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이다. 그리고 요즘은 다음 정부의 AI 정책이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오늘은 그것에 대해서 한번 정리해 볼까 한다. 혹시나 다음 정부에서 AI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조언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을 참조했으면 좋겠다. 한국의 AI 정책의 기본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첫째, 문제가 있고 AI가 있는 것이지 AI가 발달하면 그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문제를 분명히 하고 그에 맞춰서 AI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
AI란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마치 AI 라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매우 발달하면 그 A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AI는 마치 문제에 대한 답과 같은 것이라서 문제가 있어야 답도 있는 것이다. 하나의 답이 모든 질문의 답이 될 수는 없다.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를 고민하지 않고 AI를 발달 시키려고 하는 것은 우선 비용적으로 매우 비효율적이다. 그것은 한국같이 자본이 작은 나라로서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아마도 높은 확률로 나라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피해를 입힐 것이다.
무차별적인 AI 지원이 나라에 해가 되는 이유는 그것이 한국의 자원을 급속도로 소모시킬 것임은 물론이고 AI 개발을 주도할 회사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AI를 개발하는데 주로 사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회사의 입장은 개인이나 시민의 입장과는 다르다. 기업이 잘되야 나라도 잘되고 개인도 잘산다라는 논리도 있지만 기업의 문제를 푸는데에만 AI 기술을 집중하면 실업은 늘고, 개인들은 회사앞에서 무력해질 것이다. 결국 내수가 죽고 경제가 엉망이 될 수 있다. 윤리적인 문제도 있지만 그 전에 시민들의 공동체를 대표하는 정부는 모든 시민들을 위해서 정책을 써야 하므로 이런 접근이 옳지 않은 것이다. 적어도 매우 조심해야 한다. 한국의 어느 기업이 국산 AI 로봇을 만들면 모든 국민이 그걸 쓰는 사회가 꼭 바람직한 사회가 아니다. 정부가 시민을 모두 감시하는 AI를 만드는 것도 AI를 개발하는 일이다. AI는 뭐든지 될 수 있으므로 AI 발달이 무조건 시민들을 위해 좋은건 아니다.
AI를 통해서 정부는 어떤 문제를 풀려고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보편적인 것도 있겠지만 세부사항으로 가면 특수성도 있어서 다양할 것이다. 복지나 법률, 의료, 교육등 여러가지 방면에서 당면과제가 무엇이고 어떤 문제가 AI 기술로 지금 해결 수준에 와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 방면에 대한 결론은 AI에 대한 투자가 어떻게 사용될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투명하고 범시민적인 절차에 따라서 이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둘째, 정부는 AI에 관련된 사회적 환경의 조성이 공공재의 조성 성격을 가진다는 것을 알고 과감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 이는 상수도나 전기 혹은 도로건설이나 인터넷 보급과 같은 것이다. 시장 논리로 사기업이 그걸 하기를 기다려는 안되고 특히 한국처럼 작은 나라가 그래서는 안된다. 데이터 센터의 건립이나 그에 따른 전기 공급 그리고 필요한 인력의 교육등에 있어서 모두 국가의 직접적인 지원과 관여가 필요하다. 이런 투자는 시장논리로 행해져서는 너무 늦다. 우리는 과거 과감한 인터넷 보급의 지원으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인터넷 문화가 한국에서 꽃피워졌던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지금 그걸 해야 할 때다.
세째, 정부가 집중해야 하는 AI 사업은 연결 사업이다. AI는 시민과 AI와 기계와 각종 서비스를 이어줄 수 있다. AI는 모습을 바꾼 데이터다. 그러니까 인간과 AI가 연결된다는 것은 거대한 지식과 인간이 연결되는 것이다. AI가 인간과 컴퓨터를 이어준다는 것은 인간이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인간의 일상어 즉 자연어를 이해하는 AI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말하면 컴퓨터 하드웨어가 그것을 실행할 수 있도록 컴퓨터 코드를 짜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우리는 인간이 지식과 연결되는 일을 교육이라고 불렀다. 책이나 도서관을 보급하고 신문방송을 보조하고 학교교육을 시키는 것이 이런 일이다. AI는 인간이 교육되는 새로운 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인간이 차를 몰려면 자동차 학원에서 운전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AI가 발달하면 인간은 자율주행 AI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면 차를 몰 수 있다. 이제까지는 수없이 많은 지식을 익히려면 학교에서 오래 공부해야 했다. 이제는 그 수많은 지식을 가진 AI와 소통함으로서 우리는 그런 지식과 연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간끼리 토론할 때 AI가 옆에서 서서 사실을 확인해주고, 주장이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 어느 정도라도 확인해 준다고 생각해 보라. 대통령끼리 회담을 하거나 기업의 사장들끼리 계약을 위해 만날 때 전문 직원들이 그렇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만으로도 사람들의 대화와 생각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연결이 만드는 세상은 마치 기차시대 이후에 나타난 자동차 시대와 비슷하다. 기차 시대에는 기차역과 철도라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물류와 사람이 오고갔지만 도로가 깔리면 자동차를 타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달리게 되었다. 기존의 플랫폼은 약해지거나 쓸모없어지고 사람들은 더 다양하게 연결된 것이다. 물론 자동차는 철도같은 플랫폼안에서 보다 자유롭게 다니지만 자동차도 도로교통법이 필요하고 교통신호등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연결은 새로운 규칙과 인프라를 요구할 것이다. 예를들어 최근 MCP나 A2A같은 AI의 소통과 관련된 프로토콜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식의 소통 방식을 주목하고 그것을 잘 활용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네째, 정부는 이런 투자들을 통해 시민들이 스스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해 내는 것을 후원해야 한다. 이것도 AI 투자다. 좋은 예는 인터넷이다. 인터넷을 보급하는 것과 메신저 프로그램을 쓰고, 인터넷 교육 사업을 벌이고, 인터넷 상거래를 하고, 은행업무나 정부민원업무를 인터넷으로 보게 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빠른 인터넷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우리는 앞에서 말했듯이 시민들이 더 효율적으로 소통해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공장의 노동자들을 AI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한 미래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시민들이 살아가려면 시민들의 능력을 강화하고, 시민들이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면서 새로운 산업을 창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하는 AI 투자는 회사의 문제를 해결하는 쪽에 집중되어 단순히 인간 노동자를 대체하는 쪽에 쓰이기 쉽다. 그렇게 되면 그것은 실직문제를 만들 뿐 아니라 기존의 비지니스 모델을 능가하는 새로운 산업을 만들지도 못한다. 그저 과거의 사업에서 인간 노동자를 AI로 대체하는 것밖에는 만들 수 없다. 이건 마치 인터넷을 기업들끼리만 써서 인터넷으로 우편배달부의 일만 없애는 것과 같다. 모든 사람이 인터넷을 쓸 때 새로운 사업이 나타나는 것이고 그것이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AI를 발달시키려면 AI 개발자 이상으로 그걸 쓰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말했듯이 질문이 있어야 답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AI를 써서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을 하도록 돕는 일이 꼭 필요하다.
이 모든 말들의 핵심에는 연결이 힘이라는 원리가 있다. 국제적으로 보았을 때 한국은 미국이나 중국을 포함해서 다른 나라들보다 누적된 기술이든, 시장이든, 자본이든, 전문인력이든 모든 것이 부족하다. 그러나 이것은 인터넷이 보급되던 때도 마찬가지였고 그때는 더욱 더 환경이 열악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교육수준이 높은 다수의 진취적 시민들이 작은 나라에 밀집해 모여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연결이 만들어지기 쉬웠고 일단 연결이 만들어지면 다양한 참여속에서 새로운 문화가 빠르게 만들어졌다. 그래서 검색시장도 메신저 시장도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들 처럼 외국에 내주지 않았던 것이다. 즉 우리가 해야할 일도 연결이지만 우리가 가진 장점도 연결이다. 로봇을 외국에 수출한다고 해도 그 핵심은 AI 기술이 될 것이고 그 AI의 편리함은 서로 연결된 사람들의 공동체안에서 자라나온 소프트웨어 결과물들이 거의 다 결정할 것이다. 그리고 경쟁자들에게 장벽으로 작동할 것은 이런 연결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공동체 문화다. 그것은 단순히 어떤 엔지니어가 혼자서 만들 수 있는게 아니다.
사람도 AI도 서비스도 서로 잘 연결될 때 더 지능적이되고 강해진다. 정부가 하는 AI 투자의 핵심은 AI를 소통의 미디어로 인식하고 AI가 되도록 많은 것들을 공평하게 잘 연결되게 하도록 돕는 것이다. 마치 의무교육이 기본적인 지식을 국민 모두에게 퍼뜨리려고 하는 정책이듯이 말이다. AI의 투자에 인색해도 안되고 그런 투자로 만든 AI가 기업을 하는 사람들 같은 소수의 사람들이 가지는 문제만 풀어서도 안된다. 사람들 모두에게 골고루 퍼질 때 AI 기술은 그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될 것이다. 다음 정부가 해야 하는 AI 정책의 중심적 과제는 이런 AI 대중화의 기초를 닦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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