아직 공인된 이름을 가지고 있지 못하므로 나는 이것을 이 책에서 확률적 사고라고 부를 것이다. AI는 데이터로 만들어지고 확률통계적 접근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AI의 발달은 우리가 지금과는 다른 대안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은 다른 무엇보다 우리의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말이 과학적 사고가 틀렸다거나 앞으로는 사라질 거라는 뜻은 아니다. 우리가 21세기에도 여전히 농사를 짓고 종교를 소중히 여기듯이 과학적 사고는 미래에도 중요하게 남을 것이다. 다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서로 다른 환경속에서는 다른 전략과 가정을 가진 사고가 더 효율적이다. 과학적 사고는 변화하지 않고 단순한 환경에서 생산적이고 확률적 사고는 빠르게 변화하고 복잡한 환경에서 생산적이다. 우리는 지금과는 다른 인간을 길러내는 교육이 필요하다.
나는 앞으로 AI가 발달한 세상이 저절로 올 것이고 그 AI는 안전할 것이며 우리는 확률적 사고를 하게 될거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와 반대로 다수의 사람들이 확률적 사고를 하고 기업화된 인간으로 변화하며 서로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고 협업하는 일없이는 진정한 AI 시대, 안전한 AI의 시대는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AI가 안전해 지려면 기술이 발전해야 하고 따라서 그것은 공학자들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침팬지가 조종해도 안전한 제트기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도 변해야 한다. 우리의 사고가 AI 시대에 걸맞게 변하지 않으면 AI는 계속 위험한 것으로 남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AI와 AI 시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과학적 사고는 근대 사회속에서 사회적 소통을 위한 기본 규칙같은 역할을 한다. 확률적 사고는 AI 사회속에서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AI 시대는 지금보다 더 높은 윤리의식과 시민의식을 요구한다. 그것이 더 빠르고 효율적인 소통의 기반이 될 것이다. AI 시대에는 인간이 무가치한 존재가 되는게 아니다. AI 시대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욱 인간 중심적이다. AI 시대에 걸맞도록 계몽된 인간의 가치는 지금보다 더 클 것이다(4장).
우리는 확률적 사고를 배워야 하고 그것을 가르치는 교육과정을 어릴 때부터 경험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이미 성인이라면 스스로에게 새로운 사고방식을 재교육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AI 시대를 살아가는 법은 결국에는 우리가 교육을 어떻게 바꿔야 할 것인가라는 생각으로 연결되고 그 안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 될 수 있다 (5장). 기술적으로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미래 교육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고 심지어 어느 이상이면 바람직하지 않기도 하다. 앞으로는 미리 고정된 자세한 계획이 아니라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서 교육을 바꿔가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교육의 변화에 대해 구체적 출발점을 생각해 봄으로 해서 새로운 교육과 지금의 교육이, 새로운 사회와 지금의 사회가 원천적으로 뭐가 다른가를 구체적으로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6장).
진정하지 못한 AI 시대란 인간이 행복할 수 없는 재앙적 시대, AI 기술이 완전히 발달하지 못하는 시대이다. 그걸 피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사고의 전환이다. 이 확률적 사고가 어떤 것인지를 과학적 사고와의 비교를 통해서 규명하고 이러한 사고의 전환이 왜 필요하며 앞으로의 교육에 어떠한 변화를 요구할 것인지를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주요한 내용이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법은 본문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할 이 확률적 사고를 이해하고 우리 스스로를 새로운 인간으로 변화시키는 일에서 시작된다.
0. 짧은 답
AI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리의 학교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나는 이 책을 읽는 분들 대부분이 이에 대해서 짧은 답을 원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에 대해 나의 짧은 답을 제공해 보겠다.
미래는 직장인의 시대가 아니라 경영자의 시대다. AI 시대는 불확실성과 메타인지 그리고 설득력있는 비전의 시대다. 사회는 기업화된 개인으로 채워질 것이고 그들의 달라진 소통의 방식은 개혁의 속도와 협업의 방식을 지금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만들 것이다. 우리는 AI를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익혀야 하고 그렇게 해서 취업을 하기 보다는 독립적으로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갈 세계를 스스로 만들거나 선택해서 참여해야 한다. AI 시대의 학교는 기성세대가 어린 학생들과 함께 새로운 문제를 발굴하고 그것을 AI를 써서 해결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장소이며 아마도 지금의 창업 인큐베이터와 비슷한 모습일 것이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AI를 써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프라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 교육을 혁신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앞으로 노동자를 키우는 교육이 아니라 AI로 무장한 경영자를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 짧은 답은 아직 별로 의미가 없다. 어떤 문장의 의미는 그것이 해석되어질 적절한 문맥이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본문의 글들은 바로 그 문맥의 제공을 위한 것이다. 같은 것을 경험해도 우리가 다른 배후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배우는 것이 다르다. 그런 의미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각각의 문장에게 의미를 주는 프레임이고 문맥이다. 전근대시대였던 조선시대에 앞으로는 농업이 아니라 상업이 중요해 질 것이라고 했다면 사농공상의 신분질서에 익숙했던 그 시대 사람들은 우리가 모두 천한 보부상같은 것이 되어야 하냐면서 실망하거나 화를 냈을 것이다. 그들은 미래의 상업이 뭔지 몰랐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AI가 어떤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갈지 모른다. 그래서 AI 시대에 기업화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모른다. 그 의미는 AI 시대에 대한 이해 위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 뒤에 나올 본문은 바로 근대와의 비교를 통해 그리고 확률적 사고의 특징을 통해 그러한 이해에 도달하기 위한 것이다.
한가지 미리 강조해 둘 것은 이러한 논의속에서 개인과 그 개인을 둘러싼 사회를 우리는 구분할 수 없으며 이 둘은 같이 이야기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AI 시대를 사는 법이란 개인의 문제일 수 없다. 혼자서 뭘 잘하면, 내 아이만 잘 키우면 AI 시대를 잘 살아갈 수 있는게 아니다.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가운데,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지 않는 가운데 AI 시대를 나 혼자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AI 시대를 사는 법은 기본적으로 사회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 된다. 그것은 사회개혁론이고 AI 시대를 함께 사는 법이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우리는 개인을 잊어서는 안된다. 어떤 물리적인 환경이나 사회 정책이 바뀌는 것으로 저절로 개인이 바뀌고 개혁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생각이 바뀌어야 사회가 바뀐다. 개인과 사회를 구분해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형적인 과학적 사고, 환원론적 사고다. 이 책이 강조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 중의 하나는 그런 사고는 개혁적인 AI 시대에 특히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AI 시대에는 사회적 협동과 환경에 대한 주목이 중요하다. 나 혼자만 쓰는 전화기가 의미가 없듯이 미래의 핵심은 사람들간의 소통과 협업에 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잊지 말아야 하지만 또한 나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크게 제약된다. 진정한 능력은 연결에서 나온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을 지능적인 망에 연결시키기 위한 AI 학교가 필요하다. 잘난 개인이 아니라 위대한 공동체, 위대한 문명을 만들기 위해서다. 교육이 바뀌어야 개인들의 생각이 바뀔 수 있고 위대한 집단지성이 만들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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